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lated Link: http://www.youtube.com/watch
정말 오랫만에 올리는 글이네요~~^^
6-7년여전, 지독한 편집증에 사로잡힌 듯, "樂"을 잃고 "音"만을 따라가는 저 자신이 한심스러운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 바로 즐겨찾기의 모든 오디오관련 폴더를 삭제했습니다. 조금만 마음을 비우니, 너무나 편안하더군요. 평범한 레드북 시디만으로도 듣지못한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들이 있었습니다. 음악에만 몰입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던 것 같네요.
반년여전 정말 우연히 노트북에서 흘러나오는 고음질 음원의 소리를 들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예전에 생각하고 있었던 소리가 전혀 아니더군요. HDTRACKS를 알게되었고, 검색을 시작합니다.~~^^ 예전의 열병이 무서워, 상한선은 50으로........한달여간의 검색 끝에 내린 결론은 MD11이었습니다. 예전에 쓰던 DAC들 보다 크기가 작더군요.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소리는 작은 녀석이 아니더군요. 검색중에 읽게되었던 긍정적인 피드백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소리였습니다.
기다렸습니다. 예전에도 에이징이 진행되어지면서 DAC의 음색이 청감상 확연히 구분이 갈 정도로 변하는 것을 경험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대략 5개월 약간 넘은 버팅타임이 지나고, 몇일 전 비오는 날 밤...드디어 녀석이 한꺼플을 벗더군요.
무터의 카르멘환타지 중, 찌고이네르바이젠... 구성진 바이올린과 중후반의 숨가쁜 피치카토의 생생한 여음이 귀를 간지럽히고, 니콜라예바의 바흐 토카타와 푸가를 듣던 중, 왼손 건반의 무게와 깊이가 확연히 변한 모습에 또 한번 감탄사...개인적으로 쇼팽의 피아노협주곡 1번 2악장을 너무나 좋아하는데,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현악부의 아름다운 선율속에서 피아노의 타건이 보다 선명하게 솟아나네요.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는 광석이 형의 기타는 1, 2번 줄에 이큐라도 달아놓은 듯, 중후함이 깊어졌습니다.
고가의 훌륭한 DAC들은 물론 차원이 다른 훨씬 더 좋은 소리를 내어줌을 잘 알고있습니다만, 음악을 즐기는데, 이 이상 무엇이 더 필요할 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끔식 노트북을 걸어보기는 하지만, 시디자켓이 더욱 친숙한 세대인 저에게는 MD11이 거실의 메인DAC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약간 거칠게 느껴졌던 고역은, 녀석의 몸이 풀리면서 오히려 약간 힘이 빠지면서 롤오프된 느낌으로 오히려 자칫 피곤해지기 쉬운 로우더와는 제대로 매칭이 이루어지는 것 같네요.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녀석에 대한 감사함으로, 막귀가 너스레가 길어질 것 같아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유연한 매칭만 이루어진다면 청감상 가성비가 훌륭한 제품중의 하나로 느껴지네요. 모든 회원분들 즐음하시기를...위에 링크 클릭해보시면 핸펀으로 찍은 것이지만 녀석의 소리를 조금이나마 들어보실 수 있어요. 케이블은 모두 막선이고, CD는 Naxos 컴필리에이션 앨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