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DAC는 스타일오디오의 HD-1, 루비, 뮤지컬피델리티 V-DAC, 캠브리지오디오 D-MAGIC, 베레스포드까지 사용해 보고 다시 스타일오디오 사파이어를 사용하다가 얼마 전까지 뮤질랜드 MD-11을 사용하다가 호기심과 뽀다구에 관심을 가지던 매트릭스 MINI-i를 한번 들여봤습니다.
DAC를 어느정도 사용해봤기 때문에 저정도 수순을 밟아오던 분들이 많으실텐데 비슷한 심정을 가지고 호기심을 풀어봤습니다.
가격에 비해 뽀다구가 워낙에 좋고 기능도 다양하고 내부를 보면 가격에 비해 설계도 잘 되어 있는 것 같아서 DAC에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었죠.
그런데 다 좋은데 해외에서는 출시된지가 좀 되어서 그런지 USB입력 스펙은 아주 초기 수준이라는 것이 단점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어차피 PC에서 광출력이 되고 케이블도 애초에 광케이블쪽으로 투자를 해놓은터라 광으로 연결해서 음질 테스트를 했습니다.
먼저 이 DAC는 기능이 참 마음에 듭니다.
다양한 기능이나 부수적인 옵션 등에서는 트집 잡을게 없습니다.
단자도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고 액티브 스피커 연결해서 볼륨 조절이 되는 프리앰프 기능도 유용하고 볼륨 기능은 ON/OFF가 되어서 액티브 스피커 연결할 때나 헤드폰 연결할 때는 볼륨 ON으로 하고 단순히 DAC로 사용할 때는 볼륨을 OFF 해 놓고 사용하면 됩니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현재 입력 종류와 볼륨 수치, 입력 주파수나 샘플링레이트같은 정보가 표시가 되는데 이게 은근히 편리합니다.
다른 DAC 사용할 때는 제대로 작동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신호가 들어오고 있는지 제어판에 들어가서 확인을 했었는데 이건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리모콘이 있어서 친구들 불러놓고 방에서 맥주 마시다가 볼륨 조절할 때 아주 딱인데요. 이게 리모콘이 싸구려 재질이 아니라 리모콘도 통으로 철제로 되어 있어서 뽀다구도 그만입니다.
전체적인 만듦새도 대륙에서 제작하긴 했지만 흔히 생각하는 대륙의 저가 제품들과는 만듦새가 많이 다릅니다. 해외 수출을 많이 의식해서인지 브랜드 이름도 영어식으로 지은 것 같고 중국표기의 중국 브랜드들에 비해 만듦새가 훨씬 좋다고 볼 수 있습니다.
뮤질랜드도 썩 나쁘지 않았지만 이건 뮤질랜드보다 마감이나 뽀다구는 직접 비교하기 힘들정도로 더 좋습니다.
무게도 제법 묵직하고 크기도 미니 DAC들처럼 너무 작아서 존재감이 없는 것보다는 이정도 사이즈가 딱 좋다고 생각됩니다.
단점은 역시 USB입력이 16bit 44.1kHz까지밖에 안된다는건데 이 단점은 PC에서 광출력이나 동축 출력이 되면 별 문제는 없을겁니다.
기본적으로 USB가 아무리 좋아봤자 아직까지는 그래도 광이나 동축을 통한 기초 음질이 더 우수하다는 것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광단자가 있으면 당연히 광으로 연결하는게 더 낫다고 봅니다. 제 PC가 2년 가까이 된건데도 광출력 단자가 기본적으로 있어서 광케이블로 연결하다보니 USB 스펙이 떨어지는 것은 별 문제없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케이블은 전부 와이어월드쪽 케이블로 연결했는데 컴퓨터하고는 광케이블로 연결하고 24bit/96kHz로 설정을 하고 사용합니다.
음질은 의외로 마음에 듭니다.
은근히 좋은 음질입니다.
해상력도 나쁘지 않고 고음에서부터 중음까지 균형잡힌 해상력을 유지해줍니다. 중음이 다른 DAC에 비해서 많이 나오는데 고음에 비해 중음이 많아져서 밋밋하게 들리는게 아니라 중음도 잘 들리게끔 표현력이 좋은 편입니다.
스타일오디오 사파이어를 사용할 때 똑같이 광케이블로 연결해서 사용했었는데 해상력이 좋아지는 것은 업그레이드 느낌이 났지만 고질적으로 스타일오디오 DAC들이 그랬던 것처럼 음이 깨끗하기는 하지만 좀 가벼운 느낌이 들고 질감이 부족하게 들리는 것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은 뮤질랜드 MD11과 비교를 해봐도 뮤질랜드 MD11이 사파이어에 비해서 좀 더 고급스러워지고 입체적인 맛이 있어서 좋기는 했지만 채워지지 않은 것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매트릭스 MINI-i는 일단 중음이 많아서 좋고 지금 제 스피커 앰프 매칭이 약간 날이 서고 쇳소리가 조금 나는게 불만이었는데 중음이 풍부하면서도 표현력이 좋아서 그 부분을 잘 해결해 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해상력은 사파이어 시절때부터 특별히 불만은 없었는데 그정도 수준은 되는 것 같고, 선명한 느낌만 가지고 비교하면 뮤질랜드 MD11이 고음이 좀 두드러져서 약간 더 선명하고 고음의 톤이 깨끗하게 들리기는 합니다.
그런데 매트릭스 MINI-i는 질감의 묘사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으로 연결했을 때 선명도도 나쁘지 않지만 질감의 표현이 풍부하고 묘사되는 폭이 더 풍부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오디오를 사용하다보면 고음만 선명한게 아니라 중음까지도 선명하게 다가오는 느낌이 있는데요. 바로 그런 느낌을 매트릭스 MINI-i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게 중음의 호소력이라고 말하고 싶은데요. 중음이 그냥 밋밋해서 답답한 것과 중음에 호소력이 있는 것은 분명히 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특히 좀 밝은 성향의 시스템이나 쏘는 느낌이 좀 있는 시스템에 붙이면 딱일 것 같네요.
저음도 나름 묵직하고 탄력감이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음질이야 이 가격에 이정도 느낌이라면 별달리 불만은 없고 더 비싼 DAC는 뮤지컬피델리티 M1 DAC나 아톨 DAC-100도 귀동냥으로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음질에서 별 달리 꿀리는건 없는 것 같습니다.
성향은 아톨과 더 비슷한 것 같네요.
거기다 책상에 올려놓고 컴퓨터랑 앰프에 연결해 놓으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능같은게 많다보니 그냥 사용하기도 편하고 모양도 좋고 해서 일단은 이걸로 한참 버텨볼 생각입니다.
USB 입력 스펙이 좀 떨어지는게 유일한 단점인데 저처럼 광으로 연결하면 자연스럽게 해결이 되어서 그 문제를 가지고 DAC의 음질이나 기능까지 극단적으로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나이들어서도 총각이라 집이 지저분해서 사진은 모양이 좀 안 나오는데 실제로 보면 이쁘고 뽀대 납니다. ^^
요즘 메인보드 8만원짜리 PC도 광출력 달려서 나오던데 광출력 없으면 2만원대 사운드카드들도 메인보드 광출력보다 품질이 더 좋으니 사운드카드 하나 붙여서 사용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성능에 비해서 사용하신다는 분들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단점대비 장점이 많은 DAC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