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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이야기] 바꿈질의 무상함에 대하여..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2-12-10 12:58:12
추천수 7
조회수   6,698

제목

[오디오이야기] 바꿈질의 무상함에 대하여..

글쓴이

손일철 [가입일자 : 2002-01-18]
내용
이는 하이파이 입문단계를 지나 귀가 트이고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온 이후부터의 이야기입니다.



기변의 동기는 아래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소리의 특정 부분이 맘에 들지 않아서

2. 내가 원하는 취향이 아니라서

3. 어디서 들었던 좋았던 소리가 잊혀지지 않아서 그 소리 만들어 보려고

4. 특별히 불만은 없지만 뭔가 더 좋은 소리가 있을 것 같아서

5. 기존 음이 식상해져 새로운 소리를 맛보고 싶어서







1. 소리의 특정 부분이 맘에 들지 않아서



참고 들으려 해도 그 부분이 계속 신경이 쓰이니 음악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인은 별 신경쓰지 않지만, 오디오쟁이이기에 참기가 참 어렵습니다.

룸튜닝으로 해결이 안되면 기기를 바꿔야죠...



그러나 기변을 하더라도 그 부분이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 많고, 설사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없던 문제가 새로이 생겨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새로운 문제 없이 기존 문제만 해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은 기변을 좀 해 보신 분은 이미 깨닫고 있죠.



또한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과도 연관이 있는 바, 한 개인이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취향이 바뀝니다. 그리고 이는 기기 에이징과도 연관이 있어, 에이징이 좋은 쪽으로 나타나면 다행이지만, 나쁜 쪽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즉, 기변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설사 해결된다 하더라도 다시 문제가 나타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2. 내가 원하는 취향이 아니라서



아무리 기변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취향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의 취향 자체가 바뀌기에, 2번의 문제도 언젠가는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3. 어디서 들었던 좋았던 소리가 잊혀지지 않아서 그 소리 만들어 보려고



아무리 기변을 해도 그 때 그 소리는 재현이 불가능합니다. 청취환경이 다르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3번은 가장 미련한 짓이라 봅니다.







4. 특별히 불만은 없지만 뭔가 더 좋은 소리가 있을 것 같아서



이건 입문시절에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준에 올라온 아직도 이런 상상을 하고 있다면 얼른 정신차리셔야 합니다.

불만 없으면 그냥 듣는게 제일 남는 겁니다.







5. 기존 음이 식상해져 새로운 소리를 맛보고 싶어서



이건 여유되는 한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심심풀이로 기변한다는 데에, 말릴 이유는 없지요.







입문 시절에는, 중급기 정도로 업글할 수 있다면 더 바꿈질 없이 만족하며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막상 중급기로 올라오고 나면 또다시 문제가 생기면서 역시 중급기는 중급기일 뿐이야 하며 하이엔드로 간다면 해결되겠지 상상하지만,

막상 하이엔드로 올라오고 나면 또다시 문제가 생기고 기변이 반복됩니다....



궁극의 시스템? 그런 거 없습니다.

그런게 있으면 억대 시스템 쓰는 사람은 평생 써야지 그들은 왜 또 기변을 할까요...

뭐, 제가 억대 시스템 못 써봐서 하는 넑두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매칭?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봐야 지금의 내 취향, 현재의 기기에이징 상태와 맞출 뿐입니다.

시간 흐르면 다 깨어집니다.



결론은, 심심풀이로 하는 기변이 아닌, 아쉬움을 채우기 위한 기변이라면, 다 한시적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고, 완벽한 소리도 없고, 영원한 만족도 있을 수 없습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게 사람입니다. 항상 옆과 비교해가며 끝없이 가지려 하는 욕심 덩어리이죠.

궁극의 시스템 만들어 보겠다고 재산을 축내고 식구들과 갈등을 일으켜봐야 세월 지나면 얻는 것은 없고 다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를 인지하고, 비록 현재의 소리가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함께 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천천히 가는 것이 어떨까요...



