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징검다리 연휴 마지막날, 이렇게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을때 필력은 짧으나마 꼭 한번 디스커버리의 사용기를 올려야 겠다 싶어 글을 올립니다.
디스커버리 전에 마지막으로 쓰던 스피커는 엘락 330CE를 썼었고, 다른 스피커들과 비교에서 언급될 스피커로 마유비를 썼었으며, 805S(S805 아님), 다인25는 친한 지인에게 있어 짧게(1달간 대여) 썼었습니다. 그외는 프로악 1SC, D15, ATC 등등 대략 20여종 이상의 스피커를 거쳤고, 이러저리 청음 및 거래하러 자주 돌아다니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아래 홍기님이 올리신 비교기에 디스커버리를 인수한 사람이 저이기도 하고, 워낙 알차고 좋은 사용기를 올리신 홍기님의 글에 약간은 다른 매칭과 경험을 얹고 싶어서 였습니다. 이유는 디스커버리가 북쉘프의 최종 종착지 정도로 인식이 되나, 워낙 소수의 양만이 거래되고 실제 접할 기회가 그리 흔하지 않은 기기이다 보니 이후에라도 이 기기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입니다.
먼저 현재 매칭과 매칭의 이유를 조금 말하고 스피커에 대해 말씀 드려야 겠습니다.
1. Source - North star design USB 32DAC
Marantz SA15S2
Airport express(from Desktop, iPhone, ipad)
먼저, 스피커를 영입하고 가장 고민하던 것 중에 하나는 역시 소스기기의 선택이었습니다. 기존 쓰던 CDP에 dac을 물려 음질의 향상을 일으키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스피커에 적어도 걸맞는 Dac을 찾는게 중요하였으므로, QBD76HD & Naim Dac & 노스스타 32dac을 가시권에 두고 청음을 하러 방문 하였습니다.
각각의 DAC성향은 워낙 잘 알려지고 좋은 기기들이므로 말씀 드리지 않아도 잘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선택에서 원했던 성향은 음장감이 넓어야 하며, 음상 및 정위감이 정확해야 하며, 그러면서도 유려한 색을 띠는 소리를 찾았고 노스스타를 선택 하였습니다.
사실 종합적으로는 코드dac이 좋으나 가격적인 면이 가장 발목을 잡았고, 네임은 청음시 무대가 좁게 들리나 진한 음색은 맘에 들었습니다. 하지만, 워낙 스피커가 진한색이라 재즈전용 기기로 만들고 싶지 않아 여러면을 고려해서 선택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들이고 매칭해본 결과 원했던 부분에 90%이상 일치하였으나, 옆장터에서 구입하였던 기기가 문제를 일으켜 반품하고, 바로 다음날 용산을 방문해서 신품으로 다시 구입하였습니다. 그만큼 종합적으로 현재 기기 상태에선 최상의 선택이라 들만큼 음에 매료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사용자 분들은 아시겠지만, 노스스타 dac들이 극성을 굉장히 많이 탑니다. 정확히 극성이 맞으면 음상의 높이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위치가 잡힙니다. 이 때 악기 및 보컬의 위치가 아래쪽으로 높이가 내려오긴 하지만 음질적인 면에서 가장 좋습니다. 고음을 예로 들자면 유려하면서도 끝이 살아서 찌를때 찔러준다고 할까요.. 극성이 반대일때는 보컬을 들어보면 가장 쉽게 아는데 음상이 위로 이동하고 음상이 흐려지며, 음질에 의문을 가질만한 소리로 변질됩니다. 혹시 동기종 또는 동사의 dac을 쓰시는 분들이면 극성 부분은 꼭 Chek해야 하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2. 앰프 - Pathos Twin Tower Anniversary
패토스 트윈타워는 3가지 버전이 존재 합니다. 가장 오래된 구형 -> 리모컨 입력이 가능한 RR -> 출력이 30W에서 35W로 증가하고, 밸런스단 추가 및 단자분 마감과 알루미늄 외장 색이 완전한 실버로 바뀐 애니버서리 버전
제가 구한 기기는 애니버서리 버전이며, 앰프 선택에서도 여러가지 면이 고려되었습니다.
첫째는, pure class A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이어야 하는 점이었습니다. 지인분 댁에서 Sugden앰프에 물려진 윌슨베네시 스피커 소리를 듣고, 이 소리 성향이 내가 궁극적으로 찾던 소리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그랬습니다.
둘째는, 이런 첫째의 이유로 Sugden의 상위기종인 마스터클래스 IA-4를 들이기 위해 여러번 청음하러 다녔었습니다. 음질에서는 두말할 나위가 없었습니다. 그리폰 디아블로의 소리와 굉장히 유사한 가운데 특유의 단정한 브리티쉬 사운드의 성향 게다가 가격도 착하고요. 다만, 마지막 단점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문제는 도저히 그 가격대 앰프로 보이지 않는 T_T 외관이었습니다. 수십번을 고민하다 포기했으니까요..
