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PCFI의 시작과 DAC 구입의 동기
오디오 시스템을 PCFI 기반으로도 구축한 후부터 DAC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CD를 들을 때라면 관계가 없지만 WAV파일이나 고음질 파일을 재생할 때는 당연히 CDP 대신에 DAC가 음질에 대해서는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보니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과 일년전만 하더라도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은 DAC 종류가 정말 많기는 많더군요.
전세계적으로 PCFI가 대세가 되면서부터 스트리밍 플레이어도 계속 나오고 있고 DAC를 안 만들던 브랜드에서도 앞다퉈 DAC를 만드는 것 같고 반대로 생전 처음 듣는 브랜드에서 신생으로 DAC만 제작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스펙만 보면 몇십만원 하는 DAC들도 스펙은 좋은 것들이 많더군요.
오리지널 중국이나 대만같은 나라에서 신생으로 새로 생긴 제작사들의 DAC들도 스펙이나 내부 부품들도 가격에 비해 우수한 것 같고 쓸만해 보이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DAC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옛날에 제가 중국에서 제작하는 가격에 비해 제법 뽀다구가 먹어주고 내부에 부품도 빼곡히 들어가 있는 CDP를 아는 지인으로부터 빌려서 사용해 본 적이 있습니다.
오디오 기기란게 다 마찬가지겠지만 오디오에는 일관적인 음질에 관한 잣대도 없을 뿐더러 물량을 많이 투입한다고 해서 음질이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영화에서 감독이 누구냐에 따라 영화의 질이 달라지듯이 그 중국제 CDP도 해외에 다른 비싼 브랜드 로고를 찍고 나가기도 하던데 그렇게 팔릴 때는 300만원이 넘는 CDP였는데 소리는 정말 어떤 성향의 소리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는 소리였습니다.
모르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도 느꼈던 것은 확실히 물량투입 많이 하는 것과는 관계 없이 튜닝 실력이 되어야 오디오 기기는 만들줄 안다고 하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DAC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요즘 보면 DAC에 따라서 음질이 홱가닥 바뀐다고 하시는 분들도 종종 보지만 저는 DAC는 음질의 색깔을 만들어 주는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또 당연한 이야기지만 특히나 파일을 재생할 때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게 나올 수 있겠죠. 그래서 DAC가 요즘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다고 봅니다.
노스스타 디자인의 DAC는 PCFI라는게 나오기 전부터 알고는 있었습니다.
익스트리모에 192CDT를 CDP 대신에 사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전에 에센시오라는 DAC를 구해서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에센시오가 100만원 후반대인데 지금 생각해 보면 에센시오정도가 정말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에센시오에서 더 좋을려면 확실히 300정도 깨진다고 봐야 되니까요. 그렇지만 에센시오에 비해서 성능이 그렇게 많이 바뀌진 않습니다. 약간의 차이를 위해서 큰 지출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저도 그 작은 차이때문에 USB DAC 32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돈 쓴 보람은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뮤질랜드 MD11, 뮤지컬피델리티 DAC, 스텔로 DA100, 노스스타 디자인 에센시오, 네임 DAC 등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비싼 DAC들을 다 가지고 있을만한 여력은 안되기 때문에 컴퓨터에 사용하는 저가 DAC 하나 남기고 USB DAC 32 로 통일한 상태입니다.
