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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보중의 왕초보가 역시나 초보스러운 사용기 한 편 작성해봅니다.
IMF 환란 당시 다니던 직장의 도산과, 욕심내어 참여한 사업에서 사기를 당해
모든 재산을 잃고 큰 빚까지 지게 되어
그나마 얼마 되지 않던 오디오 마저 처분할 수 밖에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몹시도 '좋은 소리로 듣는 음악'에 대한 갈증에 목이 탔지만,
형편이 따라주지 못해 애써 마음을 접고 휴대용 기기들에 의존에
음악생활에 대한 갈증을 축여 왔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초 얼마 되진 않지만 약간의 비자금이 생기게 되니,
역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저렴한 오디오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욕심이었습니다.
이제 더는 무엇으로도 억누를 수 없는 욕심이었습니다 ^^;
그렇게 해서 십 몇년 만에 장만한 오디오 조합이
루비2 DAC + 나드 316Bee 인티앰프 + Q 어쿠스틱스 2020 스피커였습니다.
긴 시간 동안 오디오에 대해 관심을 끄고 지내다 보니 기기에 대한 정보가 어두워
주변 분들과 인터넷에 물어가며, 제가 가진 비자금 이내에서 심사숙고하여 장만한
제품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습게도 오래전에 경험했던 소위 '좋은소리'에 대한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무언가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어주지 못하는 기기들에 대한 크고작은 불만들은
결국 '바꿈질'이라는, 절대 빠져들지 않겠다고, 그럴 형편도 못된다고 다짐했던
결심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고 말게 되더군요.
소리를 결정하는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스피커인지라,
우선은 스피커를 바꾸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바꾸게 된 것이,
Q 어쿠스틱스2020 → 미션 790 SE → 다인 Exite 12 였습니다.
스피커의 교체로 소리가 많이 달라지긴 하였지만, 뭔가 제가 추구하는 그런 소리는
아니어서 불만이 누그러지질 않더군요.
그 때 제 고민을 와싸다에 쓰게 되었고, 많은 분들께서 조언을 주시길
'앰프를 바꾸어 보라'는 권고였습니다.
마침 와싸다에서 오디오키드 리젠 앰프와 DAC 공제를 시작하던 참이고,
저에겐 생경한 업체였지만, 이미 기존 출시 제품들로 명성과 신뢰를 쌓은 업체 같아서
와싸다와 오디오키드를 믿고 공제를 신청하였습니다.
앰프를 시청하러 갈 형편이 못되어, F-60과 T-60 두 대를 모두 신청했었습니다.
소리의 성향이 다르다 하니, 직접 비교해서 들어보고 둘 중 제 취향에 맞는 하나를
취하고, 하나는 방출할 계획이었던 것이지요.
하지만 자금 계획이 어려워져 다인 Exite 에 더 맞을 것 같다는 오디오키드 측의
조언에 따라 T-60 을 선택하고 F-60 신청을 취소했습니다.
기계치라, 조립에 겁을 내고 대작을 신청하여 완제품으로 받기로 하였습니다.
폰카로 촬영을 해서 화질이 별로 좋지는 않습니다. 감안하고 보세요.
다인과 한 조를 이루던 나드 앰프입니다.
청취환경이 열악합니다.
나드 316Bee 앰프도 몇 달 사용해보니, 어느분의 말씀처럼 기본기와 구동력이 탄탄한
'기본에 충실한' 앰프란 생각입니다.
특히 박력있는 저음 영역과 넓게 퍼지는 음장감이 가격을 의심케 하는 가성비 뛰어난
앰프로 입문기로는 손색이 없지 않나 합니다.
단점으로는 '약간 건조하고 딱딱한' 소리 성향인 것 같습니다.
리젠T-60은 택배를 고려한 탓인지, 충격 흡수에 신경을 많이 쓴 포장재로 대비를
하셨더군요.
리젠 T-60의 뒷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3종류의 소스와 1조의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多소스 시대에 조금은 부족할 수 있는 소스 단자지만,
PC + CD (예정) + 튜너(예정)만 계획하고 있는 저에게는 군더더기 없이
딱 맞는 심플한 구성입니다.
