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리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본 글은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전제합니다.
좋은 소리는 일단 청감상으로 고중저역의 밸런스가 맞아야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주파수특성이 (측정상이 아닌)청감상으로 고르게 느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음색이 어떻고 음장이 어떻고 하는 것들은 이 밸런스에 비하면 곁가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밸런스가 맞으면 일단 해상력이 확 증가하여 안들리던 소리가 들리고, 밀도감과 정보량이 많아지며, 보컬이나 악기의 음색이 사실적이게 들리고, 장시간 청취해도 귀가 피로하지 않습니다.
1. 판단기준
밸런스가 맞는 소리를 판단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첫째로 “여성보컬” 재생이 좋은가, 둘째로 “남성보컬” 재생이 좋은가 들어보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1) 사람은 평생 살면서 사람 목소리를 제일 많이 들으므로, 아무리 막귀라도 보컬음은 어떠해야 한다에 대하여 상당히 표준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이 소리가 실제 목소리에 가까운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2) 등청감곡선에 따르면 사람 귀가 제일 민감한 대역은 1.5~5kHz 사이인데, 이 대역이 바로 여성보컬 대역입니다. 따라서 여성보컬이 실제음처럼 들리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기에 보컬의 배음까지 고려하면 여성보컬 하나만으로 1.5kHz 부터 거의 초고역대까지 평가가 가능합니다.
3) 남성보컬 대역은 이보다 조금 낮아 덜 민감한 대역이긴 하지만, 사람은 남자 목소리에 대한 기준도 정확히 가지고 있기에,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합니다.
4) 여성보컬+남성보컬 대역을 합하면 중역에서부터 고역대까지 다 커버가 되므로, 사람 목소리가 합격이면 저음을 제외한 다른 악기들의 재생은 왠만하면 합격이 됩니다. 따라서 남녀보컬음만 제대로 재생된다면 소리는 거의 합격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5) 그런데, 특히 여성보컬 대역은 미드우퍼와 트위터가 중첩되는 크로스오버 주파수 대역으로, 가장 변수가 많으며 제작자의 취향 및 능력에 따라 성향과 완성도가 가장 차이나는 부분입니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사람 목소리 재생을 소리좋은 스피커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삼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것입니다.
2. 보컬음은 어떠해야 하는가
1) 그러면 여성보컬음은 어떠해야 할까요?
레코딩이 좋은 음반을 들어볼 때,
보컬 끝자락이 분리되어 마치 이중창처럼 들려서는 안되고(트위터 distortion 또는 8kHz 이상의 초고역대의 peak),
음이 날이 서서 가늘게 찌르듯이 들려서는 안되고(트위터 distortion 또는 고역과다),
보컬음이 맑지 못하고 답답하고 가늘고 건조하게 들려서는 안되고(2kHz 부근의 낮은 고역대의 dip),
힘을 주어 부르는 부분에서 귀를 찌르는 듯한 자극감이 있어서는 안되고(1-2kHz의 높은 중역대에서 낮은 고역대의 peak),
음이 너무 거칠어서는 안되겠습니다(트위터 distortion).
네트워크 튜닝시 여성보컬음 튜닝을 마치면 튜닝의 60%는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2) 그러면 남성보컬음은 어떠해야 할까요?
레코딩이 좋은 음반을 들어볼 때,
코맹맹이 소리가 나서는 안되고(1kHz 부근의 높은 중역대의 peak),
동굴메아리 같은 음색이 들려서는 안되고(400~800kHz 부근의 중간 중역대의 peak),
목소리가 너무 가늘어서는 안되겠습니다(400-800kHz 부근의 중간 중역대의 dip).
네트워크 튜닝시 남성보컬음까지 튜닝을 마치면 튜닝의 70%까지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3) 보컬음반의 장시간 청취가 가능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컬대역이 강조되어 있을 때 보컬음이 좋게 들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면 단시간 청취시에는 괜찮은데 한 세곡 이상 듣고 있으면 자극적이고 피곤하여 볼륨을 줄이거나 더 듣기 어려운 상황이 되곤 합니다.
볼륨하나 원하는 만큼 올리지 못하고 음반 하나 끝까지 들을 수 없다면 아무리 비싼 돈 들여 장만한 시스템이더라도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따라서, 일단 상기의 평가를 마치고 괜찮다고 판단을 내렸다면, 그 다음으로는 음반 한 장을 끝까지 들어봄으로써 그 피로도를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피커들 중 다수에 있어서 뭔가 타 제품과 차별화를 하고 첫인상을 좋게 하기 위해 특정 대역을 강조하는 튜닝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네트워크 튜닝시 피로도 제거까지 마치면 튜닝의 80%까지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3. 기타 사항
나머지 20%로는 저역 튜닝 정도만 남게 되는데, 이는 거의 우퍼유닛 자체특성과 인클로저 설계(용적, 포트, 흡음재)에서 결정됩니다.
이 밸런스 부분은 스피커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소스기기나 앰프도 영향을 주므로,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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