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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를 클릭하면 사진과 종합 채점표를 볼 수 있습니다.)

한 오디오 전문지에서 독자 3인을 선정하여 200만원대 앰프 여섯 가지를 비교하는 비청회에 초대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비교 대상 앰프는 국내외에서 많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심오디오, 네임, 뮤지컬 피델리티, 유니슨 리서치, 아캄, 프라이메라 인티앰프 총 6종이며, 최근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온쿄 9000R도 비공식으로 비청할 수 있었다.

[비청회 환경. 처음에는 모니터 오디오로 듣다가 후에 PMC 스피커를 추가하였다.]

1. 비교 청음회는 결코 간단한 이벤트가 아니다

어느 장르의 미디어나 외압에 굴복하지 않고 正論을 펼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외압의 주체가 결국 자신들의 밥그릇을 쥐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생적 한계를 가진 미디어로서 풀레인지의 이번 비청회는, 물론 독자들로부터 백번 기립박수와 앙콜을 받아 마땅할 일이지만, 한 편으로 자기 목을 조르는 위험한 시도가 아닐까 하는 우려를 낳게된다.

어떻든 주최측이 "이 앰프의 소리가 쓰레기처럼 들린다면 쓰레기 같은 소리라고 쓰시면 됩니다" 라고 내내 강조하는 비청회.

즉, 가감없이 정말로 솔직한 결과를 반영하려는 의도의 비청회는 풀레인지와 같은 신생 미디어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좋은 소리를 찾아 구천을 헤메이는 오디오파일들에게는 가뭄 속에 단비와 같은 최고급 영양제가 아닐 수 없다.

2. 앰프와 비청단의 선정

최근 경색된 우리나라 오디오 시장은, 저가와 초고가 기기 시장만이 그나마 움직이는 완벽히 이분화된 상황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0만원대 인티앰프의 비청회는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름만 들어도 그 명성을 알 수 있는 심오디오, 네임, 아캄, 뮤지컬 피델리티, 프라이메어, 유니슨 리서치의 주력 인티앰프들을 제대로 된 환경에서 비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비청회 참석자는 수년~수십년씩 하이파이를 해 오고있는 40대 초반 남성 세 명을 선별초대하여 진행되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세 명의 음악적 성향도 뚜렸하게 구별이 되었는데, 선호하는 스피커가 각각 하베스-B&W-엘락이라는 것 만으로도 그 성향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3. 비청회 진행과 평가방식

비청회는 째즈 보컬곡과 고음부 위주의 보컬곡, 그리고 각 악기들의 특징과 해상도, 음장감을 확인할 수 있는 연주곡까지 총 세 곡을 앰프별로 비청하고, 그 후에 자유롭게 앰프와 곡을 선택하여 듣는 방식으로 약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되었다.

스피커는 모니터 오디오 GX200이라는 전혀 모니터 스럽지 않은 울리기 쉽고 밝은 성향의 스피커를 주로 시청하다가, 중반부터는 절제된 저음을 들려주고 모니터 성향이 강한 PMC FB1i으로 진행하였다.

같은 환경에서 듣는 각 앰프의 성향은 짧은 시간 안에도 즉시 드러나 비청에는 큰 무리가 없었다. 물론 평가의 기준은 앰프의 좋고 나쁨 보다는 비청자 자신이 좋아하는 소리를 들려주느냐라는 지독하게 주관적인 평가기준에 의거했음을 밝힌다.

4. 핑크골드 평가결과

[200만원대 인티앰프 비청회 핑크골드 종합 채점표.
순위 매기기는 풀레인지의 의뢰가 아니며, 오직 필자의 100% 주관적 견해임]

풀레인지는 전체적으로 우수했던 상위 3개의 앰프를 선별해 달라고 했는데, 필자의 경우에는 유니슨 리서치를 가장 먼저 선택했고, 그 다음으로 뮤피를 선택했으며, 마지막까지 프라이메어와 네임을 번갈아 비교하다가 최종적으로 프라이메어를 선택했다.


[200만원대 인티앰프 6종 가운데 필자가 선정한 탑3들.
左로부터 유니슨 리서치 Unico Primo, 뮤지컬 피델리티 M3i, 그리고 프라이메어 I22]

유니슨 리서치는 확실하게 다른 5개의 앰프는 물론 깜짝 찬조출현한 온쿄 9000R 보다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는데, 특히 고음의 청명함과 밸런스, 그리고 디테일이 충동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훌륭했다.

득점 또한 평가표에 기재한 바와 같이 모든 부분에서 최고득점을 차지했다. 알고보니 가격도 6개 중 가장 고가였다. 적어도 이 가격대에서는 가격과 음질은 정확히 비례하는 모양이다.

다음으로 뮤지컬 피델리티는 고음과 특히 보컬(중음)의 소리가 좋아 선택하게 되었는데, 현대적 쿨엔클리어의 기준인 칼같은 고음과 깔끔한 밸런스는 물론 이번 비청대상 앰프 가운데 가장 좋은 보컬소리를 들려주어 낙점되었다. 당연히 첼로소리와 바이올린 소리 또한 훌륭했다.

마지막으로 프라이메어와 네임은 사실 큰 차이가 없다. 해상도로 따지면 네임이 한 수 위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네임의 보컬은 다른 소리들과 상당한 조화를 이루는 편으로, 조금 강조된 보컬의 소리를 선호하는 필자의 성향에는 맞지 않았고, 전체적인 밸런스까지 고려하여 프라이메어의 손을 들어 주게 되었다.

물론 프라이메어의 전통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을 좋아하는 필자의 개인 취향 또한 충분히 반영되었다. 네임의 디자인은 이젠 아캄보다도 못하다.

5. 총평 및 아쉬운 점

같은 가격대의 실력기 비청이었던 만큼 쉽지 않은 비청회가 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곡들과 환경으로 인하여 의외로 차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비청이 되지 않았나 스스로 평가한다.

각 앰프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의 차이를 느끼고 그 특성을 이해해 나아가는 과정은 대단히 흥미 진진하고 재미있는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가격에 비례한 순위가 나온 것으로 보아 필자의 귀가 영 막귀는 아니라는 전재하에, 적어도 이 가격대의 앰프들은 솔직한 가격책정이 이루어 졌다고 판단할 수 있겠다.

네임은 백만원 중반대 가격으로 더 고가인 다른 기기들과 비슷한 음질을 들려주었고, 가장 고가인 유니슨 리서치는 확실히 가격차 보다 더 수준 높은 앰프의 음질을 들려주었기 때문에, 가성비를 고려한다면 네임과 유니슨 리서치가 가격대 성능비가 상대적으로 좋은 앰프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다만, 모니터 오디오에서 PMC로 스피커를 교체하는 것으로 앰프간 상당한 소리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 내린 필자의 선택 또한 어떠한 스피커로 비청하느냐에 따라 180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주지해 두어야만 하겠다.

다음 비청에는 좀 더 모니터 적인 스피커로 비청을 했으면 하는 바램을 남기며, 밤늦은 시간까지 기기세팅과 진행에 애써준 풀레인지 스텝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