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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며
"아주 장황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인티앰프입니다." 라는 설명으로 시작하는 세몬의 인티앰프 SID-200 을 몇일간 사용할 기회가 있어 간단히 사용한 느낌을 남겨놓습니다. SID-200은 오디오키드사에서 제작하여 세몬에서 판매하는 Class-D 인티앰프로 Class-D앰프의 장점과 아날로그 리니어(Linear)방식의 장점을 조합한 형태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거기에 24bit/192kHz를 지원하는 X-MOS 기반의 고성능 DAC을 포함하고 있으며 디지탈 입력방식으로 AES3/EBU, OPTICAL, COAXIAL, USB 2.0을 고루 갖추고 있기에 별도의 DDC가 필요없기때문에 넓은 의미에서는 DDC까지 포함되어있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이런 핵심 스펙만으로도 약간은 장황한 설명이 필요하기에 제작사에서 그렇게 설명을 시작했나 봅니다. "아주 장황한 아이텐티티를 가진... "
제가 아는 오디오키드사는 꽤 오래전부터 오디오기기를 소규모로 제작하며 꽤 평이 좋은 기기들을 공제하고 또 개인의 자작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던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역시 오디오키드사의 DAC인 니코 DAC을 듣고 신선한 충격으로 니코44 인티앰프도 어렵게 구해 한동안 즐겁게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0년정도의 오디오 생활에서 가장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았던 기기를 꼽으라면 이 니코DAC과 니코44 인티앰프는 꼭 들어갈것 같고요. 그후 라팜과 모팡을 통해 오디오키드사의 기술력에는 믿음이 갔고 차기제품이 나올때마다 유심히 살펴보곤 했습니다. 그러다 세몬이라는 브랜드를 달고 나온 인티앰프가 있다길래 관심있게 보던 중이었고 마침 대여이벤트를 한다고 하여 신청하여 작성합니다.
참고로 이미 몇몇분이 사용기를 올리셨는데 제 주관적인 느낌을 좀더 전달하고자 그분들의 사용기를 일부러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혼자 다른 소리할수도 있을것 같은데 그냥 주관적인것이라 생각하고 적당히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 청취환경 및 리뷰어소개
제가 이름만 대면 다 알만한 그런 사람도 아니고, 우선 제 청취환경이나 취향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어야 사용기를 읽는중 오해가 적고, 이해가 빠를것 같아 부끄럽지만 글의 배경으로 먼저 적습니다.
저는 어렸을때부터 클래식 교육도 받고, 고등학교와 대학때 밴드생활도 하면서 음악생활이라는 것도 해봤습니다. 제대후에는 조그만 재즈동호회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악도 많이 나누었구요. 지금은 오디오를 취미로 한다지만 아직 그 경력도 미천하고, 오디오보다는 음악자체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주로 듣는 장르는 클래식과 재즈음악이고, 그중 현악과 관현악 그리고 하드밥/비밥을 주로 듣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리는 두껍고, 깊이 있고, 중후한 소리입니다. 나쁜말로 멍청하고 답답한 소리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죠. 덕분에 초 하이엔드까지 가지 않아도 기기의 성향과 매칭으로도 충분히 제가 좋아하는 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것들을 순서대로 나열하라면 소리의 질감, 전체적인 자연스러움, 공간감, 해상도, 타격감정도의 순서가 될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형태의 특정브랜드로 이야기하면 탄노이나 비엔나어쿠스틱같은 스타일을 좋아하고, 다인이나 보스류는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용기기로는 중고가 300~500정도의 시스템을 1년에 기기 한두개정도 교체하는 정도로 약 10년간 운영해왔고, 가장 고가의 기기는 다인25주년, 네임 수퍼네이트정도 사용해봤습니다. 지금은 몇달전 모두 판갈이한 비엔나 어쿠스틱 베토벤 베이비 그랜드와 프라이메어 i21, 그리고 카푸치노DAC으로 Mac-fi 와 그룬딕 ST6000 으로 클래식 방송을 주로 듣습니다. 그밖에 케이블류는 타라랩 동선계열입니다. 인티앰프와 DAC을 합친다면 금액적으로 SID-200 과 얼추 비슷할것 같으니 비슷한 급의 테스트라고 볼수도 있겠습니다.