이상 기변의 욕구가 치솟고 있는 저 자신을 억누르기 위한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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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수 2012-12-10 13:17:26
답글

좋은 글 공감 백배네요^^

박규형 2012-12-10 13:33:55
답글

적당한 선에서 만족하고 즐길 줄 아는 것이 최선의 길인 것 같습니다.<br />
그 선이야 각자의 취향과 경제적 능력 기타 등등으로 달라지겠지만,<br />
다만 음악을 들으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음악이 재미있게 들려야 하는 기본 선은 지켜 져야<br />
그 분이 오실 때 적당히 돌려보내드릴 수 있는것 같습니다.<br />
일철님은 오디오의 기술적 고수에서 철학적 고수로 레벨 올려가시는듯...

이승현 2012-12-10 13:43:26
답글

많이 억누르면 병 되요.. 지르시길....=3=3=3

손일철 2012-12-10 13:52:16
답글

박규형님이 좋은 말씀 해 주셨네요.<br />
편안함이 느껴져야 한다는 말씀에 매우 공감합니다.<br />
그런 면에서, 답답하지 않는 선에서 가급적 소리가 부드럽고 유연한 시스템이 그분을 돌려보내는 데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윤영빈 2012-12-10 14:11:56
답글

끄덕끄덕하다가 마지막줄에서 빵터졌습니다. ㅎㅎㅎㅎ<br />
<br />
농담아니고 로또 맞아도 집사고 (음감실 확장때문 ㅡ.ㅡ;)<br />
나서 금방 가산탕진 할수 있는 라인업이 이미 구축되어 있습니다.<br />
돈이 없어서 짐복해 있는 병일뿐~

박현섭 2012-12-10 14:52:45
답글

공간만 된당연 시스템은 그리 문제가 안되든데요 ㅋ

정비림 2012-12-10 15:20:34
답글

진지하게 읽다가 마지막 큰 반전에서 빵 터졌습니다 ㅎㅎ<br />
결국 많은 경험을 통해 머리로 알고 있다고 해도 충동이 요동치는 건 어찌 못 하는가 봅니다.

정현철 2012-12-10 15:27:03
답글

공감가는 글이네요.<br />
저도 한 때 기기욕심이 하늘을 찌를 때가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기를 내가 왜 샀지? 내가 뭘 하려고 이런 기기를 들여 놨지? 내가 그렇게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인가?<br />
<br />
오디오의 목적은 어쩌고 저쩌고 해봐야 결국 근본 목적은 음악 듣기 위한 건데 문제는 제가 그렇게 음악에 심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였고 사실 그렇게 좋은 기기가 필요없다는 게 현실.<br />

이병철 2012-12-10 15:32:39
답글

바꾸면 첨엔 좋은데 한 달 지나면 또 그 소리.

최철훈 2012-12-10 17:52:07
답글

200% 공감합니다. 사람의 맘은 무척이나 간사한거라. 쟁이에게 타협이란 일종의 수치처럼 느껴지지만 적절한 타협으로 맘을 다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일철님처럼 자작에 관심이 많은지라 머리속에 항상 수십까지 자작 기획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 실행하자니 돈이 제일로 문제고, 시간도 없고 더불어 실력도 많이 부족한지라 맘으로 타협하면서 살고 있지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로또가 되던지 공간을 좀 더 넓은 곳으로 옮기면 진짜 제대

박재우 2012-12-10 19:27:34
답글

소리가 아니라 음악을 사랑한다면 고음이 어떠면 어떻고 저음이 어떠면 어떨까요? 전 지금 스피커팔고 새 스피커 구입한다고 임시로 제 앰프에 다가 집에 있던 10만원대 콤포넌트에 달려있는 스피커에 스피커선이 두꺼워서 억지로 스피커단자에 집어넣고 듣고 있는데...생각보단 스피커가 음악적 감흥이 있더라구요..기대를 안하고 들으니 음악에만 집중하게 되더라는ㅎㅎ

송기선 2012-12-10 20:44:39
답글

그걸 누가 모릅니까???? <br />
그게 맘대로 안되니 문제지요 <br />
형편에 맞게 즐기는거 아니겠습니까? ㅎㅎㅎㅎㅎ

배준호 2012-12-10 22:04:44
답글

오디오 뿐이 겠습니까.. 사람이 살면서 갖고 싶은 모든 것, 욕심 내는 것이 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br />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모두 우리들의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라 합니다. <br />
우린 어쩌면 일생을 허상을

