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아내의 전시회준비 때문에 제가 오디오방으로 사용하던 안방을 작업실로 내어주고 한동안 음악을 별로 듣지 않았습니다. 침실에 42인치 TV를 침대끝쪽에 놓고 피시연결해서 영화를 보거나 누워서 배위에 키보드를 놓고 게임을 했습니다. 요즘 제가 즐기는 게임은 월드오브탱크 인데 누워서 탱크몰기 고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디오기기는 거실에 세팅을 해놨는데 겨울이라 거실 난방을 켜는 경우는 적어서 집에오면 제 숨쉬기 공간은 거의 침실이 되었습니다.
오늘부터 아내의 전시회가 시작이 되어 어제는 안방으로 오디오기기를 다시 옮겨서 세팅을 했습니다.
티악 UD-501의 판매소식을 듣고 제품의 스펙과 만듬새 그리고 리뷰를 보니 기대가 되더군요. 무엇보다 100만원대 초반에 DSD native를 지원하는 DAC이 거의 없다보니 UD-501에 대한 궁금증이 컸습니다.
마침 공동구매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매신청을 했습니다. 제품을 받고는 첫날 거실에서 간단하게 들어보고선 그 뒤엔 간간히 에이징을 해주었습니다.
그러다 어제 가까운 동생이 놀러왔는데 음악을 좀 들려준다는 것이 함께 여러가지 테스트를 하게 되어서 간단한 후기를 적기에 이르렀습니다.
2. 제품의 외관
제품의 외관사진은 http://www.tinman.co.kr/board/bbs/board.php?bo_table=PREVIEW&wr_id=75 의 리뷰에서 가져왔습니다. 전문가의 리뷰이니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UD-501은 디자인은 PA장비느낌이 나는 편이지만 만듬새와 마감은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알루미늄케이스가 깔끔하고 DAC으로는 드물게 묵직한 것이 물량투입수준이 좋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위 전문가리뷰를 보면 2개의 트로이달이 들어있다고 하니 이 묵직함은 좋은 전원부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은 무거움입니다.
전면에서 마음에 드는 것은 시인성이 좋은 디스플레이창입니다. 멀리서도 현재의 음원정보를 알 수 있어서 제대로된 세팅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지를 확인이 가능하고 오렌지색의 글자도 만족스럽습니다.
후면에선 특별히 만족스럽다거나 불만스러운 점이 없습니다. 발란스와 언발란스 OUT 을 지원하고 각종 광입력단자가 있는 점은 다양한 활용성에서 높은 평가를 할 수 있겠습니다만 제 경우 오직 USB단자만을 사용하니 USB단자 위치와 언발란스단자 그리고 파워케이블단자만 보일 뿐입니다. 풀발란스 설계라고 하나 제 프리와 앰프가 언발란스용 설계라 의미있게 다가오지는 않습니다만 풀발란스로 설계된 앰프를 사용하시는 분에게는 DAC의 발란스지원유무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제품을 개봉하면 본체와 파워케이블 그리고 메뉴얼 이렇게 3가지가 있습니다. 드라이버CD나 USB케이블은 제공되지않는 점이 약간 아쉬운 점입니다만 메뉴얼에 적힌 경로로 USB용 드라이버를 다운받는 것은 어렵지 않고 USB케이블은 제 경우 번들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불만은 없습니다만 USB케이블을 가지고 있지않은 유저에게는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3. UD-501의 소리
UD-501의 소리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제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카푸치노DAC과의 비청이 필요했습니만 판매를 해버린 뒤라 다시 신품으로 사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UD-501만의 테스트를 하게 되어 상당히 아쉽습니다. 나중에 카푸치노DAC을 구하게 되면 간단한 비청기를 따로 올려보려고 합니다.
UD-501을 테스트한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간 : 4m * 3.7m 크기의 방
앰프 : 프리앰프 - 진공관 프리앰프 Waltz
파워앰프 - 익스클루시브 M10
스피커 : 펜오디오 레벨3
전원장치 : 3kw급 전원차폐장치(USA) 와 르글랑 멀티탭
케이블 : 프리-파워 인터선 WBT 2016, DAC-프리 인터선 LAT IC-300 Signature ,
USB케이블 순은전원분리형 자작품, 스피커케이블 NES-3004SS 말굽 등..
PC : DELL T110 II 서버, Win7 64비트, 음원재생기 제이리버
1) DSD 음원과 PCM음원 재생
DSD음원에 대한 정보는 http://www.tinman.co.kr/board/bbs/board.php?bo_table=FEATURE&wr_id=65 의 글을 읽어보시면 PCM과의 차이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 코드의 QuteHD DAC으로 DSD native와 PCM변환의 경우를 비교해서 테스트한 적이 있었는데 DSD native가 좀 더 정제되고 안정감있는 소리였고 PCM으로 변환된 소리는 DSD native보다 약간 더 다이나믹하지만 전체적으로 음질적으로는 DSD native쪽이 개인간의 호불호를 감안해도 미세하게나마 약간 더 좋다고 느낀 바가 있었습니다.
UD-501로 오디오에 문외한인 30살의 동생과 함께 같은 곡을 DSD native로 들을 때와 PCM변환으로 들어본 결과도 QuteHD 때와 비슷한 결과를 얻었습니다만 이번에는 그 차이가 좀 더 크게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DSD native 소리가 호불호를 떠나서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기에 UD-501의 경우 DSD음원을 활용할 때 좀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 UD-501과 내장사운드카드
테스트를 하는 김에 PC의 내장사운드카드(리얼텍)과 UD-501의 비청을 해보았습니다.
간혹 게시판의 글을 보면 내장사운드카드나 외장DAC과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하는 분이 있는데 본인의 귀나 오디오에 문외한인 동생의 귀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가 궁금했습니다.