2. 노스스타 디자인 USB DAC 32 의 스펙 및 구성
노스스타 디자인의 DAC는 구형에서 요즘 버전으로 아직 바뀌지 않은 익스트리모를 제외하고는 전부 다 USB 2.0 지원 모델입니다. 그리고 메인 USB 칩이 버브라운의 PCM1795가 두개 들어 있습니다. 버브라운에서 나온 칩들 중에서 스펙도 좋으면서도 가장 최신 칩인 걸로 압니다. 이 칩이 들어간 DAC들은 USB2.0 지원을 통해 USB 연결만으로도 32Bit/192kHz 까지 지원되는게 특징입니다. USB로 192/24 이상이 지원되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합니다. 그리고 아싱크로너즈, 소위 비동기 방식 지원이 기본이라 DDC가 굳이 필요없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USB에서 신호를 받아서 처리하고 업샘플링을 담당하는 디지털 프로세서도 아직까지 나온 것중에 제일 최신이라고 할 수 있는 사이러스로직의 CS8421를 탑재했는데 이건 요즘 저가 USB DAC들에 유행처럼 들어가고 있는 대만의 테너칩보다 더 좋은 것이고 XMOS 칩하고 비교하면 스펙면에서는 XMOS칩과 비슷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성격이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왠지 대만이나 그런데서 만든것보다는 그냥 버브라운이나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사이러스로직, 아날로그디바이스같은 브랜드가 더 좋습니다. 절대로 정답과 관계는 없지만 왠지 그래도 디지털소자들의 아버지겪 되는 업체들이니까요.
전원부는 커다란 트로이덜 트랜스가 떡하니 두개가 들어가 있고, 전원 콘덴서들도 아마 한쪽에 일렬로 줄을 서서 좌르르 서있는거 보일 겁니다. 이것도 전원부에서 간섭이나 부족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디지털 섹션과 아날로그 섹션을 별도로 분리해서 설계했다고 하네요.
어디 글을 보니까 이탈리아 사람들이 유럽에서도 게으르기로 유명하다던데 어떻게 이렇게 앞선 스펙의 DAC를 남들보다 먼저 만들었는지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3. 디자인 및 만듦새
디자인은 제가 너무나 선망하고 있는 제프롤렌드의 새시 마감을 비슷하게 만들어 놔서 정말 뽀대는 납니다. 크기가 크지는 않아서 그 멋스러움이 입이 벌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오히려 가격이 더 비싼 네임 DAC하고 비교를 하더라도 더 유명한 네임이 명함도 못 내밀정도로 비교가 안 됩니다.
네임은 솔직히 가격에 비해 만듦새의 고급스러움 자체는 별 기대를 말아야 하는 대표적인 브랜드라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더라도.. 확실히 가격대가 있는만큼 전면 새시에서 느껴지는 품위도 있는 편이고 후면 단자들도 제법 묵직하고 단단해 보이는 단자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4. 음색 및 음질..
먼저 저는 하베스나 스펜더같은 박스형 스피커의 음색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베스 Super HL5로 음악을 제일 많이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냥 소프트돔 트위터의 소리를 제일 좋아하고 다이아몬드나 베릴륨이나 세라믹 유닛같은 많은 오디오인들이 선망하는 그런 신세대형 고급 유닛들에 대한 로망이 전혀 없는 편입니다.
그런 유닛들의 음을 들어보면 확실히 해상력이나 음의 분리력이나 눈부시게 깨끗한 느낌이 있다는 것을 느껴지는데 따스한 느낌이나 포근하고 그루브하게 음을 만들어서 편한하게 오랫동안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느낌은 오히려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노스스타 디자인 DAC를 처음 들어보고 느꼈던 것은 맑으면서도 자극이 없습니다.
소리 선이 얇지 않고 부드러워서 중음의 질감을 잘 살려줍니다. DAC 음질 차이라는게 정말 구분이 잘 가지 않는 특성이 있는데요. 이것만 듣고 있을 때는 모르는데, 100만원 미만에서 제일 좋다는 DAC 두개정도 비교 테스트 해보면 확실히 좀 더 저렴한 DAC들의 음이 좀 더 거칩니다. 해상력을 살리고 음을 금방 선명하게 느끼게끔 튜닝하다보니 전체적인 톤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나만 들을 때는 정말로 크게 구분이 되는건 아닌거 같습니다. 환경탓인지..
편안하게 생각하면 100만원 미만 DAC도 썩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지만 바로 비교 테스트를 해보면 확실히 USB DAC 32의 음이 더 정갈하고 세부 표현력이 더 좋습니다. 그리고 고음은 너무 나대거나 공격적이지 않아서 좋고 중음의 질감을 충분히 살려주는 특성이 아주 좋습니다.
