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상품
오디오 경력이 일천하여 많은 미사여구로 소리를 잘 표현하지 못하지만,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소리를 찾았기에 3주동안 들었던 느낌을 정리해 봅니다. 참고로 값비싼 시스템을 많이 이용하지 못했지만 금전적인 부분과 만족감에 대해 적당한 선에서의 타협을 바라는 초보 사용자입니다.
1. 오디오 키드
맨처음 오디오키드를 알게된건 오디오클럽을 통해 이것저것 자작용 부품을 구입할때입니다.
이후 오디오키드에서 한가지씩 제품이 나올때마다 관심은 가졌지만 당시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풀레인지 스피커 소리가 가장 좋았던 때라 TR 앰프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PCFI를 서브로 운용하고 모팡, 디바가 나오면서 고민만 하다가 공구를 다 놓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와싸다에서 공구진행하는 걸 보고 또다시 고민에 고민을 하다 결국 T-60을 구매하게 되었네요. 뭐 다들 비슷하겠지만 T-60과 F-60에 대한 고민때문에 마지막까지 장고를 거듭했습니다.
결정적으로 T-60으로 결정한건 진공관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것과 대편성을 즐겨 듣지는 않는다는 부분때문에 최종적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DAC-2는 T-60을 받고 소리를 들어보고 바로 다음날 추가로 주문을 했습니다.
첫인상은 그만큼 소리에 대해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2. T-60
처음 REGEN 키트 공구가 나왔을 때 지방에 있다보니 청음회를 갈수도 없는 상황에서 올라오는 글들을 기준으로 밖에 선택을 할 수 없었습니다.
T-60을 선택한건 음악을 듣는 취향이 Jazz, 소품, 피아노 정도가 메인으로 듣는 것들이다 보니 1) 여성보컬, 2) 기타, 3) 피아노, 4) 그밖의 연주곡의 순으로 적당할 앰프를 선택했습니다. 대편성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다보니 선택은 T-60인데... 풀레인지와 진공관 싱글을 메인으로 사용하다보니 유사한 성향일 듯 하여 약간은 반대의 성향을 선택하는 것을 고민도 했습니다.
어쨌든 처음 수령후 간단한 조립(?), 그리고 처음 전원을 ON했을때... 셀렉터에 불이 안들어오는 황당함. 제품 불량을 의심하며 잠시 고민하다가... 아... 트랜스와 전원잭 연결을 안한것이 생각나서 다시 나사풀고 재조립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간단한 조립이라도 사용서는 항상 숙지하시길...
먼저 자주듣던 기타 연주앨범, '음.. 역시 기타 앨범은 왠만해선 어느 정도는 나와주는군...'
그리고 재즈 보컬과 연주곡들을 하나씩 들어봤습니다. 근데 이거 소리가 참 편하게 울려줍니다. 그렇다고 해상도를 잃는 부분도 없는 것 같고... 풀레인지에서 항상 아쉬움이 되는 저역도 나름 잘 울려주고... 어라, 그러고 보니 풀레인지에서 진공관 싱글로 듣던때와 상당히 유사한 소리 성향을 보입니다.
따로 에이징을 한것도 아니고 처음 나오는 소리들이 제법 잘 울려줍니다.
기존 청음회 후기글이나 오디오키드에 올라온 글들에서와 유사한 성향을 보입니다만, 제기준에서는 T-60이 너무 밝은 소리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적당한 부드러움에 상당한 해상력과 음악적인 뉘앙스를 잘 살려주는 배음이 있기에 제겐 더욱 만족스런 시스템이었습니다.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고 실제 제품을 받았을때 전면패널을 포함해 디자인도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내부 회로구성도 처음 올라왔던 테스트 사진과는 조금씩 다름을 알수 있습니다.
3. DAC-2
그렇게해서 다시 주문한 DAC-2를 받고 조립을 했습니다.
조금은 케이스에 비해 빈공간이 많은 내부이지만, DDC와 DAC이 독립된 보드로 잘 구성되어 있습니다. DAC-2의 경우 asynchronous USB를 지원하고, analog out이 2개를 지원하고 있어 USB단에 대한 믿음과 시스템을 두가지로 사용할 수 있어 선택되었습니다. 어쨌든 DAC-2를 받고 다시 이전 CDP에서 DAC-2를 통해 음악을 들어봅니다.
'음... 크게 변하는게 없는 것 같은데...' DAC-2의 경우 이게 첫인상이었습니다. DAC-2는 DDC와 DAC 두가지를 다 보고 구매한 것이긴 하지만 처음은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CDP에서 직결로 연결되었을때와 CDT로 coaxial 연결하여 DAC-2를 거쳣을때의 차이가 크지 않았기에 이번엔 DDC 성능을 보고자 PCFI와 연결을 해봤습니다.
참고로 PCFI는 소형 베어본으로 무소음 PC로 간단하게 꾸민 시스템입니다. Alix 보드도 관심이 있었지만, 그 이전에 벌써 그렇게 꾸며서 오디오 전용으로 사용하던 것이라서 Windows/푸바를 거쳐 voyage로 세팅하여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PC에서 coaxial로 SVDAC을 통해 사용을 하고 있었습니다.
