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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카시오페아에서 DAC을 발매한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약간의 호기심에서 지나친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와싸다에서 이벤트를 하는 것을 보고 그 호기심이 커지니 구매욕구가 불끈하게 되었고 이렇게 사용후기를 적기에 이르렀습니다.
제 메인 DAC는 Chord QBD76입니다. 작년 6월 Hi-Fi 입문이후 QBD76/HD는 사고 팔고를 5~6차례 반복했습니다. 이 삽질의 이유는 QBD76/HD가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제 형편에는 다소 부담이 되어 그 대안을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분명 QBD76 보다 저렴하면서 근접하게라도 아님 약간 떨어지더라도 좋은 소리를 내어주는 DAC 이 있을 것이라는 제 희망..아직 실현되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PC-Fi의 핵심요소는 DAC입니다. PC에서 전송된 디지털음원에 최초로 음질/음색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DAC 이기 때문에 DAC의 품질과 수준에 따라 전체 시스템의 수준/품질이 정해지게 됩니다.
간혹 중고가 수백만원짜리 스피커를 사용하면서 DAC은 수십만원짜리 사용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갖게 됩니다. 최소량의 법칙은 오디오기기에도 적용이 되는데 아무리 좋은 고가의 스피커와 앰프를 운용해도 소스기기의 수준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시스템의 수준이 제약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PC-Fi는 일반적인 Hi-Fi 요소에서 PC 와 DAC이 앰프의 전단에 있다는 점이 틀린데 PC의 수준에 따라서도 음질수준의 차이가 당연히 납니다. 그런데 일반적인 PC는 한계성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데 애초에 PC가 오디오만을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원/노이즈/진동/메인보드(PCB) 등 음질에 좋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많습니다.
오디오용으로 PC를 새로 꾸민다면 일단 외부의 영향을 덜 받고 진동과 차폐에 도움이 되는 튼튼한 섀시를 고민하게 됩니다. 좋은 케이스..하지만 오디오용이라고 할만한 케이스가 상용화된 것이 별로 없고 매우 고가입니다.
섀시를 고르고 나면 전원인데 팬없는 좋은 파워서플라이는 수십만원까지 갑니다. 여기에 저장장치는 SSD를 선택하고 연결하는 SATA케이블도 이슈가 된 고가의 제품이 아니더라도 좀 더 좋은 품질의 것을 선택해야겠죠. 메인보드의 경우 PCB수준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보는데 최근에 기가바이트의 신형보드의 경우에 PCB의 구리레이어 수준과 PCB재질 자체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Yoo형님의 말씀으론 음질적인 향상요소라고 합니다.
그 외에 그래픽카드는 내장으로 CPU는 i3 급이상이면 오디오용으론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이니 크게 고려할 것은 없습니다.
제가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PC를 조립하려고 하니..대충 200만원이 넘게 견적이 나오네요. 고민을 하다가 제 경우엔 사용하던 PC를 그냥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DELL의 엔트리서버인 T110 II 을 사용하는데 내부에 하드디스크를 6개 장착하고 ODD는 USB로 외부로 뺐습니다. 서버답게 기본 섀시의 재질이 좋고 튼튼한 점과 엔트리서버라서 소음이 일반 PC나 그 이하로 적은 점 그리고 많은 하드디스크내장 등이 장점이 있으며 무엇보다 중고로 싸게 구한 탓에 마음에 듭니다. 튜닝이라면 와싸다에서 구매한 진동흡수역할을 한다는 비콘 붙이고 밑에 오석 깔았습니다.
얘기를 하다보니 잡설이 길었네요.
2. 카시오페아 카푸치노의 내외관
http://www.wassada.com/event/detail.asp?num=26699
카푸치노의 내외관 사진과 스펙에 대한 설명은 위 링크로 대신합니다.
3. 카푸치노와 QBD76의 비청후기
오디오세팅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프리 : Waltz 시제품(Precision Fidelity C4 의 하드와이어링 복각튜닝버전)
파워 : 파라사운드 A-21
스피커 : 와트퍼피 5.1 과 오디오피직 템포25주년 (주로 와트퍼피로 테스트)
각종 선재 : LAT/실버골드 등 무난한 선재. USB는 순은전원분리형과 킴버 순은제품 사용
카푸치노를 처음 수령하여 연결을 했을 때는 역시 에이징을 좀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여 토요일 낮에 수령하자마자 버닝을 시작하여 주말내내 풀가동하여 월요일 저녁까지 약 50시간의 권장버닝기간을 채웠습니다. 버닝을 하고나니 초기의 거칠고 뻣뻣한 느낌이 사라지더군요.
비청에는 제 오디오스승님이신 Yoo형님과 JH형님 그리고 SG형님 이렇게 저까지 4명이 참여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카포치노 1회 QBD76 1회 다시 카푸치노 1회 QBD76 1회 이렇게 총 2회를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곡에 따라서는 3~4번 들은 경우도 있습니다.
1) Rebecca Pidgeon의 Spanish Harlem
SACD ISO 이미지에서 DXD로 추출한 고음원입니다.
