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업글이 먼저일까 앰프 업글이 먼저일까...
한창 입문기에서 중급기로, 또는 중급기에서 고급기로 올라가는 5년차 미만의 오디오애호가들에게 있어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 중 하나가, 스피커와 앰프 중 어느 것을 위주로 업글을 해야 할 지 인 것 같습니다.
제 경험으로 느낀 점을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1. 스피커
스피커는 어느 정도 물량투입이 있어야 제 소리가 나는 물건입니다.
크로스오버에서의 날이 선 음색, 양만 많으면서 윤곽도 깊이도 없는 저역, 텁텁하고 웅얼거리는 중역, 윤기없이 직선적이고 거슬거슬한 고역, 빈깡통 울리는 듯한 심지가 없는 울림들.... 대부분 물량투입이 모자랄 때 나타나는 증상들입니다...
인클로저는 공진이 없이 탄탄하고 묵직해야 하며, 유닛은 착색이나 왜곡이 적고 저역과 고역의 뻣침이 우수해야 하며, 네트워크는 잘 설계됨은 기본이고 부품 또한 적어도 트위터에 최소한 전해콘덴서는 사용하지 않은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스피커를 기본이 된 수준으로 올려놓지 않은 상태라면, 앰프 업글은 목적지 없이 내달리기만 하는 여행과 같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고역이 쏘는 스피커를 가지고, 고역 죽여보겠다고 고역 멍청한 앰프로 교체하고 나서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면, 그 앰프가 좋아서 소리가 좋아진 것일까요...
어떤 하이엔드 앰프를 물린들, 스피커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앰프로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또는 공간에 맞지 않는 스피커를 가지고, 앰프로 어떻게 해 보려는 시도도 미련한 일이라 생각하구요...
따라서, 스피커는 최소 중급 이상으로는 올려놓고 볼 일이라 생각합니다.
앰프 업글은 그 다음에야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입문급 스피커로 앰프의 성능을 평가하는 것은, 마치 눈금 간격이 잘못 표시된 자를 가지고 치수를 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이 된” 또는 “중급 이상”의 기준은, 개인적으로 다인이라면 익사이트급 이상, 프로악이라면 입문기라도 중급이상 성능을 낸다고 보구요, 소너스파베르라면 콘체르토급 이상, 모니터오디오라면 RX급 이상, ATC라면 SCM11 이상....
그리고 페러다임, NHT, PSB는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하이파이용 보다는 AV용으로 분류하고 싶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마지막으로, 오디오바꿈질의 목적지는 결국 앰프도 소스기기도 아닌 스피커로, 내 취향에 맞는 스피커메이커를 발견하는 것과, 그 메이커에서 더욱 내 취향과 내 공간에 맞는 스피커제품을 발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앰프
앰프 또한 그 소리가 기본이 된 것이라야 한다고 봅니다.
그 기본이란, 적어도 소리를 아는 메이커에서 튜닝한 제품이어야 하겠다는 것으로, 불행하게도 많은 전자 대기업들이 소리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인지도 및 전통있는 메이커의 앰프 중에서 고르는 것이 실패가 적다고 봅니다.
물론 같은 메이커라도 수석튜닝자가 바뀌면 소리도 바뀌니 그것까지 알 수 있다면 더욱 실패를 줄일 수 있겠지만요...
일단 TR앰프를 위주로 얘기해 봅니다.
그렇게 기본이 된 앰프는 비록 소출력의 입문형이라도 기본이 된 소리를 내어 주므로, 스피커가 대형이거나 또는 구동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면, 스피커가 중급 이상이 될 때까지 굳이 앰프를 업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스피커가 중급 이상이 되면 이제 앰프 업글을 시작하면 되는데,
30와트, 50와트, 70와트, 100와트... 이런 식으로 보통 올려가지요...
가격대는 중고기준 30만원대부터 한 200만원대까지 갑니다.
그러다 100와트가 넘어가면서부터, 고급형 인티로 갈 지, 분리형으로 갈 지, 고민을 하게 되죠.
그런데, 제가 이리저리 앰프 바꿈질을 해 본 결과, 인티는 어느정도 출력에만 도달하면, 가격대 차이에 따른 성능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메이커 마다 음색 등 소리특성은 많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절대적인 성능으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그것은 분리형으로 와 보면 더욱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출력 하한선은 개인적으로는 70와트 정도라 생각합니다. 인티로는 출력이 한 70와트 정도만 넘으면 어느정도 힘도 느껴지고 왠만한 스피커들은 구동하기에 스피커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때문입니다.
신품가 기천만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인티를 제외하고, 그 이하들에서는 가격의 고하를 불문하고 그 성능 차이는 크지 않기에, 따라서 구동력을 보강한다거나 해상력과 스테이징을 향상시킨다거나 하는 절대적인 성능향상의 목적으로 더 고가의 인티로 업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하이엔드 인티로 갈 바에는 차라리 분리형이 성능면에서 더 이롭습니다.
그러므로, 인티앰프는 한 70와트만 넘는다면 너무 많은 투자는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여기까지, 즉, 중급이상의 스피커와 70와트급 정도의 인티앰프이면 하이파이의 기본을 갖추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이 중고기준 약 200만원 정도입니다.
일전에 조성일님과 기본이 50만원이냐 200만원이냐 왈가왈부 한 적이 있는데, 제가 200만원을 주장한 이유가 위의 내용입니다.
위의 내용을 정리하자면,
1단계 : 앰프는 기본만 된 것으로, 스피커는 아무거나
2단계 : 앰프는 고정한 채, 스피커를 기본이 된 것으로(중급이상) 업글
3단계 : 스피커는 고정한 채, 앰프를 70~100와트 수준의 인티로 업글
여기까지 왔다면, 그 윗단계로의 업글은 개인의 자유~ 입니다.
기본이 된 상태에서라면, 어느 쪽을 보강하든 문제될 것이 없으니까요...
ps. 아래 소스기기에 대한 의견이 있어, 내용을 추가해 봅니다.
소스기기는 PCFI라면 하이파이용 사카 또는 MD11 이상급 DAC 장착,
CDP라면 전통있는 메이커의 입문기종 이상급으로 시작하면 되고,
그 이상으로의 업글은 상기 3단계까지 도달한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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