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에 메인스피커를 내보내고 쓸쓸한 마음을 간단한 사용소감으로 달래보고자 합니다.
약 한달동안 저와 함께했던 다인오디오 컨투어 S5.4 가 떠나갔습니다. 좀 더 천천히 팔더라도 제 값을 받을까도 생각을 했지만 제 성격이 좀 급한지라 이별을 마음먹으면 빠르게 정리를 하는 편입니다.
구매자 분이 낮12시 정도에 방문한다고 해서 10시경부터 그동안 함께 했던 S5.4의 소리를 차분하게 들으면서 이별을 준비했습니다.
프리앰프 : 카운터포인트 SA-5000R (전원부오버홀/ 진공관5개 텔레풍켄등으로 교체)
파워앰프 : 마크레빈슨 23.5
DAC : 네임DAC
DDC : 오디오키드 LAPAM DD-1
USB 케이블: 전원분리형 순은선 0.8mm 2.4m
기타선재 : 프리와 파워는 샤크동선발란스, 프리와 DAC은 순은선 LAT인터(WBT단자), 스피커케이블은 XLO HTPRO 12, 파워케이블 와이어월드 10만원짜리
1. 다인 컨투어 S5.4 ㅡ 사진은 와인오디오 펌입니다
S5.4의 높이는 줄자로 재어보니 146cm입니다. 제가 사용해본 스피커 중에서는 가장 키가 크고 늘씬한 외형입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지극히 개인의 취향이겠지만 제게는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3웨이 구성에 미드우퍼가 2발로 구형모델이 컨피던스5의 미드1발에서 저역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 2발을 장착한 신형입니다.
제가 사용하는 신품가기준 1천만원을 넘는 첫 스피커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무조건 좋았고 차차 사용하면서 여러 매력에 빠졌습니다.
이별곡으로 선정한 Devil Doll의 The Girl Who Was...Death 을 틀어놓고 눈을 감고 감상을 했습니다. 외우다시피하는 곡이지만 학생시절에 주로 MP3급으로 들었던 것이라 CD에서 무손실로 추출한 wave로 제 메인시스템에서 처음 듣는 셈입니다.
1곡으로 이루어진 앨범으로 약 1시간정도인데 따라 부르면서 감상을 하다보니 1시간이 후딱 가네요. S5.4의 에소타가 내는 중고역의 아름다운 고역은 시원하면서도 고급스럽습니다. 음산하고 신비로운 보컬의 음색이 S5.4를 통하면서 마력을 품는 것 같습니다.
S5.4는 중고역이 매력이고 장점인 대신에 저역의 풍부함과 깊이는 약간 아쉬운 편입니다. 대신에 저역은 날렵하고 스피디합니다. S5.4로는 영화나 미드도 많이 보았는데 영화를 볼 때 자주 AV프런트 스피커로도 매우 멋진 녀석임을 느꼈습니다.
베토벤의 교향곡 9번(바렌보임과 틸레만)을 S5.4로 총20여번은 들은 것 같습니다. 요즘 조금씩 클래식을 듣다보니 대편성을 위한 대형스피커의 존재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S5.4 덕분에 대편성곡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 S5.4에 대한 불만이 조금씩 생겼습니다. 일단 오래 편안히 듣기에는 음색이 좀 화려하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화려하고 매끈한 소리에 반했지만 음악을 오래 편안하게 듣기에는 이게 오히려 단점으로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제가 남자이기에 스피커를 여성에 비유하자면 키 크고 늘씬한 마네킹몸매의 화려한 현대여성이 S5.4인 셈인데..제가 좋아하는 여성상이긴 하지만..결코 결혼하고 싶은 여성상은 아닙니다.
오디오스승님인 형님댁에는 서브스피커가 와트퍼피5.1인데 마크20.5와 스펙트랄30과 조합이 되어 있습니다. 이 서브시스템을 제가 조만간에 물려 받을 예정인데 와트퍼피5.1 이 시스템은 일단 음악을 듣기가 편합니다. 저역의 풍부함과 단단함, 스케일의 크기와 깊이도 제 S5.4와는 또 다른 음악세계를 보여줍니다.
정리하자면 S5.4는 지극히 현대적인 하이엔드성향의 스피커로 중고역이 매력적이며 중저역은 탄탄하며 스피디합니다. 저역의 깊이와 풍부함은 상대적으로 약간 부족한 수준으로 저역을 중시하는 분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음색의 화려함은 약간의 케이블링을 통해 자신의 취향에 조정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S5.4의 사용소감을 마칩니다.
2. 오디오키드 DDC, LAPAM DD-1
사진은 오디오키드 홈 펌입니다.
DD-1을 구매하기 전에는 뮤질랜드 DDC를 사용했습니다. 스텔로 U3를 샀다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반품한 이후로 DDC는 그냥 저렴한 뮤질랜드 제품을 사용해왔는데 제 시스템이 안정화되다보니 DDC를 비동기식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뮤질랜드 DDC을 사용하다가 DD-1으로 바꾸고 난 후의 느낌은 다음과 같습니다.
음색이 좀 더 명료해지면서 차갑게 느껴지며 소리가 좀 더 단정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러니까 하이엔드적인 성향의 DDC인 셈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한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DD-1을 연결하니 S5.4의 소리에 제가 살짝 두통이 옵니다. 그렇잖아도 중고역이 쭉 뻗는 에소타가 DD-1 때문에 더욱 날카로워진 듯합니다.
명료하고 단정해지는 것은 좋은데 이 성향이 S5.4의 음색을 더 날카롭게 하는 상황..이대로는 그대로 들을 수 가 없었습니다.
3. USB 순은 케이블
오디오스승님이 USB케이블을 순은선으로 바꿔서 테스트해보라고 킴버의 2m 순은 USB케이블을 빌려주셨습니다.
DD-1에 꼽혀있는 와이어월드 울트라바이올렛 USB케이블을 빼어내고 순은 USB케이블을 꼽았습니다.
얼라라..뇌를 자극해서 살짝 두통감이 오던 소리가 약간 부드러워지면서 괜찮아지는 것입니다.
여기에 인터케이블(DAC과 프리)을 반덴헐동선에서 빌려온 문도르프 실버골드선으로 바꾸니 소리가 한결 더 부드러워지네요..그런데 생동감은 약간 떨어지는 상황..
제 시스템에서는 USB케이블만 순은선으로 바꾸면 딱 적당한 세팅이 되는 것으로 확인이 되어서 서둘러 주변에 부탁을 하여 USB 순은 케이블을 구했습니다.
제가 현재 사용하는 USB케이블은 0.8mm 순은선을 사용한 2.4m 전원분리형으로 평생소장해야겠다는 애착이 가는 소중한 녀석입니다.
4. 소감을 마치며
내일은 오디오스승님의 거실 구석에서 놀고 있는 AR-LST를 빌려올 예정입니다. 덩치가 크고 무겁고해서 빌려온김에 와트퍼피5.1 물려받기 전까지 빌려쓰기로 했습니다. 형님 감사합니다!
AR 소리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어떨까 매우 궁금합니다. 그리고 수요일에는 ATC 20SL을 가져올 예정인데 당분간 제 메인스피커가 될 예정입니다.
AR-LST와 ATC 20SL로 당분간 즐거운 음악생활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 제이리버에서 음원작업(메타데이터입력과 앨범아트정리)을 하다보니 새벽5시가 되어서 쓰러졌는데 앨범숫자가 어느덧 11000장을 넘어섰네요..그래도 문래동형님의 CD 13000장에는 미치지 못하는군요..
요즘은 음원모으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상 허접한 사용소감을 마칩니다.