Yoo : 저역의 탄력과 깊이감에서 QBD76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역시 QBD76의 저역은 발군이다. 카푸치노는 보컬이 약간 소극적이며 고역에서 에어감과 잔향감의 차이가 역시 그레이드 차이가 난다
JH : QBD76의 진득함과 그 맛을 카푸치노가 따라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 그런데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카푸치노 상당히 좋은데?
SG : 음을 밀어준다는 느낌에서 QBD76은 깊으면서도 앞으로 쭉 밀어주는 느낌이라면 카푸치노는 이 점에서 다소 소극적이다. 카푸치노는 QBD76에 비해 건조한 느낌이다.
경웅 : 음의 표현영역에서 차이를 느낀다. QBD76은 좀 더 넓고 높고 깊은 영역까지 내어준다면 카푸치노는 그보다는 약간 작은 영역이라는 느낌이 든다. QBD76의 음의 탄력은 역시 좋다.
2) TrondheimSolistene의 SIMPLE SYMPHONY, OP 4: 1. BOISTEROUS BOURREE (Benjamin Britten)
Yoo : 전화받으러 OUT
JH : 역시 그레이드 차이가..힘과 날렵함이 비교적 아쉽다. 그러나 데스크파이에서는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
SG : 카푸치노의 게인이 약간 낮은 탓일까? (게인을 높여서 테스트했지만 마찬가지임을 확인 후) 역시 입체감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경웅 : 녹음이 좋은 앨범이라 둘 다 좋지만 역시 QBD76의 장점인 저역과 힘에서 차이가 난다
3) Amadeus (CD1) 의 1번 곡 Symphony No. 25 in G minor, K. 183; 1st movement
2번과 비슷한 관현악곡이라 듣고 소감이 비슷해서 평가 생략
4) Chie Ayado 의 Life앨범의 14번째곡 14. LET IT BE
Yoo : 아직 안돌아오심
JH : QBD76은 능수능란하군. 그러나 카푸치노는 소박하면서도 매력있다.
SG : 보컬의 잔향/에어감/여운 등에서 QBD76이 매우 뛰어나다
경웅 : 피아노를 내리칠 때의 그 느낌에서 QBD76은 탄력과 깊이 그리고 잔향이 느껴진다. 여성 보컬이라 그 여운에서 느낌차이가 난다.
5) The Avison Ensemble의 비발디 사계 중 겨울1번
Yoo : Spanish Harlem 하나만 들어봐도 다 들어난 경향이다. 이 곡을 좋아하는 경웅이는 독일 나치인가?
JH : 그레이드차이는 역시 절감하지만 생각보다 적은 차이에 카푸치노에 호감이 간다
SG : 카푸치노는 예쁘고 얌전한 소리다.
경웅 : 사계앨범 중에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다. 겨울의 휘몰아치는 느낌에서 QBD76은 심장이 벌렁 벌렁한다..카푸치노는 살짝 느낌이 오는 정도?
이후 JH형님의 요청으로 베토벤5번 등 관현악을 좀 더 들어보고 비청을 끝냈습니다.
4. 4인방의 총평
Yoo : 노스스타 익스트리모나 오라릭DAC보다는 좋은 소리다. 과거에 들었던 라팜과 비교해본다면 라팜은 중저역은 괜찮은데 고역이 별로였고 이에 비해 카푸치노는 골고루 밸런스가 좋더. 튜닝할 때의 스피커가 어떤 것이었을지가 궁금하다(제가 감마2 일거라고 하니) 튜닝을 할 때 와트퍼피 같은 스피커로 했으면 좀 더 좋은 소리로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고역의 배음과 중역의 질감을 보완하면 완성도가 높아질 듯하다. 가격대비 이 정도면 칭찬해주고 싶다. 해외에 나가도 이 가격대면 칭찬받을 만한 소리에 좋은 만듬새다.
JH : 가격을 고려할 때 마음에 든다. 커다란 공간에서는 단점이 좀 드러나 보일지 모르지만 데스크파이에서는 별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이쁘다.
SG : 생각보다 좋다. DAC경험이 전혀 없어서 둘 간에 너무 차이난다고 봤는데 가격을 생각하니 차이가 날법하고 카푸치노가 맘에 든다 (다음날 SG형님은 카푸치노를 인수해가셨습니다)
경웅 : 일단 만듬새가 너무 마음에 든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이쁘다. QBD76과 비교자체가 무리이지만 비교할 DAC이 없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좋은 소리이며 지금까지 들어봤던 100만원대 DAC 중에 최고수준의 몇가지 중의 하나라고 뽑고 싶다. 입력단자가 USB뿐이라 CDT를 병용하는 분에게는 아쉽겠지만 PC-Fi만 하는 유저에겐 추천할만한 DAC이다.
5. 마치며
카시오페아 카푸치노 DAC 은 외관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으며 소리를 들어보고 가격대비 훌륭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카푸치노 DAC의 상급기를 기획하여 좀 더 물량투입을 하고 좋은 튜닝을 하여 고급형 DAC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디오키드나 카시오페아 등등 국내기업의 기기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많이 팔리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발전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