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톨보이가 북쉘프보다 저역이 풍성하고,
북쉘프가 톨보이보다 소리가 더 똘망똘망하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그 이유를 설명해 봅니다. 싱글우퍼 2웨이 기준입니다.
북쉘프와 톨보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미드우퍼의 Q factor”와 “인클로저의 용적” 입니다.
Q factor란 진동판의 진폭을 제어하는 정도를 나타냅니다.
수치가 높을 수록 제어력이 약하고, 수치가 낮을 수록 제어력이 높습니다.
유닛의 마그넷이 크고 보이스코일의 턴수가 많을 수록 Q factor가 낮아지는데,
그럴 수록 진동판의 제어가 강력해 지며, 적은 인클로저 용적을 필요로 하며(북쉘프),
그 결과로 장점으로는 분해력이 높아지고 단단/선명해지고,
단점으로는 저역의 양이 적어지고 덜 내려갑니다.
반대로, 유닛의 마그넷이 작고 보이스코일의 턴수가 적을 수록 Q factor가 높아지는데,
그럴 수록 진동판의 제어가 약해 지며, 큰 인클로저 용적을 필요로 하며(톨보이),
그 결과로 장점으로는 저역의 양이 많아지고 깊게 내려가며,
단점으로는 분해력이 저하되고 물렁/흐릿해집니다.
물론 저역이 많음으로 인한 중고역대의 마스킹효과의 영향도 더해지겠구요.
실제로도, 대체로 북쉘프 채용 유닛이 마그넷이 크고 Q값이 낮으며,
톨보이 채용 유닛이 마그넷이 작고 Q값이 높습니다.
따라서, 중고역대는 북쉘프쪽이 우수하고,
저역대는 북쉘프는 분명하고 단단하나 빈약하고, 톨보이는 좀 흐릿하나 풍성하고 깊습니다.
그러하기에, 대체적으로 중역은 북쉘프에서 매력을 느끼고, 저역은 톨보이에서 매력을 느끼게 되죠.
따라서, 북쉘프와 톨보이는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 볼 수 없으며,
서로 장단점이 있는 관계이므로, 결국 취향과 용도에 따라 선택할 뿐,
서로의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이는 2웨이에 한정되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Q factor가 낮은 말하자면 북쉘프용 우퍼를 톨보이에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유닛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일정하며,
인클로저 용적과 덕트는 이를 어느 대역에 몰아주느냐를 결정하게 됩니다.
만약 용적이 유닛의 필요보다 크고 덕트 공진주파수가 낮으면,
그 에너지는 낮은 저역쪽에 집중됩니다.
즉, 100Hz 부근의 에너지를 약 60Hz 이하 대역으로 끌어내리는 결과로,
높은 저역대는 비어버리는 대신 낮은 저역대가 강조되는 소리가 됩니다.
그 결과 장르를 편식하게 되는데, 클래식에는 좋을 수 있으나, 락이나 팝에는 취약하게 됩니다.
반대로, 만약 용적이 유닛의 필요보다 적고 덕트 공진주파수가 높으면,
그 에너지는 높은 저역쪽에 집중됩니다.
즉, 약 60Hz 이하 대역의 에너지를 100Hz 부근로 끌어올리는 결과로,
낮은 저역대는 비어버리는 대신 높은 저역대가 강조되는 소리가 됩니다.
그 결과 장르를 편식하게 되는데, 락이나 팝에는 좋을 수 있으나, 클래식에는 취약하게 됩니다.
메이커에서는 이 용적에 따른 성향변화를 의도적으로 스피커 튜닝에 이용하기도 합니다.
그럼 중역과 저역, 이 둘을 취하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중역을 위하여 낮은 Q factor의 유닛을 채용하고,
그 결과로 빈약해진 저역은 별도의 우퍼로 채워주는 것입니다.
즉, 3웨이가 답이 됩니다.
3웨이로 가면, 저역만 좋아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중역이 좋아지더라 하는 얘기에는 이러한 이유도 있습니다.
추가로, 우퍼를 두 발 사용한 2웨이 톨보이에 대하여도 언급해 봅니다.
인클로저의 필요용적은 대략 우퍼의 갯수 만큼 비례하여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동일 유닛을 사용한다 했을 때,
15리터 싱글우퍼와 30리터 더블우퍼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우퍼가 서로 인접해 있다는 가정하에서입니다.)
* 감도 : 기본 3dB 증가 + 보강간섭효과로 저역대가 최대 3dB 더 증가합니다.
* 저역의 양 : 보강간섭효과로 저역대가 중역대 보다 최대 3dB 증가합니다.
* 재생주파수 하한선 : 청감상 더블우퍼가 조금 더 내려간다고 생각됩니다.
유닛 각각이 내는 저역하한선은 차이가 없지만, 저역의 음압이 중역대비 최대 3dB 만큼 증가하므로, 청감상 음량이 작아서 들리지 않던 부분까지 들리게 되기 때문에 그 만큼 더 깊은 대역까지 인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음상 : 더블우퍼 쪽이 더 큽니다. 음상의 크기는 대략 진동면적에 비례하기 때문.
* 해상력 : 싱글우퍼 쪽이 더 우수합니다.
더블우퍼 쪽은 저역의 양이 증가하는 만큼 중역대를 마스킹하고, 두 진동판의 움직임의 미세한 불일치 때문에 재생음의 blur 현상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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