셋쨰는, 원래 진공관 소리를 좋아합니다. 결국 하이브리드 솔리드스테이트 앰프를 구해야 했고, 처음에는 진공관 프리에 pure A class 파워를 붙일까 고민하다 간소하게 가자 생각이 들어, 신품같은 TT 애니버서리를 장터가보다 훨씬 고가에 영입하였습니다.
구버전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가능 하였으나, 굳이 최신 버전을 선택한 이유는 pure A Class 앰프는 특유의 열로 인한 내구성에서 안전해야 하니 최근 발매 기종이어야 하며, 디스커버리가 워낙 녹녹치 않은 스피커이다보니 추가적인 5W의 여유가 구동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해서 였습니다.(pure class A출력에서 5W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결과는 대성공 이었습니다. 구동력을 측정할때 개인적으로 기준으로 삼는 부분은 오르간연주를 통한 저음 구동과 여성 보컬에서 고음이 날리지 않을 것, 대편성에서 한방이 있을 것 인데 모두 만족 스러웠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쓰거나 청음했던 앰프 중 최강의 음색은 덤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전에는 진공관을 좋아하고 가격대 CP를 좋아하는 제가 쓰던 앰프는 판테온 MK2.5였습니다. 정말 왠만한 스피커는 인티앰프로 이렇게 까지 패대기칠 수 있구나 라고 생각할 만큼 파워는 출중한 앰프 입니다.
앰프로 인한 소리의 차이는 개인적으로 신봉하는 편이며, 특히 방식이 다른 앰프일수록 그 차이가 한번에 알만큼 크게 변한다 느낍니다. AB클라스, D 클라스, 진공관 PP방식, 삼극관 방식,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 이렇게는 그 방식 차이에서 소리의 차이가 크다고 인식 및 경험하였으며, 지인댁의 윌슨베네시도 그렇고 저의 디스커버리도 그렇고 A class구동의 앰프가 가장 걸맞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칠듯한 현장감에 아지러히 피어오르는 소리, 언더락 위스키에 고급시가를 입에 물었을때 그런 느낌의 완성을 가져다 준다고 개인적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앰프에 관련하여서는 홍기님이 쓰시던 D class앰프와 워낙 성향이 다르다보니 조금 덧 붙이면, A Class앰프는 특유의 빈틈없는 소리 덕에 홍기님께서 표현하셨던 중음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그 부분은 커버해 냅니다.
음반 걸고 듣고 있다보면,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몇번이나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워낙 자기 기기가 좋다고만 하면 부인 자랑하는 팔불출과 유사하나, 말로는 표현 못할 오디오적 쾌감을 얻고 있습니다.
3. 스피커 - 윌슨베네시 디스커버리
도입이 길었습니다. 디스커버리 이야기 입니다. 매칭 관련부분은 이미 위에서 말씀 드렸고, 스피커 선택 및 성향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사실 바로 앞에 쓰던 330CE를 쓰면서 느낀 부분은 이 정도면 왠만한 성향의 소리는 파악하지 않았을까 라는 무식한 생각이 있었다는 걸 말씀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급의 스피커들을 들이고 내치고 하다보니 "성향을 제외하고는 다 좋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비교가 될만한 동급의 스피커와도 무척이나 다른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로는 한등급 위라고 생각하고 있는 스피커를 쓰고나니 오디오가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330CE는 공진의 최대한 억제(인클로우저가 통주물에 전용 스탠드와 결합)는 정확한 중음과 저음을 내뿜고, 이를 기반으로 외관과는 달리 가장 아날로그적인 미끈하고 실키한 고역이 jet트위터를 통해 내는 소리는 너무 좋아서 오히려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게 만들었습니다. 진공관 앰프와의 매칭이 좋았으며, 좀더 열정이 있어 앰프 매칭을 더욱 해봤으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스피커였을 것으로 기억됩니다. 다만, 특유의 소리 성향(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맘에 들기 때문에)으로 인해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떨어져서 처분하게 되고 이후 별관심 없이 반년정도를 오디오 업글 생각 없이 지내게 됩니다. 다른 유저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지 모르나 비슷한 급의 다른 스피커들과 최소 반등급에서 한등급은 윗급의 소리가 확실합니다. 이미 제 손을 떠난 스피커이고 중고가에 제가 이렇다 저렇다 할 여지나 생각도 없으므로 좋은 부분만 추려내어 말씀 드리자면, 핀포인트 음상과 정위감, 미칠듯이 유려한 고역, 3차원적인 음장감, 앰프 성향을 그대로 반영하나 자기 색을 유지하는(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나 써보시면 압니다) 중저음 정도로 요약 됩니다.