DDC의 경우는 의외로 이전과의 차이를 보입니다. SVDAC을 거치는 경우 소리가 좀더 쨍한듯이 날이 서있는 느낌과 조금은 거친 느낌이 있었습니다만, DAC-2의 경우는 앰프와 마찬가지로 좀더 부드럽게, 그러면서 해상도를 잃지 않는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오디오키드의 기본적인 튜닝 형태로 보입니다. 그리고 linux라 따로 드라이버 세팅 등이 필요없고 바로 연결해서 사용이 가능한 부분도 장점이네요. voyage와 SVDAC를 사용하는 경우 곡이동시 발생하는 팝노이즈가 사라진 부분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쨋든 DAC-2의 처음 느낌은 약간의 아쉬움과 만족감을 동시에 주었습니다.
4. 3주간의 음악생활
회사원으로 바쁜 일과를 보내고 나면 밤늦은 시간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높은 볼륨으로 음악을 듣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중에는 9시를 넘지 않는 낮은 볼륨에서 주로 음악을 듣게 됩니다. 물론 주중의 반은 켜지도 못하고 지나가는 시간도 많습니다.
3주의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시스템들의 극적인 변화는 없었습니다. 다만 전체적으로 차분하게 정돈된, 그러면서 여전히 해상력있는 소리를 보여줍니다. 거기에 좀더 보태어 이젠 전체적인 밸런스들도 맞아들어가고 있습니다.
위는 현재 제가 가진 시스템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현재 남아 있는 시스템들은 모두 신품 구매한 것들과 특히 앰프는 국내제품들만 남아 있네요. 장식장도 새로 구매해서 정리를 좀 해야하는데... --;
메인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은 풀레인지 2조입니다. 자작으로 하나는 평판, 하나는 인클로저를 가진 형태입니다. 어느 순간부터 풀레인지에 진공관 싱글로 듣는 소리가 가장 편안하고 좋은 소리로 다가왔습니다. 뭐 제가 가진 시스템은 풀레인지라 하더라도 현대적인 사운드들로 역시 중음을 중심으로 소리의 이질감이 없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물론 현대 풀레인지 유닛들이라 해상력도 좋은 편입니다.
글 서두에 언급했듯이 현재 T-60은 이 풀레인지에 진공관을 연결한듯한 소리를 보여줍니다. 물론 이보다는 좀더 소리가 매끄럽고, 전대역에 펼쳐져 있으며, 해상력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성향이 비슷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DAC-2의 경우는 확실히 이전과 차이를 보입니다. 처음 큰차이 없이 느꼈던 부분들도 이후 DAC을 거치지 않고 CDP 연결을 바로 해본 이후 차이가 남을 느낍니다. 기본적인 성향이 CDP의 경우에도 부드러운 편이라 이때문에 처음 차이를 많이 못느꼈던 것인지, 3주의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씩 변화가 생긴 것인지는 알수가 없습니다만, CDT 로 사용했을때 더 나은 해상력과 배음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스피커의 성향은 T-60의 경우 오히려 해상력이 좋은 경우 더욱 잘 조화가 된다는 느낌입니다. 2Way는 남아 있는게 한조밖에 없다보니 비교를 못해보는게 조금 아쉽습니다만, 가지고 있는 스피커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소리를 냅니다. 적어도 해상력이 높지만 앰프 힘이 부족할때 저음이 과다한 부분이나 조금은 가는 소리를 내주던 것이 T-60으로 매칭시에는 저음에 있어서도 힘이 실리고, 소리가 가늘어 지는 부분도 없어져 앰프에 의해 스피커의 소리가 바뀌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아노 소리가 좋은 스피커가 아니었음에도 이전과는 사뭇 다른 좋은 소리를 내줍니다. 그리고 볼륨레벨을 높이더라도 소리가 산만해지지 않고 오히려 힘이 더 붙고 음장이 형성되면서 이제야 스피커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시스템에서 이러한 성향들 때문에 몇가지 변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먼저 전체적인 성향이 다들 부드러운 형태로만 이루어져 있어 DAC-2와 T-60간의 인터케이블을 순은선으로 매칭하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DAC-2의 경우 analog out이 2개를 지원하고 있어 하나는 T-60으로 나머지 하나는 진공관으로 출력을 잡고 있어 각각의 시스템에 대해 CDP와 PCFI 를 받을 수 있도록 구성하고자 합니다. CDP의 경우 직접 진공관으로도 연결되어 있어 DAC을 거친경우와 거치치 않은 경우를 선택적으로 들어볼 수도 있겠구요.
비록 짧은 3주간의 시간이 지나면서 들었던 음악들을 기준으로 약간 짜게 점수를 매긴다면, 보컬 (상), 피아노 (상), 현악기 (중상), 소편성 (상), 대편성 (중)으로 매길 수 있습니다. 재즈, 소편성, 보컬 쪽을 주로 듣는다면 아주 좋은 시스템이 될 것 같습니다.
5. 마치며
아직 T-60과 DAC-2에 대해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매칭을 해봐야 겠지만 선택하지 못한 F-60은 현재 시스템에서 어떤 소리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다만, 음악을 듣는 취향이 비슷한 분이라면 하이엔드로 넘어가지 않는 이상은 만족스런 시스템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호기심이 또다른 선택을 요구하겠지만, 저처럼 시간없음과 귀차니즘 때문에 한 시스템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앰프와 DAC에 대해서는 적어도 더이상의 고민을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평생 AS 라면...^^
메인 시스템인 풀레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벌려놓은 작업들이 좀더 남아 있지만 한참동안은 적어도 음악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느낌만 가진 끝까지 두서없는 글 읽어주신 분들과 좋은 공제를 준비해주신 와싸다와 오디오키드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