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로 시작페이지로
즐겨찾기추가 즐겨찾기추가
로그인 회원가입 | 아이디찾기 | 비밀번호찾기 | 장바구니 모바일모드
홈으로 와싸다닷컴 HIFI게시판 상세보기

트위터로 보내기 미투데이로 보내기 요즘으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사랑하는 음악과 추억
HIFI게시판 > 상세보기 | 2012-03-06 01:00:03
추천수 0
조회수   645

제목

사랑하는 음악과 추억

글쓴이

전영민 [가입일자 : 2011-05-19]
내용
크고 작은 논란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뜬금없을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제가 자라면서 들어온 음악 이야기를 조금 할까 합니다.

괜찮겠지요?



제가 처음에 음악을 듣기 시작한건 초등학교(사실 저도 국민학교 세대입니다만)

5학년 때로 기억합니다. 5살 터울인 누나가 들고 다니던 워크맨...

아시죠? 그 검정...포스..MEGA Bass라고 당당히 새겨있고, 번쩍번쩍한 은색으로

양각된 SONY 마크...



누이가 학교에서 늦게 돌아올 때면, 누이가 듣던 황치훈이나 윤상, 이승철같은

가요들과 짬뽕으로 녹음되어 있던 팝송들을 몰래 훔쳐들었죠.

호기심에 시작된 노래듣기였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동냥해서 듣던 음악들이 전환기를 맞게 됩니다.ㅋ

외삼촌댁이 이사를 하시면서 에로이카 은색 번쩍한 하이파이를 저희 집에 보내주셨지요. 두둥~~..

장사를 하시는 아버지 가게쪽에 스피커 하나를 빼고, 뒷방에 다른 하나를 빼고..

엘피가 당연히 없었기 때문에 하루종일 튜너를 95.9를 맞춰놓고 틀어놓았습니다.

하루종일 아버지랑 가게 소파에 앉아 라디오를 들을 때도 많았습니다.

싱글벙글쇼에서 처음으로 김흥국의 호랑나비 노래가 나올 때, 함께 웃던 기억..

그리고, 창 밖에 별들도 외로워 노래부르는 밤~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이규석 주희가 진행하던 하이틴인가요? 암튼 그 때의 라디오들을 기억하면,

아버지와 함께 음악도 듣고 라디오에서 나오는 퀴즈도 같이 풀어보고 하던 추억들이

너무나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라디오를 듣던 도중...

다시 한 번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5살 터울의 누이가 엘피를 들고 나타난겁니다.

또 두둥~~

헬!로!윈!...

젠장..이거는..처음 들어보는 음악인 이거는...충격이었습니다.

초딩 6학년을 막 올라가는 저에게는..이건...어쩌라는건가요?

맞습니다.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거죠.

조만간 하나 더 등장합니다.



스!콜!피!온!스!

world wide live 더블 엘범이었는데, 엘범 자켓부터 충격이었습니다.

머리가 반쯤 벗겨진 클라우스 마이네를 중심으로 쫄쫄이 아저씨들이

기타를 매고 아크로배틱하게 서서 연주하는 모습이란!!

자켓의 안쪽은 더욱더!

정말 지평선까지 꽉 들어선 라이브 관객들을 파노라마로 엮어낸 그 감동...

지금도 확실하게 기억하는건 가장 듣던 음악이 holiday나 still loving you,

hurricane같은 히트 넘버가 아니라, coast to coast라는 연주곡 이었다는 겁니다.



암튼, 그렇게 메탈에 발을 들여놓고 여러 밴드들을 섭렵?해 나가면서,

이승철, 이승환, 이상은, 조정현 같은 가수들의 가요도 듣고,

한 참 유행하던 조지 윈스턴의 피아노, 소지로의 오카리나 연주곡 등을 듣게 됩니다.

누이가 사오는 것도 있고, 한 달에 한장씩 사주시던 어머님의 도움도 있었고,

옆집이 서점이라 음악 잡지는 맘대로 빌려다 보았지요. 레코드 가게 아저씨도

친해져서 이것저것 녹음도 해주고 추천도 해주시고..

그렇게 중 3까지 그 에로이카를 친구삼아 신나게 음악에 빠져 지냈죠.



지금 생각하면 가게에서 듣던 뒷방에서 듣던 스피커 하나로 듣던 시절이었는데,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물론 저쪽에 떼어놓은 스피커에서도 멀어진

소리가 들려오지만, 그 소리를 이쪽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들과 머리에서 조합하면서

들었던거지요.



