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포커스 360을 메인스피커로 들인지 약 2주가 되어 갑니다. 포커스 360으로 음악과 영화/드라마를 보고 들으면서 불만은 있지만 그래도 밸런스 괜찮은 중고가 대비 쓸만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에 컨투어 S 5.4를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들인 포커스 360과의 비교를 궁금해하시더군요.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씀드린다면 음질은 컨투어 S 5.4가 월등하며 밸런스 측면에선 포커스 360이 좀 더 우수합니다.
S 5.4는 음질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고급 소리를 내어줍니다. 음에 탄력이 있고 선명하며 스피드감이 우수했습니다. 그러나 저역이 깊게 뚝 떨어지는 느낌이 좀 부족하여 상대적으로 고역이 강조된다고 경험했습니다. 때문에 장시간 음악감상할 때 다소 피곤하였습니다. 앰프를 좀 바꿔보고 케이블링도 해보았지만 결국 피곤함을 잡지를 못했습니다. 그 후에 S 5.4를 사용하시는 다른 유저분과 통화를 해볼 기회가 생겨서 사용하는 앰프를 물어보고 현재의 소리 성향을 확인하여 보았으나 역시 저역에서 아쉬움을 공감하더군요. 인클로저 설계상 8인치 우퍼 2발이 윗쪽에 위치한 것이 불리하게 작용한 것일까요? S 5.4에서의 아쉬움은 30주년 사파이어로 가게된다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30주년 사파이어는 유닛의 배치가 포커스 360과 동일하니까요.
포커스 360은 S 5.4에 비해서는 음질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소리가 덜 탱글거린다고 해야할까요? 그러나 S 5.4보다는 저역이 깊게 떨어지고 양감이 좀 더 풍부하여 고역이 튀어나가는 느낌은 거의 없고 고역/중역/저역의 어울림이 좋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S 5.4와 포커스 360과의 선택의 문제에서 동일한 가격이라면 당연히 S 5.4를 선택합니다. 난이도가 높겠지만 어떻게 해서든 밸런스있는 소리를 만들어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능력에 달린 것이니까요. 그러나 두 제품간의 중고가 차이 또는 신제품가격의 차이를 고려하면 저라면 포커스 360이 좀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임팩트있게 잠시만 듣는다면야 상관없지만 적어도 메인스피커라면 장시간 사용을 고려해야하니까요.
이 정도면 컨투어 S5.4와 포커스 360의 비교가 입문자의 시각과 경험에서 최대한으로 말씀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약 5일 전에 스펜더 3/5 R2를 신품으로 구매했습니다. 신품으로 구매한 이유는 구형 중고가가 넘 높아서 부담스러운 중고가 때문입니다. 구형 15옴제품의 소리가 더 낫다고는 하지만 신품가보다 중고구형이 1.5~2배 가까운 가격이라는 것에 납득을 하기 어려웠습니다.
3/5에 대한 궁금증은 항상 있었습니다만 소리에 비해 중고가가 너무 높아서 제게는 접근성이 떨어졌습니다. 로저스 5/9는 잠시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소리가 짱짱하고 음색이 마음에 들어서 마음이 확 갔으나..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GG를 선언했었죠.
스펜더 3/5 R2를 받아서 박스를 개봉하는데 간만에 신품 개봉이라 기분이 묘하더군요. 예상보다 앙증맞은 녀석입니다. 바로 연결해보고는..흐미 소리가 탁하고 뭔가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퍼 엣지라도 좀 풀릴 시간을 주어야 함은 항상 신품으로 스피커를 구입하는 사람의 덕목이 아니겠습니까? 어떤 스피커는 제대로된 실력을 발휘하려면 에이징만 1년 걸린다고도 하니까요. 작년에 프로악 D28을 신품으로 샀다가 1달이 지나도 에이징이 안되어서 팔아버리구 후에 몇년된 D28을 만나니 소리가 많이 다르더군요.
스펜더 3/5 R2를 가능한 많이 사용했습니다. 역시나 며칠을 지나니 탁하고 답답한 소리가 많이 가시네요. 5일이 넘어가고 있는데 앞으로 계속 들어주면 좀 더 나아질 수도 있다는 예상을 합니다. 현재 상태로도 구매한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소리를 들려준다는 생각이 들어서 후기를 적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DAC : 코드 QBD76
DDC : 오디오키드 라팜 DD-1
CDT : 크렐 DT-10
프리앰프 : 스펙트랄 DMC-30 (빌려서 사용 중)
파워앰프 : 아큐페이즈 A-30
케이블 : 스피커선 - 문도로프 실버골드(1mm선 4가닥 각 2m 1조)
프리파워 인터선 - 샤크 발란스 or 문도로프 1mm 2가닥으로 자작한 발란스
DAC to pre 인터선 - LAT 300 WBT 은단자
DDC to DAC 디지털 - LAT DI-30
CDT to DAC 디지털 - 킴버 D-60 (순은 동축)
전원케이블 - 와이어월드 5-2 2개, 벨덴선 1개, 네오텍은선60%동선40%로 만든 자작파워케이블 1개(선물 받음)
2. 다인오디오 포커스 360과 스펜더 3/5 R2의 음악감상비교
일일이 곡명을 소개하기가 번거롭기 때문에 음원을 캡쳐해서 올리는 점을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평소에는 스피커셀렉터를 사용하지 않으나 비청의 신속편안함을 위해서 칼라스 무산소동선특주버전을 사용했습니다.
