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만 척 보면 걍 소리가 떠오를 정도는 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
뭣땜에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에서 앰프나 스피커 따위에 돈을 들이고 전기를 먹입니까. 당장은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음표를 보고 소리를 느끼는 정도는 우리가 무협지나 만화를 보고 재미나 감동을 느끼는 일련의 과정에 비하면 훨씬 단순한 프로세스입니다. '뇌의 퇴보'는커녕 뉴런이 증가하고 시냅스가 재배열됨으로써 두뇌도 대폭 업그레이드가 됩니다. 아, 물론 트위터가 망가져도 감동이 있네 없네, 6만원짜리네 5천원짜리네 아옹다옹할 필요도 없지요.
스피커나 앰프가 필요 없으므로 당연히 음반 따위도 필요 없습니다.
음반을 통해 듣는 음악에는 어쩔 수 없이 지휘자나 연주자, 가수 등의 주관이 개입하게 됩니다. 타인의 해석이라는 장막을 걷어치우고, 악보를 통해 원곡과 직접 대면해 보세요. 소설을 원작으로 아무리 돈 처들여 영화를 만들어도 원작을 뛰어넘는 감동을 전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자연의 소리,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여 보세요.
솔숲을 스치는 바람소리는 비탈리의 샤콘느보다 애절하고, 장마철 천둥소리는 그 어느 오케스트라의 투티보다 벅찬 감동을 선사합니다. 거리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음에서는 사람사는 세상의 활기와 생명력이 느껴지지요. 그리고 마침내는, 인간이 지어내는 그 모든 소리들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깨닫게 됩니다.
세상 모든 소리의 근원은 바로 이것입니다.
"옴은 창조주 브라흐만의 입에서 나온 첫번째 소리로 모든 소리의 근원이자 만물을 창조한 첫 울림으로 사실상 신의 이름이다. 옴의 의미들 중 하나는 세속의 존재는 참된 실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직관에 의해 무한함과 이원성을 넘어 모든 존재와 비존재를 포함하는 신성한 전체로 이동함으로써 참된 실체를 감지할 수 있다. 옴은 깨달음의 순간이다. 그 순간 인식의 주체와 객체 사이의 장벽이 허물어지고 자아는 순수한 깨달음이 된다."
"옴은 창조자의 입에서 나온 맨 처음의 소리이며 모든 소리의 근원이라고 한다. 옴은 소리의 창조현상을 나타내며, 창조될 수 있는 모든 소리의 가능성을 뜻한다. A는 입천장이나 혀의 어느 부분과도 접촉하지 않고 소리를 내는 근원음이다. M은 입을 열지 않고도 소리를 낼 수 있는 일련의 마지막 글자이다. 이 두 음 사이에 만물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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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만 줄이고...
저는 장터에 괜찮은 물건 나온 거 없나 보러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