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오디오 라이프에도 디지털의 바람은 부는가?
• Wadia 151PowerDAC mini
제목이 거창하네요. 소개드리고 싶은 기기가 있어 초보주제에 어쭙잖게 사용기 올립니다.
최근에 책상에서 사용하던 앰프를 거실로 가지고 나왔습니다.
거실 테이블 한켠에 쌓여가는 오디오 기기와 케이블들을 보며 이것이 바로 내가 원하던 오디오 라이프 인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려면 앰프와 시디피 거기다 PC-FI를 위한 DAC까지 켜야하는 상황이였습니다. 물론 멀티탭에 연결하여 멀티탭 전원으로 한번에 켜고 끌 수 있게 해 놓았지만 CD를 들을때도 불필요하게 DAC까지 켜져있어야 함이 싫었습니다. PC-FI를 이용할 때 CDP가 켜져 있는것도 싫었습니다. 기기들 뒤로 오고가는 지저분한 케이블도 싫었습니다. 각 기기에 어떤 선재를 써야할지 고민하고 그런것도 너무 싫었습니다.
물론 이런 모든 고민들이 오디오에 대한 재미로 다가 올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민을 다 마치고 나니 복잡한 기기구성만이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기기의 매칭이 과연 맞는것인가? 하는 의구심도 있었구요. 왜 그런거 있지 않나요? 모든것이 귀찮고 그냥 편하게 음악만 듣고 싶을 때.. 지금이 딱 그 시점인 것 같습니다. 그 점에 대해 와디아에서 딱 제시 해주는 매칭은 저 같은 초보자에겐 선구자 같은 매칭인 것 같습니다.
• 간소화된 입출력 부분입니다. 와디아는 디지털 입력4개(usb1,광입력,코엑시얼2)와 기기에서 유일한 아날로그 스피커 출력 밖에 없습니다. 증폭방식도 보통의 앰프처럼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컨버팅 한 후 증폭하는 방식이 아닌 디지털 입력을 바로 PWM 증폭하는 방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이 PowerDAC의 유일한 아날로그 신호경로는 출력 재구성 필터뿐인데 이 필터의 역활은 오디오 신호는 무결성을 유지하면서 스위칭 전원부의 고주파 노이즈를 필터링 하는데 있습니다. (“The only analog signal path in the digital amplifier is the output reconstruction filter. The main purpose of the output filter is to attenuate the high-frequency switching component of the power stage while preserving the integrity of all signals in the audio band.”, says Wadia’s John Schaffer.) 와디아는 요새 한창 이슈인 지터가 디지털 오디오 소리에 영향을 준다고 인지한 첫 회사라고도 하는데요. 이 기기의 지터수치는 어떤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빨리 인지 한 만큼 최대한 줄일려고 노력을 했을거라 생각합니다.
• AE1 ref MK3
거실로 가지고 나오면서 과연 이 작은 앰프가 거실에 있는 울리기 어려운 북쉘프를 울려 줄 수 있을지 의문이였습니다. 4옴에서 50와트 8옴에선 25와트의 정격출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거든요. 한편으론 디지털 앰프 특성상 구동력은 문제없을꺼라 생각했습니다. 역시나 실제로 물려보니 무리 없이 울려주네요. 볼륨을 절반정도 먹긴 하지만 그 만큼 미세한 볼륨조절이 가능한것 같아 좋습니다. 주로 어떠한 기기가 매칭되어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이 조그만 앰프에 매칭된 스피커가 윌슨오디오의 소피아나 다인의 톨보이 x32, 포칼의 유토피아 미니등 다양한 것 같습니다. 제 조그만 북쉘프는 뭐... 쉬운 스피커였네요. ^^
• 기존의 CDP가 디지털 출력을 지원하지 않아 와싸다 반품몰에서 저렴하고 디자인적으로 가장 비슷한 티악 시디피를 하나 샀습니다. 드레스 코드가 거의 일치하는것 같아 어떻게 보면 세트 같습니다. 거기에 더욱 좋은점은 와디아 리모콘으로 티악 CDP가 컨트롤이 되는군요. 정말 럭키 입니다.