1)
360 : 곡이 Rock성향이기 때문에 타격감과 공간감 측면에서 듣기 좋습니다. 보컬이나 전자기타의 울림이 탱글거립니다.
3/5 R2 : 360에 비해 무대가 많이 좁아집니다. 그리고 밀폐형이어서 그런지 게인이 떨어집니다. Rock을 듣기에는 소리가 좀 둔한 느낌입니다. 360에서의 보컬과는 다른 성향의 느낌으로 나름 매력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연주의 저역 표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 곡에서는 360애 비해 많이 부족합니다.
2)
360 : 에소타2는 고역으로 치닫는 현의 느낌이 넘 선명하고 좋죠. 좌우 분리도가 매우 좋고 관현악을 들을 때 360이 좋은 펀입니다. 그러나 이 곡을 들을 때 360이 매우 훌륭하다는 느낌을 가지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입니다.
3/5 R2 : 당연하겠지만 무대감이 작고 입체감이 떨어집니다. 음색이 약간 두꺼운 것은 현의 느낌을 듣기는 편하지만 매력은 좀 떨어집니다. 역시 관현악이니 360이 더 훌륭한 것은 당연하겠지요.
3)
360 : 드럼의 소리가 명확하게 들리며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긴장감과 비장감이 느껴지며 어릴 때 보았던 머나먼 정글의 UH-1 헬기에서 정글을 내려다보는 병사들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3/5 R2 : 전체적으로 소리가 밋밋합니다. 드럼의 저역이 밋밋하게 울리면서 이 곡의 매력을 잘 표현해주지 않습니다. 역시 Rock은 별로네요..
4)
360 : 이 앨범을 좋아하기 때문에 넣기는 했는데 360에서의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녹음 자체가 해상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3/5 R2 : 360으로 들었을 때보다 좀 더 잔잔하며 옹알옹알거린다는 느낌으로 솔직히 360이나 3/5 R2나 별로 감동은 없지만..그래도 360으로 듣는 것이 좀 더 낫습니다.
5)
360 : 목소리의 울림과 여운이 좋으며 베이스 현의 울림이 섬세하게 느껴집니다. 이 곡은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몇개의 악기가 제대로 들리느냐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음의 분리도와 악기의 연주가 섬세하게 잘 표현됩니다. AB클래스의 고출력 파워앰프였다면 둥둥 거리는 베이스 느낌이 더 살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3/5 R2 : 둥둥 거려야할 베이스 현의 울림이 작다보니 아쉽습니다. 목소리는 360보다는 좀 더 편안한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3/5 R2로 들으면 피아노 소리가 거의 안납니다. 역시 보컬만 두드러지는 3/5의 특성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6)
360 : 앨범을 캡쳐하면서 보니 1976년작품이군요..저와 태어난 해가 같아서 눈에 띄네요. 호텔 캘리포니아는 입문초기부터 지금까지 기기변경할 때마다 테스트 곡으로 들어온 곡입니다. 전주부분 악기 연주가 섬세하게 잘 들리며 둥~둥~ 아쉽지 않을 만큼 적당히 울려줍니다.역시나 소리의 좌우 분리도가 좋으며 목소리가 매력적으로 들립니다.
3/5 R2 : 상대적으로 저역이 부족하다보니 전주부분의 감상매력이 부족합니다. 대신에 보컬은 작은 무대에서 편안하게 들립니다. 편안하긴 하지만 연주를 감상하기에는 3/5 R2는 많이 아쉽네요.
7)
360 : 넓은 무대감에 좌우의 분리도 좋은 소리에 작은 소리부터 큰 소리까지 잘 표현됩니다. 볼륨을 약간 높이면 현소리가 귀를 파고 들면서 역시 에소타2 라고 어필합니다.
3/5 R2 : 듣기에 편안합니다. 작은 무대지만 음의 뭉침없이 들을만 합니다. 음반의 녹음수준이 상당히 좋기 때문으로 판단됩니다. 좋은 오디오기기도 중요하지만 좋은 음원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깊이감이 좀 부족하지만 현의 질감은 360과는 색다른 느낌으로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8)
360 : 이 앨범에서 1번곡만 주로 듣는데 360은 광활함과 깊이 그리고 비장함을 잘 표현해줍니다. 바람소리와 피리의 울림이 가슴을 울립니다. 360의 장점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입니다. 북소리와 현의 긴장감 일청을 권합니다. 스케일이 큰 시스템이라면 이 곡을 강추.
3/5 R2 : 360의 표현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워낙 스케일이 큰 곡이라서 3/5 R2로는 아쉽습니다. 피리의 소리가 좀 더 부드럽게 들립니다만..긴장감이 떨어지는 북소리와 현소리는 아쉬움이..
