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200을 사용한지 어언 두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동안 에이징을 정말 열심히...
앰프가 킨 시간이 꺼진 시간보다 더 많을 정도로 했고, (하루에 한 2~3시간 정도 빼고 계속 플레이...)
에이징 타임에 따라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요즘 디지털 앰프 출시가 봇물? 이루듯이 여기저기서 나오는데,
앰프 교체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의 행복한 고민이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sid-200을 사용한 경험을 통해 선택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졸필로 리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이미 리뷰단의 리뷰를 거친 것이라, 특별히 더 쓸게 없기도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ㅡ.ㅡ;;
먼저, 제가 사용하고 있는 환경을 소개드립니다. 24평 아파트 거실을 청취공간으로 삼고 있습니다.
음원서버 - jriver dlna (무선)
맥북에어 11인치 2011 late (배터리 구동 및 usb 출력용)
oppo dbp-95 (리니어 전원모듈 탑재, rca 및 동축 출력용)
앰프 : sid-200
스피커 : 레퍼런스클럽 공제 바스틴
랙 : 와싸다 공제 코디아 2단
스피커 스탠드 : 몽돌
기타 : 이니그마 스피커케이블, 트리니티 ps limited usb (전원선 없음), 그라운드플러스, 뻥카 (인터케이블), 이니그마 동축 디지털케이블, 뻥파 mk2, 엘시드 파워케이블
많은 리뷰를 보면.. 이 기기는 하이엔드급이다. 라는 식의 표현이 종종 등장합니다.
하이엔드의 기준이란 과연 무엇일까요?
가격이 넘사벽 수준이면 하이엔드 뭐 이렇게 보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저같은 경우 나름대로의 몇 가지 잣대가 있습니다.
첫째, 이미징이 칼같이 정확할것
둘째, 이미징이 정확하면서도 피치가 높지 않을 것
셋째, 스피커의 존재감을 없애고 무대를 벽 뒤쪽으로 보내줄 것
넷째, 소리가 매끄럽게 들릴 것 (그레인이 없어야 됨)
다섯째, 녹음의 다이내믹이 확실히 표현될 것
여섯째,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더라도 디지털 냄새가 나지 않을 것 (이전 좀 애매하긴 합니다.)
이정도의 잣대를 가지고 sid-200을 평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무대 잡는 능력 - 이미징
sid-200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이미징이 칼같다는 점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2채널 av를 병행하고 있는데,
실제 연주상의 악기와 연주자 위치와 음감상의 위치가 매우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심지어는 가운데 5명이 몰려서 노래를 하는데도
미세하게 음상이 맺히는 포인트가 다른 것이 정확하게 나타납니다.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다가 "어라.. 음상이 이동하네.." 하고 화면을 보면
어김없이 보컬이 음상 이동 방향과 일치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물론 5채널 이상 구성하시고 돌비 dts로 감상하면 이미지 그리는게 매우 좋아집니다만, 2채널에서 이런 이미지를 구현하는게 결코 쉽지가 않은데도 잘 해냅니다.
영상 감상에서 나타나는 이런 감각은
일반 음원을 통한 재즈 음반과 대편성 음감에서도 큰 장점을 발위합니다.
재즈음원이란게 일정수준의 이미지 잡는것은 매우 수월합니다만,
그 이상을 올리는게 상당히 힙듭니다. 특히 60년대 비밥 계열의 실황에서 정확한 이미지 잡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sid-200은 기대 이상으로 잘 잡아줍니다.
무대의 크기도 스피커 뒷쪽의 모든 벽면을 활용하는 듯한 큰 이미지를 그려주고, 위치도 정확해서, 말러 8번같은 경우에도 합창단의 높낮이까지 잘 나타냅니다.
이미징 측면에서 sid-200은 100점 만점에 95점 이상을 주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2. 정확한 피치
보컬의 입 크기가 주사위만한 크기로 벽 뒷면에 자리잡는 그런 칼이미징이 생각보다 쉽게 잡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시스템의 피치가 높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 음상이 뻗는 느낌을 주면서도 작아지는데, 올바른 셋팅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일부 입문기 dac 을 조합하는 경우 이미지가 기가 막히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음의 풍성함이 없는 메마른 소리에다가 피치마저 높아서 비올라 소리가 바이올린처럼 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행히 sid-200 같은 경우 상당히 묵직한 소리가 나서 피치가 높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특히 내장 dac를 사용하는 경우 상당히 '정확하다'는 느낌이 납니다.
저 스스로가 악기를 연주하지 않기 때문에 피치가 정확한지 여부를 잘 판단하지 못해 음대 교수하시는 사촌누님께 종종 부탁을 하곤 하는데, 맥북에어 usb - sid-200에서는 실제 악기의 피치와 다를 바가 거의 없다는 평가입니다.
이미지 잡기와 피치 잡기가 같이 가기 힘든데, 둘 다 훌륭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sid-200에 가장 큰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3. 무대 뒤로 보내기
스피커의 존재감은 확실히 없애줍니다. 좌우로도 상하로도 상당히 넓게 음상을 펼쳐줍니다만, 깊이감은 조금 부족합니다. 물론 스피커를 앞으로 쑥 당기면 깊이감이 상당히 보완됩니다만, 공간이 협소해서 그렇게는 셋팅하기 곤란하더군요. 같은 선상에서 보컬과 뒤에 악기가 놓이는 경우에도, 악기를 확실히 뒷쪽으로는 못빼주네요. 스피커를 1미리 단위로 토인을 주고 좌우 간격 조절하고 앞뒤로 조절하기도 했지만, 스피커를 과감하게 당기지 못하고서는 만족할만한 깊이가 안나왔습니다.