아무튼 한참을 오디오에 취미가 떨어지고, 그냥저냥 원래 AV용으로 쓰던 모니터오디오 GS20으로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지인중 오디오 취미를 진지하게 하시는 분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개인 사무실에 이곳에서 아마 가장 거론이 많이되는 스피커 중-상급기 6종과 앰프-CDP 6종 세트를 두신 분으로 우연치 않게 초청되어 한번에 귀가 호강하는 날이었습니다. 다 거론하긴 그렇고 비엔나, 볼더, PMC, 달리, 네임 등등.
한번에 같은 음반으로 샵도 아니고 개인이 세팅한 공간에서 음악을 듣는 것은 자칭 오디오가 취미라 말하는 저 같은 사람에게 어찌나 좋은 일인지요!
다만, 초반 몇기종이 거쳐가면서 좋다라는 생각은 들었으나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약간의 오디오 권태기를 타파할 소리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NAD M3 SACDP에 Sugden A21SE, 윌슨베네시 톨보이(정확한 기종 기억이..)를 듣는데 갑자기 숨이 턱 멎는 겁니다.
첫번째는, Sugden이 실력에 비해 워낙 인지도가 낮은 앰프에 크기도 작은 앰프이다보니 "소리가 잘 나오겠어" 이런 선입관도 있었고, 게다가 구동할 스피커가 만만치않기로 소문난 윌슨베네시 스피커이면 별로겠지 하는 생각 이었습니다.
두번째는, 그 미칠듯한 음장감과 음상 및 정위의 정확함 때문이었습니다. 방안을 감싸는 풍부한 소리에 정확히 그려지는 음상, 스피커 옆 벽을 뚫고 나가는 음장감.. "아!!" 외말마 탄식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세번째는, 그토록 찾던 프로악의 음색!!
프로악 스피커의 송진가루 날리는 그 음색과 고음을 그리도 좋아하나 프로악 스피커를 다시 들이지 않는 이유는 음장과 정확한 음상에서 너무나 손해를 많이 봐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였습니다. 아주 상급기까지 가면 어떨지 모르나 대형기까지는 여유가 없고 또한 그 정도 까지 가더라면 매칭해야할 기기까지 고려하면 위험 부담이 무척이나 커지고요.
게다가 비슷한 음색이나 뉘앙스가 좀 다릅니다. 송진가루를 일부러 퍼붓는게 1SC나 D15였다면, 실제 연주하면서 보윙하는 바이올린 활이 보윙의 끝에 날리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프로악의 고음에 현장감과 사실감을 좀더 얹힌 느낌입니다.
네번째는, 천신만고 끝에 간신히 기기를 영입하고 난뒤 다행히도 윗 부분을 만족하고 있어, 그에 덧붙여 이 스피커 최대의 장점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현장감!!---------------
불을 끄고, 음악을 걸면 녹음현장이든 라이브현장이든 그 곳으로 나를 데려가 줍니다. 특별히 장르 구별없이 재즈든, 팝이든, 가요든, 클래식이든 특히 라이브 음반이면 그 라이브 현장으로 인도해 줍니다. 특히 Adele의 음반에는 항상 보너스 트랙형식으로 라이브 트랙들이 있는데, 정말 Adele이 내 앞에 앉아서 통기타 또는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불러 줍니다.
고음이 어떻고 저음이 어떻고 하는 그런 레벨이 아니라고 할까요?
사실적인 음악의 감상이라고 하면 직접 공연장을 찾는게 최선 이겠으나, 현재까지의 경험으로서는 바로 그 아래 차선책이 지금의 소리라고 생각이 듭니다.
어떨때는 오페라 하우스의 자리에 앉아서, 어떤 때는 담배연기 가득찬 재즈홀에서, 심지어는 나가수의 VIP방청석에 내가 있는 착각이 든다고 할까요.
비슷한 다른 등급의 스피커들도 각자의 특장점들과 특색들이 있으나, 경험한 다른 스피커들을 비교도 안되게 압도하는 최대의 장점인 것 같습니다. 정말 앞서 얘기한데로 고음이 어떻고 저음이 어떻고 이런 생각이 전혀 안 듭니다. 그냥 이런 소리면 앉아서 자리를 일어나기 싫은 느낌 입니다.
조그만 PC스피커로 시작해서 없는 경험과 지식에 이리저리 고민하며 이제 거의 8~9년 정도 오디오를 하며 드디어 적어도 최종은 아니라도 중간 종착지까지는 왔구나라는 생각을 디스커버리 영입후에 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다인이, 어떤 이에게는 B&W가, 하지만 저에게는 윌슨베네시가 향후의 스피커 선택의 성향이 되리라는 것을 뚜렷이 알려주는 고마운 스피커를 쓰고 있습니다. 게다가, 덕에 오디오를 향한 불씨가 살아나서 고맙기도 하고 밉기도 하고 그렇네요 ^^.
혹시, 색다르면서도 업그레이드된 소리를 듣고 싶다면 윌슨베네시도 충분히 들어보아야 할 소리라 생각되며 그중 디스커버리는 거쳐서 손해보지 않을 소리라 추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연휴 후 활기찬 한주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