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저는 2011년 6월에 새로운 취미생활인 Hi-Fi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 나는가수다 음원을 좀 더 좋은 음질로 듣고자 시작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PC-Fi를 선택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쭈욱 해오고 있습니다.
음원은 제 CD의 리핑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경로로 지속적으로 구해오고 있고 앨범이 17000여장 넘어가고 있습니다. 고음질음원(24비트)은 1.5TB정도 되고 나머지 8TB는 wave/flac/ape 등의 무손실음원입니다. 최근에 하드디스크가 부족해서 고민하다가
이대로 무한정 용량을 늘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는 음원은 지워서 가능한 알짜배기만 보유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PC-Fi를 해오면서 CD/SACD에 대한 동경을 해왔습니다. 호기심을 견디지 못하고 SACD플레이어를 2가지 정도 구매했습니다. 마란츠 SA-Ki Pearl과 Pearl Lite을 중고로 구매하여 사용해보았는데 둘다 DAC기능을 PC-Fi에 사용할 수 있어서 병용해볼까 했지만 별도의 DAC과의 수준차이를 절감하여 내보냈습니다.
충청남도 홍성/광천에서 오디오생활을 하시는 S선생님 댁에 총 3차례를 다녀왔는데 알텍유닛과 혼스피커 그리고 멀티앰핑의 세팅으로 구성한 하이엔드성향의 빈티지사운드에 깊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엄청난 크기의 스피커에 이를 위한 앰프가 무려 5개..서브우퍼까지 세팅하여 정말 대단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S선생님이 사용하시는 소스기는 크렐 DT-10 과 코드 DAC 64 입니다. 크렐 DT-10을 2개 가지고 계시고 크렐의 한정판 CDT라고 하는데 총 80대만 만들어졌다는 제품도 가지고 계시더군요.
광천에 첫번째 방문할 때 제 노트북과 QBD76을 가지고 가서 PC-Fi를 시연해드렸는데 입자는 고운데 호방하고 긴장감 넘치는 그리고 초저역에서의 느낌이 DT-10과 코드 DAC 64의 조합이 더 좋다고 했었습니다.
봉천동의 YS형님이 이번에 크렐 DT-10을 구매하시게 되어서 이참에 레퍼런스급 CDT와 상급의 SACD기기를 비교해보고자 했고 아큐페이즈 DP-78을 빌려서 테스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PC-Fi가 좋다 CD/SACD가 더 좋다의 논쟁을 위한 글이 아니고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간의 이해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테스트 환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피커: PMC OB1
DAC : 코드 QBD76
DDC : 오디오키드 라팜 DD-1
프리앰프 : 스펙트랄 DMC-30
파워앰프 : 아큐페이즈 A-30
케이블 : 스피커선 - 문도로프 실버골드(1mm선 4가닥 각 2m 1조)
프리파워 인터선 - 샤크 발란스 or 문도로프
DAC to pre 인터선 - LAT 300 WBT 은단자
DDC to DAC 디지털 - LAT DI-30
CDT to DAC 디지털 - 킴버 D-60 (순은 동축)
전원케이블 - 와이어월드 5-2 2개, 벨덴선 1개, 네오텍은선60%동선40%로 만든 자작파워케이블 1개(선물 받음)
PC : i7-2600 급 일반저소음완제품PC (DELL 990MT)
2. 크렐의 레퍼런스 CDT DT-10
크렐의 DT-10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따로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90년대 출시 당시에 9000달러였다고 하며 크렐의 최상위급 CDT였다고 합니다.
1) 테스트1
첫번째 비교테스트는 제가 보유한 고음원중 자주 듣는 곡들을 제이리버로 오디오CD를 구워서 크렐 DT-10에서 재생한 것과 제이리버로 고음원을 재생하는 것을 비교했습니다.
함께 비청한 형님의 소감은 고음질을 일반오디오CD로 굽는 과정에서 약간의 열화가 있는 듯 하고 정보량의 절대적인 차이 때문에 느껴지는 풍성함과 부드러움에서 고음원의 경우에는 PC-Fi가 더 낫다고 합니다.
제 생각은 제이리버로 재생한 고음원은 풍성하고 섬세한 장점이 돋보였고 DT-10으로 구운 오디오CD의 소리는 역시 크렐답게 약간의 긴장감을 조성하며 극적인 뉘앙스를 주는 장점을 보였지만 고음원의 풍부한 음이 여기 저기 칼질을 당해 단순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당연한 결과라고 봅니다. 24비트 192khz의 고음원이 16비트 44.1khz로 낮아졌으니 아무리 멋진 DT-10 이라고 해도 그 뉘앙스와 경향은 멋질지라도 전체적인 음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테스트2
두번째 테스트는 CD에서 리핑한 wave/flac음원을 제이리버로 오디오CD를 굽고 제이리버로 재생한 wave/flac을 비교했습니다.
