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웨이 이상의 스피커에 별도로 슈퍼트위터를 얹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효과는 보통 초고역대가 시원하게 열리는 것 외에도,
기존의 고역대가 부드러워지는 경험도 함께 하셨을 것입니다.
왜, 기존의 고역대가 부드러워질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사람귀는 상대적이기에 어느 한 대역이 솟으면 그 주변대역은 꺼진 것 처럼 느낍니다. 따라서 슈퍼트위터 대역 보다 아랫 대역이 얌전해진 느낌을 받게 됩니다.
둘째는, 실제로 기존의 고역대가 꺼졌기 때문입니다. 즉 딮이 유발된 것입니다.
문제는 이 두번째 이유입니다.
슈퍼트위터를 얹으면,
대략 8kHz 아랫쪽에서는 딮이 유발되고, 8kHz 윗쪽에서는 피크가 생기게 됩니다.
멀쩡하게 평탄하던 고역대가, 슈퍼트위터로 인하여 들쭉날쭉해져버리는 것입니다.
(측정 그래프를 보여드리면 좋을텐데 과거에 테스트시 제대로 저장을 해 두지 않았네요..)
8kHz 윗쪽의 피크야 슈퍼트위터로 인한 의도적인 부분이라 해도,
굳이 딮이 있을 필요가 없는 대역에 딮이 유발되는 것은 하이파이적인 측면에서 좋지 못할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중복대역 때문입니다.
멀티웨이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가청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 트위터를 채용합니다.
그런데 슈퍼트위터는 초고역대만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초고역대가 음압이 제일 높고 그 아랫대역으로 내려오면서 음압이 감소하는 형태로, 저차필터를 적용하기에 실제로는 상당히 아랫대역까지도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랫고역부터 초고역대까지 넓은 대역에 걸쳐 기존 트위터와 함께 재생이 되는 중복대역이 형성됩니다.
그렇다고 필터 차수를 높이기도 어려운 것이, 하이컷을 적용하지 않은 일반트위터와 매칭하는 상황에, 음압감쇄 기울기가 급격하면 피크유발 등 더 큰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중복대역에서는 항상 위상의 문제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보강 및 상쇄간섭이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특히 고역대는 파장이 짧은 만큼 유닛간의 기계적 정렬이 약간만 차이가 나더라도 보강간섭이 상쇄간섭으로 바뀌곤 합니다.
보강간섭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데 문제는 상쇄간섭으로, 이는 음이 서로 만나 소멸되는 것으로, 최대로 발생할 경우 특정 대역에서 음이 아얘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두 유닛의 음압이 다르기에 실제로는 그 정도까진 발생하진 않지만...
하여간 설사 최적의 정렬위치를 잡았다 할 지라도, 주파수대역마다 위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상쇄간섭이 일어나지 않는 정렬위치란 거의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미드와 트위터간 크로스오버 대역에서의 중복대역은 서로 음압이 감쇄하면서 만나기 때문에 위상을 콘트롤 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 슈퍼트위터의 경우는 기존 트위터는 감쇄없는 상태에서 슈퍼트위터만 감쇄가 되면서 만나기 때문에 위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기성품 중에서 슈퍼트위터가 내장되어 나오는 제품의 경우는, 이러한 변수를 최대한 콘트롤하여 슈퍼트위터를 붙박이로 고정을 시켜 버리기에 위상이 흔들리지 않고, 전체적인 소리 속에서 융화가 되도록 튜닝을 하기에 문제가 되진 않지만...
슈퍼트위터 적용을 전제로 하지 않은 스피커에 있어서 임의로 슈퍼트위터를 얹는 상황에서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어 있습니다. 다만, 그로 인한 결과를 문제의 상황이라 인식을 하지 않고 있을 뿐....
결론을 정리합니다.
슈퍼트위터는 기존의 유닛이(주로 풀레인지) 가청대역을 모두 커버하지 못하는 경우, 그 부족한 초고역대의 음압을 채워주는 데에 존재의 의미가 있습니다.
따라서 가청대역상한을 모두 커버하는 일반적인 멀티웨이 스피커에서는, 슈퍼트위터를 임의로 채용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굳이 부작용 없이 슈퍼트위터를 추가해야겠다면, 기존의 트위터에 하이컷 필터를 걸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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