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재즈에 관심을 가지시고 입문하시고자 해서 예전에 재 동호회에
정리했던 자료를 올려봅니다. 재즈를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적다보니 내용이 기네요. 이해해주세요 ^^)
재즈를 제대로 들으시려면 재즈의 역사와 음악의 흐름을 잘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50-60년대에 국한된 하드밥과 쿨, 프리 재즈만 듣게 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흥미가 떨어집니다. 블루노트 듣다보면 그넘이 다 그넘입니다.
재즈 동호회에 가도 콜트레인 모르면 재즈 하수이다. 프리 재즈를 들어야 진정 재즈
매니아다.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15년전에도 그랬고 아마 요즘도 그럴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콜트레인 같은 연주자가 훌륭한 연주자이지만 그가 한 연주는
재즈사에서 보면 보이지도 않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저 또한 20년 이상 재즈만 듣고
있지만 콜트레인은 그리 많이 듣지 않고 좋아하진 않습니다. 이 사람 말고도 들어보아야
할 연주자가 너무나 많고 다양한 연주가 너무나 많습니다. 일례로 말씀드린 것이니 오해는
마세요. ^^ 제가 재즈를 20년 이상 들으면서 느낀 점을 말씀 드립니다. 어떤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음악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악보나 연주법 등에 대해서는 문외한
입니다. 그래서 제가 택한 방법은 재즈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제 생각에 예전에 국내에서 발행된 재즈 관려책은 다 보았고 미국의 원서도 상당수 보았습니다.
요즘도 간혹 시간날때 마다 보고는 있습니다. 그만큼 방대한 역사입니다.
아마 국내에서도 구할 수 있을텐데 미국 공영방송인 PBS 에서 예전에 방영한 것이고 DVD 로도
판매가 되었습니다. Ken Burns Jazz History 입니다. 저도 요즘 컴퓨터로 시리즈를 보고 있는데
정말 소중한 자료입니다. 18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재즈의 역사를 시기별로 정리하였고
소중한 필름 자료까지 있어서 더 없는 자료인 것 같습니다. 전 지금 미국에 있어서 netflix 에서
보고 있는데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면 아주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앨범을 보실때 연주 시기, 연주자, 발매 회사 등을 보면 대충 어떤
연주 스타일인지를 알 수 있답니다. 모르는 연주자라고 하더라고
그리 예상과 다른 연주를 들려주는 경우는 흔치 않답니다.
간단하게 좀 더 추가만 해드리겠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초기 재즈는 노동요, 가스펠, 블루스 등이 접목되면서
등장하게 됩니다. 도시 블루스도 있지만 시골의 한적한 곳에서 부르던 블루스도
같이 가미되어 있습니다. 젤리 롤 모턴이 재즈의 시초라고 주장을 하지만
백인 악단들이 재즈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연주스타일을 연주하면서
누가 진짜 시조인지 아직은 논란이 있습니다. 백인들은 나은 환경에서 연주를 했고
클래식의 영향과 유럽 음악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되면서 흑인들 보다 활발히
활동을 합니다. 대개의 경우 솔로연주는 거의 없고 집단으로 즉흥연주를 들려
줍니다. 리더만 자신의 솔로 연주를 잠깐 들려줍니다.
대표 연주자는 시조라 주장하는 젤리 롤 모튼, 패츠 월러, 루이 암스트롱, 스승인
킹 올리버, 백인으로 빅스 바이더벡, 에디콘돈 악단 외에도 많은 연주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20-30년대 녹음이다보니 일년에 한번 정도 듣는 정도입니다.
시디 또한 음질이 조악하다보니 명반 한두장 정도만 가지고 이런게 초기 재즈 구나
정도 느끼셔도 될 듯 합니다. 요즘 복각되어 나오는 시디 중에 음질이 만이 개선된
것도 있으니 그런 것을 명반으로 한두장 정도라도 구해서 들어보시면 초기 재즈의
원형이 어땠는지 아실 수 있습니다.
