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에 따른 소리 차이는 거의 없다. 특히 고가의 하이엔드 기기가 아닌 중저가 입문기일 경우 더 그렇다...라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네요.
제가 원래 쓰던 CDP가 Onkyo의 C-7030이라는 기종인데 (미국에서 대략 200불 정도 주고 구입했습니다), 나름 소리가 맘에 들어서 만족하며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돈도 좀 생기고 쿠폰도 생기고 뭐 아무튼 이런 저런 이유로 평소부터 꼭 책상위에 놓고 쓰고 싶었던 Tivoli CDP를 구매했습니다 (티볼리 씨디피는 대략 300불 정도입니다).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Tivoli CDP를 연결해서 음악을 틀었는데, 엇, 뭔가 소리가 답답하고 별로입니다. 아니, 나의 Suede가 이런 소리였나? 싶을 정도로;;;;
혹시나해서 같은 CD를 다시 Onkyo 씨디피에 넣고 돌리니, 그러면 그렇지. 출력 자체가 온쿄 CDP가 훨씬 좋은 겁니다. 즉, 앰프를 같은 볼륨으로 놓아도 티볼리 씨디피보다 온쿄 씨디피를 플레이할 때 소리가 많이 크더군요. 그래, 출력되는 음량의 문제였어.
그래서 다시 그 음반을 빼서 티볼리 씨디피에 집어 넣고는, 볼륨을 많이 높였습니다. 소리의 크기 자체는 오히려 아까 온쿄로 들을 때보다도 더 크게 날 정도로요.
그런데도, 소리가 다른 겁니다. 소리는 확실히 커졌는데, 그 '답답한', 혹은 '부드러운' 느낌이 사라지질 않더군요. 그래서 앰프의 treble을 좀 조정해주니 ('+' 쪽으로 많이 돌렸습니다) 이제야 좀 그런 느낌이 사라지더군요. 그래도 Suede의 음반은 기존 제가 가지고 있던 온쿄 씨디피로 듣는 것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덕분에 좀 실망을 했지요.
그런데, Suede 음반을 다 듣고 나서 제가 좋아하는 재즈 여성 보컬인 Morikawa Natsuki의 음반을 틀었는데, 헐, 이건 그 때까지 제가 티볼리 씨디피에게 느꼈던 실망감을 단번에 없애줄 정도네요. 온쿄 씨디피로 들을 때보다 훨씬 더 달콤하고 분위기 있는, '재즈스러운' 느낌을 확실하게 안겨줍니다. 순간 제 귀를 의심할 정도였네요.
200불, 300불이면 여기 분들이 이야기하는 '입문 기종'의 가격도 안될지 모르는데, 그러한 씨디피들 사이에도 소리의 질감 차이가 확실하게 나네요. 단지 이게 뭐가 낫다 아니다로 말하기엔 좀 애매하지만... 더 비싼 씨디피들, 예를 들어서 백만원 이백만원 넘어가는 씨디피들은 도대체 어떤 소리를 들려줄 지 궁금하기도 하고 겁도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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