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오디오에 새로 입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현대로 올 수록 소비자들의 오감이 계속 고급화되어감에 따라 소리에 대한 부분도 그러한 흐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오디오에의 입문에의 동기는 여러가지이겠지만, 막상 입문하려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알아보고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할 것입니다.
여기서는 오디오의 입문을 콤포넌트나 미니콤포 같은 것 말고 외산으로 스피커, 앰프, CDP 등을 따로 따로 장만하는 단계로 정의하고,
이 때 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내공을 늘이고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제 나름의 요령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1. 중고구입 vs 신품구입
오디오는 공산품 중 수명이 긴 편이고 취향에 따라 자주 바꾸게 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오디오는 디지틀기기를 제외하고는 기술의 발전이 매우 더딘 산업이므로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부터는 오디오의 음질의 향상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오히려 퇴보한 부분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오디오는 중고 거래가 매우 활발한 분야입니다.
보통 신품이 100만원이면, 이를 한 1-2년 사용하고 나서 중고로 처분하려면, 약 70만원 전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70만원짜리 중고를 사고, 이를 한 1-2년 사용하고 나서 처분하는 경우라면 거의 70만원을 그대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오디오를 하다 보면 한달이 멀다 하고 기기들을 바꾸어대곤 하는데(왜 이렇게 되는지는 직접 해 보면 저절로 알게 됩니다),
그렇게 한 10번을 바꾼다 하면, 이를 모두 신품으로 할 경우라면 30만원 x 10회 = 300만원의 지출이 따르지만,
이를 모두 중고로 할 경우라면 3만원(가정) x 10회 = 30만원의 지출이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중고구입이 비용 면에서는 무조건 유리합니다.
다만, 초심자에게는 익숙치 않기에 불안하여, 이 때문에 처음에는 신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도 합니다.
신품 구입시에는 되팔때의 감가상각이 아까워 쉬이 내치치 못함으로 바꿈질의 횟수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으나,
어차피 월 1회 기변의 길로 들어서는 타이밍이 조금 늦어지는 시간문제일 뿐입니다.
따라서, 처음이라도 되도록 중고를 구입할 것을 권합니다.
다만, 이 때 몇 가지 주의할 요령이 있습니다. 이것만 지키면 적어도 신품구입보다 손해볼 일 절대 없을 것입니다.
2. 중고 구입 요령
1) 출고된 지 7~8년 이내의 기기중에서 고른다.
오래된 중고일 수록 가격이 낮아지기에 과거 500만원짜리를 지금은 1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오래된 기기는 고장의 위험이 높고 부품 수급도 안되어 수리마저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오디오질에 숙련된 사람이 아니고는 오래된 기기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2) 환금성이 좋은 기기 중에서 고른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소리를 좋아하는지, 이 기기의 소리가 어떠한지 감이 없습니다.
이것은 곧 머지않아 필연적으로 바꿈질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되도록 손해를 적게 보고 쉽게 팔릴 수 있는 기기를 사는 것이 현명한 것입니다.
주로 유명 브랜드이면서 성능을 인정받고 있는 기기가 환금성이 좋습니다.
어떤 기기가 환금성이 좋은지는 오디오사이트의 게시판 및 중고장터란을 탐독하다 보면 알게 됩니다.
3) 택배거래 하지 말고 반드시 직거래 한다.
중고이므로 직접 보고 만져보고 들어보지 않고서는 상태를 알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오디오는 충격에 약하므로 택배 중 파손될 위험성이 높습니다.
또한 택배시 보통 선입금 후에 물건을 발송하는 것이 관례이므로, 돈만 받고 잠적하는 사기를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비록 거리가 멀더라도 반드시 찾아가서 직접 만져보고 들어보고 나서 들고오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3. 바꿈질 요령
미니콤포 수준에서 머물다가 처음으로 기백만원 이상을 들여 외산 시스템을 구축할 결심을 하면,
소리가 어떨 것이든 미니콤포 보다는 엄청난 업그레이드가 된다는 생각에 나라면 더 이상 업그레이드나 바꿈질은 없으리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스템 장만 후 그것은 단지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불과 몇 달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1) 현재의 기기를 그대로 둔 채, 다른 기기를 들이고 나서, 이 둘을 서로 비교청취한 후, 더 싫은 쪽을 방출하라.
