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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출근을 하고 택배 하나를 받았다. 별로 반갑지 않은 택배이다. 와싸다에서 새로 설계제작을 한 앰프를 테스트를 해달라고 했는데 별로 관심이 가는 오디오류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체 앰프이고 소출력에 질감위주로 설계를 했다고는 하는데 솔직히 반도체 앰프는 관심도 없고 지난 10여 년간 카오디오를 제외하고는 반도체 앰프를 거의 사용한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조금 곤란하다는 투로 이야기했지만 거의 떠 맞다시피 물건을 받은 것이다.
택배상자를 풀고 물건을 보니까 미니사이즈의 인티앰프이다. 전원부는 12VDC의 분리형 스위칭 전원부이고 그리 무겁지는 않다. 역시 맘에 안 든다. 스위칭 전원부는 진정한 하이파이의 전원부가 아니고 또 물량투입이 없는 오디오는 절대로 하이파이가 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 너무도 강한 나였기에 그리 첫인상이 좋은 오디오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오디오를 받으면 우선은 내장을 살펴보는 버릇처럼 앰프 뚜껑을 여는 순간 급관심이 생겨버렸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오디오쟁이인가 보다.
---하드웨어 리뷰---
내부 모습이다. 우선은 내부를 꽉 채운 기판과 부품들이 맘에 든다. 껍데기만 요란하지 속은 텅 비어있고 별 내용물도 없는 수많은 현대오디오와 상당히 비교가 되는 충실한 레이아웃이다. 얼듯 보니까. 전압증폭부 즉 프리는 진공관식 그리고 전력증폭 파워단은 반도체로 만든 것 같다. 그런데 좀 특이한 것이 보인다.
신호의 전달체계가 1번의 입력에서 들어와서 2번의 셀렉터를 거친후 바로 3번 진공관 전압증폭부로 들어간다. 보통은 셀렉터를 거친 후 메인 볼륨부를 거치는데 이 앰프는 전압증폭을 먼저하고 다음 4번 음량조정볼륨, 그리고 5번 전력증폭, 그리고 최종 6번 스피커 아웃으로 나가게 된다.
이러면 무슨 장점이 있을까? 이러면 체감되는 S/N비가 상당히 좋아진다 즉 음량감쇄를 최소한으로 한 상태에서 전압증폭을 하기 때문에 최종 출력 산물의 잡음비는 좋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만약 입력신호가 표준을 훨씬 넘는 가령 10V 정도의 신호가 들어오면 이것은 전압증폭부에서 바로 클리핑을 하기 때문에 해결방법이 없다. 소스의 출력전압이 10V나 되는 것은 분명히 반칙이지만 요즘 오디오시장은 이런 반칙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것이 현실이니까. 과거 모 공제앰프가 기억이 난다. 그 앰프도 이런 식의 신호전달을 시도했는데 좋아진 잡음비가 리모콘 사용을 위해서 전자접점식 볼륨을 선택함으로써 볼륨단에서 새로운 노이즈가 생겨서 전혀 이득을 보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만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오디오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탄소피막 스테레오 볼륨을 채용을 하였다. 이러면 아주 좋은 음질과 잡음비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리모콘은 포기를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메인앰프에서 리모콘은 음질열화의 주범이라고 생각하는 나에게 이 부분은 상당히 맘에 든다. 오디오는 이래야 한다. 괜한 잔재주를 부리다가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이다. 사진의 볼륨은 코스모스 RV30 100K옴 A 커브형으로 필자가 테스트를 위해서 장착을 하였다.
셀렉터 부분이다. 역시 전통적인 아날로그 셀렉터이고 접점도 상당히 부드럽게 넘어간다. 괜찮다 맘에 든다.
좀 세심하게 들어가 보자. 12VDC를 아답터에서 받아서 그것을 스위칭, 승압을 한후 재정류를 해서 프리부 진공관의 B+ 고전압을 만드는 부분이다. 고전압인 만큼 노이즈에 주의를 해야 하는데 따로 보드를 분리한 것이 좋다. 프리의 히터 12.6V는 따로 전원부가 없는 것으로 봐서 아답터의 직류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 같다.
프리부이다. 진공관은 ECC83이 두개 들어가고 번들로 제공되는 관은 러시아산 신관이나 리뷰를 위해서 이 역시 발보 60년대 생산관으로 교환을 하였다. 아웃 커플링은 0.47uF/275V 이다.
전력증폭부이다. 좌측은 12VDC를 받아서 역시 스위칭을 해서 20VDC 양전압을 만드는 전원부이고 우측 2개의 TR이 전력증폭소자인 것 같다. 그리고 가운데 2개의 휴즈는 바이어스 보호회로이고 이것은 바이어스 전류값을 측정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역할까지 한다.
