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장터에 판매하고 클레임이 없어 제가 다시 판매글을 올리지 않아도 되었기에,
쓰고 싶었는데.. 쓰고 싶었는데... 참다가 참다가.. 오늘 써봅니다.
역시 제품 추천은 팔고 나서 해야 제 맛이죠.
우선 말씀드리자면,
저는 PC 를 소스로 하여 음악 감상 40, 영화 30, 게임 30 정도로 운용합니다.
제 나이대에 보통 오디오 좀 만진다 하시면,
백 만원대 스피커, 백 만원 대 앰프, 백 만원 대 DAC 정도를 구비하고
이 정도로 사용하시지 않나 합니다.
그러고 있던 와중에,
신제품이 출시되면 매장 리뷰라던지 이것 저것 보고 고심을 하게 되는데,
이 스피커는 이상하게 반감이 일어나더란 말이죠.
막말로...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 정도의 생각이 들만큼 리뷰나 뭐나 칭찬일색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오냐 그래 한 번 들어나보자. 내가 한 번 들어봐주마."
싶어서 주문 했습니다.
예전부터 모니터오디오 제품에 호감이 많았고
그전에 gs10 도 썼었습니다.
일반적으로 2000년 이후 모니터오디오 엔트리급 제품이라 하면,
제대로 울리게 세팅을 하면 쏜다. 소리가 허전하다. 같은 인식이 많았죠.
사실 제가 굴린 gs10 도 오디오 아날로그의 크레센도와 매칭 했긴 했지만,
음감시엔 중고음이 좀 따갑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영화 감상이나 게임에선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합니다만.)
그리고 V 자 eq 가 강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중역대가 허전한 것도 사실이었죠.
저도 바꿀 당시의 앰프에서는
왠지 모르게 이 스피커의 모습이 다 드러나고 있지 않다 싶어서
맞춰볼 만한 앰프가 없나 고심을 했었드랬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뜻밖의 기회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매장에서 이것저것 청음을 하던 와중에 그날따라 목소리를 많이 듣게 되었는데,
일하시는 분께서 이 조합 한 번 들어보라고 요상하게 생긴 스피커에
진공관 앰프를 물리시더군요.
...그때 그러니까 그게...
여태 이리저리 다니면서 목소리 많이 들었지만,
그 소리의 뉘앙스와 감정과 질감이 여태 들어본 어떤 조합보다도 좋았던 겁니다.
그래서 스피커는 잠시 냅두고 앰프를 집어온 후,
곧 그 스피커도 들이리라...... 했는데,
이 앰프를 물리면서부터 gx50 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한다는 느낌에,
스피커의 구입은 미루게 되었습니다.
..사실 앰프도 장터에 잠시나마 올린 적이 있었는데...
그게 팔렸다면 지금 또 얼마나 땅을 치고 후회했을지...
사족으로...
뭐.. 예상하셨겠지만 그 스피커는 스털링 3/5 입니다.
그리고 지금 제 진공관 앰프로도 스털링을 '완벽하게' 울려내진 못한다는군요.
그럼 슬슬 gx50 이 어떤 소리를 내주던 스피커인지 이야기를 좀 해봐야 겠지요.
일단 뭐든 까야 제 맛이니, 까보도록 하겠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느긋하고 푸근한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제품을 쓰시면 안됩니다.
1년여 넘게 사용해오면서 아무래도 배음이나 눅진함은 찾아보기가 힘들었다는 거죠.
촉촉한 바이얼린. 아련하게 산란되는 벨소리. 그윽하고 풍요로운 베이스.
모두 gx50 에선 바라기 힘든 부분일 겁니다.
어찌보면,
"보통 추구하는 음악감상의 요건들이 누락된 것이 아니냐?"
라는 질문을 받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요.
제가 매우 잘 사용했고 처분하고 시간이 흐른 지금도 종종 그립습니다만,
음악감상의 척도가 저와 상이한 분께는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 로하스 매니아 접근 금지 -
그럼 이제 추천의 시간이 왔군요.
"그러면 니가 그 시스템으로 나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곡이 뭐냐?"
"강남 스타일?"
메탈과 비트 있는 음악을 즐기신다면 백 만원대에선 이 놈입니다.
gx50 은 양은 적은 듯 많은 듯 조금은 애매하지만 밀도 높은 중저역에
최상의 반응속도와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다이나믹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GS 계열과는 달리 치찰음으로 괴롭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스마트하고 스피디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소리지요.
스포츠카로 비유하자면 닷지 바이퍼나 람보르기니보단 페라리에 견주고 싶습니다.
(타봤냐고 묻진 마세요. 글로 스포츠카를 배워서요.)
가녀릴땐 가녀린 소리를 내어주다가도
소리에 힘이 실리면 그 즉시 폭발할 듯한 에너지를 뿜어내줍니다.
청음의 쾌감 중 다이나믹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건 부인할 수 없죠.
그런 면에서 이 스피커가 매력덩어리 라는 겁니다.
아.
쓰다보니 왠지 제가 썩소를 날렸던 그 글과 비슷해지고 있다는 기분이.
뭐 암튼,
100 만원대 제품은 제가 거진 다 들어보았지만,
1년 이상 사용했던 스피커도 gx50 이 유일했군요.
그만큼 사용해오면서 자잘한 불만이 거의 없던 아이였습니다.
1년즈음 되어가니 저역이 조금만 더 내려갔으면 해서 gx100 을 보고 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또 다인오디오 기기를 들어보려 하고 있네요 껄껄.)
어떤 음악이든 멋진 소리를 내어주는 기기가 있겠습니까
제 짧은 소견으로는 제가 아는 기기 중엔 그런 기기가 없습니다.
올라운드라는 말이 무엇입니까?
뭐든 어느정도는 다 한다. 라는 말이죠.
하지만 뒤집으면,
뭐든 제대로 하는건 하나도 없다. 라는 말도 되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비트와 다이나믹을 청음의 주요 척도로 삼는 분에게
100 만원대 스피커 중이 이 모니터오디오 gx50 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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