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형 인티앰프 중 나름 인기가 있는 제품입니다.
이 가격대에서 사용해 본 앰프는 아캄 알파9, 아캄 DIVA A85, 오디오랩 8000A, 나드 저가형(모델명 까먹음), 캠브리지오디오 Azur 340A, 메리디안 551이 있고, 그 중 제 취향에 맞았던 것은 오디오랩과 마란츠였습니다.
마란츠는 인켈과 소리성향이 닮아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90년대 인켈에서 마란츠에 제품을 OEM 납품했었고, 그 때 받은 회로도를 바탕으로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였다 합니다.
그런데 왜 마란츠는 나름 인정을 받지만, 인켈은 그렇지 못하였느냐 하는 점인데...
그래서 혹자는 인켈이나 마란츠나 똑같으며 따라서 이는 국산에 대한 선입견 때문으로 인켈 상표만 떼면 구분을 못 할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또 다른 설(?)에 의하면, 인켈은 90년대 이르러 국산이란 이유로 무시하는 오디오쟁이들의 외면으로 인하여 마침내 고급화 지향을 포기하였고, 인켈 마크를 붙여 만드는 제품에는 마란츠에 공급하는 제품에서 최대한 원가절감, 즉 디튠을 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80년대 은색판넬 시절의 인켈에 비하여 90년대 이후의 인켈의 소리가 달라졌다는 것은 아시는 분은 다 아시죠...
예를 들면, 원가절감을 위해 전원부에서 있으면 좋으나 굳이 없어도 동작에 이상없는 회로를 제거하고, 내부 부품을 특성이 떨어지는 더 저렴한 것으로 바꾸는 등의 변경을 하였는데, 이것이 곧 음질열화를 가져와 마란츠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오디오쟁이들에게 외면받는 이상, 소리 잘 모르는 비오디오쟁이 일반인들을 타겟으로 한다면 음질을 위한 투자는 아무 의미가 없기에...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다 IMF를 견디지 못하고 바텔에게 인수되고 이후 이리저리 팔려다니다, 현재 비록 실체는 있지만 그 얼굴은 없어져 버렸죠...
여하튼 이것이 마란츠와 인켈의 소리가 유사한 이유란 것입니다.
다시 표현하면, 마란츠는 고급화된 인켈의 소리란 것이죠.
따라서, 90년대의 인켈의 소리를 알면 마란츠의 소리가 보입니다.
최근 마란츠는 보급형 인티앰프를 출력별로 시리즈로 내놓고 있습니다.
PM500x 35~40W/ch, PM600x 40W/ch, PM700x 70W/ch, PM800x 70W/ch(단종)
PM8003은 그 보급형 중 가장 상급기로, PM700x와 같은 출력이나 좀 더 물량이 투입된 것으로, 현재는 단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70W로 PM KI-Pearl Lite라는 고급화 기종이 나왔는데, 이것이 PM8003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팩
출력 : 70W/8옴, 100W/4옴
풀디스크리트 회로
포노단 포함
톤콘트롤 있음
스피커 2조 지원
프리앰프 및 파워앰프로 전용 가능
요즘 앰프들의 기능을 빼고 단순화하는 흐름에 반하여,
가능한 기능은 다 갖추고 있습니다.
과전류시 퓨즈가 아닌 릴레이로 보호하기에 쉽게 고장이 날 것 같지도 않습니다.
덕분에 스피커 자작하는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편리합니다.
35W 저출력의 PM5003 대비 기능상 다른점은 PM5003은 라우드니스 버튼이 있는데 반하여 PM8003은 그 버튼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역의 펀치감이 8003 쪽이 훨 낫기에, 이 때문에 굳이 라우드니스 버튼이 필요가 없어 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인데...
"실용"에 따르면 허용출력 이내에서는 앰프간 차이 못 느낀다 하나, 제 경우는 느껴지고 이미 제조회사에서도 이를 고려하여 제품을 내어 놓은 것 같으니, 그건 잘못된 주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 중고역
마란츠 특유의 착색이 약간 있습니다.
그리고 고역이 Pass나 Aura와 같이 매끈한 성향은 아니며, 그레인이 느껴지는 약간 빈티지적 느낌입니다.
인켈에서 느껴지는 그레인과 같은 종류인데, 그 정도는 인켈보다 양호합니다.
이 그레인 때문에 호불호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따라서, 메탈돔의 현대적 모니터적인 스피커 보다는 실크돔의 음색적, 빈티지적 스피커에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2. 저역
동급대비 제법 살집과 비트감이 있습니다.
인켈 저역과도 비슷한 성향인데 좀 더 단단하고 절제되어 있습니다.
쳐주는 느낌이 매킨토시와 좀 비슷한 듯도 합니다.
경험상 출력단을 오피앰프가 아닌 디스크리트로 구성한 앰프에서,
저역의 힘이 좋은 느낌을 받는 것 같습니다.
3. 밸런스
딱히 치우친 대역은 없게 느껴지며,
대체적으로 좀 두텁고, 표정은 중간에서 약간 어두운 쪽인 듯 합니다.
4. 기타
광대역의 3차원적 이미지를 추구하는 현대적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 다소 평면적이면서 밀도감이 좋고 음색적인 성향인 것 같습니다.
제 취향도 이러한 편인데 중고역이 좀 더 매끄러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만 나머지의 만족도가 괜찮아 제법 오래 사용할 것 같습니다.
인켈 음색 좋아하는 분, 쨍하고 가벼운 소리 싫어하는 분, 음장보다는 음색을 추구하는 분이면 취향이 맞을 듯 합니다.
이 계열로는 PM5003과 PM8003을 사용해 보았는데, 이와 비교하자면 5003 과 그 음 성향은 유사하구요, 5003은 보다 소리가 무르고 가벼운데 반하여, 8003은 보다 카랑하면서 호방하고 힘이 있게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