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 계열을 매우 좋아하는 Desk-Fi 유져 입니다.
노라 존스, 사라 바렐리스, 머라이어 캐리, 휘트니 휴스턴 등이 주력입니다.
클래식 피아노보다는 모던 피아노를 매우 좋아하며,
대뜸 황병기 옹의 가야금 연주도 즐겨 듣습니다.
(춘설이 참 좋습니다 저는...)
사실 중고가 500 정도의 시스템을 구성할 여유가 있으면서 가요나 듣고 있다는 핀잔을 듣기도 합니다.
그 정도 투자할 여력이 있다면 소편성 정도는 들어줘야 하지 않냐는 말이죠.
물론 저는,
개풀이나 뜯어 먹으라고 합니다.
관운장의 청룡언월도도 제 손에 잡히면 벼 추수에나 쓰이는 거죠.
근데 벼가 아주 잘 베여서 잘 쓰고 있는 그런?
예전 시스템으로 보컬쪽을 듣다보니 고민이 살금살금 들더군요.
"이 부분은 좀 더 쨍~ 하니 다가와줬으면..."
"목소리가 좀 더 나에게 가까웠으면..."
하지만 당시 갖춘 시스템이 워낙 제 취향의 소리를 내주고 있었기 때문에,
가끔 아쉬워하기만 하고 그닥 미동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우연히 들어보게 된 아이 때문에 격변을 맞이하게 됩니다.
단골 매장에서 보컬 곡을 이것저것 듣고 있자니,
슬그머니 연결을 해주시는데,
처음으로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당시 스털링 3/5 와 12ax7,12au7, EL34 관들을 사용하는 PP 진공관 앰프 였는데,
여지껏 들어본 어떤 목소리보다도 가슴에 와닿는 목소리를 들려 주더군요.
우선 앰프를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사용했던 모니터오디오 gx50 에 물려서 잠시만 듣자... 하고 있었는데,
이 앰프 덕분에 gx50 의 저력이 거진 발휘되는듯 하여
한동안 지름신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피치 못할 사정으로 gx50 을 처분하게 되고,
나아진 사정에 스털링 3/5 를 마침내 들이게 되었지요.
에이징이 상당히 걸린다는 말에,
"그럼 이 전시품을 전시품 가격으로 주십시오. 주시지 않으면 단골을 이만..."
"그래. 잘가라."
"아니 그게 아니라......."
암튼 여차저차 해서 기쁜 마음으로 전시품을 들고 왔습니다.
하지만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여태까지의 모든 물건은 매장에서 듣던 것 보다
집에 설치해서 듣는 것이 더 좋은 소리를 들려 주었는데,
집에 물려서 들으려니 매우 퉁명스러운 소리가 나는 겁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이것저것 조절을 하기 시작했지요.
1차적으론 PC 의 파워케이블을 "막선 탈출용으로 아주 좋은" 선으로 바꾸고,
진공관의 Bias 를 조절하니 한결 나은 소리를 들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앰프의 출력저항을 8옴에서 4옴으로 우연찮은 기회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소리에 이르게 되었네요.
다인오디오 자체는 참 성향에 안맞는 소리 때문에 두 기종을 3일 듣고 내쳤는데,
덕분에 앰프 저항 조절을 알게 되어 좋았달까요.
내달쯤 EntreQ 의 물건들이 도착하게 되면 마무리가 될 듯 싶습니다.
입수 과정에 대해선 이쯤 마무리하고,
슬슬 어떤 녀석인지 캐내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gx50 사용기에서 그랬듯,
시작은 역시 까는게 제맛이지요.
"목소리만 주구장창 들을거냐?"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서 이 스피커는
저음과 고음이 적은게 아니고 없습니다. 없어요.
고역 쪽은 제가 크게 신경 써서 듣는 부분이 아니나,
저역은 어떤 변화가 있던 가장 먼저 들어보는 부분인데요,
웅장한 스케일의 음악을 한 곡 듣자면,
예전에 쓰던 녀석보다 감흥이 훨씬 덜 한 것이 사실입니다.
