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줄 아래보면 프라이메어 i21 인티앰프 사용기가 있습니다.
그에 이어진 최근 저의 행보입니다.
- 12월 7일 (금) 앰프 교체 (마란츠 PM7200 에서 프라이메어 i21...)
- 12월 21일 (금) CDP 교체 (마란츠 CD7300에서 아캄 FMJ CD17로...)
지름의 금요일을 통해 2012년 말 드디어 AV룸에 있는 앰프와 CDP를 모두 교체하였습니다.
입문기/보급기 --> 중급기 정도로의 업그레이드라 할 수 있겠네요
얼마전 마란츠 PM7200을 프라이메어 i21로 바꾼 후,
두툼한 질감과 묵직한 중저역의 업그레이드와 고급스러운 질감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였는데,
이내 고역과 해상도가 답답하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소스기기의 개선이 필요할 것 같아 여러 기기들을 놓고 고민했습니다.
대상은 전부 중고가 100만원 안팎이고 신품가로는 200만원 안팎인 제품이었습니다.
- 프라이메어 CD21: 동사의 브랜드라 일체감 및 리모콘 편의성
- 심오디오 i-1: 개방적이고 시원한 사운드 (원하는 방향)
- 아캄 FMJ-CD 23t: 명기중의 명기로 알려진...
- 마란츠 15s2 or 11s2: 마란츠의 중상급기로 SACD까지 쓸수 있는 장점
- 익스포져 2010s2: 단정한 디자인과 나름 꾸준한 인기와 평이 관심이 가더군요.
- 오디오랩 8200CD: DAC과 고급스러운 디자인 때문에 가장 갖고 싶은 항목이었으나 결국 쓸데 없는 DAC ^^;
하이파이 게시판과 중고 장터를 몇주간 쳐다보다가,
결국 전통적으로 CDP에서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온 아캄(Arcam)의 사운드로 조합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과거에 73t 를 한참 들어본 경험이 있는데 아주 좋은 기억이 있었거든요.
따라서 가성비 좋기로 유명하고 상급인 FMJ였던 아캄 23 (23t는 text 지원 버젼) 을 염두에 두고 찾아보기 시작하였는데, 출시한지가 2000년대 초반이라 10년이 넘은 제품이고 CDP의 특성상 픽업이나 트레이부의 고장이 우려가 되어 결국 신품을 사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CD 23의 경우 과거 신품 200만원 정도 였고, 현재 중고도 85만원 정도합니다. 중고 85만원 들여서 픽업 교체해가며 쓸 자신이 없었고, 최신제품이 10여년 제품보다 못할까~ 하는 생각으로 살짝 방향 전환!
현재 시판 중인 아캄의 CDP로는 FMJ CD17과 CD37 이 있는데, 상급기인 CD37은 SACD까지 지원되지만 가격대가 200만원이 넘습니다. 가용 범위를 넘는 가격대입니다. 하지만 CD17만 하더라도 수년간 꽤 인기를 누렸던 보급기인 CD-73t (DIVA 라인) 보다 상급 라인인 FMJ 클래스로 출시되었고, 또한 디지털 관련해서는 매년 최신 기술이 등장하고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환경 속에 10여년전의 CD23 사운드보다는 최신 기술이 탑재된 기종이 좋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평가와 믿음에 힘입어 CD17로 결정했습니다. CDP는 누가 뭐래도 디지털 제품이잖아요.
여튼 CDP가 푸대접 받는 시절인 만큼 아캄도 보급기 라인을 과감히 없애버리고 상급라인에서 딱 2기종으로만 나누어 중보급기와 최상급기 이렇게 간소화를 한 것이 보입니다.
* 아캄 CDP는 10년전 모델이나 최신 모델이나, 저가형이나 고가형이나 버튼 위치하나까지 디자인이 거의 똑같습니다.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한데, 그래도 FMJ는 최소한 전면은 메탈 샷시에 특유의 질감이 나는 특수도장을 했다고 합니다. 암튼 멀리서 보면 똑같네요.
