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는 에이징에 따라 소리가 변합니다.
그러나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도 있더군요.
스피커가 아니라 귀가 에이징이 되는 것이다 라고 하는 분도 있구요.
특히 실용분들 중에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엣지의 경화, 댐퍼의 늘어짐, 진동판의 탄성 변화 등등,
오랜 시간동안 물리적인 움직임이 반복되면 이러한 부분들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과연 그것이 실제로 소리에 영향을 줄지에 대하여 확인하려면, 유닛의 특성치가 에이징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해 보면 될 것입니다.
이번에 제가 구입한 장비가 하나 있습니다.
http://www.woofertester.com/wt2product.htm
명칭은 Woofer Tester 2 로, 유닛의 T/S Parameter를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이 장비를 아래와 같이 우퍼에 연결하여 전용소프트웨어를 돌리면,
아래와 같이, T/S Parameter가 측정이 되어 화면에 나타납니다.
몇 가지 우퍼를 측정해 본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에톤 5-880
제조사스팩 : Fs 58Hz, Qts 0.40, VAS 7.5L => 인클로저필요용적 6.0리터(덕트형)
측 정 치 : Fs 56.3Hz, Qts 0.42, VAS 7.7L => 인클로저필요용적 7.2리터(덕트형)
2. 모렐 CAW638
제조사스팩 : Fs 43Hz, Qts 0.46, VAS 15.7L => 인클로저필요용적 20리터(덕트형)
측 정 치 : Fs 46.4Hz, Qts 0.62, VAS 14.7L => 인클로저필요용적 35.9리터(덕트형)
3. 스캔스픽 18W/8531G
제조사스팩 : Fs 28Hz, Qts 0.36, VAS 59L => 인클로저필요용적 33리터(덕트형)
측 정 치 : Fs 40.1Hz, Qts 0.59, VAS 32.9L => 인클로저필요용적 74.6리터(덕트형)
T/S parameter 중 Fs, Qts, VAS는 인클로저의 용적과 저역의 특성을 결정합니다.
인클로저필요용적은 Bassbox Pro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산출하였습니다.
결과치들을 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스팩보다 측정치가 Fs와 Qts가 높고, VAS가 낮고, 결과적으로 필요용적이 늘어납니다.
그 이유에 대하여는 만약 에이징이란게 없다면, 제조사 스팩과 유닛이 원래부터 맞지 않았을 가능성과, 측정장비의 오차의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는데, 1번을 보면 그래도 꽤 스팩과 측정치가 근접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1번은 에이징의 영향을 적게 받은 유닛임을 함께 고려하면, 장비의 오차는 적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3번의 경우는 꽤 낡은 유닛인데, 인클로저 용적이 에이징을 통해 초기대비 두배 이상 필요로 하는 상태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스피커가 에이징이 되면, 소리가 부드럽고 묵직해지고 저역이 풍성하고 강력해지며, 중역이 차분해지는 현상을 경험합니다. 결론적으로 소리가 보다 풍성하고 빵빵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은, 바로 우퍼의 필요용적이 클 수록 나타나는 소리경향입니다. 우퍼의 스팩이 더 큰 인클로저 용적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하는 것이 에이징으로 인한 스팩 변화의 방향이며, 소리도 그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이것을 우리는 에이징이 되어 소리가 변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유닛마다 측정치의 차이가 다를까요?
그건 에이징의 과정이 다르고, 에이징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유닛마다 달랐던 것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 봅니다.
가장 변화가 심한 3번은 페이퍼콘입니다. 페이퍼는 가장 물성이 연하고 변성이 쉬운 재질이죠. 공진주파수도 저 만큼 올라갔고 필요용적도 2배 이상 증가하였으니, 그 소리차이는 청각장애가 아닌 한 누구도 구분이 가능한 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럴진데, 이것이 어찌 귀에이징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 중간은 2번으로 폴리콘입니다. 플라스틱은 종이보다는 변성이 적지요.
가장 변화가 적은 1번은 허니컴콘지라 해서, 일종의 수지계열로 변성이 적은 편이며, 더욱이 요 1번은 3웨이의 미드레인지로 사용되어 온 유닛이란 점입니다!
미드레인지는 저역은 재생하지 않기에 그 진폭이 적었던 만큼 에이징의 과정이 2,3번과는 달리 약하게 진행되었고, 그 결과 그 변화의 폭이 적을 수 있었다 추측할 수 있습니다.
Woofer Tester 2 의 메뉴얼 내용 중에도 에이징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유닛 테스트하기 전에, 대체로 한두시간 정도 유닛을 break in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본적으로, 새 유닛의 parameter는 어느정도 구동되어진 후의 상태와 다르기 때문이다....."
"서스펜션은 사용함에 따라 기계적으로 느슨해진다. 이것을 보통 "break-in"이라 말하며, 이는 excursion(진동계의 전후운동)의 정도와(주파수 및 음량) 그 기간에 의존한다."
"유닛의 break-in은 서스펜선 부위를 기계적으로 느슨하게 해 주기 위해 종종 필요하다. 예를 들면, 직물 스파이더(=댐퍼)에의 resin의 증착을 통한 화학적 및 기계적인 결합은 스트레칭됨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변한다. 그러므로, 인클로저를 설계할 때는 그 유닛이 궁극적으로 앞으로 얼마나 사용될지를 고려하여 설계하는 것이 타당하다...."(영어가 딸려서 의역-.-)
즉, 심지어는 에이징 된 후에 변할 유닛의 특성을 미리 고려하여, 인크로저용적을 여유롭게 설계할 필요성까지 언급하고 있는 정도로, 해외의 전문업체도 그 에이징의 영향을 크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좀 더 변인을 통제하고 n수를 늘려 보다 객관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겠으나, 귀차니즘에 이 정도로 합니다만, 결론, 즉, "에이징에 따른 소리차이는 귀로 감지가 가능한 정도이다"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