하루중 12시간이상을 집근처의 20평정도 되는 개인사무실에서 생활하고, 대부분 혼자 일하는지라 사무실에 있는 시간은 대부분 음악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20평중 회의실이 7평쯤 되고, 옆에 사진에 보이는 10평쯤 되는 공간에 오디오를 설치해두고 음악생활을 즐깁니다. 스피커세팅은 스피커간격은 2M 남짓, 각 스피커의 좌우 뒷공간은 1M 공간을 두었습니다. 스피커와 청취위치(소파) 는 3M 가 조금 안되고, 청취위치 뒷쪽으로도 2M 정도의 공간이 있습니다.
3. 외관
이미 사진은 세몬 홈페이지를 통해 봤기때문에 어느정도 머리속에 그려진 상태였는데 첫대면에서 생각보다 무겁고 크다라는 생각을 받았습니다. (실제 사이즈는 일반 인티앰프사이즈이고 무게는 약 12~14Kg 정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감은 상당히 미려하고 잘 다듬어져있으며 디자인도 개인적으로는 만족할만한 디자인입니다. 그중 모서리등을 모두 완만한 라운드처리하였는데 Class-D 앰프라는 이미지 때문에 차갑고 딱딱한 느낌이 들수 있다는 오해를 줄여줄 수 있을것도 같습니다. 그리고 통주물로 만든것인지 이음새와 마감등이 상당히 수준급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보통 이런 풀사이즈 케이스의 경우 상판의 중앙을 무겁게 누르면 살짝 들어가는 느낌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SID-200은 신기할정도로 눌림이 전혀 없습니다. 아마 내부에서 중간에 지지하는 구조로 되어있는게 아닌가 싶은데 덕분에 더욱더 단단한 느낌과 함께 소리에도 좋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완전 밀폐형입니다. 샤시 어느곳에도 열배출을 위한 배기구가 없습니다. 전기를 적게 소모하는 Class-D 앰프만이 가능한 디자인이고 제품자체만 두고 봤을때 깔끔하고 세련됨이 느껴집니다. 물론 열배출이 없는만큼 전기요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겠고요.
다만, 전면 LED불빛이 밝은 상태에서는 잘 안보입니다. LED불빛 자체도 약한데 홈사이로 들어가버려 더 약하게 보이는것 같습니다. 오디오키드 이전제품인 모팡에서 전면 불빛이 너무 밝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었는데 아마 그때를 의식한 디자인이 아닌가 싶은데 이번엔 그 조율의 정도가 조금 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어차피 전면 LED창의 입력버튼을 보고 소스를 고르는 경우는 많이 없어 큰 불편함은 없고, 불을 끈 밤에는 괜찮은 밝기라 만족합니다만 만약 저와 다른 사용패턴을 갖고 계신분이라면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옆의 사진은 어두운 상태일때 찍은 사진입니다. 위에 튜너의 램프 밝기와 비교하면 어느정도인지 감이 잡힐까요? 하단이 SID-200 이고 좌측의 붉은색이 전원램프, 우측의녹색이 현재 소스를 나타내는 불빛입니다.
그리고 리모콘, 너무 크고 무겁습니다.
사이즈는 일반 풀사이즈 리모콘에 비교한다면 큰편은 아닌데 버튼 6개만 배치하기엔 그립감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것 같습니다. 거기다 무게는 거의 둔기수준으로 무겁습니다. 과장안하고 정말 망치로 써도 될듯 싶네요. 그만큼 단단하고 곽찬 느낌은 좋습니다만 실용적으로는 썩 좋지 않습니다. 크기는 약 2/3 정도로 줄이고 무게도 1/3 정도로 줄이면 무게감도, 조작감도 훨씬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뒷면의 나사가 그대로 노출되는것도 이 무게감에 썩 어울리지 않는 디자인이기도 하고요. 마지막으로 리모콘이 크고 무겁기때문에 내려놓을때 조심스러운데 뒷면이 완전 민자라 더 조심스럽습니다. 기스나는 재질의 테이블이나 깨지기 쉬운 유리위에놓을때는 더욱 그렇고요. 뒷면에 고무등의 작은 다리로 공간을 만들어주면 이런문제도 해결되고 놓여있는 리모컨을 집어들기도 편할것 같습니다. 그밖에 모팡때 리모콘 감도가 조금 안좋았는데 리모컨 수신감도가 개선되어 이제 천정을 보고 쏘든 벽을 보고 쏘든 신호를 잘 받는것은 편해졌습니다.