** 어처구니없게도 영국 전원 코드가 그대로 딸려왔습니다. 별도 전원 케이블을 물릴 거라 상관없지만...
*** FMJ 클래스에는 특유의 거끌거끌한 입자로 도장이된 메탈의 질감이 있습니다.
이 안비싸보이는 제품의 권장소비자가는 145만원이고, 구입한 쇼핑몰의 최저가는 97만원, 연말 행사가가 93만원, 현금가는 90만원이었습니다. 나름 네고에 일가견이 있는 본인의 실제 구입가는 비밀... ^^;
여튼 늘 그렇듯이 새제품을 연결하기 전에 구제품을 먼저 좀 들어본 후 새제품을 연결하여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사람의 기억이나 느낌이라는 것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라고 믿기에 내 감각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돈 들였으면 그 값어치를 찾으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해봐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저는 특히 자기합리화하려는 것을 경계합니다. 돈을 들였으니 좋을꺼야~ 이건 좋은 변화야~ 라는 식의...
즉, 아닌 건 아닌거! 실제로 특정 케이블 같은 경우는 업그레이드 했다가 원복한 적도 있습니다.
마침 테이블 위에 있던 CD 몇장을 가지고 비교해봤습니다. 킬빌 OST와 제니퍼원스의 The Well 등등.
결과는 확~ 달라졌습니다.
마란츠 CDP 보다 개방감과 정위감도 좋아진듯하고, 저역의 밸런스도 좋아졌습니다.
소스기기의 변화를 처음으로 가장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한마디로 표현해서 무엇이 가장 좋아졌냐고 묻는다면 바로 '화사함'이라 답하겠습니다.
CDP 교체를 고민한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뭔가 답답한 사운드, 뭉툭하고, 멍청한 사운드 때문이었습니다.
뭔가 앞에 막이 한겹 쳐져있는 듯한 느낌... 근데 아캄 CD17은 그 막을 벗겨준 느낌입니다.
(뭐, 이 CDP가 완벽한 CDP일 순 없을테니 막이 여러겹이었다면 한두겹 정도 벗겨진 느낌이라 하겠네요)
바라던 바가 바로 프라이메어와의 매칭을 통한 밸런스를 잡는 것이었는데,
프라이메어 구형 앰프들의 특징인 진중하고 묵직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느낌이 이 앰프의 장점이었다면,
앰프가 바뀌면서 제 시스템의 조합이 보여준 문제는 너무 두리뭉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캄 CDP가 그것을 어느정도 해결해 준것 같습니다. 아캄의 화사함이 더해지니 지나치게 가라앉은 무게 중심을 끌어 올려줍니다. 부드러우면서도 해상력이 좋고 선명한 음을 내어주고 그렇다고 강한 사운드가 재생이 되도 거칠거나 따갑지 않습니다.
이 제품이 완벽하단 얘기 아니란거 다 아시죠? 전적으로 기존 마란츠 CDP와 비교하면 큰 차이로 개선되었다는 말입니다.
다만 신품 사서 더 무거운 소리, 더 가라앉는 소리가 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여러모로 다행입니다.
각 기기의 성향을 조합하여 매칭하기!
이래서 오디오 전문가들이 매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 봅니다.
만족스럽네요.
ps. 불만점 하나만 얘기해보라고 한다면 허접한 리모콘인데, 그러려니 할만한 수준이 아닙니다. 본체의 메탈에 입힌 아캄의 특수재질의 고급감에 비해 너무나 떨어지는 리모콘의 만듦새. 그리고 기능상 이상한 점은 본래 아캄 CDP는 본체 전면의 전원 버튼을 눌러야만 on/off가 됩니다. 즉 standby 모드가 원래 없습니다. 설명서에도 없고, 리모콘에도 버튼이 없습니다. 전에 써본 73t 도 그랬고 아캄 CDP는 전통적으로 없단 말입니다. 그런데 프라이메어 i21의 리모콘인 c22의 전원을 누르면 아캄 CDP가 꺼지네요. 화면도 꺼지고, 파워 표시등도 꺼집니다. 표시창 및 전원표시등이 꺼지니 완전히 꺼진듯한데, 실상 완전한 off mode가 아닌 다른 버튼을 누르면 바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동작을 하는 요상한 시츄에이션. 편리하게 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찝찝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반대로 아캄 CDP 리모컨의 1번 혹은 12번 트랙을 듣기 위해 1번을 누르면 프라이메어 전원이 off 됩니다.
허참! 그것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