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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60: J-FET FMJ1111과 캔 TR의 소리를 아주 맛깔 나게 담아낸 그릇
HW사용기 > 상세보기 | 2012-07-19 00:50:52
추천수 17
조회수   4,497

제목

T60: J-FET FMJ1111과 캔 TR의 소리를 아주 맛깔 나게 담아낸 그릇

글쓴이

조광선 [가입일자 : 2008-03-02]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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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DIOKID] 오디오키드 풀 디스크리트 방식
TR 인티앰프 REGEN T60 KIT



디자인이나 최대 출력 등 앰프를 평가하는 기준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앰프가 증폭기의 역할을 하는 이상, 가장 중요한 것은 증폭 방식, 그리고 그 증폭에 활용되는 핵심 소자(예를 들면, 진공관, MOS FET, 캔 TR, 그리고 OP 앰프 등)의 특성이 만들어 내는 증폭된 결과로서의 소리일 것입니다. 이번 와싸다에서 주선하는 공제가 주는 묘미 중의 하나가 증폭 소자의 선택 가능성입니다. 여기에 더해서 증폭 소자의 다름이 소리의 다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재미까지 준다는 측면에서 공제의 의미를 찾을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마케팅 측면에서 유명 증폭소자라고 불리 우는 부품들은 주로 고가의 앰프를 만들 때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볼 때, 저렴한 가격에 명소자들이 내주는 소리를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 또 한 이번 공제의 가치를 높이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공제의 대상이 되는 두 앰프 모두 출력은 60 와트로 동일하지만, 선택 가능한 옵션은 두 가지입니다. 버퍼, 초단, 드라이브단에 채용된 J-FET인 FMJ 1111, 그리고 진공관과 TR의 중간 정도의 소리를 내준다는 On Semi의 캔 TR이 풀디스크리트 회로 안에 박혀 있는 T60이 그 하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MOS FET을 사용한 F60입니다. 저는 라임을 사용해보았던 사용자로서 라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T60을 주저 없이 골랐습니다만, 이왕이면 하는 생각에 MOS FET의 부드러움까지 욕심을 내고 말았습니다. 재미있는 공제가 주는 덫에 걸린 것이지요.

일단, 멋 부리지 않았지만, 근육질의 소리를 내줄 것 같은 튼실해 보이는 외관에 단순하기만 한 center fascia 판넬, 볼륨 노브의 크기와 묵직한 조작감이 만족스럽습니다. 며칠 동안 전기를 먹인 후에 본격적인 청음에 들어 갔습니다. F60을 에이징 시킬 충분한 시간 여유가 아직은 없었던 관계로 라임 때문에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T60에 관해서 먼저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라임과 비교해볼 때 T60의 소리는 훨씬, 아니 아주 훨씬 더 어른스러워졌습니다. 더해진 소리의 굵기나 윤곽의 선명함이 소리의 성숙함을 충분히 느끼게 해주고, 증가된 출력 수치가 대변하듯이 스피커를 장악하는 능력도 출중해졌습니다.

스카닝 4 발과 문도르프의 리본 트윗이 달린 스트라빈스키2에 물려서 듣는 이은미씨의 목소리가 무겁게 공간을 채워 가기 시작합니다. 스카닝이 내주는 찰진 소리에 곁들여서 정말로 무겁게 그녀의 목소리가 깔리기 시작합니다. 그녀의 목소리를 잘못 재생하면 그 허스키함이 담배에 쩌들고 피곤한 상태에서 내지르는 갈라짐으로 들립니다. 소리가 메말라지면 목에 걸린 부하와 그 부하로 인한 고통까지 느껴지는데, T60은 예전 라임이 그러했 듯이 아주 촉촉하게 내뱉어 줍니다. 허스키함이 감정으로 승화 되는 연주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전달되는 소리의 “굵은” 에너지감과 다이내믹함은 노래하는 사람이 전혀 피곤한 상태가 아니라고 알려주는 듯 합니다. 샤프란의 바하 무반주 첼로 연주곡도 첼로의 질감을 한껏 살린 바탕에서 독주 악기 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잔향감이 멋들어지게 표현됩니다. 공간이 음악으로 채워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로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것은 재생음이 만들어 내는 가장 커다란 착각 중의 하나라고 새삼 느끼게 됩니다. T60이 갖는 특징 중의 하나인 정숙한 배경은 목소리는 물론, 연주 악기의 두툼하게 잡힌 소리와 묘하게 대비를 이룹니다.

