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DAC가 인기를 끌 시기에는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시들해져서, 최근 나온 DAC들은 거의 아는게 없습니다.
그런데 지인께서 새로나온 DAC이라며 한번 들어보라고 빌려주시더군요.
들은김에 몇자 적어 봅니다.
우선 주요 제원입니다.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그냥 촬영을... ^^;
외형은 초심플입니다. 크기도 손 한뼘보다 살짝 더 큰 정도로..
정사각 형태의 통알루미늄을 파 버렸더군요.
이러면 케이스 값이 장난 아닐텐데....
뒷모습도 심플합니다. 제원에 나와 있듯이 입력단이 USB 하나 밖에 없어서
전면에 버튼 같은게 전혀 없습니다.
덕분에 어디 구석에 세워두면 오디오인지도 모를거 같습니다.
단자 표시는, 바닥에 되어 있네요. 인 아웃 표시는 화살표로 구분해놨습니다.
그리고 통기구가 전혀 없습니다. 완전 밀폐형입니다.
AC를 DC로 전환할때 열이 좀 날텐데..
좋은 부품을 넣었는지, 열은 많이 안나네요.
두껑좀 따볼려고 했는데, 나사가 음각 6각 볼트라 열 수가 없었습니다.
내부 사진은 카시오페아 게시판에서 빌려 왔습니다.
예전에 들었던 DAC을 기억해 보자면..
파에톤 1차 : 여성적 음색, 나긋하고 스무스하게 소리가 나왔던것 같은 기억
파에톤 2차 : 남성적 음색, 1차에 비해 해상력이 늘고, 패기 넘치는 느낌,
대신 뉘앙스는 줄어들었음,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루이 2x 진공관 DAC : 진공관이라 따듯하지만, 항아리처럼 중음만 두드러진 느낌
스텔로 DA 100 : 칼질만 잘함, 날을 세우지만, 딱 거기까지, 쾌감만 있지 뉘앙스가 없음.
모두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그냥 참고만 하세요.
그리고 저들을 물리치고(?) 남아 있는 페퍼츄얼 DAC ....
전원부와 DDC가 있으면 훨씬더 좋은 소리를 내준다는데, 전 없습니다.
페퍼츄얼은 위에 언급한 DAC보다.. 게인이 살짝 낮고,
음색이 약간 차갑습니다.(스텔로보단 낫고요) 그리고 중고음의 입체감이 좋습니다.
원래 차가운 소리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차갑지만 뉘앙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늘하늘 거리는...그래서 계속 남아 있었고,
진공관 앰프를 주로 쓰기에 약간 부족한 온기는 큰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이 페퍼츄얼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소리가 좀 달라지는데..
PC 보드 내장 광출력 연결을 5단계라고 '가정'한다면,
뮤질랜드 DDC(DS출력) 을 하면 7 단계
뮤질랜드 DDC(ASIO출력)을 하면 8 단계 정도 됩니다.
이제 카푸치노를 세팅하고 들어 봅니다.
스피커는 필립스 풀레인지 AD5200
데논 PMA 7.5 미니앰프
자작한 300B
이런 테스트하기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ㅎㅎ
또 풀레인지라 멀티웨이보단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요.
설치하니 푸바에서 DS로 잡히네요.
아웃풋은 24bit 로 바꿔줬습니다.
오.. 확실히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느끼는게, 좌우가 더 넓어지고, 앞 뒤로도 공간이 나눠집니다.
이전보다 더 풍성하다는게 느껴지고, 부피만 커진게 아니라 커진만큼 뚜렷합니다.
입체감이 더 늘어난거죠.
페퍼츄엘이 차가운 느낌이다 보니, 온기도 늘었습니다.
보컬의 입술 떨어지는 느낌이 더 인간적으로 들리네요.
입술 떨어질때, 끝 여운도 살짝 더 남깁니다.
덕분에 호소력이 짙어졌네요.
음악이 복잡해지면, 산만한 느낌이 드는데, 이는 스피커와 앰프의 한계니.. 일단 패스
사실 좀 의외였습니다.
예전에 카시오페아 음향의 스피커에 대해 남아 있는 기억은...
밝고 화사하다 ..... 였습니다.
이걸 좀 다른 말로 바꾸면, 가볍다. 경박하다.. 죠.
물론 제 기준입니다.
그래서 DAC에도 그런 느낌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런 느낌 없네요.
균형감이 좋고, 개인적으로 음악적 뉘앙스를 중시하는데, 그 부분도 좋습니다.
더 비싼 DAC을 들어보지 못해서인지, 현재로서는 딱히 흠잡을데가 없네요.
환경탓도 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뮤질랜드 DDC와 페퍼츄얼 DAC 의 조합보다 2단계 정도 올라간 10 단계 정도는 됩니다.
환경이 좋으면 더 나은 소리도 들을수 있을것 같은 느낌입니다.
제 시스템에서는 고급스러움은 캐치해내기 힘든상태라... 그 부분은 패스합니다.
음악을 켜면서...
어라.....어라....... 어라................... 어.......어.......어...............오우~
이런 느낌입니다.
김광석의 보컬이.... 더 인간적으로 다가옵니다.
앞 뒤 입체감이 더 생기니, 보컬과 악기가 확실히 분리되는 느낌....
이런 느낌이 좋네요.
아델의 어쿠스틱라이브를 듣다보면 바로 뒤에서 치는 기타가
보컬과 뭉쳐지지 않고 입체적으로 분리되고, 그러면서 멀리 않은..
딱 무대만큼 거리를 가진듯 느껴집니다.
가격대비 성능은..개인적으로 신품이 아닌 중고기준으로 잡는 편이라...
그 부분에 대한 평가도 보류해야 겠습니다.
좀 딱딱하게 생겨.. 소리도 그럴줄 알았는데, 소리는 아니라서..
음악듣는 맛은 확실히 좋네요.
그리고 에이징 안된 소리인만큼 에이징이 되면 좀 더 낫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대충 느낌을 좀 적어 봤는데....참고가 되실런지.....
Keri Noble 의 Look at Me 를 듣고 있으면
카푸치노 한잔 하고 싶어집니다. ㅎㅎ
ps: 카푸치노 DAC의 점유율입니다.
가끔 멀티작업할때 음악이 좀 ㄷㄷㄷ 하고 끊기길래, 왜 그러나 싶었더니
카푸치노가 CPU점유율이 좀 높네요.
향후 최적화를 통해 점유율이 좀 더 내려가면 좋을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