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하이파이 입문단계를 지나 귀가 트이고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온 이후부터의 이야기입니다.
기변의 동기는 아래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1. 소리의 특정 부분이 맘에 들지 않아서
2. 내가 원하는 취향이 아니라서
3. 어디서 들었던 좋았던 소리가 잊혀지지 않아서 그 소리 만들어 보려고
4. 특별히 불만은 없지만 뭔가 더 좋은 소리가 있을 것 같아서
5. 기존 음이 식상해져 새로운 소리를 맛보고 싶어서
1. 소리의 특정 부분이 맘에 들지 않아서
참고 들으려 해도 그 부분이 계속 신경이 쓰이니 음악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인은 별 신경쓰지 않지만, 오디오쟁이이기에 참기가 참 어렵습니다.
룸튜닝으로 해결이 안되면 기기를 바꿔야죠...
그러나 기변을 하더라도 그 부분이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 많고, 설사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없던 문제가 새로이 생겨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새로운 문제 없이 기존 문제만 해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은 기변을 좀 해 보신 분은 이미 깨닫고 있죠.
또한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과도 연관이 있는 바, 한 개인이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취향이 바뀝니다. 그리고 이는 기기 에이징과도 연관이 있어, 에이징이 좋은 쪽으로 나타나면 다행이지만, 나쁜 쪽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즉, 기변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라는 보장도 없고, 설사 해결된다 하더라도 다시 문제가 나타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2. 내가 원하는 취향이 아니라서
아무리 기변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취향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의 취향 자체가 바뀌기에, 2번의 문제도 언젠가는 나타나게 되어 있습니다.
3. 어디서 들었던 좋았던 소리가 잊혀지지 않아서 그 소리 만들어 보려고
아무리 기변을 해도 그 때 그 소리는 재현이 불가능합니다. 청취환경이 다르고,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3번은 가장 미련한 짓이라 봅니다.
4. 특별히 불만은 없지만 뭔가 더 좋은 소리가 있을 것 같아서
이건 입문시절에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준에 올라온 아직도 이런 상상을 하고 있다면 얼른 정신차리셔야 합니다.
불만 없으면 그냥 듣는게 제일 남는 겁니다.
5. 기존 음이 식상해져 새로운 소리를 맛보고 싶어서
이건 여유되는 한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심심풀이로 기변한다는 데에, 말릴 이유는 없지요.
입문 시절에는, 중급기 정도로 업글할 수 있다면 더 바꿈질 없이 만족하며 들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막상 중급기로 올라오고 나면 또다시 문제가 생기면서 역시 중급기는 중급기일 뿐이야 하며 하이엔드로 간다면 해결되겠지 상상하지만,
막상 하이엔드로 올라오고 나면 또다시 문제가 생기고 기변이 반복됩니다....
궁극의 시스템? 그런 거 없습니다.
그런게 있으면 억대 시스템 쓰는 사람은 평생 써야지 그들은 왜 또 기변을 할까요...
뭐, 제가 억대 시스템 못 써봐서 하는 넑두리인지 모르겠습니다만....
매칭?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봐야 지금의 내 취향, 현재의 기기에이징 상태와 맞출 뿐입니다.
시간 흐르면 다 깨어집니다.
결론은, 심심풀이로 하는 기변이 아닌, 아쉬움을 채우기 위한 기변이라면, 다 한시적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완벽한 시스템은 없고, 완벽한 소리도 없고, 영원한 만족도 있을 수 없습니다.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게 사람입니다. 항상 옆과 비교해가며 끝없이 가지려 하는 욕심 덩어리이죠.
궁극의 시스템 만들어 보겠다고 재산을 축내고 식구들과 갈등을 일으켜봐야 세월 지나면 얻는 것은 없고 다 허상이었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이를 인지하고, 비록 현재의 소리가 완전히 만족스럽진 않더라도, 함께 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천천히 가는 것이 어떨까요...
이상 기변의 욕구가 치솟고 있는 저 자신을 억누르기 위한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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