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25을 들여놓은지 1년 하고도 6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이제는 한마디 좀 떠들어볼까 합니다.
예전에 첫 인상기에서 썼듯이 북쉘프중에 가장 개방감이 높습니다.
기존에 썼던 모든 스픽들을 답답한 소리로 만들어버리는 마력이 있습니다.
그만큼 소리결을 추스리기가 어려워 정말 골 때리는 스피커이기도 합니다. ㅠㅠ
1. 저역의 깊이에서 고역까지 재생폭이 왠만한 중형기에 필적합니다.
따라서 이 북쉘프를 좁은 장소에서 소릴 구겨넣기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골방파이를 하신다면 주위에 소리를 흡수하는 매개체가 많아 사이즈보다 큰 스피커를 들여놔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말리고 싶습니다.
다인25명성만 듣고 방에 덜컥 들여놓는 순간 저처럼 오만 고생을 다 하게됩니다. ㅠㅠ
최소 30평형 이상 주택의 거실에서 운용하는게 맞아보입니다.
골방파이를 다인25로 하실려면 주위가 책이나 LP판으로 도배가 되어 흡음이 잘되어 있던지 난반사가 잘되는 구조여야 할 것 같습니다.
2. 다이나믹스가 훌륭합니다.
다이나믹스는 소리가 다이나믹하다는 것과 전혀 별개입니다.
다이나믹스란 약음과 강음의 강약차를 뜻하는데... 대가의 연주자나 보컬들은 이 기교가 탁월하여 청자의 감동을 이끌어냅니다.
쉽게 구분할려면 북소리나, 바이올린 독주, 피아노 독주를 들어보면 됩니다.
대가의 연주는 초단위로 다이나믹스가 변합니다. 이걸 마이크로 다이나믹스라고 합니다. 마이크로 다이나믹스가 좋으면 연주의 기교가 현란하게 들립니다.
한편, 연주가 휘몰아치다가 무대가 쭉 빠지며 정적에 휩싸이면 소름이 쫙 돋는데 이건 연주 전반적인 매크로 다이나믹스입니다.
보컬 중에 강약표현이 좋은 가수로는 파바로티 같은 대가나 요새 국내 대중가수 중에는 박정현이 좋은거 같습니다.
다인25는 이 강음-약음의 표현력이 굉장히 우수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세팅이 엉망이면 다이나믹스는 달아나고 아무 감정없는 연주만 뱉어냅니다.
이 부분은 저도 아직 끝이 안보입니다.
다이나믹스는 연주력과 관련된 항목이므로 다인25는 대가의 연주를 잘 표현해낼수 있는 스피커이기도 합니다.
오됴에서 다이나믹스를 올리려면 전기노이즈와 잡진동을 잘 다스려야 하고, 소스단이 탁월해야 합니다.
공간 튜닝을 잘해도 다이나믹스가 좋아진다는데 이 부분은 크게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3. 음색이 밝습니다.
대단히 깊은 저역과 아주 높은 고역을 가지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 전체적으로 무게중심이 높습니다.
따라서 그냥저냥 올려놓고 들으면 밝고 쏘는 소리에 한 시간을 못듣습니다.
다인25 운용의 관건은 얼마나 무게중심을 아래로 다스리느냐인거 같습니다.
무게중심을 낮추는 방법은 스픽을 제외하고 밝지 않은 기기나 선재들로 매칭하는 방법, 전기적 노이즈를 다스리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위아래 대역폭을 잘라먹어도 무게중심이 내려갈 수 있습니다.
TV스피커가 그런 경우입니다. 대역폭은 무척 협소한데 중음에 중심대가 잘 잡혀있어 오랜기간동안 들을 수 있죠.
그렇다고 이놈을 대역폭을 다 깎아먹으면서 무게중심을 낮춘다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면 다이나믹스가 달아납니다.
필터달린 멀티탭을 쓴다던가... 아주 무거운 돌덩이를 기기나 스피커 위나 아래에 받친다던가... 이러면 대역폭에 크게 손실이 옵니다.
4. 우퍼의 타이밍을 맞추기 힘듭니다.
현대적인 대구경 우퍼들은 유닛이 강성이고 유닛크기가 커서 이놈을 제 때에 들락날락 움직이게 하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앰프의 구동력이 관건인데... 구동력이 모자라면 우퍼의 타이밍이 느려집니다.
흔히 구동력이 떨어지면 소리가 볼륨보다 작게 나오는줄 아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 게인과 구동력은 별 상관이 없습니다.
우퍼의 타이밍을 느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리듬감이 느껴지고 고개나 발을 구르게 되느냐입니다.
타이밍이 느려지면 리듬감과 비트감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댄스음악이나 행진곡을 듣고 싶지가 않게되죠.
타이밍은 시스템이 비싸다고 좋아지진 않습니다.
만원짜리 pc스피커가 기백만원대 잘못 세팅된 오됴보다 비트감이 좋은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무튼.. 다인25로 비트감을 끌어내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ㅠ 이 말은...
1차적으로 앰프를 열라 가린다는 뜻입니다... ㅡ.ㅡ
두번째로는 전류의 원활한 흐름이 중요한 것 같구요. (결선법이라든지, 선재 매칭등)
스피드감은 감만 익혀놓으면 길게 듣지 않고도 판별할 수 있습니다.
경험상 공인된 매칭인 디아블로, 부메스터가 좋았고 직접 제 공간에 물려본 바쿤파워도 상당했습니다.
현재 쓰고 있는 클레오파워도 만족시켜줄 수 있었습니다.
5. 세팅에 대단히 민감합니다.
밝은데다가 세팅에도 민감합니다. 하여간 최악의 조건은 다 갖고 있습니다 ㅡ.ㅡ
세팅에 민감하다는건 그만큼 잠재력이 대단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팅은 기기매칭을 비롯해 클린한 전기, 기기 및 선재 진동.. 반사음... 기타 있을법한 모든 주변여건을 총칭합니다.
주인장의 내공에 따라 이놈으로 완성된 재생음을 경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아직 아니구요...^^;
다인25 운용의 관건은 저음이 어떻고 고음이 어떻고 이런게 아니라...
1. 무게중심을 낮출 것 2. 다이나믹스를 끌어올릴 것 3. 스피드를 맞출 것 입니다..
여기에 4. 소리의 온기감까지 끌어낸다면 거의 완성형이 되지 싶습니다.
.................
결론적으로 다인25는 스펙상으로도 굉장한 광대역을 갖고 있는 놈이지만
이놈의 스펙을 유지한채 음악적인 감흥을 이끌어 내려면 눈물 젖은 빵을 많이 먹게된다 입니다 ㅡ.ㅜ
한 달 에도 몇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갔구요.... 듣기 싫은 소리가 날 때 그 원인을 모르면 정말 다 팔아치울까 생각도 몇 번을 했습니다 ㅜ
요 근래 두어달 전 부터 이 놈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서 흡족합니다.
이 놈을 들이고나서 제 오디오 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고수분들도 만났고요. 청음도 많이 다닌 것 같습니다.
희한한 건 그 분들이 가진 다인25나 여타 다인스픽도 소리가 제각기 다양했단 점입니다. 똑같은 소리결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정말 많은 걸 느끼면서 배울건 배우고 버릴건 버렸습니다.
다시 일년 전으로 돌아가서 그 고생을 다시 하라면
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상, 짧막한 애증의 다인25 시청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