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몬 오디오에서 진행한 SID-200 리뷰행사에 참여하게 되어서 지난 3일간 사용 후 리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제품 리뷰가 그렇겠지만 특히 HIFI 앰프를 리뷰 한다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럽고 조심스럽습니다. 워낙 오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을 통한 평가가 주관적인 데다가 이번 행사처럼 상품이 걸려있는 경우에는 특히‘중립성과 객관성’이라는 부분에서 그 리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저 듣기 좋은 달콤한 이야기와 무조건 좋다라는 식의 리뷰는 저 자신에게나, 이런 기회를 주신 업체에나, 또한 이 리뷰를 읽게 될 동호인들 모두에게 시간 낭비가 될 것 같아 미천하지만 제 경험과 감각에 집중하여 음악을 듣고, 솔직하게 써내려 가려 함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세몬 SID-200 리뷰어에 당첨되고 나서 왠지 모를 의무감에 월요일 하루 휴가를 내었습니다. 쉬고 싶기도 했고 때마침 월요일 아침에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추석 준비를 위해 먼저 처가로 갈 계획이어서 오랜만에 음악을 들으며 충분히 테스트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결혼하고 어느 새 아이가 둘이 되었고 직장에서 점점 많은 부분을 담당하게 되면서 음악을 들을만한 여유는 전보다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더 좋은 소리에 대한 호기심으로 많은 바꿈질을 통해 좁고 열악한 공간이지만 두 조의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바꿈질도 잠잠해지던 차에 그 동안 관심 있던 세몬의 일체형 앰프를 테스트할 기회가 생겨서 처음에는 리뷰의 의무감에서 시작했으나 하룻동안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부터 깊은 밤까지 신나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제품 개봉, 외관, 리모콘>
지난 토요일 (9월 22일) 저녁, 집에 돌아오니 택배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온라인 상의 사진을 통해 본 적은 있었으나 ‘디지털 앰프는 작고 가벼울 것이다’ 라는 생각 때문인지 무척 크고 무거운 박스에 일단 놀랐습니다. 앰프 자체의 무게와 크기도 있었지만 제품 보호를 위한 이중박스, 제품 크기와 일치하며 제품을 완전히 감싸는 완충재가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정도 포장이라면 아무리 험하게 다루는 택배라도 기기가 손상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품을 박스에서 처음 꺼내 손에 닿는 촉감으로 느껴지는 것은 ‘고급스러움’이었습니다. 사진으로 잘 전달되지 않을 것 같지만 확실히 기존 제품들보다 고급스런 소재를 사용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회색 빛의 외관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단순하지도 않은 앰프 디자인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셀렉트 버튼 아래의 영문 글씨체까지 무언가 일치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전면 LED 는 제품 디자인의 일관성을 위해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크기나 밝기가 조금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아주 캄캄한 밤이 아니면 전원 상태를 가리키는 녹색 LED는 불빛을 보기 어려울 정도여서 전원이 켜진 줄 모르고 파워 버튼을 누른 적도 있었습니다. 소스 셀렉트 상태를 표시하는 빨간색 불빛은 이보다는 나은 수준이긴 하지만 역시 기기 정면 가까운 곳에서 보지 않으면 기기 위쪽에서나 1m 거리만 떨어져도 확인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제가 원래 사용하고 있던 오디오키드 모팡 인티앰프와 디자인을 비교해 봅니다. 저의 모팡 앰프가 검정색이라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일단 가로, 세로 크기는 거의 같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검정색 모팡 앰프가 무언가 투박한 느낌의 디자인 이라면, SID-200 은 섬세한 느낌입니다.
특히 볼트 노출을 최소화하여 제품 후면을 제외하고는 전혀 볼트를 발견할 수 없는 일체감 있는 디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제품 전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모팡과 비슷하지만 미적으로는 SID-200 이 많이 향상된 모습을 보입니다. 브랜드나 제품명을 인쇄하지 않고 보일 듯 말듯한 Semon 음각으로 대체한 것이 깔끔하고 마음에 듭니다.
제품 후면부를 보면 일반적인 인티 앰프의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아날로그 입력 2조, 디지털 입력 4개, 스피커단자 순서로 배열되어 있는데 인상적인 것은 전면 셀렉터 버튼과 그 순서가 완벽히 일치한다는 점입니다. 오디오랙을 사용하다 보면 후면을 눈으로 보지 못하고 손만 집어넣어 케이블을 꽂아야 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 이러한 단자 배열은 상당한 장점이 있습니다. 모팡 인티앰프만 보아도 전면 셀렉터 버튼 순서와 후면 입력 단자 순서가 정반대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SID-200 앰프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배려라고 보여집니다.
제품 후면을 확인하는 중에 전원 단자부 한쪽이 살짝 들떠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손으로 누르면 들어갔다 놓으면 나오는 모습으로 유격이 확인됩니다. 제가 리뷰하는 제품만 그런 것인지 모든 제품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보완해야 할 점이라 생각합니다.
SID-200 은 앰프 앞, 옆, 위에 노출되는 볼트가 전혀 없고 뒷면에만 7개가 확인되는데 그나마도 디지털 단자 고정나사 3개를 제외하면 딱 4개의 볼트만 노출되어있는 셈입니다. 전원부 유격도 이러한 영향 때문이 아닌가 생각은 들지만 작은 유격도 오랜 기간 사용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 외에 다른 모든 단자는 체결상태가 상당히 단단하고 흔들림이 없습니다.
리모콘을 살펴봅니다. 비교 대상이 필요하여 모팡 인티앰프의 리모콘과 함께 촬영하였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지적하실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리모콘입니다. 30대 중반의 남자인 제가 들어봐도 묵직함을 넘어서 좀 무겁습니다. 크기도 버튼 개수에 비해 조금 크지 않은가 합니다. 리모콘의 모양이나 글자 인쇄, 그리고 음각 인쇄 상태 등은 상당히 깔끔하고 좋습니다.
다만 전면 아래쪽에 인쇄된 SID-200 은 글씨 크기나 위치가 일체감을 떨어뜨리는 느낌입니다. 모서리를 둥글게 깎은 부분이나, 리모콘 후면 볼트가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 있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개구쟁이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모든 손에 들 수 있는 것이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모서리가 있거나 나사머리 부분에 옷이 걸리거나 아이들 살갗이 상할 수 있어서 모팡 인티앰프 리모콘의 모서리나 돌출된 나사머리 같은 것은 상당히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테스트 중 발견한 것인데 재미있는 것은 모팡 인티 리모콘으로 SID-200 앰프가 컨트롤 됩니다. 그런데 SID-200 리모콘은 모팡 컨트롤이 안됩니다. 보기 드문 상위 호환 리모콘입니다. 저는 가볍고 편해서 모팡 리모콘을 썼습니다. 리모콘 성능이나 반응은 둘다 아주 좋습니다.
제품 외관은 전체적으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내 오디오 앰프 중 이런 완성도를 갖춘 디자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듭니다. 세몬 홈페이지에 있는 제품소개란에 올라와 있는 사진과 제가 테스트한 제품의 외관이 상당히 다른데 저는 개인적으로 테스트한 제품의 디자인이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기기 성능 비교, 테스트는 2부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