9)
360 : 군대가기 전날에 이 곡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Rock이기 때문에 저역의 울림이나 전자기타의 울림은 매력적으로 표현합니다.
3/5 R2 : 워낙 좋아하는 곡이기 때문에 3/5 R2에서의 표현도 나름 좋습니다. 선명도는 좀 떨어지지만 보컬이 듣기 좋게 다가옵니다. 느낌만큼은 잘 표현해줍니다.
10)
360 : I'm a fool to want you 독특한 목소리의 빌리 할리데이..에소타2 로는 다소 목소리가 날카롭게 표현됩니다. 이 곡은 3/5 R2로 듣는게 더 좋네요.
3/5 R2 : 목소리가 딱 듣기 좋은 음색입니다. 재즈보컬에 참 좋네요. 비록 선명도는 좀 떨어지지만 느낌이 충만한 보컬 표현력이 좋습니다.
11)
360 : 연주의 모든 음이 들리는 것이 보컬에 집중하는데 방해를 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연주의 표현은 좋습니다. 연주를 들을 것이냐 보컬을 들을 것이냐..연주에 집중한다면 360!
3/5 R2 : 편안하며 여유로운 목소리..배경연주는 좀 약하지만 보컬에 집중할 수 있는 표현력..역시 재즈보컬엔 3/5 R2가 장점이 있습니다.
12)
360 : 헨델의 메시아는 고교시절에 접하고선 지금까지 너무나도 좋아하는 곡입니다. 이 앨범은 LP를 리핑한 것인데 단정하며 경건한 노래와 연주가 맘에 듭니다.
3/5 R2 : 메시아는 3/5 R2에선 다소 둔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좋아하는 곡이니 만큼 편안하게 틀어놓고 다른 작업을 할 때는 약간 둔하면서 편안한 느낌이 더 좋기도 합니다.
13)
360 : 이 곡은 공간감과 고역의 여운/배음을 테스트할 때 많이 듣는 곡입니다. 에소타2의 보컬은 이제 너무 익숙해서 좋은 건지 ㅎㅎ. 현의 울림이 두드러지는 표현으로 360은 소리를 탱글탱글하게 내어줍니다.
3/5 R2 : 배경음이 줄어들고 보컬이 두드러지며 목소리의 편안함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나 음 자체의 질은 360에 비해 떨어집니다. 좀 떨어지지만 매력은 만만치 않다는 느낌입니다.
14)
360 : 이 앨범에서 4번 곡과 8번 곡을 좋아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현소리와 고역이 선명한 보컬로 짱짱한 소리를 내어줍니다.
3/5 R2 : 연주에서의 짱짱한 느낌이 많이 없습니다. 이 앨범은 역시 연주와 보컬의 어울러짐인데 연주표현이 좀 딸리네요. 전체적으로 별 감흥이 없습니다.
15)
360 : 협주곡이니 만큼 스케일이 큰 360의 장점이 발휘가 됩니다. 입체감과 공간감이 좋으며 현의 하늘거림과 떨림이 좋은 감상으로 다가옵니다.
3/5 R2 : 전체적으로 다소 둔한 느낌을 받습니다. 편안하지만 평범한 느낌.
16)
360 : 루나틱공연에 갔다가 한 여배우가 맘에 들어서 CD사서 사인을 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재즈풍의 곡들입니다. 베이스의 울림이나 목소리의 선명함, 음의 좌우분리도가 매우 좋게 표현됩니다.
3/5 R2 : 루나틱 앨범은 아무래도 또랑 또랑하면서 악기의 표현력이 좋은 360이 월등합니다. 자극이 좀 덜하게 BGM으로 틀어 놓는다면 3/5 R2로도 좋겠지만 집중해서 듣는다면 역시나 360!
3. 마치며
어떤 분이 이런 리플을 달았더군요. "와싸다사용기는 믿을 것이 못되니..이하 어쩌구 저쩌구" "어떻게 며칠 들어보고 평가를 하냐?" 등등
이 후기도 5일에서 2주정도 들은게 다니 위 리플을 다신 분은 고거 듣고 먼 후기를 적냐고 비난하겠지요. 일리가 있는 지적입니다만..그러면 유명한 잡지의 리뷰글은 제품 대여해서 몇달간 들어보고 작성하냐고 묻고 싶습니다. 제가 입문한지 이제 9개월째인데 그럼 후기는 언제 써야할까요?
물론 오랜 시간 그 기기의 잠재된 성능을 끌어내기 위한 노력과 정성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한두시간 듣고 며칠간 들었다고 해서 이 경험이 아무 의미없고 객관적일 수 없는 것일까요?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니까 그려려니 합니다만..
객관성을 들이댄다면..참 소리라는 것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 있는 것이라 참 어렵습니다. 각자의 귀상태/귀수준/음악적인 환경/나이/성별..등 정말 다양한 변수가 많죠..
제 글이 보는 시각에 따라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다는 점 인정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가능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적으려고 노력했다 측면도 있다는 점을 함께 봐주세요.
마무리 글이 푸념이 되어버렸군요. 항상 솔직하게 정직하게 글을 쓰면 스스로 부끄러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긴 후기 읽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