함께 비청하신 형님과 저의 공통된 소감은 역시 CD음원수준은 DT-10으로 재생한 것이 월등하다는 것입니다. 크렐 DT-10은 어찌보면 단순한 CDT일 뿐인데..어찌 이렇게 음역이 넓고 위아래도 깊이가 있고 가장 큰 특징은 소리에 극적인 힘을 불어 넣어 준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DAC을 사용하는데 PC에서 제이리버로 재생한 것보다 CDT인 DT-10으로 재생한 음원의 소리가 힘이 있고 강렬했습니다.
3. 아큐페이즈 DP-78
아큐페이즈 DP-78은 아큐페이즈에서 2인자 SACDP라고 합니다. 며칠간 테스트를 위하여 빌렸는데 마음에 들면 구매도 할 수 있다는 조건이었습니다.
DP-78을 받고 상태가 완전 새제품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상태가 매우 훌륭한 기기를 보면 특히 아큐페이즈 같은 디자인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욕심이 많이 났습니다.
기기의 전면에 24/192가 적혀 있어서 혹시 후기형은 24/192를 기본 지원하나? 했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DAC기능은 24/96 만 지원을 합니다. 사진의 후면을 보면 add슬롯이 2개가 있는데 24/192를 지원하는 옵션보드를 꼽아야만 지원을 한다고 합니다.
DP-78은 입력 셀렉터로 coaxial/ toslink 를 선택하여 DAC 기능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PC에서 광으로 빼거나 중간에 DDC를 사용하면 나름 훌륭한 별도의 DAC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DP-78은 제 코드 QBD76 과 맞짱을 뜰 수 있었습니다. 프리앰프에 연결을 해놓고 제이리버로 재생을 하면서 프리앰프 리모콘으로 입력1/2로만 전환하면 바로 DAC 2가지를 비교해볼 수 있어서 그 차이를 바로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당연한 결과겠지만 DAC성능은 코드 QBD76의 완승입입니다. 고역/저역/음의 탄력 등 QBD76이 월등합니다. DP-78의 DAC경향은 다소 무대가 좁고 높낮이도 약간 낮으며 소리는 가능한 예쁜소리를 내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제가 입문초기부터 지금까지 수입여종의 DAC를 사용해온 기억을 기준으로 DP-78의 DAC의 중고가를 매긴다면 200만원대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네임DAC보다는 아래이고 오라릭DAC보다는 좀 더 높은 수준? 어찌보면 노스스타 USB 32정도 급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인 판단이니 이 언급을 이상한 쪽으로 몰고 가지는 말아주세요)
DP-78은 일반 CD의 경우 광출력으로 CDT(DAC을 QBD76 조합)의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크렐 DT-10으로 들었던 곡들을 좀 들어보니 크렐의 개성의 너무 강해서인지 깔끔하고 좋은데 별다른 특색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역시 소리는 예쁘다..이 정도가 칭찬할 만 합니다. 예쁜 거 같은데 개성은 잘 모르겠습니다.
DP-78의 SACDP 능력은 상당히 좋아보입니다. 그러나 제가 가진 SACD가 4장뿐이라 제이리버로 재생한 고음원과의 자세한 비교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시스템이 완전히 다르긴 하지만 예전에 사용해봤던 마란츠 SA-Ki Pearl 보다는 당연하겠지만 좋은 소리..
곡이 다르긴 하지만 쭈욱 들어보니 제이리버로 재생한 24비트 음원의 소리와는 경향이 조금 다릅니다. 아주 약간 무대가 좁긴 한데 밀도감은 좀 더 있으며 좀 더 단정하며 예쁜 느낌.. 둘 중에 선택하라고 한다면..호불호가 갈리는 정도..만약 절대적인 우위가 DP-78에 있다면 저는 코드 QBD76을 팔고 DP-78 을 사용하려고 했습니다만..그렇지는 않았습니다..
4. 마치며
PC-Fi만을 해오다보면 남의 떡이 커보인다고 CD/SACD에 대한 끊임없는 궁금증과 욕심이 생깁니다. 또한 CD/SACD만을 해오시는 분들은 PC-Fi에 대한 궁금증과 한번 해볼까라는 시도를 하게될 줄 압니다.
제 경우는 PC-Fi가 메인인데 여유가 된다면 DT-10 같은 좋은 CDT 구비해서 CD급 음원은 구워서 듣고 싶습니다. 크렐 DT-10은 참 강렬한 녀석입니다..
DP-78의 상급수준의 아큐페이즈 SACDP나 에소테릭의 SACDP는 어떨까 궁금합니다. 신품가 1000만원이 넘는 SACDP는 분명 DAC의 성능만 봐도 QBD76급은 될 것이고..거기에 SACD 재생까지..둘 다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지요. 한달에 몇장 씩 SACD를 엄선 구매하여 집중해서 듣는 기쁨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제목을 상당히 자극적으로 적었지만 내용을 중용적이며 상호이해를 구하는 방향으로 적었습니다.
혹여 실수가 있다면 부드러운 리플 부탁드립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