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일전에 코드 QBD76HD 사용기를 올린 적이 있는데, 그 인연(?)으로 매그넘 Magnum Dynalab MD309와 MD301 - 프리는 진공관을, 파워는 TR인 - 하이브리드 인티앰프를 듣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오디오를 제대로(?)하고 있는 제 친구 이야기부터 시작됩니다.
그 친구와 저와의 소득 격차만큼이나 오디오 시스템의 격차로 인하여, 놀러가서도 오디오 이야기가 나올성 싶으면 애둘러 음악 이야기로 바꾸려고 전전긍긍(?)하곤 한답니다 ^.^
그런데 한달전쯤 됐나요? 그 친구집에 놀러가서 오디오에 대해 말할 거리가 하나 생겼습니다. 그게 바로 DAC의 하이엔드 - Chord QBD76HD를 자랑하려고 일부러 간거죠 ^.^
이야기를 죽 듣던 친구가 하는 말, ‘시스템 전체에 격이 맞아야 하는데..... 다음주부터 보름간 해외출장 갔다올건데, 그동안 이 분리형은 좀 그렇고, 저기 저 앰프 빌려줄테니까 갖고가서 들어볼래?’ - 이거 웬 감사할 일? - 그래도 점잖은 체면에 - 겉으로는 ‘이거 너무 무거워서.....’, 속으로는 ‘대 ~ 박’
그 앰프가 매그넘 MD309 하이브리드 인티앰프였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튜너도 매그넘이니까, 그 친구는 매그넘의 성향을 꽤나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낑낑(?)대며 들고와서, 조심스레 연결하고 들어봤습니다.
이 큰 덩치에 출력도 자그마치 225W라고 하니, 무지막지한 괴력을 내뿜겠구나하고 내심 기대했는데 어라? 한마디로, 포근했습니다. 진공관은 6922을 사용하는데, 제가 듣기에는 6550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어쨌든, 그냥 무심코 들으면 하루종일 들어도 포근하고 지루하지 않게 들리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그 포근함 속에서 해상도, 다이나믹스, 심도 등등 있을 것은 다 있더라구요.
아, 이런 것을 [외유내강]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매그넘 MD309로 음악을 들으면서 느낀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하이엔드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오디오란, 어느 특정 부분에 특출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부분에 골고루 능력을 가지고 있다가, 필요할 때 필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 좋은 오디오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현의 마찰음이 끝내준다든가, 피아노 소리가 영롱하다던가, 저음이 풍부하다든가 등등 특정 부분에만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바이올린 곡을 틀면 마찰음이 끝내주고, 첼로곡을 틀면 저음을 풍부하게 내 주는, 그런 오디오가 좋은 오디오가 아닌가 하는......
물론 이런 정도가 되려면, 앰프는 적어도 매그넘 MD309 정도는 되야 하지 않을까요? ^.^
앰프 한 대 값이 무려 천만원이 훌쩍 넘는데, 여기에 걸맞는 스피커, 소스기, 선재들을 장만하려면......
비싼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은 비쌀 수밖에 없는 이 불편한 진실 -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보름이 왜 그리 빨리 지나가는지......
앰프를 갖다주고 몇일을, 그 소리가 그리워 안절부절 못하겠더라구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지금 앰프 수업료 팍팍 내면서 빠른 처분하고, 없는 살림 쪼개고 보태서 MD301 꼬맹이라도....... 기어이 들여놓고야 말았습니다.
근데 이상한 것은, 평소에는 게으름의 극치인 귀차니스트로 지내다가도, 한번 바꿈질 충동이 일어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바꿈질을 끝내야만 직성이 풀리는 이 심리는? 저만 그런가요?.......
제발이지 저 혼자였으면 합니다 ^.^
박스를 보고 놀라면서, 꺼내고 보니까 MD309의 엔트리급이라 꼬맹이인줄 알았더니 앞부분만 다를 뿐 크기나 무게가 장난이 아니네요. (출력 100W / 폭 45cm x 깊이 50cm x 높이 16.5cm / 20.5kg)
그리고 더 놀란 것은 이 꼬맹이가 큰 형만큼 소리를 내 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보통 보면, 같은 라인이라도 상위급과 하위급은 성능차이가 많이 나던데요, MD301은 309에서 앞면을 단순화하고 XLR 밸런스단자를 생략하는 등, 성능과는 크게 관계가 없는 부분을 과감히 생략하여 성능은 가능한 유지시키면서 가격을 낮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실지로 들어봐도, MD309를 들었던 그 느낌을 301에서도 느낄 수 있네요. (진공관 EC83)
제 생각으로는, 구동하기 유난히 힘든 북셀프나 톨보이가 아닌 이상, MD301로도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에 사용해 봤던, 심오디오와 뮤지컬피델리피와 비교해 보면 -
물론 체급 (가격)이 다르고, 진공관 (하이브리드)와 TR을 서로 비교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억지로라도(?) 비교해 본다면, 음색은 뮤피와 비슷하고, 성향은 심오디오가 남성적이라면 MD301은 여성적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약간 두툼하고 (질감이 있고), 볼륨 크기와 상관없이 오래 들어도 피곤하지 않고 편안한 소리는, 위의 앰프들과는 분명 다른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처럼 진공관 소리는 좋아하지만 진공관앰프 관리에 신경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 중에서, 중급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려고 하시거나, 중급 시스템을 가지고 계시는 분에게는, 매그넘 MD301이 아주 안성맞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두서없이 몇자 쓰게 되었습니다.
회원님 여러분 ~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