이호재 2012-12-10 22:55:11
답글

취미 생활에 훌륭한 조미료는 지름이죠 ^^<br />
감칠맛나는 취미생활을 위해선 피할수없는 선택입니다 ㅎㅎㅎ

김유형 2012-12-11 00:00:48
답글

전에 토템 거래때 뵙고 온라인상 이미지와 참 다르다 느꼈는데 이제 이론 및 사상적으로도 완성단계에 오신듯요^^

김유형 2012-12-11 00:02:14
답글

제가 삼는 바꿈질에 대한 의미는 새것(?) 이 좋은것이다 ㅡ,.ㅡ

김민규 2012-12-11 11:29:17
답글

가슴 깊이 공감합니다.

박성열 2012-12-11 18:30:49
답글

바꿈질하고서는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죠ㅎㅎ

김대원 2012-12-11 19:00:41
답글

자기와의 타협점을 빨리 찾는 자가 진정한 승자이죠..... ㅎㅎ

윤석영 2012-12-11 19:09:32
답글

제프 콘체르토 좋으세요 일철님?^^ 전 요즘 콘센트라ㅇㅔ 꼿혀서 보고있습니당

서봉수 2012-12-11 22:22:19
답글

좋은 말씀이십니다^^<br />
어쩌면 끊임없이 가지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김종태 2012-12-12 11:45:34
답글

저같은 경우도 845관이 들어간 무식하게 큰 모노블럭 파워에 프리앰프에 DAC 전원장치 줄줄이 달아놓고 음악 듣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신병 같았던것 같습니다. 아주 작은 미세한 잡음 하나에 무슨 큰일이 난것 처럼 스트레스 받고 하던걸 생각하면 그게 뭐하던 짓인지 모르겠어요. 시간이 지나다 보니 지금은 제일 우선으로 하는게 기기는 최대한 간단하게 구성하고 최대한 간단히 조작 가능하며 손쉽게 AS가 되어야 하는것 입니다 . 디자인도 최

정영석 2012-12-12 20:47:08
답글

어차피 오디로란게 음악을 전달하는 매개체일 뿐인데, 한때 바꿈질에 빠져들었을때는 소리를 들으려는 건지 음악을 들으려는<br />
건지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되더군요. 지금은 적당한 오디오에 정착하여 음악만 듣고 있지요. <br />
스피커 하나뿐인 라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에도 가끔은 감탄 할 때도 있네요.

전희섭 2012-12-12 21:09:20
답글

그게 어떤 생체의 주기가 있는 듯 싶습니다~

이재승 2012-12-14 02:47:16
답글

전 요즘 노화현상? 너무 지쳐? 그냥 손놓고 있습니다.. 예전엔 80K짜리 앰프를 어떻게 옮겼나 싶습니다.. 아이폰에 딸린 이어폰도 꽤 좋습니다.. lg보다훨 낫던데..

황학성 2012-12-16 15:56:11
답글

이재승님 말씀이 와 닿습니다. 10대에도 들던 쌀 한가마니 요즘은 반가마도 낑낑데는 현실이죠.

전권 2012-12-19 12:25:54
답글

다른 취미를 갖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특히 운동...<br />
아니면 이일 저일 만들면서 아주 바쁘게 지내던가.<br />
오됴질하면서 바꿈질 억누르는 거....불가능합니다.

김종기 2013-01-07 14:07:44
답글

전 맨 위에 열거한 5섯가지 이유를 매우 공감합니다.<br />
저역시 그랬었거든요. 그치만 지금은 중심이 잡혔습니다.<br />
골드문트 스피커를 접한 건 그런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줬습니다.<br />
저음이 붕붕거리듯 과하지도 않고 고음이 피곤할 정도로 세지도 않고 너무 부드럽지도 않고 너무 까칠하지도 않아서 요즘 매우 안정정이고 편안한 음악감상을 하고 있습니다.<br />
단, 양쪽 벽의 환경때문에 중심이 깨지는 경우가 있지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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