그러던 중 이사를 하게 되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ㅋㅋ 이사 기념으로 인켈 검정색 시스템과 코발트 블루 색이 멋진 세고비아 베스터

일렉기타가 제 손에 들어온 것이죠. 악기는 영 젬병이라 걸어서 하늘까지 연습하다

중도에 기타는 포기를 했지만, 이 인켈과는 처음 에로이카만큼 친해졌습니다.

왠만큼 모인 씨디와 엘피로 친한 친구들에게 더빙을해서 선물도 많이 했습니다.

좀 고급 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메탈이나 락 녹음시 음질도 좋았던 TDK Metal

공테잎에 녹음하고 뒷면에 곡 리스트를 참 정성을들여 적어주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제가 처음으로 음질을 따졌던 것은 TDK Metal 공테잎이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 테잎에 락이나 메탈을 녹음했을 때와는 그 소리가 달랐으니까요.

뭐 더빙이긴 하지만, 그래도 소스의 차이를 느꼈던 것일까요? ㅎ



그리고 워낙 휴대용 씨디피와 워크맨을 친구들이 각기 다른 모델들을 들고 다녀서,

이것저것 서로 바꿔가며 들어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소니, 아이와, 파나소닉, 대부분 일제였고 국산 기기들은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별로 가지고 있지 않았었죠. 이건 단순히 뽀대 문제는 아니었고,

그 때도 소리가 뭔가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암튼, 저는 파나소닉의 청명하면서도 라이브같은 소리를 들려주는 파나소닉이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메탈리카의 두터운 소리들을 힘차게 울리는 소니도 좋았지만,

본조비나 이글스 헬로윈 같은 음악을 이미 수년째 들었던 저는 파나소닉 외에는

잘 맞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음악과는 다소 멀어지게 됩니다.

집에서 나와 대학을 다니게 되었고, 군대도 일찍 가고, 다녀와서는 학생회일도 하고

알바하고 그렇게 수년을 보내고 나니, 그냥 듣던 음악을 가끔 피씨에서 듣던 기억만

나네요. 아! 대신 제 인생을 바꿔놓은 공연을 하나 보게 됩니다.

평범한 대학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때에 학교에서 공연을 하는 가수 안치환씨의

노래를 직접 듣게되었습니다. 그 때 제 가슴을 때리면서, 뭔가 도전정신을 일깨워준

노래가 있었습니다. '당당하게'. 그 감동...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노래..

그 뒤로 이것저것 세상에 부딪치게 되었고, 힘들 때 그 노래의 감동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그렇게 수년이 지나 긴 외국 생활을 하게 되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혼자 자취를 하다가 우연히 홍대에서 음악 관련 일을 하는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되었고, 그 친구의 안내로 홍대 클럽들을 주말마다 출동하게 되었습니다. 만 오천원이면 맥주 한 병과 인디밴드들의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도 있었고, 옛 신촌블루스의 멤버이기도 했던 정서용 누님의 라이브 카페에서 올드팝과

포크송들을 원없이 들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 때 알게되었던 밴드하는 분들과 친해

지면서, 인디씬에서 음악하는 이들이 얼마나 힘들게 자신들의 음악 생활을 하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사실, 그 뒤로 듣고 싶은 음악이 있으면, 왠만하면 씨디를 구매하는

편입니다. 특히, 밴드 음악은요. 어떤 드러머는 택시 탈 돈이 없어 새벽에 공연이

끝나면 지하철 다니기를 기다렸다가 집에 가기도하고 암튼 짠한 일들 좀 많이 봐서인지, 씨디를 사게 되더라구요. 지금은 좀 알려진 스카 밴드인 킹스턴 루디 스카같은 경우는 주위 사람들이 좋다고 해서 그냥 줘버리고 해서 지금 가지고 있는게 네번째

산 씨디이네요..ㅠㅠ.

아! 그리고 친구로 지냈던.. 여의도의 가수 신채창이라는 친구가 불러주는 노래도

지친 저에게 많은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아..그 친구가 불러주는 청계천 8가는

정말 심금을 울려주는데...



그러나, 직장 생활이 점점 바빠지면서, 홍대 근처에 살고 있으면서도 점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없어지더군요. 지금 만나는 친구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더욱 그렇게 되는 면도 있구요..



그래서, 휴대용 씨디플레이어로만 음악을 듣다보니, 뭔가 아쉬움이 남더군요.

그 아시죠? 클럽에 들어가면 뭔가 가슴을 쾅쾅 울려주는..그런 느낌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원하게 듣고 싶은..



