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스 f2 사용기
그동안 많은 파워케이블을 사용해 봤습니다.
파워케이블을 많이 사용했던 이유는 다른분들과 비슷할꺼라 생각합니다.
팔고 사기가 용이하고 감가상각이 거의 없으며 또 파워케이블로 튜닝하는 것이 상담한 즐거움을 준다는 이유로 많은 파워케이블을 사기도 그리고 팔기도 했습니다.
아마 장터에 나와있는 케이블은 거의 한번씩 사용해 본 것 같습니다. 단 노더스트 바할라나 아르젠토 같은 고가의 파워케이블은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적으로도 쉽게 접근 할 수 없는 가격대라 사용해 보지는 못했지만 훗날 꼭 한번은 경험해 보고 싶은 오디오쟁이로써 욕망의 장바구니 안에 고히 담아 두었습니다.
여태 경험했던 케이블들중 완벽한 케이블은 없었습니다. 장점이 있으면 항상 반대급부의 단점이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고 어디를 부각시키면 반드시 부족한 부분은 존재하더군요. 마치 음식의 양념과도 비슷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원하는 소리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케이블들이 필요했으며 그렇게 여태껏 사용했습니다.
얼마전 상투스 f2를 구입했습니다. 그동안 상투스 f1과 솔리톤 파워 케이블을 오랜시간 별 불만이 없게 사용을 했지만 상투스 플래그쉽 f2 파워케이블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호기심도 생기고 또 오디오쟁이로써의 욕구를 참지 못해 끝내 f2를 구입했습니다. 기존의 f1은 베릴륨 단자이고 플레그쉽 f2에 사용된 단자는 오야이데 004e 단자입니다. 케이블 모양만 봐도 f2는 고가의 엘로드 Signature 모델과 모양이 비슷한 사각판 각선재 형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f2를 멀티탭에 하나를 꼽고 나머지 하나는 dac에 연결을 했습니다.
일단 바로 꼽자마자 느껴진 특징은 소리가 뒤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보통 하이엔드 소리는 아주 멀찍히 뒤 쪽에서 음상이 맺힌다고 들었는데
바로 전에 들었던 솔리톤과 비교를 한다면 솔리톤은 엄청난 정보력을 바탕으로 소리가 약간 쏟아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f2는 소리가 너무나 뒷편에 맺히므로 자연스럽게 볼륨을 올리게 되더군요.
며칠의 에이징 기간을 거친후에 집중적으로 들어보니 f2를 꼽기전의 소리와 아예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고 너무나 신기했습니다.
일단 가장 두드러진 점은 최고급 고가의 LP에서 나오는 그런 아날로그 적인 질감으로 소리 전체가 바뀌었습니다.
광활한 무대가 형성이되고 음을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모든 음을 분해시키고 또 감싸안으면서 아날로그적인 음으로 특히 클래식 대편성에서 발군의 소리를 들려 줍니다.
노래와 반주사이의 에어감도 상당히 좋아서 음악이 나오지 않는 부분의 잔향감도 아주 매력적이고 강음 보다는 약음에서 더 매력적으로 소리의 묘사가 뛰어났습니다.
100만원 이하의 케이블들은 주로 자기 존재감을 주기 위해 특정 대역을 강조할려고 노력하는 소리라면 F2는 들어나는 소리보다 적막감이나 배경, 긴장감 그런 곳에서 100만원 이하 케이블과 급이 다른것 같습니다.
예를들어 파가니니 연주에서 연주자가 피아니시모로 음을 하나 하나 연주할때 응축된 에너지로 비록 피아노시모로 연주를 하지만 소리 하나 하나를 다 살아 있는 것 처럼 표현하더군요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소리라 많이 당황되었습니다. 정말 케이블 2개 바꿨는데 이런 세계가 있는 걸까란 상념에 잠겼고 당분간은 이 케이블로 오랜 시간 음악을 들을 생각입니다.
물론 이 케이블도 장점과 동시에 단점이 있습니다. 이걸 단점이라고 해야할지는 함부로 말하기 어렵지만 기존의 신형 F1에 비해서 명징함을 추구하는 소리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명징함이 없는 멍청한 음색이라고 말할수는 없고 마치 반박자 늦게 밝은 고음이 나오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이걸 피어 오르는 소리라고 해야하나... 그래서 인지 정말 아날로그와 같은 소리를 듣는듯 했습니다.
음악 한곡을 끝까지 듣게 만드는 명기다운 모습이 있고 음악성이 뛰어나 기존에 듣던 음악을 모두 새로 들어볼 정도이고 역설적인 얘기이지만 소리가 아니라 음악을 즐기게 해주는 케이블이라는고 생각됩니다.
F2가 장터에 나오자 마자 팔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것 같습니다.
제 지인중 오디오 개발자이신 분이 계신데 그분과 통화를 하며 케이블을 구입했다고 자랑을 하니 사무실로 가져오라고 말씀을 하셔서 F2 두개를 가지고 갔습니다.
그 오디오 개발자분은 기기를 자동차 메카니즘인 엔진이나 미션에 비유를 하며 케이블은 합성유 정도로 생각을 하셨고 평소에 케이블도 네오텍이나 후루텍을 1M당 십만원 정도의 케이블을 자작을 하셔서 사용하셨고 케이블이 좋아야 하는 것은 인정하지만 케이블이 뛰어나다보면 기기계발에서 득보단 실이 많다고 하시며 중립적인 케이블을 사용해야 기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이유로 고가의 케이블을 피하시곤 했습니다.
일단 F2 두개를 프리에 하나 DAC에 하나 걸은후 처음 하시는 말씀이 일단 중고가 만큼은 소리가 나오는 것은 인정하신다고 하시면서 장점보단 단점을 찾는데 주력하셨습니다.
그런후에 인터케이블과 USB케이블을 수차례 바꿔보신후에 다시 청취후 여러 음악을 2시간 이상 음악을 들어보시며 상당히 심각한 얼굴을 하고 계신 모습을 보고 전 조금 당황했습니다.
제가 무슨 잘못을 한건가란 생각을 할정도로 심각한 표정으로 몇시간을 음악만 듣고 계셨습니다. 특히 음악은 오디오파일용 테스트 음반을 주로 들었고 장르도 클래식에서 재즈까지 여러 음악을 2시간 이상 청취하셨습니다.
이후 하시는 말씀이 왜 중고가 2,3백 만원 짜리 스피커에서 기천만원 짜리 소리를 내는지 이해를 할수 없다고 하시고 내가 평생 꿈꿔 왔고 만들고 싶었던 소리가 어떻게 선에서 이렇게 나오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자꾸 제게 케이블을 중고가로 사실려는 것을 뒤로 하고 F2를 가지고 얼른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존의 상투스 백사나 로듐 그리고 상급기인 F1도 밝으면서 섬세한 소리를 내어 주지만 플레그쉽인 F2는 급 자체가 다른 케이블이고 또한 기존의 상투스와는 많은 차이점이 있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F2를 매칭하실땐 전원부의 일부라고 생각하기에 전원부가 튼튼한 기기에 매칭할수록 더 효과적이지 않나란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