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http://www.troelsgravesen.dk>
1. 왜 자작을 하는가?
1) 기성품 보다 적은 비용으로...
오디오애호가들은 좋아하는 소리를 찾기 위하여 또는 새로운 소리를 들어보고 싶어서 기기바꿈질을 하는데, 그러면서 갈 수록 귀는 높아져 보다 고가로 업그레이드를 하게 되고, 어느덧 금전적인 벽에 부딧히게 되면서, 슬슬 회의가 들기 시작합니다.
차값에 버금가는 기기들을 사들이고 맘에 들지 않을 때 이를 다시 판매하고 또 다른 기기를 사들이는 일련의 과정은 상위 2%를 제외한 98%의 보통사람들에겐 상당한 금전적인 부담과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뭔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내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는 없을까.....
2) 내가 원하는 나만의 소리를 만든다.
오랜 기간동안 수 많은 바꿈질을 거치다 보면 왠만한 메이커와 가격대를 모두 섭렵하게 됩니다.
그러면 어떤 제품이든 제품정보만 보면 굳이 청음해 보지 않더라도 소리가 상상이 가게 되는데, 즉 좋은 소리에 대한 환상과 새로운 소리에 대한 궁금증이 거의 없어지는 단계가 옵니다.
그 이후론 바꿈질이 좀 뜸해지면서, 단지 자신의 취향이 바뀔 때마다 그에 맞추어 바꿈질을 하는 정도에서 머물게 되는데....
뭔가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이런 시기에 작은 동기만 부여가 되면 쉽게 외도(자작질)의 길로 빠지게 됩니다.
즉, 자작의 의미는, “기성품보다 적은 비용”으로, “내가 원하는 나만의 소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왜 스피커자작인가?
오디오자작의 대상이 되는 것은 크게 앰프와 스피커입니다.
앰프는 회로를 직접 설계하는 것은 아마추어 수준으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공개된 회로를 가지고 부품 그레이드 정도만 바꿔가며 따라 만드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저 잡음 없이 소리만 나게 할 수 있다면 일단 목표를 달성하는 것입니다.
그 자체만도 아마추어에게는 쉽지 않기에, 여기서 음질의 튜닝까지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 것입니다. 그저 어디에서 진행하는 공제에 참여하여 중학교시절 설명서대로 라디오 조립하듯 할 뿐...
그렇다고 과연 동 가격대로 중고로 구입할 수 있는 메이커 앰프의 가성비라도 넘을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성품보다 적은 비용”으로 “내가 원하는 나만의 소리”를 만드는 건 적어도 앰프에서는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러나 스피커는 얘기가 다릅니다.
스피커는 유닛, 네트워크, 인클로저로 구성되는데, 유닛이야 사다 쓰면 되고, 인클로저는 톱질만 할 줄 알면 만들 수 있습니다. 용적과 덕트는 온라인 상으로 몇 가지 유닛 스팩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적정치가 계산되어 나옵니다.
네트워크도 온라인 상으로 기본회로를 설계해 주는 사이트가 많이 있으며, 그 회로 또한 앰프에 비하면 너무도 단순하기에, 중학교 수준의 전기지식에 코일과 콘덴서의 역할만 알면, 내가 스스로 소자값을 조정하면서 소리를 튜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소리”를 만들기 가장 적합한 기기는 스피커입니다.
또한 유닛을 하이엔드급을 채용할 경우 가성비가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따라서, “기성품보다 적은 비용”도 가능합니다.
참고로, 코일과 콘덴서의 역할은 아래와 같습니다.
코일은 고역을 차단시키고 저역을 통과시키므로 직렬로 연결하면 고역이 컷팅되고 병렬로 연결하면 저역이 컷팅됩니다.
콘덴서는 저역을 차단시키고 고역을 통과시키므로 직렬로 연결하면 저역이 컷팅되고 병렬로 연결하면 고역이 컷팅됩니다.
따라서, 우퍼회로에는 코일이 직렬로 들어가고 콘덴서는 병렬로 들어가며, 트위터회로에는 콘덴서가 직렬로 들어가고 코일이 병렬로 들어갑니다.
네트워크의 차수(order)라고 하는 것은 직렬콘덴서또는코일의 갯수 + 병렬콘덴서또는코일의 갯수입니다. 즉, 트위터부에 직렬콘덴서 하나, 병렬코일 하나 들어가면 두 개이니까 2차입니다.
차수가 높을 수록 여러 소자가 협동하여 주파수차단을 하므로 주파수차단 기울기가 급격하게 됩니다.
3. 스피커자작의 매력
오디오 바꿈질의 원인 중 절반 이상은 밸런스 문제입니다. 저역이 넘치거나 모자라고, 중역이 허하거나 과하고, 고역이 어둡거나 자극적인 문제 때문에 그렇게 기기바꿈질을 하고 케이블질을 하고 룸튜닝을 합니다.