그래서 여기 와싸다를 알게되었고, 여러 선배님들의 조언으로 지금은 만족스런

시스템으로 하루에 잠깐씩이라도 음악을 즐기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가장 추억이 진한 시절은 가게에서 아버지와 함께 듣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한 쪽 스피커로만 들었던 때라도, 그냥 아버지와 함께 뭔가 공유하고

있다는거가 즐거웠을 때니까요. 그리고 사실, 저희 집이 어려웠을 때라 더욱

추억이 진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녀석과는 어떤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그 추억을 더 이쁘게 하고 싶기도하고, 더 내취향에 맞게 만들 수 있을까

(저 파나소닉 빠였습니다. ㅠㅠ ㅋㅋ)하는 고민으로 케이블도 바꿔보고 있네요.ㅎ

어렸을 때도 레코드 가게에서 턴테이블 카트리지는 어떤게 적당할까요 물어보고

그랬던거 보면 뭐 쓸데 없는 짓을 타고 난 것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제가 딱 이정도면 적당하다는 선을 지키는 절제력도 타고 났으니...

이정도는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ㅎㅎ



너무 긴글이기도 하고, 쓸데없는 글일 수도 있겠네요.

다들 즐음하시고,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글은 저의 개인적 글이기도하고 비슷한 추억들을 가지고 계실 회원님들과

공유했으면 하는 바램이니, 이 글에 대한 댓글로는 논쟁 안하셨으면 합니다.







추천스크랩소스보기 목록
조성일 2012-03-06 10:37:35
답글

비슷하면서도 다르고 다르면서도 비슷하네요...<br />
<br />
다른점은 전 음악을 어떤 개인적인 경우에도 놓지않다는것이 다르고요...<br />
<br />
같은점은 점도 에로이카 ㅎㅎㅎ<br />
<br />
머틀리크루의 걸스걸스걸스 그 오토바이 소리 아직도 잊지못하지요...<br />
<br />
모델명이라도 적어둘것을 ㅎㅎ

전영민 2012-03-06 10:54:33
답글

머틀리크루...라이브 뮤직비됴를 보면서 드럼 스테이지가 위로 상승하고 드럼셋트와 드러머가 공중에서<br />
360도 회전하면서 연주하는 모습에 ....뒤집어졌던 기억이..ㅋ

이성위 2012-03-06 12:01:43
답글

*사람내음나는 따쓰한추억을 지니고계시군요..과거-누나신혼때 거실헌켠을 차지(?)할정도의 비까번쩍해보이던 인켈Sae 오디오로 소위 뽕짝이라표현하던 노래를 플레이해놓은 상황에 분개?!~~^하며 누나한테 말공격을해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당시 삼성-소노라마 뮤직센타-로 핑크플로이드,레드제플린등으로 음악듣기사작하던때...음악과기기의격차에...아무대꾸않던 누나는 돌아가려는 내손에 가서들어봐--건네준 한대수와마그마LP...지금도 그때를떠올리며 철없던 자

조성일 2012-03-06 12:02:14
답글

전영민님 라이브에서도 그랬겠지만 그건 wildside 란 뮤직비됴에서 나옵니다....

주연수 2012-03-06 12:42:24
답글

잘 보고 갑니다. 문득 어렸을 때 아버지께서 턴테이블에 가곡을 들으셨던게 기억나네요...

전영민 2012-03-06 13:34:08
답글

wild side가 맞군요. 노래 제목이 가물했었는데...<br />
뮤비가 decade of decadence 엘범이었던걸로 기억이 되네요.<br />
그 노래만 라이브였나..제가 기억을 잘 못하는거 일수도 있겠네요

김탁현 2012-03-06 19:57:12
답글

글 잘 보았습니다.<br />
저는 중1 때 아버님께서 아남 테크닉스 세트에 보스301을 구입하시면서 음반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br />
헬로윈, 스콜피온스, 메탈리카, 반가운 이름들~<br />
고딩때 친구집에서 뮤피A-1과 데논턴으로 으로 듣던 김현식~근데 김현식이 누구야? <br />
얼마 전에 죽은 가수 몰라?<br />
프레디 머큐리가 죽었을때도 밤새 듣던 퀸의 음악들~그립네요.<br />
저도 파나소닉 휴대용시디피를 고

전영민 2012-03-07 09:03:16
답글

주연수님 김탁현님..감사합니다.<br />
저도 그런 추억들을 앞으로도 많이 만들어 보고 싶네요

  • 광고문의 결제관련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