십여년전 아남에서 야심차게 내 놓은 미니 콤포넌트가 있었고 그 앰프는 지금까지도 우수한 가성비로 거래가 되고 있는데, 바로 AA-77과 AA-40 시리즈입니다.
이 클래식 1.1은 그중 상위 시리즈인 AA-77 에 채용된 스피커로, 나름 가격대비는 괜찮은 음질로 거래되고 있는데, 저도 오래전에 사용해 보았다가 내쳤었지만, 이번에 지인의 요청에 따라 이를 개조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개조한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1. 포트형을 밀폐형으로 변경
2. 네트워크 새로 튜닝
1. 포트형을 밀폐형으로 변경
클래식1.1은 나름 산뜻하고 이쁜 음색이 매력이긴 한데, 문제는 덩치에 맞지 않는 “가볍고 통통거리는 저음”입니다. 써 보신 분은 아마 아시리라 생각되구요...
그래도 이름있는 Vifa사의 유닛들을 사용했음에도 이 정도의 저음밖에 내어주지 못하는게 아쉬웠는데...
그 이유를 이번에 알게 되었습니다.
인클로저야 가격대가 낮은 만큼 별로 두껍지 않은 파티클보드를 사용하여 좀 통울림이 있는 것은 그렇다 쳐도, 문제는 우퍼와 인클로저 설계에 있습니다.
아래는 미드우퍼를 실측한 결과 중 주요 parameter입니다.
Fs : 40.6Hz (6.5인치 치고는 낮은 편이라 제법 깊은 저음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Qts : 0.52
Qes : 0.64
VAS : 36.1L
우퍼의 Fs를 Qes로 나눈 값이 100에 가까우면 포트형에 적합, 50에 가까우면 밀폐형에 적합합니다.
Fs / Qes = 40.6 / 0.64 = 63.4 로, 포트형 보다는 밀폐형에 가까운 쪽으로 나옵니다.
Qts와 VAS가 클 수록 필요 인클로저 용적이 커지는데, 6.5인치 치고는 값이 상당히 큰 편입니다.
Basbox Pro 소프트웨어로 계산해 본 결과, 포트형으로는 60리터, 밀폐형으로는 17.4리터가 필요한 것으로 산출됩니다.
그리고 클래식1.1의 인클로저의 용적은 약 17리터입니다.
따라서 본 우퍼와 17리터의 인클로저이면 밀폐형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포트형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시스템 Q값이 높아지는 저댐핑 상태가 되어 낮은 저역대가 부족해지고 대신 100Hz 부근의 높은 저역대가 부풀어 오르는 결과로 나타나게 됩니다.
이것이 가볍고 통통거리는 저음의 이유라 봅니다.
국내 굴지의 전문업체가 왜 이렇게 설계를 하였을까요.... 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덕트를 안쪽에서 틀어막았는데, 이제야 정상적인 저음이 나오는 것이 역시나 밀폐형에 적합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네트워크 새로 튜닝
제가 인계받았을 때에는 이미 오리지날 상태가 아니었기에 원래의 네트워크 및 주파수특성은 확인할 수 없었는데, 하여 새로이 네트워크를 튜닝하였습니다.
우퍼의 중고역대 음색에 왜곡이 좀 느껴지는데, 이는 유닛의 한계인 것 같습니다.
비파우퍼이지만 프레임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등 좀 저급의 유닛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구요...
주파수특성을 보면 700Hz 윗쪽 대역부터 음압을 좀 낮추었는데, 이는 이 왜곡된 음색이 그나마 덜 드러나게 하기 위한 의도적인 튜닝입니다.
3. 종합
1) 오리지날보다 중저역대가 보다 안정적이고 무게감과 밀도감이 향상된 것 같습니다.
2) AA-77 시리즈는 앰프나 CDP 등을 보면 음질을 떠나서 제법 물량투입이 되어 있고 꽤 탄탄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에 비하여 소리에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오디오에서 가장 비중이 큰 스피커는 어째 거꾸로 원가절감하여 대충(?) 만든 느낌이 듭니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