그러나 이는 네트워크 소자값의 작은 변화만으로 한방에 해결이 되어 버리는 것들입니다. 스피커를 자작해 보니, 과거에 밸런스 문제로 별 짓을 다 하던 때를 떠올리면 그냥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네트워크 소자값 하나 바뀔 때마다 천차만별로 바뀌는 소리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재미와, 그렇게 해서 내 귀에 꼭 맞는 소리를 완성했을 때의 쾌감과 성취감은 스피커를 자작하는 데에 들어간 시간과 정성과 노력에 대한 최고의 보상입니다.
또한 그렇게 튜닝경험이 쌓일 수록 완성도가 높아져 가다 이윽고 웬만한 기성품은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서는 성취를 이뤄내었을 때 얻을 수 있는 희열과 자신감은 삶의 새로운 활력소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스피커자작의 진정한 즐거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4. 스피커자작 너무 어렵지 않은가?
대부분 네트워크에서 막힙니다.
이 네트워크는 그냥 공식대로 설계하여 붙인다 하여 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네트워크는 유닛과 상호작용을 하므로, 유닛 특성에 따라 공식과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타납니다. 따라서 일단은 공식대로 만든 후, 필요한 소자를 필요한 만큼 변경시켜야 제 소리가 납니다.
이렇게 조정을 하려면, 여러 용량의 여분의 소자가 있어야 합니다.
즉, 한 조의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하여, 그 몇 배의 소자들을 장만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가의 부품들로 여러 용량을 구비해 두고, 이것들로 먼저 튜닝하며 회로를 완성한 후에, 고급의 부품들로 대체하는 식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저가의 여분의 부품은 그래봐야 20만원 전후이면 장만할 수 있는데, 이는 기천만원짜리 기기의 운송비밖에 되지 않는 비용입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렇게 하지 않고, 그냥 초기에 예측한 회로를 가지고 고가의 부품들을 덥석 구입하여 만드는데, 따라서 소리가 좋을 리가 없고, 이 부품 저 부품 헤매면서 비용은 비용대로 나가며 스피커는 완성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놓고선 스피커자작은 기성품보다 오히려 비용은 더 들면서 고생만 한다며 비추하는데, 따라서 그 원인은 스피커자작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있었던 것일 뿐입니다.
5. 스피커자작에는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튜닝하는가?
1) 유닛
구입처 : 사운드포럼, Madisound(미국), Parts-express(미국) (모두 인터넷 주문 가능)
선정기준 : 트위터라면 1인치 급으로 fs가 800Hz 이하인 것, 미드우퍼라면 Qts가 0.28~0.4 사이에 있고 주파수특성이 되도록 평탄한 것이 튜닝이 수월합니다.
2) 네트워크 부품
필요자재 : 저항, 콘덴서, 코일, 배선재, 기판(나무판 무난함)
필요도구 : 납땜인두, 글루건(소자를 기판에 고정), RTA측정장비(있으면 좋습니다, 측정마이크 배링거ECM8000 및 팬텀파워 약 15만원 정도,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도 있더군요.)
소자값 계산기 : http://www.diyaudioandvideo.com/Calculator/XOver/
부품구입처 : 국내에는 사운드포럼, 나소텍, 천일전자 등이 있고, 해외에는 Madisound와 Parts-express가 있습니다.
튜닝요령 : Crossover Type 2nd order Linkwitz-Riley로 설정하여 나온 값을 기본으로 하고, 청음하면서 소자값을 조정하는 방식이 보편적이고 무난합니다.
3) 인클로저
필요자재 : 목재 (MDF 또는 자작나무합판 권장, 인터넷 재단 주문이 편리 (철천지 등)), 바인딩포스트 (사운드포럼, 나소텍 등), 포트 (사운드포럼, 나소텍 등)
필요도구 : 트리머 (유닛 구멍 뚫기용), 사포, 본드(Titebone 추천)
용적 및 덕트계산기 : http://www.diyaudioandvideo.com/Calculator/Box/
용적계산시 필요한 factor : 덕트형의 경우 유닛의 Qts와 VAS 만 알면 됨. fs, D에는 아무 숫자나 집어넣으면 됩니다. 덕트는 계산치보다 조금 짧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작후 길이를 조정해가며 청음하면서 가장 저음이 맛깔스러운 길이로 맞추면 됩니다.
6. 항상 즐겁게...
요즘 좀 뜨는(?) 김정운 교수에 따르면, 행복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함으로, 삶 속에 재미있는 시간이 길 수록 행복하다고 합니다.
오디오바꿈질이든 자작질이든 취미이고, 취미란 즐겁고 재밌기 위함이며, 스피커자작, WAF가 낮은 것이 흠이긴 하지만 괜찮은 취미라 생각합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망설이지 말고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Do it no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