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중고가기준 100만원대의 인기있는 DAC을 꼽는다면 카푸치노DAC부터 시작해서 QuteHD, 모팡DAC, 에이프릴 DP1, 노스스타 USB32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중에서 DP1과 모팡DAC은 아직 접해보지를 못해서 항상 궁금해하고 있었습니다.
에이프릴의 DP1은 중고장터에서도 중고가격이 거의 변동이 없을 만큼 좋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제품이고 들리는 평가도 좋아서 어떤 소리일까 참 궁금해왔습니다.
드디어 제가 DP1을 사용하게 되어서 간단하게 소감을 적어볼까 합니다.
2. 제품의 외관과 제원
제품의 사진과 제원은 에이프릴의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습니다.
테스트 환경입니다.
공간 : 4M * 4M 정도의 방
프리 : 진공관프리 Waltz
파워 : 익스클루시브 M10
스피커 : NHT 에볼루션 T5 스테레오 구성 (12인치 우퍼전용 모노 파워2조 포함)
선재류 : LAT 와 WBT 인터선, 순은분리형 USB, NES-3004SS 스피커선 등등
제 프리앰프와 파워앰프에 대해 궁금하시면 이름으로 검색하시면 관련 글들이 있습니다.
3. DP1의 프리앰프성능
DP1은 출중한 DAC성능으로 알려져있지만 프리앰프기능을 겸하고 있어서 매칭이 좋은 파워앰프가 있다면 별도의 프리앰프를 사용하지않고 구성을 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테스트는 DP1을 제 프리앰프인 Waltz를 거친 경우와 파워로 직결한 경우 2가지로 했습니다. DP1이 작은 제품이다보니 언발란스와 발란스의 단자가 둘 다 꼽을 경우 단자를 빼고 넣는 것이 좀 불편해서 많은 곡을 테스트해보지는 않고 자주 듣던 2곡 정도만 들어보았습니다.
첫번째 곡은 Spanish Harlem 으로 24비트 음원입니다. 처음에 Waltz프리를 거친 소리를 듣고 2번째는 파워직결로 듣고 마지막에 다시 한번 Waltz를 연결했습니다.
아무래도 소리는 별도의 프리앰프인 Waltz를 통한 것이 좋았습니다. 좀 더 보컬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고역의 배음(여운/에어감)이 실리며 저역이 좀 더 해상력이 있습니다.
두번째 곡은 Vivaldi의 사계 중 겨울 1악장인데 The Avison Ensemble 의 연주입니다.
Waltz를 거친 소리가 파워직결보다 나은 점은 소리의 생동감입니다. Waltz를 통한 소리는 좀 더 극적이며 역동적인 소리가 납니다.
DP1의 프리앰프 성능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판단하기 어렵습니다만 최소한 100만원대 프리앰프정도의 수준은 아닐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DP1의 프리앰프단은 적어도 소리를 깍아먹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수준급의 패시브프리앰프 역할 이상은 해준다고 판단되며 어설프게 관여하는 액티브프리앰프를 사용하느니 DP1 정도의 프리앰프면 가격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DAC을 포함한 가격을 고려할 때 프리앰프의 존재감을 과시할 만은 수준은 안되지만 적당한 수준이상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4. DP1의 DAC성능과 경향
DAC의 성능을 평가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비교할 만한 제품과 비교청취를 하는 것인데 그럴만한 환경이 되지 못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다만 제 시스템에서 카푸치노DAC을 상당히 오랜기간 들어왔으며 수차례 비청을 한 바가 있기 때문에 그 기억에 의존하여 평가를 해보았습니다.
일단 DP1은 100만원초반대 DAC의 강자인 카푸치노에 비해 해상력이 좀 더 좋습니다. 카푸치노DAC은 DP1에 비하면 약간 멍청한 구석이 있는데 DP1은 역시 해상력에서는 그레이드가 한 수 윗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DP1은 소릿결이 약간 얇은 편입니다. 카푸치노DAC은 소릿결이 두툼한 편이여서 오래들어도 편안한 느낌이 있는 반면에 DP1은 소리가 날렵한 편입니다. 이런 경향의 차이는 개인의 선호경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별히 좋고 나쁨은 없습니다.
DP1은 전체적으로 소리가 밝은 편입니다. 마치 예전에 오딘 파워앰프를 쓸 때의 브라이트한 느낌이 연상되었습니다. 밝고 화사한 느낌은 초기에는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지만 오래 들으면 듣는이의 성향에 따라 지겨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DP1의 저역은 카푸치노보다는 아주 약간 떨어지는 느낌입니다만 전체 밸런스에서는 충분히 좋다고 느꼈습니다. 카푸치노DAC의 저역은 워낙 발군이기에 차이가 느껴졌지만 DP1의 저역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만 저역이 풍부한 느낌에 비해 단단한 느낌은 약간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DP1의 DAC은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약간 아쉽다는 소감입니다. 겨울인데 겨울의 느낌이 좀 부족하다는 것..표현의 뉘앙스가 약간 부족한 것이 아닌가.. 아날로그적인 감성표현에서 좀 더 나은면 어떨까 생각을 했습니다.
5. 마치며
에이프릴의 DP1은 항상 궁금해왔던 DAC입니다. 만듬새가 멋지고 예쁘고 소리도 이 가격대에서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쓸만한 프리앰프단도 있고 테스트를 해보지는 못했지만 헤드폰앰프도 내장되어 있으니까요.
DAC의 기능만을 필요로 한다면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좀 더 저렴한 다른 제품을 선택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직 테스트 못한 모팡DAC 같은 제품이나 카푸치노DAC 같은 좀 더 저렴한 대안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프리앰프기능에 헤드폰앰프 그리고 뛰어난 디자인에 잘만든 만듬새까지 고려한다면 이 제품의 중고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꾸준히 인기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를 잘 알 수 있는 것 같습니다.
DP1을 사용해보니 국산DAC의 수준이 참 좋다는 점에서 흐믓했습니다. 모팡DAC의 소리수준과 경향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모팡DAC과 DP1 그리고 카푸치노DAC이 한자리에 모여서 비청을 하고 싶습니다.
에이프릴 DP1에 대한 간단한 소감을 적어봤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