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마음 놓고 들은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음악 듣는 낙을 잊은지 오래였습니다.
우연히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나갔다가(현재 독일 거주 중) 오디오 샵을 방문했습니다.
꽤 큰 청음이 가능한 샵입니다. Hifi profit이라는 체인점인데 들어가면 저가장비와 고가 장비로 매장이 분리가 되어 있습니다.
울적한 기분을 달래기에 예전 추억의 다인 에소타 트윗에서 들었던 감미로운 Eva Cassidy 목소리가 생각 나더라구요.
청음겸 매장에 들어가니 독일샵답게 ELAC의 모든 라인업이 전시되어 있더군요.
일단 앰프와 플레이어부터 선택에 들어 갔습니다. 자꾸 올인원 쪽으로 눈이 가더군요.
그래서 최종 선택한 제품은 데논 RCD-CX1과 Rotel RCX-1500 두가지 였습니다.
여기 청음샵은 모든 기기와 모든 스피커가 병렬로 연결되어 있어서 리모콘을 조정해서 바로 바로 원하는 기기와의 비교를 해줍니다.
로텔부터 청음에 들어갔는데 다인스피커(모델명이 기억이...), 엘락 310CE/블랙에디션 등등..
아무리 들어봐도 소리가 답답하고 맥이 없더군요.
직원의 추천으로 Denon RCD-CX1에 다인을 물렸습니다만 이상하게 부드러우면서 감칠맛나게 뻣어주는 에소타의 매력이 안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엘락 310CE에 물렸더니 명성에 걸맞게 시원하게 뻣어주는 고음이 일품입니다.
하지만 곧 소리가 피곤해지고 스테이지 좁게 느껴졌습니다.
바로 엘락 블랙에디션에 물렸습니다.
분명 콘지에 코팅만 한 것 정도로 생각했었으나 전혀 다른 소리가 나더군요.
스테이지는 두배이상 넓어지고 날카로운 소리는 성숙하고 차분하더군요.
하지만 뭔가 억지로 봉인시킨듯한 중역대가 답답했고,
결정적으로 피아노 독주를 듣다가 바로 엘락은 후보에서 제외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디오에 만족하는 듯한 표정을 발견하곤 영업직원이 곧 파격가를 제안해서
정신차려 보니 RCD-CX1이 손에 들려있더군요.
집에와서 모니터오디오 RS-1에다 물렸더니 대만족 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정도 청음을 한 후 스테이지가 좁은 것에 대한 불만이 커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찰나, XTZ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고, 스웨덴 본사에 관심 메일을 보냈더니, XTZ 사장에게 메일이 오더군요. 좀 놀랬습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제품 관심 메일을 시작으로 약 20여통의 메일을 주고 받으며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한국엔 피아노 블랙에 MK1만 판매가 되지만 유럽에서는 화이트, 맷블랙, 월넛과 피아노 블랙 이렇게 판매되며, 모두 MK1과 MK2가 존재합니다.
제 오디오 스펙과 오디오룸 사이즈, 음약취향 등을 상담받고
XTZ사장이 MK1이 아닌 MK2를 추천해줘서 피아노 블랙으로 주문하게 됩니다.
사장 말로 MK1과 Mk2는 네트워크가 다르며, 새로 심혈을 기울여 튜닝을 했다. 다만 유닛은 동일하다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여기 99.36 MK1을 사용하시는 분들 내용을 많이 들어서 내심 걱정도 많이 했습니다.
청음도 안하고 사는게 맞나 싶어서 말이죠. 사장이 특별히 DC를 해준것이 결정적인 구매요인이 되기도 했지만요. ㅎㅎ
일단 연결하고 들어보니 스테이지는 상당이 넓어지고 베이스는 마치 레드카펫처럼 미드우퍼와 트윗이 맘껏 놀도록 멋지게 자리를 깔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더군요.
트윗은 엘락과 달리 피곤하거나 날카롭지 않으며 부드러우면서도 어느쪽으로도 편향되지 않는 특징을 보입니다. 게다가 피아노소리는 JM랩 계열의 역돔티탄트윗 만큼은 아니지만 엘락보다는 훨씬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어 주네요. 다만 현악은 약간 밋밋하게 들리네요. 쩝..
이 스피커의 특징은 미드레인지가 중심을 탄탄히 잡고 베이스와 트윗을 리드해가는 느낌이 강하더군요.
그리고 독특한 특징은 소리가 최적으로 이미징되는 거리가 다른 스피커에 비해 많이 가깝습니다. XTZ사장이 얘기해준대로 청음위치에서 좌우 각각 45도 위치에 두면 최적의 위치가 됩니다.
모니터오디오 RS-1에 비하면 이미징 위치가 약 두배 가까이 차이나더군요.
이 두 조합의 만족으로 한달 사이 SACD와 XRCD를 주로 60여장의 CD를 지르고야 말았네요. ㅜㅜ
하지만 요즘 시간만 나면 오디오 앞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며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있습니다.
유로화 하강으로 인해서 스웨덴크론 환율로 더 지불하긴 했지만 그래도 한국판매가 반값에 구매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하면서 듣고 있습니다.
더 들어보고 청음기 또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