나드 앰프를 대신하여 다인과 함께 짝을 이루어 자리 잡아본 모습입니다.
잘 어울리나요?
리젠 시리즈의 디자인을 놓고 부정적인 의견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디자인이라는 것도 워낙 개개인의 취향이 다양하게 적용받는 분야인지라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겠지만, 미니멀리즘의 심플하고 깨끗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제 취향에선 상당히 만족스러운 외양입니다.
볼륨 리모콘도 본체의 디자인과 잘 어울립니다.
사람의 기억은 매우 비합리적이어서, 때로 오래된 작은 일들을 세세하게 떠오르게도
하지만, 반면 방금 들었던 소리를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번거롭지만 가급적 한곡 한곡을 직접 단자를 바꾸어 꼽는 방식으로
비교청취 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셀렉터가 있었으면 보다 편하게 비교할 수 있었겠지만요 ^^......
이렇게 한곡씩 직접적으로 비교하게 되면 두 앰프의 성향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점이 있어 비교가 용이합니다.
< 비교에 사용된 음악들 >
오디오를 고를 때 좋아하는 음반들을 가지고 가서 들어보라고 권하지요.
자신이 가장 많이 들었던 음악이라면 내가 찾는 소리인지 아닌지
판단이 더 쉬워지기 때문이겠지요.
정경화 - 베토벤 바이얼린 콘첼토 61번
장한나 -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 변주곡
야신타 - Here's to Life
ABBA - Move on
임태경 - 옷깃
2NE1 - 내가 제일 잘나가
비교에 주로 사용된 곡들입니다.
가급적 여러 악기음들과 보컬을 비교하고자 선택한 음악들이었고,
이 외에도 다수의 음악들을 비교 대상으로 잠깐씩 들어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나드 앰프를 사용하면서 가졌던 불만을 리젠이 상당부분 해결을 해주었습니다.
남성적이지만 거친 느낌의 소리가 매우 섬세하고 다듬어진 고급스런 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악기 하나 하나의 음이 명징한 해상도를 가지고 구분되어져 들리면서도
절대 거칠지 않습니다.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박력있지만 과한 느낌으로 장시간 청음시 귀를 피로하게 했던 저음이
자연스러운 저음으로 개선되었습니다.
다만 음장감은 나드 쪽이 좀더 넓게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현악기나 여성보컬의 질감이 딱딱하고 건조한 느낌에서 물기를 머금은
윤기나는 소리로 젖어듭니다.
이 점들 만으로도 큰 점수를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실 앰프에 대해서는 그리 비중이나 점수를 많이 주지 않는 쪽이라,
앰프를 교체해서 얼마나 소리가 변할까 반신반의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비교해서 들어보니 명확한 앰프간의 성향 차이가 드러나는게
신기합니다 ^^;
다인 Exite에 대해서는 이 번 기회에 분명히 깨닫게 된 점이 하나 있는데,
제가 추구하는 소리는 아니라는, 저와는 맞지 않는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올라운드적 성향의 스피커를 찾다보니 많은 분들께서 만족해하시고 추천하셨지만,
분명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
T060에 제가 찾는 취향의 스피커를 찾아서 붙여보면 얼마나 좋은 소리가 날런지
사뭇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리젠 앰프 자체에 대해서는 가성비 뛰어난 제품으로 인상적인 소리 변화를
이끌어 낸 녀석이란 평가를 해줄 수 있겠지만,
리모콘에 대해서는 불만을 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쁩니다.
그런데 실용적이질 못합니다.
편리하게 사용하기엔 너무 무겁고,
기스에 약한 외장,
파워 On/Off 없는 점이 크게 아쉽습니다.
리모콘에 대해서 만큼은 멋보다는 실용성에 무게를 좀 더 두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태생이 편하자고 발명하게 된 것이 리모콘 아니던가요? ^^;
없는 시간을 쪼개 작성하다보니 얘기하고 싶었던 충분한 내용을
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심야에 작성하다 보니 졸음은 마구 쏟아지고....
부족한 사용기 양해 부탁 드리고,
새롭게 공제에 참여하실 분들께 작은 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원님들 늘 즐거운 음악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너무 졸려서 이만 자러 가겠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