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은 사람이 글을 올리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지난주 오디오키드의 새로운 모노파워 앰프를 대여 받아 청취할 기회가 생겼다.
2년전 국내 오디오쇼에서 에이프릴의 S1모노로 와트퍼피를 울리는 현장을 목격하
곤 매우 큰 감명을 받았다. 그후로 한달을 고민하다 DP1,S1모노 총 3덩어리를 신품으로 질렀다. 그런데 어찌된게 돈은 6백가까이 들었는데 너무 가볍고 사이즈는 너무 작다. 이게 돈갑이나 하겠나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다. 결과는 "약보면 안되겠다" 였다
얼마 지난지 않아 이제 하이브리드란다. 자동차도 아니고 앰프에 무슨짓을 했기에...
검색해보니 D클래스에 진공관의 조합이라고, 홈페이지에 적혀 있다.
나는 원래 클래식을 주로 듣는 사람이다. 그리고 섞는걸 무지 싫어한다.
게다가 예전에 유행하던 국악과 재즈의 만남,국악과 클래식의 만남, 요리도 퓨전요리가 어떻고... 영 마음에 안들어 했다.
그 고유의 맛을 더욱 갈고 닦는것이 작곡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라는 생각에서...
또는 기존에 내머리속에 입력되어 있던 곡에대한 추억이 사라지는게 아닌가하는
쓸데없는 생각에서...
어찌되었건 기회가 주워졌으니 한번 들어나 보자.
사용된 씨스템은 아래와 같다.
*스피커 : ATC SCM19
*프리 & DAC : 에이프릴 DP1
*파워 : 에이프릴 S1 모노(Ver2 업그레이드) & 오디오키드 CROSS 하이브리드 모노.
(S1 모노모노 앰프 좌측위...)
청취 음반은 아래와 같다.(성악,실내악,독주곡,대편성)
*작곡가 /제목 / 연주자 / 레이블
*Schumann / Dichterlibe op.48 / Fritz Wunderlich(Tenor) / DG
*Arensky / Piano Trio No.1, op.32 / Borodin Trio / CHANDOS
*Rachmaninov / 24 Preludes / Vladimir Ashkenazy (Piano) / DECCA
*Wagner / Siegfried's Death & Funeral Music in Gotterdammerung / DECCA
*Viotti / Violin Concerto No.22 in A Minor / Rainer Kussmaul(Violin) /CPO
<에이프릴뮤직 S1 D클래스 모노파워>
우선 독일의 신사 분덜리히의 시인의 사랑은 너무 맑다 하지만 차갑기도하다.
그러나 테너의 중고음이 뚜렸하고 고급스러운 맛이 있다. 좀더 윤기가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렌스키의 피아노 트리오1번은 내가 원하는 방향이있다.
그것은 처음 시작부의 피아노 반주뒤를 잇는 바이올린 선율과 3악장 Elegia을 구슬프고 아련한 느낌으로 얼마나 표현하는냐 이다. 그래야 러시아 첼리스트 칼 다비도프를 추모하는 작곡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기때문이다. 이러한 느낌은 살짝 아쉽다. 그러나 D클래스 앰프를 생각하면 어는정도 점수를 주고싶다.
라흐마니노프의 전주곡은 후기낭만주의 음악의 극치가 아닌가 생각된다.
애쉬케나지의 연주도 휼륭하다. 고중저음의 윤곽이 뚜렸하고 느낌이 좋다.
피아노음을 S1은 참 잘 표현하는것 같다. 회사가 가지는 이미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대편성곡에서는 좀 아쉬움이 있다.
신들의황혼의 지그프리트의 죽음및 장례음악을 들어보면 좀더 웅장하고 장중한 표현이
아쉽다. 바그너 음악과 같이 편성이크고 두터운 음악의 표현에는 좀 심심한 느낌이 들고 힘이 딸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마져든다. 비오티의 바협은 그런대로 잘 표현하는 편이다. 무난하다...
(오디오키드 CROSS 하이브리드 모노파워 우측아래)
<오디오키드 CROSS 하이브리드 모노파워>
분덜리히의 목소리가 중후하게 들린다. 울림이 S1보다는 자연스럽다는 느낌이다.
아나로그적이라 해야할까!! 그렇다고 목소리가 퍼지지 않는다. 이것이 하이브리드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렌스키의 음악역시 바이올린의 음색을 잘 표현한다.
나는 이럴때 "결"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싶다. 4성부로 구성된 각 현의 울릴을 입체적인 느낌으로 결을 잘 표현한다. 좀 더 구성지고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
전주곡에서의 피아노 타건은 S1이 내귀에는 났다.
주관적이라 어쩔수 없다. 피아노를 듣는 내 취향인걸...깔끔하고 저음의 울림도 과하지 않는 S1이 좋게 들린다. 훔멜의 실내악과 같이 깔끔한 곡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Cross보다 S1이 맑고 청명함을 잘 표현하기에 참고바란다.
다음으로 바그너의 지그프리트죽음과 장례음악을 들어본다.
ATC가 임자를 제대로 만났다는 생각이든다. 웅장함과 장중함이 큰 파도가되어 밀려왔다 밀려간다 다시 사그라지고 포말로 부서지고...이게 ATC의 맛인가?
그렇다면 지금까지 들은 ATC는 무엇인가? 오디오적 쾌감이 있다.
생각컨데 같은 500W출력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차이가 크다. 댐핑 자체의 차이인지
게인의 차이인지 정확한건 잘 모르겠다.
예전부터 ATC는 좀 두들겨패야 제 맛이 난다고 하였는데 그맛을 이제서야 느꼈다.
오디오를 만드는 각 회사마다의 가는 방향이 있는것 같다.
에이프릴은 흔히 말하는 하이엔드적이다. 깔끔하다.맑다.청명하다.
오디오키드는 좀더 아나로그적이다.결이있다.두텁다.피곤하지 않다.등등..
맞으런지 모르겠지만 본인의 생각이다.
여담으로 비청기를 마친다.
몇일전 회사후배와 소주한잔 하는데 데뜸 내게 묻는다 "선배님 작곡가가 태어난 시대로 소주한병들고 뿅하고 돌아간다면 어느 작곡가와 한잔하고 싶으세요" 갑자기 받은 질문이라 한참을 생각하다. "슈베르트가 괜찮을것 같다" "왜요?" 슈베르트는 술먹다 언쟁이 벌어져도 술상은 않 없을사람 같아서..."
기기를 고를때 본인의 스피커 성향이 어떤지 우선 확인해야한다. 새로 구입해야하는
앰프와의 궁합이 있기때문이다. 가끔씩 장터를 보면 바꿈질이 너무 잦은 이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오디오도 취미고, 음악감상도 취미다. 뭐라 탓 할 수 없지만 좀 더 느긋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집중해서 감상하고 최소 1년이상 버텨야 참맛이 울어나고 사람맛이 나는게 아닌가 !!!! 술친구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