에센시오를 사용하다가 USB DAC 32로 처음 바꿨을 때 느낌은
아~ 에센시오가 밝은 느낌을 좀 살려놓은 튜닝이라면 USB DAC 32는 중음의 고운의 결의 표현력이나 꽉찬 질감의 표현력같은게 완전하게 살이 오르고 익을데로 익은 소리라는 생각입니다.
전원부가 더 좋은 영향도 있겠지만 연결하는 순간 딱 전체 음역대가 안정이 됩니다.
특히 중음의 표현력은 정말 훌륭합니다.
과거 메르디안 CDP가 유명했을 때 메르디안 상급기 느낌 나는 것 같습니다.
네임 DAC와 비교하자면 중음의 이미징이 더 좋은 느낌은 네임이 더 좋은데 윤기감이나 결의 고운 느낌은 노스스타 디자인 USB DAC 32가 더 낫습니다. 저음에서도 USB DAC 32는 너무 샤프하게 표현하기 보다는 충분히 잡아줄만큼 잡아주고 탄력감이 좋은 편인데 살짝 흘려줄 때는 또 살짝 흘려줍니다. 음의 여운이라고들 하죠. 그런데 네임 DAC는 그에 비하면 살짝 가볍게 느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네임 DAC가 살짝 더 샤프한 느낌이라면 노스스타 디자인 USB DAC 32는 볼륨감이나 탄력감이 있으면서도 여운이 적절히 베어나오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네임DAC도 훌륭한 DAC임에는 분명하지만 저는 살짝 그루브한 느낌이 좋아서 USB DAC 32를 선택한 것입니다.
너무 오디오적인 것보다는 감미로우면서도 그부브한 느낌이 좋아하는 분들 많을겁니다.
그런분들한테 잘 어울릴거라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상력이 너무 떨어지거나 답답한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실력없이 DAC 만드는 브랜드가 아니니까요.
실제로 100만원 미만에서 해상력 제일 좋다는 DAC들하고 비교해 보더라도 세부 표현력은 USB DAC 32가 훨씬 더 좋습니다. 음을 그냥 귀에 냅다 꽂아주는 그런 카랑카랑한 소리보다는 이런 세부 표현력이 좋아서 차분하게 들어보면 결의 느낌이 하나하나 다 느껴지는 이런 소리가 진정한 해상력이 좋은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5. 마무리
요즘은 50만원 내외 저가 DAC들에서도 스펙은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디지털 소자를 이용해서 스펙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숫자 싸움은 아무래도 나중에 나온 놈이 무조건 더 좋겠죠.
그렇지만 소리는 스펙이 한참 떨어지는 10년 전 DAC라도 더 좋습니다.
음식 만드는 기술이 요리사 스펙 좋고 요리기구 기술 좋아졌다고 음식맛이 무조건 더 좋아지나요?
DAC는 당분간 요걸로 큰 욕심없이 지내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네임 DAC까지 사용해 봤고.. 코드 DAC가 더 좋다고는 하지만 소리 성향에 대한 글들을 보면 투자한만큼 제 성향에 맛을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귀찮은 바꿈질 생활은 이제 당분간 멈추기로 해봅니다.
고민을 많이 해봤지만 전면 새시에서 보여지는 디자인이나 뽀다구도 나쁘지 않고 USB입력 호환성도 아직까지 나온 기종들 중에서는 제일 좋은 편이고 밸런스 출력도 되어서 기본적으로 될건 다 되는 편입니다.
소리야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제가 듣기엔 오디오적인 음질 향상과 음악적인 음색 튜닝 부분까지 고려하면 USB DAC 32는 참 좋은 DAC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에센시오를 바로 전까지 사용했었지만 에센시오가 어떻게 보자면 가격대비 성능이 굉장히 좋은 DAC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USB DAC 32를 들여놔 버렸기 때문에 USB DAC 32의 음에 익숙해져버렸지만 근소한 음질 차이를 생각하면 에센시오도 좋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