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M Labs DAC2X를 한주 정도 사용해 볼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EMM Labs은 하이엔드 CD/SACD와 프로용 DAC로 유명한 케나다의 회사입니다. 생산하는 제품들도 상당히 고가의 제품들만을 생산하고 있구요.
DAC2X는 EMM Labs의 최신형 DAC로 현존 최고의 음질을 들려준다고 합니다. 국내 출시가 2,000만원정도 한다는데 제게는 정말 넘사벽의 제품이더군요. ㅜㅜ
이 회사의 설립자인 에드 마이트너는 DSD변환기술을 개척한 사람으로 SACD 포멧을 표준화하는데 상당한 공헌을 한 SACD 분야의 최고의 엔지니어중 한사람이라고 합니다. SACD 제작에는 대부분의 업체에서 EMM Labs의 제품을 사용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현존하는 DSD 재생 DAC중 EMM Labs DAC2X가 최고의 성능을 가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DAC2X는 일반적인 DAC의 PLL 회로가 아닌 독자개발한 MFAST회로에 의해서 지터를 혁신적으로 줄였다고 하고 MDAT 알고리즘, SACD의 샘플속도에 2배(5.6MHz)에 이르는 업샘플링 기능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전작인 DAC2와는 외관에서의 별다른 변화는 없이 뒷면에 배치가 조금 바뀌고 DAC2X라고 적혀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아들놈이 보더니 멋진 기계와 사진 찍고 싶다고 합니다. 아이의 눈에도 좋은 기기로 보이는 모양입니다.^^
요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이트너에서 나온 MA-1과 EMM Labs의 DAC2X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서 잠시 알아보았습니다. 거의 대부분 비슷하지만 EMM Labs의 DAC2X에 사용기된 부품들이 특별히 선별된 고급부품들이고 향상된 전원부, 그리고 세라믹 기판 사용 유무가 가장 큰 차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가격이 3배정도 차이가 나는거라는데 실제 음질에서 납득이 되는 수준인지는 개인의 판단에 맞겨야 할것 같습니다.
1. CDP에 물려서 성능 비교
이런 저런 기술과 특징을 이야기 하더라도 전문가가 아닌 저같은 사람은 잘 알지 못합니다. 역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소리겠지요.
사실 저는 DSD 음원에 그리 큰관심이 없었습니다. 음악 한곡의 파일 용량이 1G를 넘어서 1000곡이면 1테라 하드가 꽉차버리게 되는 DSD음원이 너무 부담스럽거든요. 그리고 아직 음원도 많지 않고 과연 DSD가 24/192K음원들보다 얼마나 실제로 좋게 들릴것인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
해서 집에서는 DP1과 간단히 비교해 보고 저의 음악적 스승이신 분께 EMM Labs DAC2X를 들고 찾아 갔습니다. 그분은 수많은 하이엔드를 두루거치고 지금은 레퍼런스급 LP시스템을 구성하셔서 음악생활을 하시는 분이십니다. 1,800만원 정도 하는 메리디안 808CDP를 서브로 사용하시는데 그 집에서는 메인인 LP를 듣다가 메리디안 808CDP를 들으면 메리디안 808CDP재생음이 마치 MP3처럼 들립니다. 그래서 그집에선 메리디안 808이 거의 쉬고(?) 있지요 ㅜㅜ
어째든 현존 최고의 DAC인 만큼 LP를 어느 정도 까지는 따라 잡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그 집에서 청음을 시작했습니다. 메리디안 808CDP 단독재생을 하고 메리디안 808CDP를 CDT로 사용하여서 EMM Labs DAC2X를 연결하여 비교 청취하였습니다.