지난 번 아이이어쇼 때 구입해서 한창 듣고 있는 Dusko Goykovich의 Samba Do Mar 앨범도 걸어 봅니다. 삼바 리듬의 다이내믹함과 금속성의 트럼펫 소리가 그 어떠한 자극도 없이 흥을 돋굽니다. 게다가 기타와 드럼 연주의 경쾌함은 삼바의 리듬감을 한껏 높여 줍니다. Richard Yongjae O’Neil의 Winter Journey는 끈적한 여름에 서늘한 시원함마저 줍니다만, 역시 고드름을 연상시키는 날카로움은 드러내지 않습니다. 스카닝의 콘지를 흥겹게 떨도록 만들어 주는 구동력, 두툼한 소리, 자극적이지 않지만 선명한 고역과, 소리의 중심을 잡아주는 중역, 단단한 저역을 감싸는 정숙한 배경이 모두 합쳐져 음질 만큼은 현대의 빈티지라고 불러도 될 만한 전형적인 캔 TR의 소리를 들려주고 있지만, 정작 T60의 장기 자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3 년 넘게 체험해온 라임의 가장 커다란 장기는 공간에 음악을 채울 줄 아는 능력이었고, 음악 감상자로 하여금 음악에 결합된 감성과 교류하도록 만들어주는 능력이었습니다. 검은색으로 칠해진 투박한 샷시에 노브 두 개 달랑 달려 있는 몇 푼 안되는 앰프는 “나 쳐다 보지 말고 그냥 음악이나 들어.” 하듯이 전등을 끈 후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버립니다. 그리고 촉촉한 재생음이 연주에 감정을 실어 줍니다. 오로지 싸다는 이유 하나가 “너에게 많은 비용을 들였는데 너는 어느 정도야?” 하는 비교의 잣대를 드리 댈 필요조차 없게 만들고, “그저 음악만 제대로 듣게 해준다면...” 하는 음악 감상자의 비워진 마음이 음악에 정녕 귀기울이도록 해주었습니다. 캔 TR이 자신의 증폭 기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도록 해주는 회로와 부품 이외에는 별로 화장도, 그리고 단장도 하지 않은 내부가 음악 감상자의 마음을 비우게 하는 것일까요?

라임과 비교하면 기초 화장이라도 한 얼굴, 업그레이드 된 부품 때문에 약간은 높아진 가격 등등이 캔 TR이 만들어내는 고급스러운 음에 쓸 데 없는 트집이라도 잡게 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약간의 걱정을 하게 만들었습니다만, 역시 기우였습니다. 한껏 성숙한 모습으로 선을 보인 T60은 그 전의 라임보다 훨씬 능숙한 솜씨로 음악 감상자를 이끌어 갑니다. 타격감, 다이내믹함, 고요함 속의 리듬감 등 그저 음악만 발라내는 능력이 다른 곡으로 바꾸는 움직임조차 미안하게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불이 꺼진 후에는 음악과 감상자만 남겨 놓습니다. 음악이 애절해지면 감상자의 마음도 함꼐 애절해지고, 음악의 진동이 주는 에너지감이 커지면 심장 박동도 함께 빨라집니다. 음악적이라는 말을 이런 때 사용해도 될까요?

여러 음식점을 잘 살펴 보면 주재료의 맛을 중시하는 곳이 있고, 양념이 가미된 맛을 중요시하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주재료 중심인 음식점의 양념은 주재료의 맛을 한껏 살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만, 양념을 중요시하는 곳의 주재료는 양념을 묻히는 보조 재료의 역할을 합니다. 양념의 맛이 좋다고 한 들 결국 음식 선택의 기준은 주재료가 무엇인가로 귀결됩니다. 꽃등심은 자주 먹을 수 있어도 주물럭은 자주 먹기 힘들거나 쉽게 물리는 이유가 그런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소리를 내주는 기계도 비슷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겠지요. 그리 높지 않은 가격에 J-FET과 캔 TR의 따스하고 힘찬 소리를 들려주는 T60이야말로 바꿈질에 지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고향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메인 기기 앰프 역할을 하든, 서브 앰프 역할을 하든 말이지요.

