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사용해 본 앰프 중 두고두고 기억에 남으면서 여유만 되면 평생 소장하고 싶어진 앰프들을 열거해 봅니다.
참고로, 저는 하이파이에 입문한지 14년째이고, 아래의 앰프들을 사용해 보았습니다.
인티 : 인켈AK650, 아캄 알파9, 오디오랩8000A, 리비도 레인보우, 메리디안551, 인켈AD2210, 프롤로그200i MKII, NAD S300, 인켈AX7R MKII, 크렐KAV500i, 아남 AA-40, 아남 AA-77, 프라이메어 A30.1, 아캄 A85, 유니슨리서치S6, 제프롤랜드 콘센트라, 풍악MKII, 마란츠PM5003, 캠브리지오디오350a, 인켈AD280b(개조), 멜로디KT88, 마란츠PM8003
프리 : 인켈 PD2100, SAE P102, 실바웰드(모델명기억이안남), NAD S100, 리비도P35(V1,V3,V4,V5), 제프롤랜드 콘서넌스, BAT VK-20
파워 : 인켈1311T, 마크레빈슨No27, 마크레빈슨332, 뮤지컬피델리티AC3R, 리비도M35, 인켈MD2200, SAE502, 젭솔루트, 패스알래프0s, BAT VK-200, 제프롤랜드 모델2, 크라운K1, BAT VK-500
1. 제프롤랜드 콘센트라 (인티)
하이앤드 인티의 1세대로 크렐500i, 마크383과 함께 한 시절을 풍미했던 앰프입니다.
제프하면 특유의 음결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부드러우면 멍청하고, 쨍하면 부드럽지 않은데,
제프는 자극적이지 않고 유연하면서도 절대 멍청하지 않고 오히려 선명합니다.
석양이 강물을 비스듬히 비추어 그 물 흐름이 부드럽게 반짝거리는 듯한 느낌...
그 소릿결이 아주 품위있고 elegant 합니다.
고급스러운 소리란게 이런 소리이구나 하고 깨닫게 해 준 앰프입니다.
적어도 그 음결 하나만은 TR 중 아직 이를 능가하는 앰프는 현존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점을 꼽자면 출력이 100와트이지만 그에 비해 저역의 밀어주는 힘이 좀 약하고(50-60와트 수준의 느낌입니다),
배음과 잔향은 잘 표현하는데 기음에 에너지감이 좀 없어 소리에 좀 맥아리가 없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전원 스위치가 없어 항상 100와트의 전기를 먹고 있다는 점이 좀 부담스럽기도 했구요....
이런 것들이 방출 사유가 되었지요....
그림으로 치자면 수채화 쪽에 가깝겠구요...
사람으로 치자면 피부가 백옥같이 희고 얼굴이 너무 예쁜,
그러나 글래머러스한 매력은 좀 떨어지는,
그래도 평생 옆에 두고 바라보고 싶은 여인과 같다고나 할까요...
언젠가는 다시 들여 평생 데리고 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제프롤랜드 모델-2 (파워)
콘센트라가 제프 시너지와 모델2를 합친 제품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프리부는 잘 모르겠지만 파워부는 모델2보다 떨어집니다.
모델2는 75와트의 출력이지만 전류공급능력은 100와트인 콘센트라보다 높으며,
실제 저역의 힘도 훨씬 좋습니다.
그 음결은 콘센트라와 유사하면서 고역이 좀더 선명하고 매끄럽고,
저역은 부드러우면서도 분명하게 나와주어 콘센트라의 아쉬움이 해소됩니다.
그러면서 그 특유의 elegant 한 느낌은 모델2도 온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콘센트라와 마찬가지로 소리에 좀 맥아리가 없는 느낌이 있고,
저역이 살짝 들뜬 느낌이 있습니다.
하이앤드 파워 특유의 공포스럽게 바닥을 그르렁거리며 긁어주는 저음의 느낌이 잘 안 나옵니다.
그래도, 장점이 너무나 많은 앰프이기에,
이걸 왜 방출했었는지 지금 후회중입니다....-.-;;
3. 오디오랩 8000A (인티)
90년대 후반 100만원 이하급에서 인기 절정이었던 인티앰프로,
고역은 거칠지 않으면서 음결이 좋고,
저역은 제법 구동력이 좋으며,
단정하면서도 음색, 해상력, 밸런스 모두 기본이상을 하는 앰프로,
요즘 나오는 동급의 어떤 인티보다도 아직 이 음질을 능가하는 제품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00만원 이하대라는 가격을 떠나서 너무 만족을 하며 사용했던 앰프라,
방출하고 들이고를 3번을 반복하였습니다.
보다 상급기로 가면서 현재는 방출상태이지만,
요즘은 8000S로 바뀌어 나오는 것 같은데 누가 이 정도 가격대의 앰프를 찾는다면 개인적으로 강추하고 싶은 앰프입니다.