필자에세 제공된 앰프는 양단 모두 약 52mA에서 맞추어져 있는데 파란 가변을 돌리니까 조정이 가능하다 대충 80mA 후반대까지 바이어스를 올릴 수 있는 것 같다. 바이어스를 올리면 같은 AB급 증폭이라도 좀 더 A급에 가까운 증폭점을 얻을 수 있으므로 좀더 탄력적인 음질을 얻을 수는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고 자체적으로 튜닝이 가능한 파워유저들에게는 좀더 다양한 소리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손쉽게 제공을 하는 것 같다. 다만 주의할 점은 전력 증폭부는 Direct coupling 방식이므로 바이어스 조정을 위해서 휴즈를 제거시 커다란 직류파가 출력될 수 있으므로 꼭 스피커를 제거를 하고 조정을 해야 한다.
---주관적 음감테스트---
청취룸은 약 9평 정도(6M X 5M)의 정방형에 가깝고 층간은 일반 사무실이라 일반 가정보다는 조금 더 높은 편이고 4차선 대로변임으로 정숙도는 그리 좋지는 않은 공간이다.
테스트에 동원된 소스기기는 오라클 델피 턴테이블, SME 3009 암대에 카트리지는 국민 MC인 데논103이다. 승압트랜스는 알텍피어리스 15095 인풋트랜스가 사용되었다. VAS 200에 포노단이 없으므로 마란츠 7C의 포노단을 테이프아웃으로 연결을 하였다.
음원은 모두 LP로 준비하였다. 좌상부터 DIRE STRAITS의 SUTANS OF SWING, 김두수의 보헤미안, GARY KARR의 KOL NIDREI 그리고 CARLOS KLEIBER의 베토벤 운명 3악장이다.
VAS 200에 물린 스피커는 5인치 ETOC 우퍼에 SEAS 트위터가 채용된 공칭 8옴 SOSA 북셀프와 아래는 약 70여 리터의 저역반사 인크로져에 수납된 16옴 트루소닉 8인치 풀레인지를 사용하였다. 청취는 선입감을 없애기 위해서 순서를 엊갈려 가면서 하였고 청감을 위한 볼륨의 위치는 SOSA는 1시 방향 그리고 TRUSONIC은 10시 방향에서 결정을 하였다. 참고로 테스트에 사용된 스피커의 음압은 TRUSONIC이 약 10dB정도 높다.
1. CARLOS KREIBER, 베토벤 교향곡 3악장
SOSA
음악의 시작 부분 관악기가 만들어내는 3D 음상이 이채롭다. 북셀프치고는 상당히 깊은 스테이지가 만들어진다. 적당하게 풍성한 소리의 저역악기가 뒤따르고 중간중간 튀어나오기 쉬운 고역악기도 발란스를 잘 맞추면서 어울리고 있다. 다만 북셀프이고 청취공간이 일반 가정보다는 넓은 편이므로 공간장악력은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TRUSONIC
상대적으로 스테이지의 스케일은 더 크게 만들어낸다. 스피커 사이 뒤 쪽으로 악기가 그려내는 깊은 정위감도 좋은 편이다. 다만 저역의 풍성함은 불만이다. 소리는 전체적으로 단단하기 때문에 악기의 윤곽은 잘 그려진다. 음량이 커지는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중고역이 튀어나오는 현상이 생기고 약간은 거칠고 부담스런 소리로 느낄 수도 있겠다.
대편성의 재생에서는 SOSA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2. DIRE STRAITS, SULTANS OF SWING
TRUSONIC
클래식과 달리 저역의 단단함이 빛을 발하는 음악이다. 덕분에 대북과 베이스의 구분도 아주 쉽고 질감을 느끼기도 좋다. 악기 수가 적기 때문에 정리가 잘 되어서 소리는 상대적으로 듣기 편하지만 다른 악기에 비해서 기타가 조금 튀어나오는 것 같다. 계속 들으니까. 조금 피곤한 느낌이 든다.
SOSA
발란스가 좋다. 특별하게 튀어나오는 악기도 없이 대음량의 저역 소리 속에서 펴져나오는 심벌의 느낌이 아주 산뜻하다. 기타 애드립의 감정표현이 인상적이고 저역의 명료도도 괜찮은 편이지만 조금 더 저역이 양적으로 풍성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3. 김두수, 보헤미안
SOSA
음악이 흘러나오는 첫머리에 바로 느껴지는 것이 부드러움이다. 저역의 양감은 확실히 트루소닉보다 많지만 양감도 윤곽도 조금만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테이지 형성도는 북셀프치고는 깊고 상당하다. 역시 해상도 높은 현대스피커의 특성으로 보컬에 들리기 쉬운 치찰음도 거의 느끼기 힘들고 양감은 갑자기 뚝 떨어져 표현하기 어려윤 저역 부분도 괜찮은 편이다.
