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AL하면 과거에 마유비(마이크로 유토피아 BE)의 인기가 생각납니다. 한번쯤 들여보고 싶었던 스피커였는데 그러질 못하고 지금은 다른 브랜드 스피커들만 줄줄 꿰고 삽니다. 오히려 마유비는 구동이 엄청나게 어렵다는 말이 있어서 목표를 일렉트라 1007BE나 1008BE로 잡고 있습니다.
메인으로 톨보이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지만 1007BE나 1008BE는 한번쯤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FOCAL에서 PC용 스피커가 나왔다는데 디자인이 상당히 예쁘고 세련되게 생겼네요.
마감이 엉망이라는 말이 있던데 그것도 뽑기운인건지 제가 받은건 크게 문제될만한 정도는 아닌것 같습니다. 뒤에 구멍 있는 부분도 그냥 무난한 정도의 마감처리가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컴퓨터 사용하는 방이 워낙에 좁아서 책상도 좁은 편인데 슬림해서 모니터 양 옆에 놓기는 좋은 것 같네요.




트위터와 우퍼 유닛이 별도로 장착되어 있는 2WAY 방식 스피커이고, 바닥 앞쪽에 커다란 고무 받침이 붙어 있어서 책상 위에 놓으면 자연적으로 약간 위를 향하게 되는 디자인입니다. 일부 소형 북쉘프 스피커들은 높이나 방향이 안 맞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자연스럽게 위를 향해주니 별도로 받침대나 방향 조절용 스탠드같은걸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입력 단자는 한쪽 스피커 뒷면에 스테레오 인터케이블이 들어갑니다. 소위 Y케이블이라고 하죠. 그리고 미니잭 케이블도 하나 들어가는 것 같은데 저는 별로 쓸일은 없을 것 같네요. 입력 단자 부분은 약간 부실한 편인데 어차피 DAC를 사용할꺼라 큰 불편은 없습니다.




소리 성향은 PC스피커같지 않은 소리네요.
스피커 체구는 슬림한테 저음은 은근 많니 나옵니다.
주로 PC로 음악감상, 라디오 감상, 게임정도로 스피커를 활용하는데요.

이 스피커는 고음보다는 중음과 저음이 좋은 스피커입니다.
고음만 짜랑짜랑거리는 일반 PC용 스피커들하고는 반대 경향이네요. 특히 저음은 기대하지 못한 정도네요. 체구도 슬림하고 우퍼 유닛 사이즈도 작아서 저음이 좀 약할 줄 알았는데 완전히 예상치를 벗어납니다.
내부 사진을 봤는데 우퍼 유닛의 뒤로 터널처럼 관이 만들어져 있고 그 관이 전면 덕트로 연결이 되어 있더군요. 일종의 미로 방식으로 내부가 설계되어 있어서 저음이 사이즈에 비해 튼실하게 나오는겁니다. 이건 PMC나 BOSE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인데 거의 동일한 방식인 것 같네요.


신기한건 고음질 음원보다 그냥 대중가요 MP3가 음질은 더 좋게 들립니다.
이거 참 신가한거죠.
아무래도 녹음탓이겠죠.
외국 재즈곡을 듣다가 옥상달빛 MP3로 바꿨더니 제 얼굴에도 자연스레 미소가 드리워집니다.
10cm의 아메리카노, 옥상달빛의 없는게 매력, TOY의 대표곡들을 들어보면 목소리가 잘 들려서 좋습니다. 고음만 잘 나와도 이런 노래들은 목소리가 잘 들리지만 너무 힘이 없게 들리는 PC용 스피커들이 너무 많습니다. XS BOOK으로 듣는 대중가요들은 기운이 넘치고 찐하게 목소리가 재생되네요. 그리고 중음이 부족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처음에는 귀를 파고는 고음이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냥 듣다보니 익숙해 집니다.