루이 암스트롱이 30-40년대 솔로 연주를 점점 시도하게 되면서 많은 연주자들이
빅밴드에서 리더 역활과 인기를 끌게 됩니다. 백인들은 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부응
하면서 스윙감 넘치는 춤곡을 선보이고 이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40년대를
풍미하게 되고 재즈는 스윙이다라는 말까지 나오게 됩니다. 걸출한 스타 연주자들이
있지만 밴드 리더들은 웬만하면 너네 대충만 해라 알았지...수준으로 연주 시간을
정해버리게됩니다. 요즘 보고 있는 다큐에서 보면 루이를 재즈의 첫번째 천재로 보고
있습니다. 당시로서는 접근할 수 없는 속도와 하이노트로 트럼펫을 연주하면서
지휘자 역할을 한 것입니다. 요즘으로 보면 별 것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윈튼 마샬리스도 가장 존경하는 연주자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그냥 왓어
원더풀 월드로만 기억하지만 루이의 천재성은 20-30년대 킹올리버 악단이나
이후 hot five or hot seven 이라는 콜럼비아 앨범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잘아시는 배니 굿맨, 글렌 밀러, 우디 허맨 악단, 스탄 켄턴 등 주로 백인 악단들이
인기를 많이 끌게 되고 이들은 큰 축을 형성하게 되고 이곳에서 많은 솔로 연주자들
이 나중에 쿨 재즈를 이끌게 됩니다.
다른 한 축은 듀크 엘링턴, 카운트 베이시, 베니 모턴, 베니 카더 등 흑인으로 이뤄
진악단이며 역시 50년대 밥, 하드밥 재즈에서 활동하는 연주자들을 배출해 냅니다.
미국의 대공황, 경제 악화, 40년대의 세계대전 등을 겪으면서 사람들의 우울함을
달래줄 그런 음악이 필요해서 스윙악단의 연주 스타일이 더욱 인기를 끌게 됩니다.
베니 굿맨의 가장 큰 문제점이 절대 흑인과 한 무대에는 서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훌륭한 연주자이지만 음악적인 완성도에서 더 성장하지 못한 이유로 보고 있더군요.
40년대 중반 세계대전을 거치고 흑인들의 인권에 대한 요구 등과 맞물리면서 그들의
생각과 느낌을 점점 표현하려는 욕구가 올라가면서 솔로 연주자들이 밤에 모여 민턴
즈 플레이 하우스 같은 곳에서 소규모 캄보(4-6인조) 연주를 밤새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밥 재즈가 탄생하게 됩니다.
찰리 파커, 디지 길레스피, 버드 파웰, 찰스 밍거스, 케니 클락, 오스카 페티포드,
몽크, 패츠 나바로 등이 각 악기별로 대표적인 밥 재즈 연주자들입니다. 이전의 스윙
재즈에 비해 엄청나게 빨라진 속주, 따라갈 수 없는 코드 변화 등 아마 메탈이 첨 나
왔을때 흥분하던 거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스윙의 빅
밴드는 경영난에 허덕이게 되고 결국 소규모 캄보 연주가 재즈의 대세가 됩니다.
처음 찰리 파커가 악단에서 연주할 때 속도가 너무 빨라서 나머지 악단이 박자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서 결국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솔로로 캄보 연주를 캔사스 시티에서
주로 했는데 소문이 미국에 퍼지면서 밤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파커의 연주를 들을
수 없을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흑인의 그루브와 테크닉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던 백인들은 그들만의 영역을 구축하
게 되는데 바로 날씨 좋고 살기 좋은 서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주로 대학에서
작곡이나 연주를 전공하면서 스승이 클래식에 정통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재즈
에 이론을 접목 시키면서 선법이나 대위법 등이 들어가게 되면서 좀 더 우아한 연주
가 되고 이는 격렬하기만 하던 재즈계에 신선함을 전해줍니다. 많은 백인들은 이런
고상한 재즈에 손을 들어줍니다.