오늘 저녁 여러 분은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한 가지는 기억해두셔도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앰프의 가격에 맞춰서 기기를 대접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이 넘은 그것보다 훨씬 비싼 가치를 가진 놈인데, 그냥 멋부리지 않고 수수한 것을 좋아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대접해준만큼 그 능력을 보여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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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엽 2012-07-19 09:24:49
답글

사용기를 읽고 있는 동안 제가 음악을 듣고 있다는 착각에 젖어있었습니다.<br />
"바꿈질에 지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고향같은 존재..." 참 와닿는 말씀입니다.<br />
화려하지 않으면서 단아한 이번 공제품이 음악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저도 만족하고 있습니다.<br />
F60을 구매한 저로서는 다음 사용기도 기다려집니다.<br />
T60과 F60는 어떤 차이가 나는지~ 음악 들려주듯이 풀어주시믄 좋겠습니다. ^^

전승준 2012-07-19 11:48:35
답글

하나 여쭙니다....오디오키드 모팡도 그렇긴 한데....요즘 디지털볼륨이 추세이고, 볼륨 노후에 따른 걱정도 필요없는데...유독 오디오키드의 제품은 저가의 전동볼륨을 고집하는지 모르겠습니다....현재 적용중인 볼륨이 그다지 문제점이 없는 볼륨인지요?

임향택 2012-07-19 12:33:11
답글

글을 참,,,, 잘 쓰시네요.... 관심있게 보고있는 제품인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F60 이야기가 기되됩니다....<br />
글쓰는 것도 알고 보면 시간과 노력과 정성이 들어가는 행위인데, 버턴 클릭으로 회원들에게 다문 100원 이라도 부여되는 기능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이트 제공자인 와싸다에서 50원 갖고가고, 나머지 50원은 글쓴이가 갖는거죠... 오디오 애호가끼리 이런 좋은 정보를 공짜로 읽는 것이 좀 미안하기도

조광선 2012-07-19 12:51:03
답글

임향택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br />
<br />
전승준님. T60에서 사용하고 있는 볼륨이 저가의 전동불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마크레빈슨 프리에서 쓰는 볼륨을 공제가 88만원의 앰프에 장착할 수는 없겠지요. 또 한 디지털 볼륨이 "추세"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실제 그것이 추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제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도 디지털 볼륨과 아날로그 볼륨의 장단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br />

조광선 2012-07-19 13:09:11
답글

알프스 블루벨벳 전동 볼륨이 들어가 있다고 하네요. ^^

김용훈 2012-07-19 13:10:39
답글

T60의 소리가 들립니다 글속에서 ㅎ <br />
나의 스피커에서는 어떻게 들릴까 하는 예상도 가능한 멋진 리뷰글이라<br />
T60급관심 되는군요<br />

이재현 2012-07-19 13:18:13
답글

조광선님 좋은 사용기 올려주셨네요<br />
저도 라임을 사용했던지라 이번물건이 좋을 거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br />
하지만 전작 라임과 크게 바뀌지 않은 디자인이나 내부 물량투입이 그저 스펙상 출력만 올려놓은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는데~<br />
아니였군요~~사용기 보니 감이 잡히네요

전승준 2012-07-19 16:33:25
답글

역시 오디오는 민감해요...그쵸? 오해없길 바랍니다. 잘 몰라서 물어 본것인데.<br />
공제품은 그렇더라도 모팡은 200만원정도 맞죠? 그정도면 3-4만원하는 볼륨이 아니라 좀 더 좋은 볼륨이 들어 가면 좋겠단 이야기 죠.....전 디지털 볼륨이 얼마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볼륨의 트러블.....시간이 오래되면 잡음이 끼곤하죠...그런거 생각하면 디지털볼륨이 좋지 않나 생각해 본 겁니다. 모팡과 비슷한 가격대의 AI500도 디지털

