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정상 주파수특성이 평탄한 것이 좋을까요?
그렇다면 과연 측정상 주파수특성이 평탄하면 청감상으로도 좋게 들릴까요?
모니터적인 스피커란 측정상 주파수특성이 평탄한 스피커일까요, 아니면 청감상 주파수특성이 평탄한 스피커일까요?
측정상 같은 음압이더라도, 재생하는 유닛의 동적 특성과, 유닛의 해당 대역에서의 왜율과,
인클로저형태에 따른 반사 및 회절의 영향, 앰프나 소스기기의 착색의 영향 등의 변수들에 따라,
청감상으로는 음압이 다른 것 처럼 들리게 됩니다.
따라서, 측정상 평탄한 주파수특성이라도, 청감상으로는 평탄하지 않게 들리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그러므로, 가장 이상적인 것은, 그 변수들을 제거하여 측정상과 청감상을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변수들을 콘트롤하지 못한 채, 그냥 측정상 평탄하게만 만들어 놓은 경우입니다.
이 때는, 주파수특성을 변조시켜 청감상으로나마 평탄하게 느껴지게라도 해야 합니다.
사실 이 변수들 중 콘트롤이 현실적으로 힘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평탄한 주파수특성을 고집하느라, 이 변수들은 내버려둔 채 그냥 평탄하게만 잡아버리면,
결국 청감상으로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대부분, 청감상 민감한 대역이면서, 유닛들에 있어서 취약한 대역이면서, 많이 듣는 여성보컬 대역이면서,
네트워크의 영향을 받는 크로스오버 대역인 1.5~5kHz 대역이 문제가 됩니다.
이 대역은 측정상 평탄하게 맞출 경우,
일부 유닛 조합에서는 청감상으로도 대략 평탄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다수의 유닛 조합에 있어서 청감상 도드라지게 들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대역이 도드라지게 들리면, 이는 청감상 주변대역을 마스킹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그 위인 초고역대가 밋밋해지고, 그 아래인 중역대가 먹먹해집니다.
이러면 아무리 고가의 좋은 소자를 적용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똑같이 측정상 평탄한 주파수특성을 가진 두 스피커가 있더라도, 이들의 청감상 주파수특성은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속지 말아야 합니다....
실제로도 기성품 중, 이 측정상 주파수특성은 제품의 가격과는 무관하다는 것이 이를 설명합니다.
윗 사진들의 스피커들이, 과연 주파수특성을 평탄하게 만드는 기술이 없어서 저렇게 주파수특성을 개차반으로 만들어 놓은 것일까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이건 청감상 보다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의도적인 조정으로, 평탄하게만 하는 것 보다 더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스튜디오 모니터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ATC와 PMC는 오히려 대표적으로 주파수특성이 평탄하지 않은 메이커들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