메리디안808 이 참 맑고 고우면서도 중역이 따뜻하다는 느낌을 평소 받았는데 DAC2X는 메리디안 보다 더욱 해상력있고 섬새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상당한 광대역에 고역과 저역이 더 나옵니다. 입자도 곱고 진해서 고역이 쏘지않고 저역도 차분하게 깔립니다. 왜, 하이엔드라는 이름을 다는 물건들은 하나같이 입자가 곱고 진하면서도 깊게 깔린다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요?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듣고 있노라니 소주한잔 생각이 확 밀려들었습니다. 흘러나오는 음악에 가슴속에선 감정의 소용돌이가 일어나 버렸다고 해야 할까요..?? 참, 좋긴 좋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DAC2X는 무엇보다 매우 섬세하면서도 짙은 입자감으로 깊게 깔리는 소리를 들려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대역 특성을 보여주어서 중역이 강조되었거나 저역이 풍부하다거나 그러한 느낌은 전혀 느낄수가 없었습니다. 어찌 생각하면 레코딩 장비 같은 플랫한 특성을 가졌다고 생각되는데 같이 청음하신 분께서는 하이엔드 DAC로 특별히 찝어서 흠잡을 것은 없는 모범생이다라고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그래도 지인 댁의 레퍼런스 LP시스템과 같이 듣고 있노라면 생동감이랄까요? 먼가 약간 맥아리 없이(?) 들리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제가 중역이 약간 도톰하고 생기있는 소리를 좋아하다보니 그리 느끼는 것일 수도 있어서 이 부분은 개인마다의 취향의 차이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메리디안 808CDP도 참 좋았지만 DAC2X 는 매칭에 따라 아주 훌륭한 소리를 내어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DAC2X에 걸맞는 소스부, 그리고 아주 힘좋고 광대역이면서도 디테일한 특성의 파워케이블을 연결한다면 DAC2X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지 않을까 싶네요. 일반적으로 쓰던 소스기용 파워 케이블들을 연결하니... 답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DAC2X에 번들로 내장된 파워케이블도 킴버의 PK-10이라고 합니다. 힘좋은 파워케이블을 써줘야 한다는 이야기겠지요...^^
몇가지 파워케이블을 연결해 보았는데 소스용으로 쓰던 실텍, 아르젠토 보다 반덴헐 메인스트림 파워 케이블이 더 좋은 소리를 내어 주었습니다. 현재 DAC2X를 사용하시는 사용자분 말씀으로는 와이어월드 골드 일렉트라 이상되는 힘좋은 파워를 물렸을때 제 성능이 발휘 되었다고 합니다. 고가의 고급 기기인 만큼 걸맞게 대접해 줘야 제 성능이 나온다는 이야기네요.^^
2. DSD 음원재생
현재는 DSD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DAC도 많이 없고 프로그램도 MAC에서는 퓨어뮤직, WINDOWS에서는 JRIVER와 FOOBAR정도 밖에 되지를 않습니다.
MAC의 퓨어뮤직이 없어서 MAC에서는 시험을 해보지 못했고 JRIVER와 FOOBAR에서 DSD 재생을 하여 보았는데 JRIVER에서는 정상적인 재생이 되었지만 FOOBAR의 경우는 제가 세팅을 잘못한 것인지 정상적인 재생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소리는... 24/192K 음원보다 DSD음원의 파일 용량이 큰 만큼 대역과 디테일, 뉘앙스 등에서 상당한 향상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44.1K CD음원을 듣다가 24/96K 나 24/192K 음원을 들었을때 보다 더욱 큰 체감 효과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파일 용량문제만 아니라면 이제는 DSD 음원을 마구 모으고 싶어지더군요. DSD음원 소리 상당히 좋습니다. ^^
도이치 그라모폰을 비롯한 몇몇의 회사들이 DSD 음원 판매를 시작했고 다른 곳에서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DSD 음원 분야도 새롭게 시장이 형성되지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또한 여러 회사에서도 신형 DAC를 만들때 DSD 음원지원 기능을 점점 넣을 것이라고 생각도 되구요.
3. 간단 청음기를 마치며...
DSD음원이 몰락한 SACD를 다시 일으키고 디지털로 원음 재생의 꿈에 도전하는 새로운 희망을 열어주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아직 디지털 시스템이 레퍼런스 LP시스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DAC2X와 SACD의 DSD음원 재생 이라면 결코 레퍼런스 LP에 꿀리지 않는 소리를 즐길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디지털로 끝장을 보시겠다는 분은 DAC2X와 DSD 음원으로 가시는 것이 현재는 최선의 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