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연말에 결혼예정이고 일도 바빠지고 오디오기기도 대부분 정리를 하고 이사를 와서 한동안 음악도 듣지 않고 와싸다접속도 예전처럼 빈번하지 않았습니다.
오디오취미를 시작하고 1년여동안 질풍노도와 같은 시기를 보내고 이제는 한숨을 돌릴 때가 되기도 했고 와트퍼피5.1가 나간 후에는 어떤 스피커에도 감흥이 별로 없게 되어 오디오기기에 흥미가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Chord QuteHD는 초기 출시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고 높은 스펙과 초기 리뷰어들의 호평에 기대를 많이 가졌습니다. 하이파이게시판에 올렸던 구매관련한 불미스러운 일이 있기도 했지만 여전히 호기심은 있었습니다.
이번에 가까운 형님께 테스트용으로 들어온 QuteHD를 며칠간 빌릴 수 있게 되어 요즘 거실에서 간단한 음악감상과 영화용으로 사용하는 카시오페아 카푸치노와 비교테스트를 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사오기 전에 파워앰프와 스피커를 처분하고는 한동안 기기를 안들이려고 했는데 그게 쉽지 않더군요. 간단하게 세팅을 하려고 생각을 하니 적당한 액티브 스피커가 좋을 것 같아서 알아보던 중 J형님에게서 다인오디오 bm15a 라는 액티브스피커를 양도받게 되었습니다.
제 프리앰프인 Waltz는 몇가지 이유로 새로 제작 중이라 8월 중순부터 사용이 가능하여 임시로 Yoo형님께서 빌려주신 패시브프리앰프를 bm15a에 연결하여 사용 중입니다. 액티브스피커를 사용하니 매우 간단/단촐한 세팅이 되었습니다.
카시오페아 카푸치노는 신품으로 2번째로 구매를 한 제품입니다. 1차구매는 테스트용도로 구매하였고 2차구매는 QBD76을 내보내면서 당분간 사용하기 위함입니다. QBD76HD의 후속모델(QBD76HDSD)이 가을에 출시되면 자금을 모와서 QBD76HDSD로 가려고 합니다.
2, QuteHD와 카푸치노의 비청
Yoo형님댁에서 QuteHD와 QBD76HD와의 비청이 4명정도의 동호인들과 있었는데 저는 참석치 못하였습니다. 참여하신 분들이 비청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그레이드격차가 심해서 더 이상 비청할 가치가 없다는 것인데 초기의 일부 리뷰어가 QuteHD를 QBD76HD와 비교하여 호평했던 것과는 달리 실제 비청에서 둘 간의 차이가 매우 크게 느껴져서 역시 100만원대 DAC수준이라는 평가정도에 그쳤다고 합니다.
카푸치노는 국산DAC으로 깔끔한 디자인에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같은 100만원대에 포진해있는 제품이고 마침 제가 사용 중이기 때문에 함께 비교를 하면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았습니다.
비청은 저와 제 여친(결혼예정인)과 함께 했습니다. 먼저 카푸치노로 2~3회 듣고 QuteHD로 2~3회 듣고 다시 카푸치노로 다시 듣는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1) 일반 고음질음원
(1) Spanish Harlem
카푸치노 : 음이 넓게 펴지며 저역의 울림이 좀 더 좋다
QuteHD : 상대적으로 저역이 약하고 음상이 다소 위쪽으로 안정감이 좀 떨어지며 고역의 느낌은 좋으나 중역저역이 좁고 마른 느낌으로 풍성한 느낌이 부족하다
(2) SIMPLE SYMPHONY, OP 4: 1. BOISTEROUS BOURREE (Benjamin Britten)
카푸치노 : QuteHD로 듣다가 카푸치노로 들으면 음이 안정감이 들고 편안하다.
QuteHD : 소리가 상대적으로 날카롭게 들려서 불편하다. 다이나믹한 측면은 좀 더 좋은 듯
(3) LET IT BE
카푸치노 : 피아노의 저역울림이 안정감있다
QuteHD : 여성보컬의 음색에 좀 더 매력적이지만 듣다 보면 피곤하다.
(4) Violin Concerto in F minor, Opus 8, No. 4, RV. 297, 'L'Inverno' (Winter) - I. Allegro non molto
카푸치노 : 상대적으로 저역의 발란스가 좋아서 듣기 무난하다 (여친 : 카푸치노 소리가 더 좋다)
QuteHD : 고역의 바이올린은 매력적이지만 저역의 부족은 아쉽다 (여친 : 고음만 좋은데 소리가 째진다. 싼 스피커로 듣는 느낌)
(5) 말러 Symphony No. 5 - I. Trauermarsch. In gemessenem Schritt. Streng. Wie ein Kondukt
카푸치노 : 저역이 좀 더 단단탄탄하다. 배음이 좀 더 살아있다.