그밖에 후면 단자들도 결속력도 좋고 고급스럽습니다. 전면 입력소스를 지정하는 버튼들의 감촉도 괜찮은 편이고 큼지막한 볼륨도 걸림없이 적당한 무게감과 함께 움직이는것이 조작감이 좋습니다. 전반적으로 누가봐도 "비싸겠네" 정도의 생각은 들게 만든것 같습니다. 뭐 그럼 성공한것이겠죠?
4. 성능
이제 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세팅을 완료하고 전원을 넣어보았습니다. 이 앰프의 가장 큰 기능적 특징의 키워드라면 Class-D 와 DAC일것입니다. 위에서도 제 소개를 할때 말했듯이 저는 따뜻하고 뭉툭한 소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차갑고 메마르다고 표현하는 Class-D 앰프는 제 취향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기기를 받았을때도 가장 궁금했던것이 과연 Class-D앰프로 제가 좋아하는 성향의 소리 - 결코 비싼소리가 아닌 정말 취향으로 결정되는 소리가 나올지였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 수 있는 소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찾던 소리는 없었지만 제가 찾지못했던, 많은 분들이 좋아할만한, 그리고 제가 좋아할법한 소리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부분으로 해상도와 타격감이 상당히 좋았고, 음의 정갈함도 하이엔드급 못지않게 뽑아주었습니다. 제 청취환경이 넓은편이고 제법 큰 볼륨에서 듣다보니 일부 음이 넘치거나 모자를경우 그 차이가 비교적 많이 나는 편입니다. 비교적 작은 공간에서는 스피커유닛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로 음장은 물론 디테일한 부분까지 결정되지만 공간이 커지면 스피커에서 만들어져 나오는 소리는 자기뿐만 아니라 공간까지 고려해야합니다.한번 돌고 온 소리가 저쪽에서 돌고온 소리와 만났을대 어느정도 소리가 상쇄되고, 또 그 상쇄된 소리끼리 만드는 디테일이 결국 청취자의 귀에서 결정되는 소리이기때문입니다. 물론 이런 대부분은 앰프보다는 스피커, 스피커 보다는 룸환경에 따라 좌우되지만 앰프단부터 부족함이 발견되면 그 소리의 차이는 훨씬 더 분명하게나타나게 됩니다. 따라서 앰프나 소스가 부실할 경우 넓은 공간에서 소리가 이상해져 버리는것이죠. 스피커가 부족하면 허전함이 오겠고요.
이런 관점에서 볼때 SID-200은 어느정도 탄탄한 기본기는 갖고있다고 보여집니다. 전체적인 밸런스도 잘맞고 특별한 소리의 왜곡이나 착색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보통 이런 성향의 앰프들은 심심하거나 개성이 없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또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여러 앨범을 들어보면서 내린 결론은 타격감과 해상도가 좋아 상대적으로 음이 다이나믹하게 들리고 힘있게 들렸습니다. 다만 곡에 따라서는 (주로 비트가 강한 팝종류) 저음이 약간 흐트러지거나 벙벙거림도 느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DAC부분에도 관심이 많았는데, 저는 최근에 카시오페아음향의 카푸치노를 구입하고 상당히 만족하며 Mac-fi 를 했습니다. 요즘 잘 나간다는 DAC 5~6종을 직접 비청하면서 고르고 골라 선택한 DAC이어서 동급중에는 더이상의 기기변경은 없다라고 생각하는중이기에 새로운 도전장같은 SID-200의 DAC의 성능이 궁금했습니다. 결론은 비슷한 급이고 그에따라 취향의 문제가 개입될 수 있어 무엇이 더 좋다 라고 표현하기가 참 애매한것 같습니다. SID-200은 해상도와 공간감이 좀더 좋은것 같고, 카푸치노는 SID-200에 비해 좀더 부드러운것 같고요. 제작사측에서는 모팡급의 DAC이 들어가있다고 하는데 글쎄요. 첫 느낌으로는 조금 모자르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USB입력 하나만 있는 DAC을 사용하다 디지탈입력이 여러개있는 DAC을 쓰니 좋긴 좋더군요. PC에선 USB로, 맥북프로에서는 광입력으로, CDP는 동축입력으로 입력하니 왠지 특별한것없이 괜한 시너지 효과를 누리는것 같아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
5. 음반감상
사용기에서 음반감상은 주관적인 느낌이 너무 많아 조금 회의적이기도 하지만 많이 들으실만한 앨범들 몇개만 뽑아 저도 몇자 끄적여 보겠습니다.
