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고 나니 얼마나 졸리던지, 자다가 조금 전에 일어났어요. 물 한잔 마시고, 쉬야 한번 했더니만 잠이 깨 버렸네요.
원래 이상적인 스피커는 공진주파수 대역에서만 임피던스가 올라가고 나머지 대역에서는 플랫해야 해요.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가 않죠. 보이스 코일의 인덕턴스가 1차 로우 패스 필터 역할을 하거든요. 그걸 T/S Parameters에서는 Le라고 표기하죠. 그래서, 무거운 진동판을 움직이느라 보이스 코일의 길이가 긴 우퍼에서는 주파수가 올라갈 수록 임피던스가 올라가요. 트위터의 경우는 아주 살짝 임피던스가 올라가 그다지 문제가 없는데, 뭔 짓을 했는지는 몰라도 스테레오파일에서 임피던스 측정한 결과들을 보면 고역으로 갈 수록 임피던스가 올라가는 스피커들이 꽤 되더라구요. 제가 올려놓은 그림에서 파란색 선(댐핑팩터가 무한)들을 보시면 이해가 잘 되실꺼예요.
그런데,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가 올라가게 되면 이상하게도 고역이 감쇄되는 주파수가 올라가네요? 당연한거죠.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올라가면서 앰프에서 깎아먹는 전압이 줄거든요. 0.5만 주던걸 0.6, 0.7, 0.8 막 퍼주는거예요. 그러면서 보이스코일의 인덕턴스로 인해 감쇄되는 전압을 어느정도 상쇄하게 되요.
1차 로우패스 필터를 설계할때 쓰는 수식으로도 대충 알아볼 수 있어요. 스피커의 임피던스를 8이라 가정해 볼께요.
Fre = 159*Is/L (L은 인덕터의 용량, Is는 스피커의 임피던스, Fre는 주파수)
인덕터의 용량 0.5mH이고,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8옴일 때,
159*8/0.5 = 2528Hz(-3dB 지점)
인덕터의 용량 0.5mH이고,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8옴, 앰프의 출력 임피던스가 14옴일 때,
159*22/0.5 = 6996Hz(-3dB 지점)
스피커 회사들은 정전압 앰프를 기준으로 스피커를 설계해요.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앰프들은 크로스 오버 주파수에도 영향을 미쳐요. 그래서 제가 풀레인지에는 장점을 발휘할 수 있지만, 멀티웨이에는 개인의 취향이라는 말씀을 드렸던 거예요. 출력 임피던스에 맞게 따로 설계를 한 스피커가 있음 모를까. 그런데, 그 스피커에는 다른 앰프를 못 물리겠네요.
이종남님께서 말씀하신 정전력이나 정전류앰프가 부딪히는 가장 큰 걸림돌이 이거예요. 일반적인 스피커에서는 임피던스에 따라 스피커의 SPL이 춤을 춘다니까요.(물론, 아직까지도 이종남님께서는 인정하시지 않겠지만 말이죠.) 이럴 경우 소리가 좋을지 안 좋을지는 들어본 사람만 알겠죠. 출력 임피던스가 높은 앰프에 연결했을 때 이상적인 특성을 보이는 그런 스피커가 있긴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