소리 전체에 깔리는 저음이 바탕이 되어야
화선지에 치는 난 마냥 소리가 배어드는 느낌이 들텐데,
3/5 의 느낌은 공책에 사인펜으로 글을 쓰는 기분이랄까요.
이 부분은 늘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 하나의 단점으로 꼽자면 구동 난이도를 꼽을 수 있겠지요.
스털링 LS3/5a V2 는 음압비 82, 11옴의 저항, 게다가 밀폐형 입니다.
대충 구동 난이도에 대하 감이 오시리라 생각합니다 ㅎㅎㅎ..
저항은 그렇다 쳐도 저 낮은 음압비에 밀폐형이라니...
TR 앰프라면 보통 8옴에 250 ~ 300W 정도 되는 앰프는 물려야 한다고 합니다.
정말 잡고 흔들지도 못하는 앰프를 들여놓으면
날려서 캉캉 거리는 고역 때문에 잠시도 듣기 싫으실 것이며,
어느정도 소리는 나는구나 싶은 앰프를 들여놓으면
꽤나 경질된 소리가 나는구나.. 하고 느끼실 겝니다.
이 스피커는 결코 쏘거나 딱딱한 소리를 내는 스피커가 아니거든요.
게다가 장비 등급 자체에 매우 민감하여 앰프의 품질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요.
달리 이야기하면, 3/5 울릴 정도 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소형 북쉘프는 이제 뭘 가따놔도 못 울릴 녀석은 없게 되는 거지요.
사실,
3/5 시리즈는 주력 스피커로 삼기 보다는,
하이엔드 시스템을 갖춘 분들께서 가끔 목소리가 간절히 듣고플때 사용하는
서브 스피커 정도의 위치가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쓰는 분들이 사실 많으시지요?
게다가,
중고든 아니든 스피커 케이블에 연결하여 처음 소리를 들으면,
"이게 매장에서 듣던 그녀석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에이징 타임과는 별개로 소리가 올라오는 시간이 반나절은 걸리거든요.
뭐.. 이 부분은 단점이라기 보단 주의사항 쯤 될 듯 싶군요.
그렇다면 또 이쯤해서,
제가 왜 이 괴랄한 스피커를 주력 스피커로,
그것도 이 스피커 단 한 세트만 사용하는지 대해 말씀을 드릴 시간이 되었군요.
"주구장창 목소리만 들을껀디?"
목소리를 듣고 싶다! 하시면
가격을 넘어서 이 스피커 이상의 대안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 스피커를 꽂고 나가수2 가왕전에서 더 원의 사랑아 를 들어보았는데,
벅찬 느낌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는 진귀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 노래만 그런게 아닌가 싶어 또
나얼 의 바람기억을 들어보았더니,
의자에 기대 누워서
눈을 감고
인상을 쓰면서
상모돌리기 하며
손을 허우적대며
립싱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한 곡만 더 들어보자 싶어 머라이어 캐리의 My all 를 또 들어보았더니,
나의 머 양(?)께서 나와의 하룻밤을 위해선 뭐든 하겠다는 그 마음이
가슴 절절히 다가와 당장이라도 이혼을 하라고............
죄송합니다.
...혼자 사는게 참 다행인거 같습니다.
전 어짜피 대편성은 커녕 소편성도 듣지 않습니다.
중고 거래 시 들려드리기 위해 몇 몇 음원을 보유하고 있긴 하나,
평소엔 전혀 듣지 않습니다.
취향에 따른 편식이지요.
이렇게 편식 심한 제가 한 번 경험해보고 헤어나지 못하는 아이가
바로 스털링 3/5 인 겁니다.
진정한 목소리만을 위한 스피커를 들어보고 싶으십니까.
목소리를 듣다 감동을 받아보고 싶으십니까.
한 번쯤 음악 듣다 눈물을 글썽이는 경험을 해보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스털링 3/5 를 들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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