보통 바꿈질의 욕구가 솟을 때는, 현재의 소리의 특정 부분이 맘에 들지 않거나, 또는 뭔가 더 좋은 소리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그러면 보통 현재의 기기를 먼저 방출하고 나서 다른 기기를 들이는 방법을 취하는데,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현재의 기기를 그대로 둔 채, 다른 기기를 들이고 나서, 이 둘을 서로 비교청취한 후, 더 싫은 쪽을 방출하는 것이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바람직합니다.
사람의 귀는 상대평가에는 강한 편이지만 절대평가에는 약합니다. 즉, 비교할 대상이 없으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오디오 내공이 높다는 것은 각 기기들의 소리에 대하여 보다 정확한 평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있어야 현재의 소리가 맘에 들지 않을 때 무엇이 원인이고 어떤 조치 또는 바꿈질을 해야 해결이 될 지 그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보다 단 시간 내에 오디오에 대하여 이해하고, 보다 원하는 시스템을 보다 경제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하는 요령입니다.
오디오 게시판을 읽다 보면 수 많은 미신과 의견의 충돌이 난무하는데, 그 속에서 무엇이 옳은지 파악하기란 사실상 어렵습니다.
내가 직접 느껴봐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내치기 전에 다음 기기를 들여서 비교하는 작업이 대단히 대단히 대단히 대단히 중요한 것입니다.
2) 비싼 기기 보다는 내 취향에 맞는 기기가 더 좋다.
아무리 명품 구두라도 내 발에 맞지 않으면 내 발에 맞는 시장표 신발보다 못하듯이,
오디오도 단순히 비싸다고 하여 항상 만족을 주지 못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이엔드도 처음에는 대단해 보이지만 막상 가 보면 별거 아닙니다. 만약 별거라면 하이엔드 기기를 사용하는 이들은 바꿈질 할 일이 없어야 할 것이지만, 현실은 똑같이 바꿈질하느라 정신들이 없다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뭐, 한 번쯤 경험삼아 다녀오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기기를 찾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꿈질의 의미입니다.
따라서, 유명 브랜드 당 한 가지 기기 정도는 사용해 볼 의미가 있습니다. 그 과정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3) 스피커가 소리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다.
오디오 기기 중 스피커가 가장 불완전하고, 가장 왜곡을 많이 일으키며, 가장 주파수특성이 불규칙합니다.
따라서, 오디오시스템 중 가장 소리에 변화를 많이 가져오는 부분은 스피커입니다.
그러므로, 소리가 맘에 들지 않을 때, 스피커교체가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4) 오디오 악세서리를 너무 맹신하지 말라.
오디오 악세서리란 스탠드, 스파이크, 오디오랙, 선재, 단자, 전원장치, 음향판 등이 있는데,
시스템이 하이엔드 급이 아닌 한, 스피커 스탠드 정도 말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들 모두 소리에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귀 얇은 초보가 악세서리까지 신경을 쓰다 보면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 영향의 정도가 메인 기기의 기변에 따른 영향에 비하면 미미한 것이고, 메인 기기만 골고루 섭렵하는데만도 시간과 노력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선재는 시스템이 하이엔드가 아닌 한 사실상 미터당 몇 천원짜리의 무산소동 연심선 정도이면 그 이상이 불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환금성만 좋다면 경험상 백번을 다녀오더라도 괜찮지만, 여기에 많은 수업료를 지출하는 것은 쓸데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재는 기본 이상만 되면 매칭을 조금 도와주는 것이지, 어떤 절대적인 성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은 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메인 기기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미니콤포에 딸려오는 것 같은 싸구려 막선을 사용해도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적어도 어느정도 굵기 이상의 기본은 된 선재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불과 미터당 몇 천원 수준이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4. 그럼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나의 예산 하에서 환금성 좋은 기기를 찾는 일부터 하는 것입니다.
오디오사이트 게시판에서 '추천'이란 검색어로 나오는 게시물들을 모두 탐독하고,
그 중 눈에 밟히는 기기명을 추가적으로 검색하고 중고장터에서 매물 수와 시세를 파악해 봅니다.
이 작업을 매일간 한달 정도 하다 보면 슬슬 감이 잡힐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 위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라면 아무거나 매물 뜨는 대로 들여보시면 됩니다. 내가 어떤 성향을 좋아하는지, 그 매물이 어떤 성향인지, 처음에는 알기 어려우므로, 고르는 것 자체가 별 의미가 없으니 닥치는 대로 이것 저것 사용해 보는 겁니다.
이상, 약 15년간의 제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요령으로 참고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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