조광선 2012-07-19 17:34:30
답글

ㅎㅎㅎ

이선형 2012-07-19 18:13:47
답글

디지털 볼륨부가 아쉽기는 한데 이 가격의 앰프에서 디지털 볼륨까지 원한다면 백만원은 넘겨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조광선 2012-07-19 18:56:51
답글

논의가 갑자기 디지털 볼륨 쪽으로 옮겨 가서요. 관련해서는 제가 댓글을 안달려고 했습니다만, 간단하게 몇 가지만 더 언급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br />
<br />
굳이 많고 많은 중요한 부품 중에서 볼륨에 관한 이야기만 언급이 되고, 증폭 소자라던가 트랜스 등등과 같은 더욱 중요한 부품에 관한 언급은 없으셔서요..혹시나 오키 제품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오해하실까봐 댓글을 좀 더 달아 보겠습니다. 저도 문외한이기 때문에 전승준님

최문협 2012-07-20 08:04:20
답글

제가 알기론 FM 어쿠스틱의 거의 억 하는 프리앰프에<br />
이 알프스 블루벨벳이 채용된걸 루 알고 있습니다.<br />
디지털 볼륨보다 아날로그 볼룸이 저렴해서 사용햇다? 그건 아닌듯 하구요<br />
오키가서 수많은 자작질을 한 결과<br />
볼륨이 음질에 꽤 영향을 주는걸로 알고 있구요.<br />
업체마다 다르겟지만 오키는 아직 한번도 디지털 볼륨을 채용하지 않은걸로 압니다.<br />
시도는 한 걸로 아는데, 결국은 오

김강남 2012-07-20 10:33:58
답글

제대로 설계된 디지탈 볼륨이라면 모를까 아직까지는 웬만한 하이파이에서는 아날로그 볼륨이 더 뛰어납니다.<br />
아날로그 볼륨의 대표적인 생산업체라고 할 수 있는 알프스의 경우 이제는 고급 볼륨의 생산을 줄이고 있는 실정입니다.<br />
<br />
이유는 당연하겠지만 고급 하이파이에 사용되는 아날로그 볼륨의 수요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공급은 적어지<br />
고 그에 수반한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고 봅니다.<br />
<br /

김강남 2012-07-20 12:58:21
답글

양산품에 적용하기 위한 전동 볼륨이라면 딱히 알프스 블루벨벳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br />
물론 극히 일부 기종 중에서 동경광음 볼륨을 채용하기는 하나 워낙 비싸기 때문에 일반적이지는 않지요...<br />
수동 볼륨이라면 개별 저항이 채택된 어테뉴에이터 방식이 존재하기는 하나 물론 비싸죠..<br />
아마 업체로서는 블루벨벳 외에는 딱히 대안은 없었을꺼라 보입니다.<br />
<br />
물론 엄청난 고가의 기기

최문협 2012-07-20 18:57:07
답글

김강남님 답변을 보니 명쾌해 집니다. <br />
알프스사의 블랙뷰티도 완전히 생산이 안되고 있고<br />
황동볼륨은 엄청스레 비싸고..<br />
<br />
아님 동경광음인데<br />
것도 금액이 만만치 않더군요. <br />
오키사에서 최상급 모델에는 개발한 스텝식 릴레이 볼륨을 채용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br />
볼륨은 앰프 제작하는데 아주 중요하지요.<br />
헤드폰 앰프 자작을 해보는데, 너무 달라지더군요

이동준 2012-07-22 01:19:06
답글

멋진 사용기 잘 봤습니다. F60이 맘에 들어서 다른앰프 처분하고 T60도 지를까 고민중입니다...<br />
태생이 같으니...기본성향은 비슷할것 같아....다음 공제앰프를 기다려볼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br />
오키제품은 처음 써보는데...참 좋네요. 잘은 모르지만 자기만의 색깔이 있는것 같구...가격도 착하구..<br />
저도 소위 말하는 오키빠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조광선 2012-07-22 12:30:41
답글

환영합니다. 오키빠로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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