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시면 도움이 되실 오디오상식을 알려드립니다.
1. 해상력의 중요성
사람에 따라 오디오로 추구하는 것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하나는 원음추구(하이파이)이고, 하나는 음색추구(빈티지?) 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추구하는 비율의 정도가 사람의 취향마다 다르다는 것 뿐이라 생각합니다.
원음추구의 경우는 해상력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해상력이란 소리 하나하나를 좌우로 앞뒤로 상하로 실제처럼 잘 분해해 내어 그 결과로 “얼마나 재생되는 음 하나하나를 모두 잘 들리게 할 수 있느냐”의 정도로, 이 지표 하나로 음장, 과도응답, 투명도, 다이나믹, 심도 등 많은 오디오 음질의 평가지표를 충족할 수 있습니다.
이들 평가지표는 모두 원음재생과 관련이 있는 지표로, 곧 하이파이가 지향하는 본체입니다.
이 해상력을 취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갑니다.
음색추구의 경우는 해상력 보다는 내가 듣기에 좋으면 그만이구요...
이 음색을 취하려면 돈을 많이 들이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고가의 오디오를 사용하면서 이 해상력을 취하지 못한다면 “들인 돈이 아깝다”가 되는 것이죠...
2. 마스킹 효과
내가 앞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 있는 친구가 다른 사람과 갑자기 큰 소리로 얘기를 시작하면 나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하게 됩니다.
“야, 작게 좀 말해. 앞사람 얘기가 안들리쟎아!”
분명 앞사람은 같은 음량으로 나에게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누가 큰 소리를 내니 앞사람의 얘기가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이것이 마스킹효과입니다.
큰 소리가 작은 소리를 덮어(masking) 작은 소리가 뭍혀 잘 들리지 않는 현상입니다.
이것은 큰 소리로 인하여 청각의 역치가 높아지는 생리학적 기전입니다.
오디오 소리에도 마스킹효과가 발생합니다.
즉, 어느 특정 대역의 음량이 크면, 나머지 대역이 잘 안들리게 되는 현상입니다.
위에서 해상력이란 “얼마나 재생되는 음 하나하나를 모두 잘 들리게 할 수 있느냐”로 정의하였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대역이 잘 안들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곧 해상력이 떨어지는 것이죠.
내가 비싼 돈 들여 장만한 성능좋은 오디오는 충실히 전 대역을 재생하고 있는 상태임에도, 어떤 연유로 어느 대역이 강조가 된다면, 그 재생되고 있는 소리의 상당부분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3. 피크와 딥
이렇게 특정 대역이 강조되는 것을 피크(Peak)라 표현합니다.
즉, 피크는 마스킹효과를 유발함으로 결과적으로 해상력을 갉아먹어 1000만원짜리 오디오를 순간적으로 100만원짜리로 탈바꿈시키는 아주 나쁜 놈입니다.
이 피크는 측정상의 피크 보다는 청감상의 피크를 얘기합니다. 마스킹효과는 측정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청감상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피크는 실제로 음압이 높은 경우(RTA 측정으로 확인 가능) 뿐만 아니라, TR앰프의 디스토션, 스피커유닛간의 반응성과 지향성의 차이 및 디스토션 등에도 영향을 받는데, 이는 RTA 측정상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측정상 평탄하다고 하여 실제 청감상으로도 평탄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여하간, 현재 아무리 비싼 돈을 들여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다 하더라도, 특정 대역에서 청감상의 피크가 발생하고 있다면, 어떻게든 제거해 주어야만 하는 것이며, 이를 제거할 수 있느냐 못하느냐로 오디오 고수와 하수가 나뉘게 됩니다.^^
반대로, 딥(Dip)이란 특정 대역이 꺼지는 현상을 얘기합니다.
이 딥은 참 착한 존재로, 자신은 죽지만 주변대역을 살려줍니다.
그 좁은 대역만을 희생시켜 다른 넓은 대역을 살릴 수 있다면 나름 의미가 있죠.
그러면 이 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피크 중에서는 죽이기 어려운 놈들이 있습니다.
이 때, 그 바로 옆 대역에 딥을 주면, 그 피크가 청감상 상쇄가 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4. 밸런스와 해상력
이제 해상력과 피크/딥의 연관성을 이해하셨으므로, 이들과 밸런스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도 감이 오실 것입니다.
에너지가 어느 대역에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분포하는 상태를 밸런스가 좋다라고 합니다.
피크가 넓은 구간에 분포하면 밸런스가 저역으로 치우치거나 고역으로 치우치게 느끼는데, 저역이 강하면 중역이 흐릿하니 잘 안들리고, 중역이 강하면 저역과 고역이 흐릿하고, 고역이 강하면 중저역이 가늘고 맥아리가 없어집니다.