벽을 뚫기는 뚫는데 아주 깊게는 못 뚤어주는 것이 아쉬움입니다.
4. 매끄러운 소리
저는 상당히 실키한 사운드를 좋아합니다만, 내장 dac은 음색이 상당히 두텁고 다이내믹이 강합니다. 실키한 쪽과는 거리가 멀지요. 대편성에서는 내장 dac이 훨씬 좋습니다만, 부드럽고 살짝은 안개낀 그런 사운드가 필요할때는 음색 성향에 맞는 cdp로 rca연결하는게 답인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앰프의 주장이 강한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sid-200 앰프 자체는 굉장히 중립적입니다. 소스기기나 인터케이블, 기타 악세사리 적용에 따라서 상당히 민감하게 변화합니다. 하지만 내장 dac의 사운드 성향은 매우 확실하네요. 저같은 경우 클래식은 내장 dac, 재즈는 rca 입력을 통해 듣게 됩니다.
자기 주장이 강한 dac와 중립적인 rca단 보유는 일장일단이 있는것 같습니다. 앰프 한대와 pc한대로 모든걸 끝내시려는 분께는 dac와 음색 성향이 맞지 않으면 좀 곤란한 측면이 있을 것 같고, 별도 cdp 등 소스기를 병행하시는 분께는 장르에 따라 음색의 취사선택이 가능해서 이점은 좋은 것 같습니다.
5. 다이내믹스
sid-200 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셈여림 표현이 너무나도 확실하다는 점입니다. 낮은 음량에서도 대편성을 듣기에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대편성을 좋아하지만 이웃 눈치때문에 맘껏 못들으시는 분들은, sid-200을 꼭 고려 대상에 넣어보시길 바랍니다. 9시도 안되는 볼륨에서도 총주(뚜띠) 들어갈때 깜짝깜짝 놀란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
6. 디지털냄새?
sid-200은 상당히 번인이 오래 걸립니다. 한달 정도는 주구장창 울려줘야 원래 특징이 나오는것 같습니다.
처음 구매하고 들었을때는... 아놔.. 이거 완전 쿨앤클리어 성향이구만.. 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진공관 앰프 느낌이 납니다. F60, T60 등 오키의 TR앰프들과는 가는 길이 다른것 같고 다른 디지털앰프와도 성향이 다릅니다.
개발자인 오키 강이사님과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배음을 진공관처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하시더군요. 3배수 배음은 최대한 줄이고 2배수 배음은 살리기 위해서..
- 마무리 하면서 -
어쨌거나, 구매 후 사용하면서 가격대비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음장과 질감 모두를 어느 정도 수준이상 잡아주네요.
이정도면 하이엔드 입문기 정도 수준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없을것 같습니다.
몇가지 믿거나 말거나 팁이라면,
1. 내부 배선재 - RCA단 - 을 문돌프 금은선으로 교체하면 음이 더 부드럽고 중역대가 살아납니다.
2. 쇼트핀 (뻥핀) 류를 사용하는 것은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3. 그라운드 플러스는 꼭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음색이 두터워서 배경이 살짝 어두운데, 그 배경을 투명하게 개선시켜줍니다.
4. 극 니어필드 환경에서 음악감상 하시는 분께는 비추입니다. 약간의 화이트노이즈가 있는데, 무음상태에서 12시 정도 볼륨 올리면 50센치 정도 거리에서 감지가 가능합니다. 저도 좀 민감한 편이긴 한데, 어쨋거나 청취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신경이 많이 쓰일것 같습니다.
5. 극성을 꼭 맞추십시오. 극성 안맞으면 소리가 영 아닙니다. 그레인이 심하고 고역대 악기 소리가 피치가 올라가면서 쪼그라듭니다. 기기 쪽을 바라보았을때 _-_ 에서 맨 왼쪽것이 hot 입니다.
6. 파워케이블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저는 조이투 엘시드 쓰고 있는데 조만간 츠나미 gpx로 갈아탈 생각입니다. 에너지감이 상당해서 좀 순화시킬려고 하는 목적인데, rca연결은 또 안그래서 고민중입니다 ^^ 스와니 3080류의 액티브형 필터가 내장되어 있는 멀티탭은 배음 다 날라갑니다. 상당히 경질의 소리가 납니다.
7. 샤시에 단차가 좀 있습니다. 그냥 멀리서 보면 상관업는데, 저는 상당히 신경 쓰이더군요. 2차 공제를 한다고 하니 좀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8. 앰프 상판이 거의 무기 수준입니다. 통알루미늄 방열판인데요, 분해하실 경우 써멀그리스가 파워모듈과 상판 사이에 발라져 있으니 조심해서 수직 방향으로 들어내셔야 합니다.
9. 단차 있다고 샤시 모서리 부분 분해해서 맞춰보겠다고 나서실 분 있으면 말리고 싶습니다. 내부 나사 풀기 더럽게 어렵습니다 ㅡ.ㅡ;;
10. usb 단 coax 단은 번인이 따로 먹힙니다. usb 번인 다 되고 보니 진공관스러운 소리가 나는데 coax는 예전 그대로 ㅡ.ㅡ;; 한 삼일 연짱 돌렸더니 좀 나아지긴 하는데, 여전히 쿨앤클리어네요. 시간 좀 걸릴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