TRUSONIC
소리의 윤곽은 뚜렷하지만 다소 거친듯한 보컬의 치찰음이 거슬린다. 마치 멀리서 보는 포스터 같은 느낌이 든다. 풀레인지답게 약간은 거친듯하지만 적극적인 음색이 돋보이고 빅마우스 현상이 어느 정도는 느껴진다. 저역의 표현도 좋은 편이지만 한마디로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마 같은 소리가 느껴진다. 좋게 느끼는 사람은 더 없이 좋게 느끼겠지만……
4. GARY KARR, KOL NIDREI
TRUSONIC
착색이 바로 느껴진다. 콘트라베이스가 마치 첼로 아냐??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대신 감정표현을 거의 최고다. 애절한 베이스의 선율이 하나하나 분해되어서 귀에 들리는 듯 선명하다. 한마디로 슬프다. 저절로 눈을 감게 된다.. 오르간의 음량이 올라가는 부분도 상당히 스무드하게 넘어가는 편이다.
SOSA
단단하면서 품위를 지키는 도도한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그 보디가드 같이 뒤에서 넉넉하게 공간을 장악하는 오르간. 가장 좋은 소리를 내고 있다. 애절한 게리카의 우수에 찬 눈빛을 보는 듯 하다. 많은 수의 오디오들이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오르간의 고음량 부분도 상당히 자연스럽게 표현을 한다.
이상 간단하게 음감테스트를 하였다. 물론 더 자세하고 호사스런 형용사를 동원하고도 싶었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바로바로 느끼는 것을 메모해서 가장 심플한 단어로 표현을 했으므로 그 나머지는 독자들의 상상에 맡기기로 한다.
빈티지 16옴 스피커에서 대부분의 다른 TR앰프들 처럼 거의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TRUSONIC 풀레인지에서도 앰프가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아마도 빈티지 우퍼의 딱딱한 서스펜션과 달리 풀레인지는 비교적 부드러운 지지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SOSA 북셀프의 SEAS 트위터의 높은 해상도와 부드러움을 잘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스팩측정---
마지막으로 간단하게나마 스팩을 측정을 해보았다. 반도체출력앰프는 부하에 거의 상관을 하지 않는 전압신호체계이기 때문에 리뷰에서 신호체계의 스팩점검은 별로 필요하지는 않다. 인위적인 부스팅이나 눈속임을 하지 않는 한에는 말이다. 하지만 얼마 전 국내 유수의 오디오업계에서 저역의 인위적인 부스팅을 한 사실이 그것도 외국의 리뷰어에게 들통이 난 적이 있었다. 그런 사실이 말썽이 나자 그 회사는 주파수 특성과 하이파이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라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 논 적이 있었다. 이번에 이런 검사를 한 이유는 이런 허접스런 오디오메이커가 국내 유저들한테 버젓이 수백만 원짜리 오디오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통탄을 금치 못하는 일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출시된 VAS 200앰프는 어느정도 스팩을 가졌나 확인을 해보았다. 메이커가 스팩을 발표하기도 전에 리뷰어가 먼저 측정을 해보는 것은 분명 실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정도 측정은 소비자의 권리일 수도 있고 리뷰어로서 어느 정도 책임감도 느끼기에 메이커의 용서를 바라겠다.
측정장비는 펄스제너레이터, 가청범위 내 정확한 교류 전압을 잴수 있는 SIMPSON 아날로그멀티미터 그리고 오실로 기능이 있는 디지털미터를 사용했다.
프리부의 아웃에서 1Khz 1V가 검출이 되는 입력의 전압은 624mV였다. 그럼 프리부의 전압신호 게인은 4dB로 계산이 된다. 현대 인티앰프 치고는 프리부 게인은 작은 편이다. 아마도 질감 위주로 만들기 위해 진공관 프리부에 높은 로딩을 부여하지는 않은 것 같다.
다음은 진공관 프리부의 주파수특성을 측정을 하였더니 20~20Khz 내에서 0+0.3dB의 특성을 보였다. 보통의 메이커 진공관 프리들이 가청대역에서 0.5dB정도의 오차를 보이기에 이는 상당히 우수한 성적이다.
파워부의 출력은 8옴 부하를 로딩하였을 때 대충 스피커 출력전압이 12V에서 파형의 클리핑이 관찰이 되었고 4옴 로딩에서는 11V에서 관찰이 되었다. 그럼 이 앰프는 18W/8옴, 30W/4옴 정도의 출력이 되는 것이다.
분명 고출력앰프는 아니지만 그리고 전원부도 정통 리니어형이 아니지만 그래도 신호부는 분명 전통적인 아날로그 AB급 앰프이고 프리부는 질감을 중시하는 진공관형으로 만들어 저비용으로 고품격의 음질구현을 가능하게 해서 불경기에 주머니가 가벼운 많은 오디오파일의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충분하리라고 본다. 물론 고출력앰프가 아니므로 대구경우퍼나 하이 임피던스의 레퍼런스급 스피커에는 힘이 부치겠지만 일반 가정에서 북셀프나 풀레인지 정도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객관적 하드웨어검사나 주관적 청감검사에서도 분명 증명이 된 것으로 생각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이 VAS 200 인티앰프는 레퍼런스급이 절대 아니라 입문용 혹은 서브용을 목적으로 만든 것이고 그 성능은 오히려 차고 넘친다고 생각하면서 리뷰를 정리하고자 한다.
2013년 5월 10일 봄비가 갠 오후에
이 종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