제 의견보다는 동생의 소감이 궁금했습니다. 저는 내장사운드,10~20만원정도의 애드온 사운드카드 그리고 수십종의 외장DAC등을 사용해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지만 이 동생은 이런 경험이 일천하기 때문입니다.
이 동생은 '내장사운드는 다른 일을 할 때 BGM으로 듣기에는 괜찮은 것 같다. 음악을 흘려듣기에 괜찮은 것 같다. UD-501은 높은 음과 낮은 음의 차이가 잘 느껴지고 소리에 힘이 있으며 선명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제가 물어봅니다. '너라면 100만원 차이가 나는데 UD-501을 쓰겠니?' 그러자 동생은 '이 정도 차이라면 여유가 된다면 쓰고 싶어요. 근데 앰프나 스피커도 사야하죠?' '스피커와 앰프는 있다는 전제로 물어보는 거지'라고 하니 '그렇다면 UD-501 같은 외장DAC으로 세팅하는게 당연 좋죠'라고 합니다.
제가 느낀 것은 내장사운드 소리는 매가리가 없고 다소 음이 뭉쳐서 탁하며 고역도 그렇지만 특히 저역에서 소리가 탄력이 없고 퍼진다는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내장사운드가 그렇게 못들어줄 소리냐? 라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같은 곡을 UD-501과 비청을 해서 그렇지 내장사운드로만 계속 듣다보니 그냥 들을 만하다고 여길만 합니다만..음악에 잘 집중은 안됩니다.
3) 고음질음원(24비트 무손실)과 MP3 320kbps
동생과 테스트를 하는 김에 테스트용 8곡을 골라 MP3 320kbps로 변환(푸바2000으로)해서 눈을 감고 블라인드테스트를 해보았습니다. 음원파일의 크기는 한 곡의 경우260MB의 곡이 14MB로 줄어들더군요.
먼저 동생이 시도를 해보았는데 언뜻 차이가 나는 것 같은데 웃으면서 잘모르겠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제가 도전을 해보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8곡(보컬/교향곡/팝/소편성등)은 모두 서로 구분이 되는데 보컬을 경우 그 차이가 적어서 다르긴 다른데 어떤게 고음질인데 판단하기 어려웠으며 좀 더 복잡한 곡 그러니까 클래식의 경우에는 차이가 좀 더 명확하게 느껴져서 정확하게 MP3라고 꼽을 수 있었습니다.
8곡 중에 2곡은 틀렸고 6곡은 맞추었는데 보컬 2곡을 틀렸고 나머지는 다 맞춘 셈입니다. 이런 테스트는 저도 처음해보았는데 놀란 점은 어떤 성향이 고음질인지를 맞추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않아 매우 집중을 해야했다는 점입니다. 고음질음원과 MP3 320과의 차이는 집중을 하지 않고 흘려들으면 바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제가 눈을 감고 비교해서 들었을 때 고음질음원은 좀 더 풍부하고 배음이 좀 더 살았습니다.
4) UD-501의 헤드폰단자
하이파이클럽에서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이 붙은 헤드폰을 공구하길래 호기심에 사놨던 Takstar Pro 80 로 헤드폰앰프를 테스트해보았습니다. 젠하이저 HD600을 오래가지고 있다가 하도 안쓰고 썩어가길래 아는 동생에게 줘버렸을 정도로 헤드폰에 대한 경험은 별로 없어서 비교평가는 불가능하고 그냥 이 상태로 들리는대로의 느낌을 표현한다면 '별로다' 입니다. 제 앰프와 스피커를 통해서 듣는 것과 비교한다면 듣기 싫을만큼 별로 좋지 못합니다. 헤드폰탓인지 UD-501의 헤드폰앰프쪽의 성능이 수준이하인지는 알 수 없으나 위 조합은 그다지 들을만 하지 못합니다.
아내에게 들어보라고 하니 '음..괜찮은데?' 라는 반응입니다만 제가 듣기에는 해상력이 좀 떨어지고 공간감/입체감이 부족하였습니다. 고가의 좋은 헤드폰세팅을 들어봐야 기준이 생기는데 그런 경험이 없는 제 기준은 헤드파이가 아니라 하이파이다보니 좋은 평가가 어렵습니다.
4. 마치며
티악 UD-501은 출시된 가격과 공동구매 가격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매력이 있는 제품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DSD음원을 다수 보유하신 분들에겐 100만원전후의 DAC으로서 좋은 고려대상으로 생각합니다.
UD-501을 테스트하면서 고역 중역 저역에 있어서 상세하게 표현을 하고 싶었지만 최근에 제 스피커가 바뀌어서 음악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소리가 스피커 때문인지 DAC때문인지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DAC의 경우 버닝기간에 따라 소리가 좀 더 좋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제 수십시간이 갓 지난 상황에서의 평가가 옳은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펜오디오 레벨3 라는 작은 스피커임에도 전체적으로 밸런스있는 소리를 잘 뽑아주고 있는 점에서 이 가격만큼의 소리는 충분히 내어준다고 생각하며 DSD native를 지원한다는 측면과 DDC나 전원장치등의 추가적인 비용이 필요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고 좋은지는 잘 모르겠지만 헤드폰단자를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괜찮은 제품이라는 생각입니다.
총평
장점 : 높은 수준의 물량투입과 좋은 마감, 100만원초반의 DSD native 지원, 헤드폰
단자 등 다양한 지원, 전체적으로 밸런스 있는 수긍할만한 소리
단점 : '와! 정말 좋은데!'라는 느낌이 전혀 없음, 취향에 따라서 하이파이적인 모습
이 부족해보이는 외관, Teac 이라는 브랜드(흔들리는 중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