제리 멀리간, 쳇 베이커, 리 코니츠, 원 마쉬, 레니 트리스타노, 데이브 브루벡, 스
탄 게츠 등이 대표적인 웨스트 코스트 재즈 연주자들입니다. 40년대 말 마일즈 데이
비스가 쿨의 탄생이란 앨범을 발표하면서 쿨재즈의 탄생을 알렸지만 그룹은 일회성
으로 끝났고 그 연주에 참여했던 이들이 위의 연주자들입니다.
쿨재즈가 인기를 끌게 되면서 흑인들은 재즈 고유의 그루브와 그들만의 울분을 토해
내기엔 부족하다고 비판을 하면서 좀 더 격렬한 연주와 속주를 선보이게 됩니다. 아
트 블레이키, 호레이시 실버, 클리포드 브라운, 맥스 로치 등이 기교 넘치는 격렬한
하드밥 재즈를 연주하게 되고 거기에 펑키 리듬과 블루스가 접목되면서 이전에 비해
한층 어두운 연주를 들려줍니다. 통상 많은 분들이 재즈라고 듣고 계신 음반이 바로
이시기의 연주들 입니다. 블루노트사 연주가 대부분이 이시기의 연주입니다. 그러다
보니 블루노트 스타일이라는 얘기까지 있으니 경우에 따라서는 다 똑같이 들리기도
합니다. 블루노트 세션맨 스타일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연주자중 한명이
기타 연주자 그랜트 그린입니다. 많은 연주자들이 좋아했던 세션 기타 연주자였다가
나중에 솔로로 앨범을 내면서 많은 인기를 끌게 됩니다.
60년대 들어서면서 흑인의 인권 문제가 대두되고 케네디, 말콤 엑스, 루터킹 목사 등
의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재즈계에서도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을 연주하기엔 기존
의 연주는 부족하다고 느끼면서 오넷 콜맨, 존 콘트레인, 돈 체리, 에릭 돌피 같은
연주자들이 기존의 틀을 벗어난 정말 악보는 거의 없는 연주를 들려주고 대부분이 초
기 재즈의 원형인 집단 즉흥연주를 들려줍니다. 근데 형식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듣
다보면 정신이 없는 경우가 많고 각 악기의 최고음이나 최저음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
습니다. 형식으로서는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지만 대중에게는 재즈가 점점 멀어
지는 계기가 됩니다. 이런 와중에 비틀즈, 엘비스 등 팝이 대중음악으로 큰 축을 차
지하게 되고 재즈는 소수의 음악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60년대 말부터 한계를 극복하고자 전자악기가 도입이 되고 소위 마일즈의 비치스 블
루 라는 앨범이 퓨젼 재즈의 효시역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퓨젼재즈가
다시 한번 재즈의 소생을 가져옵니다. 하지만 팝, 락 음악과의 차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80년대 들어서면서 윈튼 마샬리스를 중심으로 30-50년대 복고풍으로 돌아가자
는 신고전주의가 등장하면서 현재 다양한 장르의 재즈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었지만, 저도 재즈는 데이브 그루신의 St. Elsewhere 라는 곡이 황인용씨의 라디오
방송 시그널 음악으로 사용된 것을 듣고 감동받아 구한 후 퓨젼 재즈를 듣기 시작했고
데이브 그루신을 알게 되고 리 리트너, 래리 칼튼 등등 듣다가 현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복잡하고 장황한 얘기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요즘은 엘피만 듣고 있어서 요즘 시디가 어떻게 발매되는지는 잘 모르고 있습니다. 웬만한 것들은
구하기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기별로 한번 비교해서 들어보시면 좋습니다.
전 시디 1500장, 엘피 2000장 정도 재즈 앨범이 있읍니다. 재즈 앨범에 대해서 궁금하신게 있으시면
물어보시면 아는 한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bbja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