QuteHD : 저역이 강한 곡이다보니 둘 다 저역의 느낌은 잘나지만 QuteHD는 저역이 좀 풀리고 탁한 느낌이 듬
2) SACD ISO 이미지파일 (PCM변환과 DSD네이티브비교)
(1) AVE MARIA,DOLCE MARIA
카푸치노 : 남성보컬이 안정적이며 음상의 위치가 적정하다
QuteHD : PCM변환 - 밑으로 깔리는 저역의 실종으로 테너의 개성이 떨어짐
DSD네이티브 - 얇은 막이 생긴듯하여 다소 부드러운 음성으로 들림
(2) Spanish Harlem
카푸치노 : QuteHD의 DSD네이티브보다 보컬이 좀 답답하다 (여친 : 전체적으로 안정감은 카푸치노가 좋고 깔끔하다)
QuteHD : PCM변환 - 직선적인 느낌으로 다소 날선 느낌
DSD네이티브 - DSD네이티브가 좀 더 부드럽긴한데 배음이 좀 부족하며 저역
이 아쉬운 것은 여전하다 (여친 : 보컬에 집중이 잘된다)
(3) So Far Away
카푸치노 : 10인치 우퍼의 퉁퉁거리는 느낌이 좋다 (여친 : 저역이 좀 강하다 듣기 불편)
QuteHD : PCM변환 - 퉁퉁거리는 저역이 탄력을 잃은 느낌 (여친 : 저역이 약해서 듣기
편함)
DSD네이티브 - 저역의 표현이 좀 더 섬세하여 소리의 깊이가 좀 느껴진다
(여친 : PCM변환보다 깔끔하게 들린다)
(4) 아마데우스 : Symphony No. 25 in G minor, K. 183; 1st movement
카푸치노 : 적절한 밸런스로 안정감이 좋다 (여친 : 더 좋은 기기같다)
QuteHD : PCM변환 - DSD네이티브에 비해 입체감이 떨어진다 (여친 : 소리가 째진다)
DSD네이티브 - 냉무 (여친 : 소리가 좀 답답하다)
3. 마무리
저 혼자서 2시간 정도 비청을 하고 있는데 여친이 와서 다시 들려주고 같이 들은 곡은 여친의 코멘트가 들어갔습니다. 여친은 와트퍼피5.1 소리를 한달정도 같이 들은 터라 요즘은 멀 틀어줘도 소리가 후지다고 합니다..ㅎㅎ 결혼한 후의 우리 타겟은 샤샤입니다.
QuteHD는 예전에 오라릭DAC을 많이 떠올리게 합니다. 초기에 과한 뽐뿌질로 기대를 잔뜩하게 했던 오라릭DAC의 요즘 중고가가 90만원대까지 떨어졌는데 출시 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기기의 중고가는 그 기기의 소리수준을 어느 정도 나타내준다고 볼 때 오라릭DAC의 일반적인 평가는 그 정도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uteHD를 리뷰하는데 QBD76HD가 언급되는 것은 오라릭DAC을 소개할 때 마이트너가 언급된 것과 비슷합니다. QBD76HD는 QuteHD와 등급이 몇단계나 다른 제품입니다. 제 기준으로는 차원이 다른 기기입니다. 이런 과장된 뽐뿌성 소개글은 공구 전에 분위기를 띠우려는 상술과 연계된 부분으로 고려해볼 수 있는데 광고를 하더라도 좀 적당히 하면 좋겠다는 바램입니다.
100만원대 후반으로 출시된 QuteHD는 역시 그 가격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적정한 기기로 보입니다. 초기 리뷰를 보고 DAC64나 네임DAC을 능가하는 수준인가라고 판단했던 제 기대는 이제 제 카푸치노보다도 못하다고 판단되는 안타까움을 동반한..역시나..한숨만 나옵니다.
아주 짧은 1년의 오디오경력이지만 현재까지는 중고가는 그 기기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믿음이 단 한번도 깨어지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여러 뽐뿌로 시행착오를 거듭해봤지만 결론은 역시나..그래도 희망을 가져봅니다. 언젠가는 혁신적으로 저렴하면서 좋은 소리를 내어주는 기기가 나올 수도 있으리란 오디오애호가로서의 소망입니다..
마무리로 총평 간단하게 하면서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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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teHD : 구 모델인 peach와 비교할 때 분명 업그레이드 된 기기이다. USB로 고음질 전송을 지원하고 DSD네이티브도 지원하는 최신스펙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러나 고역을 예쁘게 튜닝했지만 상대적으로 중저역이 떨어져서 전체적으로 시끄럽다는 느낌이다. 책상 위에서 데스크파이 수준이라면 괜찮겠지만 거실에서 대형사운드를 운용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DAC으로 보다 저렴한 카푸치노보다 밸런스적인 측면에서 완성도가 떨어지는 면은 실망스럽다. 가격적인 측면에선 현재의 공구가 정도나 그 아래가 적정한 신품가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