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의 추천으로 What HiFi 紙 에서 높은 평점을 받고
유럽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Q 어쿠스틱스 2020' 이란
북셀프를 들였습니다.
신품을 받아들고 앰프에 물려 첫소리를 들었을 때는 조금 실망스러웠습니다.
뭔가 좀 저렴하고 가볍게 들리는 사운드가 기대 이하였습니다.
이 정도면 요즘 나오는 인켈이나 삼성의 작은 컴퍼넌트에서도
나올 수 있는 소리가 아닌가 싶었지요.
실망스럽긴 했지만 일단 신품을 구입한 것이니, 에이징을 위하여
좋아하는 음악들을 큰 볼륨으로 일주일 정도 틀어 놓았는데,
신기하게도 3일째 부터는 하루 하루가 다르게 소리가
큰 폭으로 변하는걸 느끼겠더군요.
에이징의 효과와 중요성을 새삼 피부로, 귀로 느꼈습니다.
지금은 처음의 사운드와는 완전히 변모하여
그 가격대의 스피커들 중에선 꽤나 만족스런 소리를 들려줍니다.
추천해주신 지인의 말씀대로 시원스럽게 쭉쭉 뽑아주는 사운드가 특징인듯 합니다.
그런데 뭔지 모르겠지만 뭔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그게 뭘까, 뭘까...몇 일 음악을 들으며 고민을 하며 와싸다에 들락거리다가
우연히 타임세일에서 보게 된 미션790SE 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미션이라면 오래전 다른 분의 댁에서 들어 본 경험이 있는데,
꽤나 밀도있는 소리를 들려줘서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뭔가 아쉬운데 뭐가 아쉬운지는 모르겠다. 그렇다면 비교 청취를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둘 중 하나는 약간의 수업료를 지불하고 처분할 생각으로
790SE를 추가로 들였습니다.
확실히 비교를 하며 들어보니 두 스피커의 장단점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제가 느낀 차이점입니다.
Q 어쿠스틱스 2020 :
- 저음에서 고음까지 전 대역의 밸런스가 좋음
- 고음의 명료하고 깜끔한 해상도가 인상적
- 양감은 많으나 좀 풀어진 듯한 저음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음
미션790SE
- 단단하고 듣기좋은 저음. 그러나 약간은 과한듯도 하다.
- 윤기나는 중고음. 그러나 트러블을 감쇄한 매우 부드러운 성향의 고음
그래서 감춰지는 음과 악기소리들이 생겨난다.
- 장르를 가리지 않는 포근하면서도 포용적인 느낌의 적응력
제 욕심 같아선 이 둘을 딱 합쳐놓으면 정말 좋겠는데 말입니다 ^^
어쨌든 둘 중 하나는 방출을 해야 하는데,
790을 듣다가 2020을 들으면 스피커 앞에 가려져 있던 커튼을 걷어버린듯
790에선 들리지 않던 음들이 들리고, 음 하나하나가 명료하고 섬세하게
들리는 반면 가슴을 울리는 저음이 아쉽고,
2020을 듣다가 790을 들으면 온 몸으로 전달되어 오는 중저음이 무척 매력적이긴
하나, 다시 커튼을 쳐버린듯 감추어지며 지나치게 부드러워지는 고음에
아쉬움이 커집니다.
이렇게 두 스피커가 각각의 매력과 아쉬움을 주다 보니,
오디오 생활을 접기 전 들여서 꽤 오래 정들이고 들었던 금잔디음향의 칼라스
B-2 가 몹시 그리워지더군요.
이 녀석은 제가 소유했던 B&W, 쿼드를 물리치고 끝까지 살아남아
저의 음악생활에 큰 만족을 주었던 녀석인데,
저음에서 고음까지 딱 제가 좋아하는 성향을 지닌, 아주 매력적인 스피커였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심히 갈등 중입니다.
1. 저음이 아쉽지만 시원스럽게 질러주는 2020이냐,
2. 고음이 아쉽지만 마음을 울리는 저음의 790이냐,
3. 둘 다 물리치고 칼라스를 새로 들이느냐
의 갈로에 서 있습니다.
사실 제가 형편이 그다지 좋지 않아 여기 분들이 보시기엔 매우 보급형인
기기들이겠지만 이 정도도 제겐 무리한 호사이고, 제 형편을 아는 남들이
보기엔 사치이기도 한지라,
그나마 경제적인 선택을 하자면 1, 2번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고,
오래 애정을 갖고 들을 기기이니, 약간의 손해를 보더라도 3번으로 갈 것인지
무척 고민이 됩니다.
1, 2번중 하나로 선택을 하더라도, 790으로 갈 것인지, 2020으로 갈 것인지
결정하기도 쉽지가 않고요.
제가 참 결단력 없이 우유부단 하지요? ^^;
아뭏튼 정말 제 형편에선 큰 맘 먹고 들인 스피커인데, 한 방에 해결을 못해주네요
한 방에 해결한다는게 너무 큰 부질없는 욕심인듯 하지만, 어느 정도 만족을
주면 타협은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ㅜㅜ
이럴 때 고수님들이 과거의 경험을 교훈삼아 제게 충고 한 말씀씩 해주시면
제 우유부단한 결정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한 말씀씩 달아주세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안한 휴일저녁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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