• 이제 실질적으로 소리가 어떤지 들어보았습니다. 솔직히 소리는 어떤 스피커를 쓰느냐 어떠한 공간에서 듣느냐에 따라 주관적인 느낌이 많이 들어가서 그냥 아.. 이사람은 이렇게 느끼는구나 라는 정도로 참고가 하였으면 합니다.
듣는 공간은 위의 사진입니다. 소파위치가 살짝 바뀌었지만 그리 넓지 않은 거실입니다 ^^
느낌점을 적다보면 이게 스피커에 대한 느낌인지 스피커에 대한 느낌인지 햇갈리니 그냥 제가 소리를 듣고느낀점만 쓰겠습니다.
• Angels & Demons OST
기기를 바꾸면 필히 들어보는 곡 입니다. 한스짐머의 곡이죠 ^^
마지막 트랙 503을 들어보면 애절한 바이올린 소리와 시종일관 깔리는 묵직한 저음이 테스트하기 정말 좋은 곡인것 같습니다. 곡 길이도 2분여 밖에 되지 않아서 집중해서 청취하기도 좋구요,
역시 저음은 묵직하고 리얼하게 표현을 해주고 있습니다, 스피커의 특성상 저역을 옹골차게 뽑아줘야 하는데 기대에 부흥하듯 옹골차며 더욱 더 리얼한 무게감이 실리는것 같습니다. 거기에 바이올릿 소리까지 가볍지 않고 질감 있게 뽑아줍니다. 다만 바이올린의 애절한 느낌이 덜한것 같습니다. 저역이 좀 부각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잔향감이 부족한건지 모니터 적으로 들리는것 같습니다. 여자를 볼때 이쁜 얼굴이다란 느낌보다 반듯한 얼굴이다란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못생겼다란것은 아니구요. 제 취향에는 잘 맞네요. 하지만 각 하이파이 업체마다 있는 특유의 착색을 좋아한다거나 화려함을 좋아한다면 취향에 안 맞을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 Glen Hansard - Rhythm & Repose
영화 원스로 유명해진 Glen Hansard 입니다. 그의 첫번째 앨범인데 좋은 곡들이 많이 담겨있죠,
그중 Bird of Sorrow란 곡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시작해 후렴부에서 'Im not leaving yet'라고 절규하는듯한 목소리까지 글랜 핸사드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근데 거의 모든 곡이 이런 스타일이긴 합니다 ^^) 중간중간 피아노와 기타의 힘이 실리는 부분이 명확하게 구분이 되고 힘이 실릴때 음압이 뺨으로 느껴지는듯 합니다. 글랜의 목소리는 마치 가수가 거기 있는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잔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배경은 적막합니다. 마지막 절규부분에선 자칫 소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음 중심이 낮은지 그리 느껴지지 않네요. 다음곡인 The Storm, It's Coming 도 매우 좋습니다.
•Linkin Park - Meteora
락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린킨파크입니다.
전 Lying From You란 곡을 저음 테스트 용으로 많이 씁니다.
이 곡의 초반부분만 정확하게 표현만 해주면 제가 듣는 음악들의 저역은 거의 다 커버가 되는것 같습니다.
저역의 느낌이 지축을 울리는듯 떨림이 있는듯하고 허리 밑 부분을 땅바닥에서 끌어 들어가는듯한 느낌이 들면 오케이 입니다. 역시나 만족스럽군요. 부족함 없습니다. 저역이 나온뒤 바로 빠르게 시작되는 일렉기타 느낌도 좋네요
• Florence + The Machine - Ceremonials
Shake it out 어쿠스틱 버전을 들어보면 처음 시작은 플로렌스의 목소리로 단독으로 시작되며 무대가 사이즈가 대충 그려집니다. 곡이 진행됨에 따라 악기하나하나 추가되거나 연주기법이 바뀌는데 기타소리는 배경을 빈틈없이 채워주고 하프소리는 왼쪽에서 번뜩이는 소리입니다. 프리모에선 하프소리가 좀 더 멀리서 들렸던것 같고 그만큼 무대가 좀 넓게 느껴졌었구요. 지금 이 앰프는 무대가 살짝 좁고 좌우로 펼쳐지는 느낌은 좀 약한것 같지만 좁은 공간에서 특유의 에너지 가득한 느낌은 좋습니다.
여기까지 입니다.
어쭙잖은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