클래식 - Anne-Sophie Mutter - Carmen Fantasy
너무나도 유명한 앨범이지요. 저도 이 앨범을 한 300번은 넘게 들은거 같습니다. (300번중 100번이상은 중간에 멈췄겠지만요) 이 앨범은 녹음자체의 음질도 좋고 연주자체도 다이나믹하면 오디오시스템에 따라 느낌이 많이 달라지는 연주가 많습니다. 특히 아주 약음 상태의 연주가 지속될때 배경에서 흐르는 스트링과의 밸런스와 소리의 구분이 어느정도 명확한지, 소리가 갑자기 줄어들고 갑자기 커질때 얼마나 잘 표현해주는지등에 따라 감동의 차이가 많습니다. 부족한 시스템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1. 가느다란 소리가 굵게 표현되고, 더 가느다란 소리는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현상.
2. 작은 배경 스트링 소리가 사라저버리는 현상.
3. 음이 폭발할때 제대로 폭발하지 못하고 끌려가는듯한 현상.
4. 그리고 최악으로 - 하지만 제법 많은 앰프들이 이 범주에 속한다는 - 바이올린 소리가 바이올린 소리처럼 들리지 않는 현상.
이런 현상이 발생되는 시스템에서는 이 앨범의 묘미를 찾기 힘들고, 깊게 빠져들기가 힘든거 같습니다. 저역시 이 앨범을 들으면서 정말 깊고 깊은 명상의 세계 - 얕은 잠 - 로 빠질때가 많은데 좋은 시스템에서는 명상내내 전반적인 소리의 끈을 놓지 못해서 명상에서 나왔을때도 곡들, 프레이즈 하나하나가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부족한 시스템에 들으면 집중도 잘 안되고 그래서 깊게 빨려들어가질 못하더라고요.
하지만 SID-200에서는 이런 단점들은 대부분 찾을 수 없었습니다. 특히 갸녀린 바이올린 소리의 표현이 아주 좋았고, 배경의 정숙함과 깨끗함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다만 제 기존 앰프(프라이메어)에 비해 저음이 좀더 강해서인지 높은 볼륨으로 들을때 크라이막스부분에서 약간의 웅웅거림이 있었습니다. 웅웅거림이 불편할정도의 웅웅거림은 아니고 저음이 많은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깊이로 다가갈 수 도 있을것 같은 종류의 상대적인 것이라 단점이라 표현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밖의 장점을 꼽으라면 역시 해상도인데 악기와 악기가 겹쳐질때 새로운 악기의 도입부분에 깜짝 깜짝 놀랄정도로 표현이 잘되어서 눈을 감고있다 자꾸 뜨게 만들었습니다. 또 배경이 정말 깨끗해서 녹음상태가 다른 시디로 착각할 수도 있을것 같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만족할만 감상이었습니다.
록 - Pink Floyd - The Dark Side Of The Moon
역시 록음반중 빼먹을 수 없는 음반이죠. 이 앨범의 오디오파일로서의 감상포인트는 록비트사이의 부드러움과 효과음정도로 보고있습니다. 부드럽지만 무게있게 내려치는 드럼의 탐탐소리, 선명하지만 얇지 않은 하이햇소리, 그리고 발소리와 시계소리를 비롯한 많은 효과음, 몽환적인 목소리를 감싸고 있는 코러스들의 조화. 이런것들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으면 이앨범은 볼륨을 높여서 듣기에 부담스럽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시스템의 기준중 하나는 감동이 있을때 볼륨을 높이면 감동이 더욱 커져야 한다 입니다. 어느 시스템에서는 곡에 느낌이 와서 볼륨을 높이면 감동은 도망가고 시끄러움만 남는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또 한 앨범에서도 조용한 구간에서는 소리가 너무 작아 안들리고, 큰 구간에서는 소리가 "시끄럽고"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요. 저는 이런 경우를 앰프가 약음과 강음을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하기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SID-200의 경우 이런부분에 있어서 비교적 잘 채워주었습니다. 재차 강조하는것이지만 해상도가 좋고, 소리가 단단해지면 이렇게도 들리는구나.. 싶을정도로 제 기존시스템과의 차이를 보여주었고 제가 SID-200을 사용한다면 자주 듣는 음반이 달라질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앨범이었습니다. 귀에 잘 안들어오던 작은 소리들도 불쑥 불쑥 뇌리에 꽂히는것이 역시 신선한 감상이었습니다.
재즈 - Gentle Rain - Into the gentle rain.