2NE1같은 전형적인 요즘 걸그룹 노래를 들어보면 소형 PC용 스피커나 새틀라이트형 북쉘프 스피커들에 비해 XS BOOK이 밸런스가 더 좋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VIVO같은 앰프에 소형 북쉘프 스피커 물려서 음악 들어봤자 저음이 안 나오더군요. 그런데 XS BOOK으로 듣는 저음은 개방감이 있으면서도 쫀득쫀득합니다. 단단하게 딱딱 끊어지면 단단해서 좋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딱딱 끊어지는 저음은 음악에 따라서는 저음이 실종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름 장단점이 있기는 한데 XS BOOK의 저음이 그냥 듣다보니 익숙해집니다. 그렇다고 너무 풀어지는 저음도 아니고 제법 쫀득쫀득합니다. 대중가요를 듣는데 있어서는 저음의 양이 너무 부족한 것보다는 쫀득쫀득하게 저음을 깔아줄 때는 깔아주고 땡겨줄 때는 땡겨주는 XS BOOK의 저음이 너 나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깊이감도 느껴집니다. 이 슬림한 스피커에서 저음이 뚝 떨어지는 것 같은 깊이감도 나옵니다.

Maroon5의 대표곡들을 들어보면 의례 이런 음악들이 저음의 타격감이 좋은데 저음이 너무 딱딱 떨어지게 되면 자극적으로 느껴지고 음악의 리듬감이 단순해집니다. 유닛의 사이즈가 작기 때문에 과도하게 많은 저음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저음의 느낌에서 그루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서브우퍼를 동반한 시스템의 경우는 서브우퍼의 볼륨을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을 해 놓더라도 저음이 너무 과다해져서 전체 사운드가 지저분해지거나 부밍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XS BOOK으로 재생하는 음악에서 저음은 슬림한 인클로져 체구나 유닛 사이즈 때문에 호방하게 울리기는 하지만 과도하게 울렁울렁거리거나 너무 번지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호방하면서도 제법 탄력적으로 때려주기도 하고 책상 앞에서 듣는 용도로는 제법 깊은 저음도 재생을 해 주는데 이 깊은 저음이 부밍이 발생되지는 않고 바로 앞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가장 좋은 음을 들려주는 것 같아서 좋은 것 같습니다.


또 한가지 특징이라면, 제가 컴퓨터로 다른 작업을 하든, 인터넷을 하던, 게임을 하던 항상 라디오를 켜놓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 라디오 소리가 고음만 쌩쌩하게 재생하는 스피커들보다 더 듣기가 좋습니다. 이건 라디오 뿐만이 아니라 게임 소리에서도 그럽니다. 기본적으로 재생하는 음역대가 풍부하고 밸런스가 좋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게임을 해보면 고음만 잘 들리게 재생하는 스피커들에서는 안 들리던 소리가 많이 들릅니다. 전에는 PC용 스피커를 서브우퍼가 없는 소형 북쉘프 스피커로 바꾸고 나서 저음의 허전함때문에 게임할 때는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XS BOOK은 그런 느낌이 없는 것 같아서 확실히 게임을 할 때나 기본적인 밸런스가 좋은 음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또 다른점 같습니다.

실제로 XS BOOK이 오기 전까지 사용하던 앰프+북쉘프 스피커 조합과 비교를 하면 XS BOOK이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부분에서 XS BOOK이 오히려 더 좋은 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게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다는 것이고 중음과 저음이 잘 재생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용을 하다보면 여러가지 용도에서 좋은 음을 들려주다보니 그냥 한번 연결해 놓고 바로 옆에 기존에 사용하던 스피커들을 쌓아놓고 있는데 그냥 2주동안 XS BOOK으로 계속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될지 고민이네요. ^^




분면히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JAVS꺼 DAC나 노스스타 디자인의 DAC 등을 물려봐도 고음이 엄청 클리어하게 재생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답답할 정도는 아니고 듣다보면 금방 익숙해 집니다. 아주 쿨한 고음이 나오는건 아니지만 반대로 중음의 표현력이 좋고 재생 대역이 넓고 다양해서 그 맛에 들을 맛이 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용도, 라디오나 게임 등의 사운드에서는 오히려 제대로 된 앰프+북쉘프 스피커보다도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도 하는 것 같네요.

그리고 FOCAL XS BOOK이 미국내 판매 가격이 $400이더군요.
검색하다가 어디 카페에서 본 글인데, FOCAL XS BOOK이 국내에서 49만원이면 $270이 49만원에 팔리는 사례라던가, $500이 75만원에 팔리는 사례들보다는 훨씬 괜찮은 가격 책정이라는 글을 봤습니다. 가격을 클릭하면 링크가 열리는데 어느정도 설득력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되네요. 어차피 다들 비슷한 형태의 스피커들끼리들이니까요.


PC용 스피커에 대한 사용기는 처음 써 보는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