피크가 좁은 구간에 분포하면 특정대역이 쏘고 그 주변대역이 흐릿하고 가늘게 들리게 됩니다.
즉, 밸런스를 다스리는 것은, 곧 피크를 다스리는 것이며, 이는 곧 해상력을 높이는 길입니다.
반대로, 밸런스가 좋지 못한 상태는, 피크가 있는 상태이며, 이는 곧 해상력이 저하된 상태입니다.
아무리 성능좋은 고가의 오디오라도, 매칭이 좋지 못하거나, 청취환경에 변수가 있으면 피크가 유발될 수 있고, 따라서 돈 값을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저가의 오디오라도, 매칭을 잘하고, 룸튜닝을 잘 하면 돈 값 이상하는 성능을 내어줍니다.
결론적으로, 피크를 잡아야 합니다.
참고로, 이런 피크를 제거하는 작업은 스피커 네트워크의 튜닝으로 가능한데, 네트워크 개조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아래와 같은 좀 비효율적인 방법을 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5. 흔히 유발되는 피크의 종류와 해결방법
피크를 잡으려면 일단 어느 대역에서 피크가 발생하는지 진단할 수 있는 청각이 필요함을 전제로 합니다.
1) 기기간 매칭이 맞지 않을 때
소스든 앰프든 스피커든 케이블이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특정 대역을 강조하는 경향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이것이 서로 만나 나쁜쪽으로 나타나면 피크가 유발됩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좋아하는 대역이 있는데, 어떤 이는 풍성한 저역을 좋아하고, 어떤 이는 보컬대역이 또랑또랑하고 밀도감있게 나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이는 시원한 고역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기기 구성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 다 왜곡이며 피크입니다.
해상력을 얻으려면 자기 취향을 버려야 합니다.
저렴한 기기라면 아무렇게나 해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원음 추구를 전제로 한 고가의 기기라면 이 취향 버리지 않으면서 수천만원 쏟아붙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 생각합니다.
특정 대역만 강조된, 좋게 말하면 음색적인 소리는 중저가형 또는 빈티지나 궤짝형에서 찾아보면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음색 위주로 들을 것이면 고가의 오디오를 장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 취향도 음색선호형임을 부인할 수가 없네요...-.-;
2) 스피커 자체에 문제가 있을 때
주로 저가의 스피커에 있어서, 2-3kHz 대역에서 트위터에서 쏘는 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통 고역 또는 중고역이 쏜다는 것은 이 대역이 쏟아지듯 들리는 문제 입니다.
이는 튜닝상 의도적인 부분도 있고, 유닛 성능상 한계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완화하기 위하여는 스피커를 토우인을 적게 줌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데, 이러면 그 대역의 피크는 별로 줄어들지 않지만(트위터는 확산선이 좋으므로), 그 바로 아랫대역에 딥이 유발되는데(미드우퍼는 확산성이 떨어지므로), 이는 곧 앞서 말씀드린 피크 옆에 딥을 주면 피크가 청감상 상쇄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3) 스피커의 크기와 공간의 크기가 맞지 않을 때
공간이 작고 청취거리가 가까울 수록 저역과 고역이 부스팅되고, 공간이 넓고 청취거리가 멀 수록 저역과 고역이 감쇄됩니다. 이 중 저역의 변화가 더 큽니다.
따라서 소형 스피커를 넓은 공간에서 구동시키면 중고역 위주의 소리가 되어 저역이 제대로 들리지 않게 될 수 있으며, 대형 스피커를 좁은 공간에서 구동시키면 중역은 저역과 고역의 소리에 뭍혀 제대로 들리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4) 룸의 흡음률에 문제가 있을 때
룸이 너무 라이브하거나 유리창 또는 진동에 떠는 물건이 있으면 공진현상을 일으켜 특정대역에 피크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너무 데드하면 중고역이 과다하게 흡음이 되어 생동감이 떨어지며 답답해질 수 있습니다.
6. 이퀄라이저에 대하여
가장 간편한 방법이긴 하나, 전반적인 음질열화의 문제로 꺼려지는 기기이기도 하지만, 피크로 인해 오디오가 돈 값을 하지 못하는 상태라면, 차라리 이큐를 사용하는 것이 오히려 가격대성능비를 높이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흔히, 이큐를 조작할 때 V커브를 만드는 등 많은 대역에 조작을 가하는데, 이러면 금물입니다. 이큐의 사용은 오로지 피크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따라서 최소한의 조작만 가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예를 들어, 3kHz에서 피크가 발생한다면, 그 대역만 찝어서 필요만큼 끌어내리면 이큐의 역할은 다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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