재즈중 어느 음반을 고를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냥 시디트레이에 이 CD가 있길래 이 앨범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아주 유명한 앨범은 아니라 낮선분도 게실텐데 안들어보신분에게는 강추드립니다. 제가 이 음반은 정말 500번이상 전곡모두 들은것 같습니다. 청소할때 듣는 음악이거든요 ^^ 물론 음악적으로도 아주 훌륭합니다.
이 음반의 포인트는 맑음과 경쾌함을 어떻게 잘표현하냐인데 좋지 않은 시스템에서는
1. 하이햇 소리가 경질로 챙챙거리고
2. 베이스드럼과 베이스기타사이의 리듬감이 구분되지 않으며
3. 베이스 기타의 운지사이의 미그러움이 그려지지 않고
4. 피아노의 맑음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아 전반적으로 경쾌함이 감소됩니다.
SID-200으로 음반을 감상하면서 가장 많이 놀라던 부분이 바로 이 앨범의 5번트랙 Stand Up! 이라는 곡을 들으면서인데, 이 곡의 도입부에서 4비트로 약한 베이스 드럼에 하이햇을 잡아주는 연주가 반복되는데 이 비트가 단순히 악기의 울림이 아닌 발의 굴림의 압력이 그대로 전달되는것 같았습니다. - 제 기존 앰프에서는 없던 소리였거든요 - 이게 베이스가 증가해서 그런것인지 해상도가 증가해서 그런것인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소리의 종류가 확실히 다른 소리였습니다. 그밖에 앨범전반적으로 라이드심벌(챙~하고 울리는 심벌이 아닌 탱탱탱하면서 리듬연주를 주로 하는 심벌)을 팅기는 그 느낌도 너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SID-200의 강점을 가장 잘보이는 타입의 앨범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앨범만큼은 단점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한번 꼽아보라면 너무 해상도가 밝아서인지 조금 귀가 선다는 느낌이 있다는 정도라고 할까요?
6. 정리하며
사용해보면서 느낀 SID-200의 장점과 단점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장점
- 세련된 외관과 수준높은 샤시마감처리.
- 높은 수준의 일체형 DAC과 다양한 디지탈 입력방식.
- 뛰어난 해상도와 음의 정갈함
- 낮은 발열과 전기소모
단점
- 전면 LED 밝기의 조정
- 리모콘의 디자인 개선
- 저음의 과다함
- 소리의 질감표현(자연스러움)에 있어 약간의 아쉬움
적고보니 장점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을것 같지만 단점의 경우 주관적인 느낌이 많은것 같습니다. 그냥 한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정도로만 참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특히 3번과 4번의 경우 제 소리 취향이 하이엔드쪽이 아니라 더욱 그렇게 느낄 수 있는것이고 일반적인 해상도와 타격감등을 중요시 하는 현대적 성향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오히려 장점이 될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많은 오디오 애호가, 특히 보수적 성향이 짙은 사람에게 Class-D 앰프는 관심밖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또 Class-D 라는 이름때문에 억울한 D급 차별을 받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A학점은 좋은것이니 Class-A 는 좋고, D학점은 F만 겨우 면한거 아니냐기에 Class-D는 좋지 않다.. 라는 억울한 누명말입니다. 이미 Class-A, Class-D를 A급, D급 이라는 용어로 보편화해서 부르기에 바로 고칠순 없지만 A구동방식, D구동방식이 올바른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급 (Level) 이 아닌 방식(Class)임을 염두해두어야 할것입니다. 물론 Class-A가 좋냐 Class-D가 좋냐 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장단점이 있으나 음질에 있어서는 아직 Class-D 앰프가 해결해야할 과제는 많습니다. 그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중 하나로 세몬의 SID-200은 긍정적인 시도와 제품으로 보여집니다. 또한 제품역시 여러모로 많은 장점을 갖고있기에 경쟁력도 있어보이고요.
오디오키드의 탄탄한 기술력과 세몬의 열린 마인드, 그리고 좀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넓은 안목을 믿으며, SID-200이 기반이 되어 좀더 좋은 제품이 꾸준히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실수로 대여이벤트에서 제외될뻔 했는데 번거로움에도 기꺼이 좋은 기회를 주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별 영양가 없는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리며, 전반적인 질문이나 특정기기와 관련된 비교등이 궁금하신분은 말씀해주시면 제가 아는만큼, 제 생각정도는 전해드리겠습니다. 좋은 날씨에 좋은 음악으로 즐거운 하루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엄마 배속에서 예정일을 꽉 채운 둘째 공주님의 알현을 기다리느라 잠이 안오네요 ^^;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