그림으로 치자면 수채화에 가까운 느낌이구요,
사람으로 치자면 요염한 느낌은 적어도 이쁘고 발랄하고 건강한 소녀같은 느낌....
4. 크렐 KAV-500i (인티)
몬스터입니다.
출력이 8옴에 250W, 트랜스포머 용량이 자그마치 2000VA로,
분리형 하이앤드 파워앰프의 심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굵고 진하고 선명하고 약간 어둡고 정보량이 많은 느낌으로, 아주 호방합니다.
또랑또랑하고 엣지가 분명하여 음 한올한올이 살아서 꿈틀댑니다.
못 울리는 스피커 거의 없고 저역이 헤머가 되어 바닥을 찍는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단점으로는 너무 또랑하다 보니 고역의 유연함이 부족하여
여린 바이올린이나 여성보컬의 어떤 부드러운 느낌을 살려야 할 때
이를 잘 표현하지 못하기도 하며,
중고역이 때로는 피곤하기도 합니다.
그림으로 치자면 유화에 가까운 느낌이며,
사람으로 치자면 글래머러스한 악녀같은 느낌...
다시 들이고 싶다가도 오래 두지 못할 듯 하여 망설여지는 그런 앰프입니다.
5. LC오디오 잽솔루트 (파워)
나소텍에서인가 공제를 했던 파워로, 앱솔루트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차이점은, 잽솔루트는 오리지날 트랜스포머를 사용했지만
앱솔루트는 국산 트랜스포머를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리는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만...
50와트 출력으로 후면에 A급 및 AB급을 전환하는 스위치가 후면에 있어,
보다 발열 적고 전기 적게 먹도록 사용하려면 AB급으로 돌려놓으면 됩니다.
그런데 전 A급과 AB급의 음질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소리성향은 상당히 밀도감이 좋고 음색이 뽀샤시하니 아주 이쁩니다.
제프와는 또다른 좋은 느낌이 있습니다.
단점으로는 스테이징과 해상력이 좀 아쉽습니다.
전원스위치가 후면에 있는 것도 조금 불편하구요...
그러나, 장점과 가격대를 생각하면 단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라 생각하구요,
제프 모델2에 밀려 방출되었지만 이런 초가격대성능비의 레어 아이템은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지금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그림으로 치자면 파스텔화에 가까운 듯 하고,
사람으로 치자면 너무 이쁘고 귀여운 소녀같은 느낌입니다...
6. 제프롤랜드 콘체르토 (인티) (후보군)
제프의 음이 그리워 얼마전에 들여 사용중인 앰프입니다.
오디오를 업글하다 보니, 갈 수록 덩치는 커지고 전기는 많이 먹고, 스위치는 많아지더군요...
보기에도 좀 부담스럽고 음악 한 곡을 듣기 위해 손이 많이 가고,
보통 앰프는 전원을 먹인지 한시간은 지나야 열 받으면서 제 소리가 나는데 이를 기다리기 불편하고,
그렇다고 아이들링에서도 200W 이상씩 먹는 놈을 항상 켜두기에는 전기료가 걱정되고....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음악을 듣는 것인데 거꾸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그러니 스트레스 없이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거기에 좋아하는 제프롤랜드의 음결이라면....
하여 선택하게 된 앰프입니다.
그런 앰프는 사실 디지틀앰프가 거의 유일무이한데...
음질상 아직 문제점이 있지만, B&O 아이스파워 모듈을 사용한 앰프 중 그래도 가장 인정을 받는 제품이 마침 제프롤랜드이니, 잘됐다 싶었습니다.
파워부 입력단에 룬달트랜스를 채용함으로 디지틀앰프의 단점을 보완했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콘체르토 프리와 모델201을 한 샷시에 합쳤다 하며, 출력은 250W 입니다.
들어본 결과,
저역은 기존 제프의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스피커가 마치 구동이 쉬운 스피커로 변한 것 같이,
저역이 답답한 느낌이 조금도 없이 그냥 술술 나옵니다..
힘있고 다이나믹하구요...
그럼 일단 저역은 합격...
중고역을 들어보니, 좀 맥아리 없던 기존의 제프와는 달리 음에 맥아리가 있습니다!
희한한 느낌이 드는 것이,
그 힘과 스테이징과 해상력은 분명 분리형 중량급 앰프의 그것인데,
앰프를 바라보니 작고 얄쌍한 한덩이뿐이라는 점이,
뭔가 느낌상 부조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음결로....
선명하고 반짝거리는 것이 분명 이쁘장한 제프의 음색이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그 유연함이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콘센트라나 모델2에서 보여준 elegant한 품위감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 느낌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ㅠ.ㅠ
역시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이것이, 향후 방출될지, 만약 방출된다면 다시 들이고 싶은 앰프가 될지는
두고봐야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